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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전가야
그림/삽화
전가야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3
최근연재일 :
2024.09.13 12:11
연재수 :
104 회
조회수 :
77,451
추천수 :
937
글자수 :
573,503

작성
24.06.15 11:05
조회
648
추천
7
글자
10쪽

39화. 아이고 영감님

DUMMY

조심스럽게 천천히 허리를 펴며 손등으로 아픈 부분을 두드렸다. 그리곤 책장 쪽으로 가 책 한 권을 꺼냈다. 오랫동안 안 본 책인지 먼지가 쌓여 떨어졌다.


노인은 집은 책 한 권을 바트에게 건네주었다.


- 군사학개론-생사의 전략편 -


“보기보다 생각이 바른거 같아서 주는 거니, 이것도 올 겨울이 가기 전에 읽어서 자기 걸로 만들어보게”


무의식적으로 선뜻 받긴 했지만 찜찜한지


“감사합니다. 어르신 그런데 제가 받기엔 과분한 책인거 같습니다.”


바트의 말에 이미 내 것이 아니라는 듯


“가져가게 읽는 사람도 없고, 이 나이에 쓸 일도 없어 놔두면 벌레들의 좋은 식사감이나 되겠지 그러니 부담 갖지 말게나”


“그럼, 감사합니다.”


“감사할 거 없네. 자네 마을로 다시 들어가나?”


“네”


“그럼 잘 댔네. 책값이라 생각하고 조금 기다렸다 나하고 저기 일하는 사람들 집까지만 태워다 주게나”


“예 그럼 저야 좋죠. 기다리겠습니다.”


노인은 공장으로 들어가 직원들에게 그만 정리하고 집에 가라는 말이 떨어지자, 직원들은 벗기고 삶던 나무껍질을 서둘러 정리하고, 젖은 나뭇가지를 널찍한 얇은 돌로 눌러 물에 담그곤 한쪽에 이미 만들어진 종이를 바트의 마차에 실었다.


짐과 사람이 다 실리자 노인이 문단속을 하고 바트의 옆에 타자


“출발합니다. 꽉 잡으세요. 이랴~”


사람들은 오늘은 집에 일찍 편하게 가는게 좋은지 웃으며 저녁을 뭘 해 먹을지 얘기를 하며 웃음꽃이 피고 있었다,


마차는 중간쯤 가서 가족의 집이 있는 곳에 내려주고 노인과 처음에 바트에게 문을 열어줬던 중년의 남자만이 남게 되었다.


다시 마차를 달려 마을에 들어서자


“저기를 돌아 좀 더 가면 무역소가 있네. 거기까지만 가주게나”


“네 어르신”


“이랴”


무역소에 짐을 내리고 두 사람과 작별 인사를 하였다.


“어르신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래, 덕분에 편하게 왔네. 조심히 잘 가게나”


“네 그럼 이만”


“이럇”


마차를 끌고 상단이 머무는 숙소로 이동하였다.


숙소에 도착하니 낮과는 다르게 사람들이 없이 한적해 보이자, 빈자리에 마차와 말을 불리해 말을 마구간에 넣고 고생한 말들에게 여물과 물을 넣어준 후 숙소 안으로 들어오니, 저녁 식사 시간이 끝난 늦은 시간이라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없어 한적했다.


“밥 먹게?”


통통하다 못해 뚱뚱한 아주머니가 퉁명스럽게 말하자


“네 좀 늦었는데 밥 먹을 수 있을까요? 죄송합니다.”


사내의 미안한 말투에 기분이 풀렸는지


“남은거 대충 가져다줄 테니 아무 데나 앉아 있어요.”


바트는 아주머니의 말대로 맘에 드는 자리에 앉았다. 음식은 바트가 앉자마자 바로 나왔다.

이미 만들어진 준비된 것을 내오는 듯했다. 음식은 식어있었지만 손대지 않은 깨끗한 메추리구이 2개와 삶은 감자 그리고 양념해 볶은 야채를 접시에 가득 들고나왔다. 말은 퉁명스럽게 해도 손은 큰 아주머니인지 부족하지 않게 챙겨 주는듯했다.


아주머니가 한 손에는 시럽으로 담근 곡물주가 가득 담긴 나무로 된 술컵을 내려놓자


“푸짐하고 맛있어 보이네요. 감사합니다.”


감사의 말을 표하자


아주머니는 기분이 풀린 듯 좀 전보다는 들 퉁명스럽게


“다음엔 늦으면 없어요”


“네 알겠습니다. 다음부터는 시간 맞춰 오겠습니다. 하하”


“먹고 나면 접시는 그냥 놔두고 가세요.”


아주머니는 제 할 일을 다했는지 그제야 자리를 떠났다.


시장했는지 음식을 싹싹 다 비우고 통통하게 나온 배를 보며 만족스러운지 배를 두들기며, 2층에 있는 배정된 숙소 방으로 들어와 신발을 벗고 침대에 누워 오늘 하루 잘 보냈다는 생각에 웃으며 생각에 잠겼다가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이런 쉣!, 영감탱이!!!”


