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T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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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전가야
그림/삽화
전가야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3
최근연재일 :
2024.09.13 12:11
연재수 :
104 회
조회수 :
77,458
추천수 :
937
글자수 :
573,503

작성
24.05.31 12:05
조회
878
추천
11
글자
10쪽

26화. 프라하시

DUMMY

타이거 상단

이젠 코로나시에서 명실상부한 제일 큰 상단이 되어 날로 번창하여 주변의 몇 개의 도시와 중개 무역을 하며 수도까지 물건을 댈 정도로 성장해 샤인국에도 나름 이름을 날리는 상단 중 하나의 축이 되어가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스텔론 아저씨”


“왔냐”


대장간에서 망치로 달궈진 쇠를 두들기던 어느덧 사십 대에 들어선 스텔론 아저씨는 굶은 팔뚝으로 힘껏 쇠를 두드리며 여전히 힘이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저씨들도 이번에 출장 가나요?”


“아니 이번엔 같이 못 간다. 나는 여기 남아 다시 시작하는 대장간도 손봐야 하고 제수씨가 곧 출산이라 녀석은 남아서 옆에 있어야지”


재작년 아놀드 아저씨는 오랫동안 짝사랑하던 헬렌이라는 포목점 점원과 결실을 맺었다. 둘이 맺어지기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사건 사고가 있었으나, 지은 죄가 있는 스텔론 아저씨가 적극 나서서 두 사람을 맺어주었다.


결혼식 날 스텔론 아저씨는 원통한 건지 기쁜 건지 모를 눈물을 펑펑 쏟으며 울던 게 엊그제 같은데 곧 있음 아놀드 2세가 태어난다고 한다.


“그렇군요. 다녀와서 뵐게요”


“그래 조심해서 다녀오거라”


깡, 깡


두드리던 달궈진 빨간 쇠붙이를 살펴본 후 물속에 집어넣어 식혔다.


찌이이이~~


연기와 함께 점점 소리가 줄어드는 소리를 들으며 스텔론은 혼자만 남은 텅 빈 대장간이 적적한지 한숨을 쉬며 혼자 중얼거렸다.


- 에휴, 이제 이놈의 상단과 약속한 6년의 기간도 끝나가니 나도 장가나 가볼가”


도시와 멀리 떨어진 한적한 대장간에서 들려오는 스텔론의 넋두리를 뒤로하고, 안코나 마을의 타이거 상단에 들어선 바트는 눈앞에 보인 사람들에게 반갑게 인사를 했다.


“안녕 존, 안녕 누나 여전히 부지런하네, 하하”


“안녕 바트”


“왔어”


아침부터 존과 루나는 사장님께 보고드릴 서류를 정리하느라 분주했다.


존은 일 년 전 톰스 아저씨의 일을 도와 타이거 상단에 물품을 거래하다 혼자 정신없어하는 호세 행정관을 도와주는걸 몬드 국장의 눈에 띄어 지금은 호세 행정관을 도와주며 본의 아니게 투잡을 하게 되었다.


존의 영입을 결사반대하던 톰스 아저씨는 몬드 국장님과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고 하던데 자세한 내막은 아무도 모른다.


살이 더 통통하게 찐 몬드 국장은 봄바람이 시린지 외투의 옷깃을 추켜세워 감싸며 문을 열고 들어왔다.


“오늘 가는 물품 챙기는 거냐?”


“아니요. 그건 어제 다 정리 해놨습니다. 다음주 올 물품과 오전에 있을 사장님 상단 회의 자료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존의 대답에 몬드 국장은 만족스러운지 고개를 끄덕이며 본인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바트는 존이 정리하고 있는 종이에 빼곡히 쓰여 있는 글씨들과 숫자를 보며 보기만 해도 머리가 아픈지 한 걸음 뒤로 주춤거렸다.


“공부 열심히 하고 있지?”


“그래 흠흠.. 네가 준 책 틈틈이는 보고 있다.”


“존, 사장님 모닝차 타드리러 올라가야 하는데 마무리 좀 해주지 않을래?”