잊고 있다 갑자기 생각나자 바트는 벌떡 일어나 노인을 찾아 밖으로 나갔다.


분명히 어딘가에서 꽐라가 되어 바닥을 기고 있을 거라 예상되어 주변을 훑어보았다. 다행히 길바닥에는 보이지 않아 안심은 했지만 그래도 초봄인지라 연세가 있어 추운 날씨 얼어 죽을까 걱정이 되어 일단 근처 불이 켜진 술집 몇 곳을 찾아 노인이 있는지 확인을 하였지만 찾을 수 없었다.


- 근처에서 마시지 대체 어디가 마시고 있는 거야 어휴~


답답한 마음에 주변을 둘러보다 지나가는 행인에게 근처 늦게까지 문을 여는 술집이 있는지 물어보자, 행인은 손가락을 멀리 가리키며 자기가 아는 2곳을 알려주었다.


바트는 행인이 알려준 한곳을 먼저 찾아갔다.


운이 좋게 그곳에서 영감님을 찾을 수 있었다.


술집 앞에 차려진 야외 테이블에는 영감님과 의외의 인물인 좀 전에 봤던 종이 공장 사장님이 마주 앉자 술을 마시고 있었다.


야외 테이블에서 앉자 술을 마시는 두 노인은 노인답지 않게 많은 술을 마셨는지 무릎 크기의 오크통 한 개가 본인의 몫을 다하고 바닥에 누워있었다.


같이 온 수염을 기른 중년의 남자는 멀찌감치 앉자 불안한 눈빛으로 술자리를 바라보며 노인들의 대화를 들으며 안절부절하며 지켜보고 있었다.


“어이구 님은 갈수록 돈력이 갈수록 장대해집니다. 그려”


“어이구 님의 소심은 하늘을 찌릅니다. 그려”


“네네 돈에 맞아 죽어도 웃으며 가실 분이 어련하시겠습니까 허허”


“네네 창대하다 못해 없는 마음 씀씀이가 죽더라도 길이 남을 겁니다. 허허”


두 노인은 뭐가 뒤틀렸는지 욕만 안하지 저주에 가까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따라 하지 마. 돈 귀신아”


“너나 따라 하지 마라. 밴댕아”


“아오~~ 나이도 어린 게”


“두 달 먼저 태어난 게 무슨 술은 내가 너보다 더 마셨다. 이 쉐키야”


“뭐 이쉐끼!! 니가 오늘 저승사자와 인사를 하려고 그러는구나!~~”


“오냐, 말 잘했다. 오늘 저승길 편도 없이 직행으로 누가 가나 보자 쉐끼야~!!”


“뭐! 에익!!”


“어쭈~ 나는 못할 줄 아냐. 에익!!”


두 노인은 누가 뭐라 할 것 없이 동시에 일어나 테이블을 엎으려고 하자.


“아이고, 어르신들 왜 이러십니까”


“영감님 참으세요. 안주 아까워요.”


중년의 남자와 바트가 엎어지려는 테이블을 찰나에 붙잡고 동시에 눌렀다. 두 사람은 눈빛에선 무언가 알 수 없는 끈끈한 전우애가 느껴졌다.


- 나이스 젊은 친구


- 굿 입니다요



두 노인은 젊은 친구들에 힘에 눌려 기력이 딸려서인지 엎으려던 테이블을 놓고 의자에 텁석 주저 안 잤다.


노인은


“오늘 얘기는 내일 마저 하지”


“그러지”


공장 노인도 의외로 순순히 물러났다.


그래도 기분이 안 풀린 듯 심통이 난 노인은 덥수룩한 수염의 사내를 보며


“쥬드야, 너도 인제 그만 저 끈 떨어져 비실대는 놈 그만 모시고 네 인생 찾아가거라”


“이런 쉬...ㅂ”


공장 노인은 욕을 꾹 참으며 바트에게


“이보게 젊은이 내 낮의 인연으로 인생의 조언을 하나 하겠네"


공장 노인은 맞은편에 노인을 한번 힐끗 째려본 후


"세상엔 상종할 부류와 상.종.못.할 부류가 있다라고 말하지만, 그 외 아예 만나지 말아야 할 논외가 있다네. 그 상스러운 것이 아주 아~~주 가까이 있으니 부디 오늘까지만 보고 나중에 보더라도 평생 피해 다니게나”


“이런 개...ㅅ”


“뭐! 뭐! 뭐~~”


“어! 어! 어어~~ ”


두 노인은 젊은이들에게 끌려가면서까지 손으로 본인이 할 수 있는 욕을 하면서 헤어졌다.


“저기 영감님 내일 괜찮으세요?”


바트가 좀 전의 험악한 일들이 걱정되는지 조심스럽게 물었다.