“네 알겠습니다. 마무리는 제가 하겠습니다. 일 보세요.”


“고마워”


“올라가세요. 누나 제가 존을 도와줄게요”


“응 든든하네. 고마워 호호”


“하하하 별말씀을”


루나가 2층으로 올라가자, 바트는 존의 옆구리를 꾹꾹 찌르며 초승달 눈빛으로 야릇하게 존을 보며 웃었다.


“어때?”


“뭐가?”


“뭐긴 코로나시 미모로 탑을 달리는 루나님과 함께 일하는 기분이 흐흐”


“이쁘긴 한데 내 스타일이 아니라 그냥 그래 ”


- 헐!!, 너란 녀석....


누군가 루나에게 이런 평가를 하는 말을 들었다면 존은 루나 여신을 신봉하는 루나교의 광신도들에게 잡혀 교수형을 당할지도 모른다.


“이번에는 프라하시까지 간다며”


“응, 이곳저곳 들리면서 물건을 납품하고 마지막으로 솔트렌 영주와 소금 거래가 있어서 필요한 물품을 넘기고 대금으로 소금을 받아 온다고 들었어.”


“그럼 2주 후에나 오겠네?”


“뭐, 대충 그렇게 대겠지!?”


“조심히 다녀와”


“응 다녀와서 보자”


“그리고 내가 준 책 틈틈이 보고 베개로 쓰지 말고 좀 읽어라.”


“흠흠, 그래 알았어”


“갔다 와서 좋은거 들고 한번 들릴게 하하”


“그래 기대하마”



*****



타이거 상단이 솔트렌 항구를 목적지로 정하고 출발한 지 삼 일째

야외 노숙 후 아침 식사를 맞힌 상단은 다시 출발하였다. 다섯 대의 마차와 이십여 명의 인원으로 구성된 상단은 각자 담당하고 있는 마차에 나눠 타고 이동 중이었다.


바트는 뒤늦게 합류한 몬드 국장을 보며


“몬드 국장님이 따라나선 거 보면 왕족은 왕족인가 봐요.”


“그렇지, 소금 거래는 왕족만 가능하니 상단에서는 첫 거래라 예의상 상단을 대표가 가야지만 사정상 못 가시는 장 사장님을 대신해 양해를 구하고 몬드 국장님이 가시는 거지”


샤인국에는 왕족만이 소금 거래를 전매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


한나라의 왕은 하나인 것은 당연하다. 왕을 제외한 일족을 관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왕족의 생계를 위해 소금 생산과 거래를 왕족의 친인척들에게만 권한을 줘 그들의 생계적 품위에 지장을 주지 않게 국법으로 지정하고 있었다.


마차에서 서류를 보면서도 바트의 말을 받아주는 북부 대륙과 남부 대륙의 혼혈인 하이머는 타이거 상단에서 들어온지 삼 년이 되었지만, 그는 여는 직원과 달리 중앙교육을 받고 온 엘리트였다. 입사후 실력을 입증하여 상단에서도 초고속 승진으로 중책을 맡아 관리하고 있었다.


그는 이번 행상에 몬드 국장의 보좌관 역할로 출장을 같이 오게 되었다.


소문에 의하면 하이머는 중앙 교육소에서도 알아주는 수재였으나 북부 대륙의 게리국과 사이가 좋지 않아 단지 혼혈이라는 이유로 암암리 무시를 당하여 출세의 벽을 느껴 학업을 그만두고 상업으로 눈을 돌려 타이거 상단에 들어왔다고 한다.


그는 서류를 검토하다 흔들거리는 마차 때문에 두통이 좀 생기는지 잠시 서류를 무릎 위에 내려놓고 마차가 달리고 있는 주변을 보며


“늦은 오후쯤에는 로즈 마을에 도착하겠구나”


봄이라지만 꽃샘추위가 있어서인지 밀려오는 차가운 바람에 추위를 타는지 두터운 외투의 옷깃을 여민 하이머는 멀미가 조금 가셨는지 로즈 마을에서 진행해야 할 일들을 다시 한번 서류를 보면서 정리하고 있었다.