“만나면 늘 있는 일이니, 하루 지나면 괜찮다. 괜찮아”


노인은 지금까지 보았던 광기와 집착의 눈빛이 아닌 서글퍼 보이는, 아니면 나이가 들어 기력이 쇠한 눈빛이 보였다.


바트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노인을 여관으로 모셔갔다.


*****



다음날 아침


똑똑


“일어나세요”


똑똑


“식사하세요”


누군가 문을 두드리며 사람들을 깨우고 있었다.


눈을 뜨니 아침 햇살이 창문에 비쳐 방안을 조금씩 밝게 해주고 있었다. 옷을 주섬주섬 입고 가방을 챙겨 내려오니 상단의 사람들이 내려와 식사를 기다리며 얘기를 하고 있었다. 얼마 안 있어 닭으로 우려낸 야채수프와 빵이 준비되어 나왔다.


“어르신 드시지요”


“그래 자네들도 들게나”


식사를 마친 상단은 남아서 거래를 계속할 인원과 프라하시로 물건을 운송한 인원으로 나눴다.


바트는 프라하시로 가는 상단에 포함되어 마차 3대에 시럽과 요청받은 생필품을 싣고 이동하였다.


3일간의 야외 노숙과 이동으로 마침내 한눈에 보이는 웅장한 화이트 산맥이 멀리서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 이야 오랜만에 다시 봐도 정말 웅장하다


몇 시간을 더 이동 후 프라하시의 검문소에 다다랐다.


솔트렌 항구에서 몇 년간 왕족과 소금 거래를 하는 보증된 상단이라 별문제 없이 간소한 질문과 대답 후 통과 하였다. 마차들은 몇 해 전 이곳에 분점을 낸 타이거 상점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여 마차에 짐을 풀었다.


“거봐 바트형 맞지. 형 오랜만이야.”


빌리와 질리가 바트를 알아보고 다가와 질리가 먼저 아는체했다. 빌리도 무언가 어색한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여어~ 오랜만 잘 지냈어. 용케 알아봤네”


짧은 만남이었지만 자신을 알아보고 다가오는 두 형제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빌리는 마차에서 가득 실린 큰통에서 달콤한 냄새를 맡자 반색하며


“형 이거 시럽 맞지?”


질리의 질문에 빌리는 질리의 옷을 가볍게 당기며 무언가를 못하게 말리고 있었다.


“응 시럽이야 분점 상점에 납품하러 왔지”


“형 우리한테 좀 싸게 팔면 안 될까 새로운 장사를 해보려고 하는데 시럽.. 구하기도... 힘들고... 비싸서....”


넉살 좋은 질리지만 본인도 창피한지 말이 갈수록 기어들어 가며 작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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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7화. 기회의 순간 3 24.06.26 661 6 11쪽
46 46화. 기회의 순간 2 24.06.25 613 6 12쪽
45 45화. 기회의 순간 1 24.06.24 614 6 10쪽
44 44화. 뜨거운 청춘 5 24.06.21 625 6 10쪽
43 43화. 뜨거운 청춘 4 24.06.20 613 6 11쪽
42 42화. 뜨거운 청춘 3 24.06.19 617 6 10쪽
41 41화. 뜨거운 청춘 2 24.06.18 613 6 11쪽
40 40화. 뜨거운 청춘 1 24.06.17 615 6 10쪽
» 39화. 아이고 영감님 24.06.15 649 7 10쪽
38 38화. 어서와 노인은 처음이지? +2 24.06.14 624 8 10쪽
37 37화. 오스카는 남자라고 +2 24.06.13 625 6 10쪽
36 36화. 밤의 거리 +2 24.06.12 631 9 9쪽
35 35화. 그린 눈나 +6 24.06.11 632 8 11쪽
34 34화. 거신 +4 24.06.10 692 8 11쪽
33 33화. 톰스씨네 가족 +4 24.06.08 778 12 10쪽
32 32화. 설희 +4 24.06.07 793 11 11쪽
31 31화. Death Pink and Hell Food +4 24.06.06 777 11 8쪽
30 30화. 나는야~ 천하무적 +4 24.06.05 847 12 11쪽
29 29화. 빌리 와 질리 +2 24.06.04 850 11 10쪽
28 28화. 화이트산맥 +4 24.06.03 850 10 11쪽
27 27화. 붉은수염 해적단 +4 24.06.01 872 11 11쪽
26 26화. 프라하시 +6 24.05.31 878 11 10쪽
25 25화. 도토리 농장 +10 24.05.30 879 14 11쪽
24 24화. 소년 몽둥이를 들다 2 +6 24.05.29 873 12 11쪽
23 23화. 소년 몽둥이를 들다 1 +6 24.05.28 875 13 13쪽
22 22화. 싸움의 기술 +6 24.05.27 918 13 11쪽
21 21화. 이런 날도, 저런 날도 5 +4 24.05.25 934 13 11쪽
20 20화. 돈쟁호투 +4 24.05.24 926 13 12쪽
19 19화. 낚시는 즐거워 3 +8 24.05.23 945 13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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