그의 말대로 해가 떨어지기 전에 로즈 마을이 눈에 들어왔다.


산 중턱에 자리 잡은 마을로 주민 수는 대략 만여 명 안팎의 중형 마을이었다. 일행들은 오늘은 어제와 같은 차가운 바닥이 아닌 따끈한 음식과 침대를 기대하며 마을에 다다랐다.


그러나 그들의 예상과는 달리 마을 입구부터 야영을 하고 있는 무장한 병사들로 주변에는 빈터가 없을 정도로 가득 메워져 있었다.


병사들은 지나가는 상단을 힐긋 쳐다볼 뿐 별다른 제재는 없었으나, 조용한 마을에 수천에 달하는 군대를 본 상단은 영문을 몰라 긴장을 하며 마을 입구로 들어섰다.


마을에 몇 없는 여관에 도착했을 땐 그곳 또한 이미 군인들이 자리를 잡고 차지하고 있었다. 여관 주인은 거듭 몬드 국장에게 고개를 숙이며 연신 죄송하다는 말을 하며 방이 없음을 말하고 있었다.


할 수 없이 상단은 마을을 벗어나 인적이 드문 외진 곳으로 야영지를 선택한 후, 모닥불에 옹기종기 모여 앉자 저녁 음식 준비를 하였다.


몬드 국장은 직원들의 기운을 북돋아 주려는지 마을에서 사 온 고기들을 돌판 위에 구우며 술을 내놓았다.


치이이이~~


고기를 굽기 위해 급조된 돌판 위에 고기 굽는 소리가 사람들의 식욕을 당겼다.


치이이이~~


여기저기서 넉넉하게 준비된 고기 굽는 소리가 맛깔스럽게 들려오며 돌판 위에 익어가는 고기 냄새가 다시 한번 사람들의 식욕을 자극하였다.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했다. 비록 푹신한 침대는 아니지만, 오늘만큼은 배불리 먹고 즐겨보자 건배~”


“건배~~”


일이 있다며 자리를 비운 몬드 국장과 하이머 대신 리즈 대장의 건배사에 맞춰 일행들은 잔에 담긴 술을 비우곤 철판에 익어가는 잘게 조각난 돼지고기를 한 점씩 입에 털어 넣었다


“캬아~ 죽이네, 죽여”


“바트야, 고기 그만 굽고 너도 한잔해라”


“네 감사합니다. 대장님 헤헤”


기다렸다는 듯이 술이 차 있는 잔을 들었다.


“물 반 섞은 술 딱 3잔 그 이상은 안 되는 거 알지?”


“넵, 리즈 대장님 잘 알고 있습니다. 여기 잔에 있는 건 그냥 물입니다. 물!”


“녀석 하하”


리즈 대장은 바트의 거짓말을 알면서도 기분 좋게 속아 주었다.


무리 중 호위겸 운송 담당 총책임을 맞고 있는 리즈 대장은 술병의 술을 단숨에 들이켰다. 일행들은 그를 운송 담당관이라는 말보단 대장이라는 호칭으로 그를 불러줬다.


그도 그 호칭을 더 맘에 들어 했다.


크으으~~


바트는 마지막에 밀려오는 술의 쓴맛을 지우려 돌판 위에 잘 구워진 고기 한 점을 집어 후추와 허브가 곁들여진 소금에 살짝 찍어 먹었다.


- 좋다. 좋아


바트는 운송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 중 하나가 다 같이 모여 술과 고기를 함께 나누는 이런 시간이었다. 그는 잘 구워진 고기 한 점을 더 입에 넣어 오물오물 싶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규모가 제법 크다 보니 보이는 군인들이 머물고 있는 군 막사를 보며


“그나저나 무슨 병사가 저리 많이도 왔데요. 눈대중으로 족히 이천은 넘어 보이던데”


“여관 주인 말로는 북부의 아리아 산맥의 부족들이 반란을 일으켜 진압을 하러 간다더군”


“별일 아니면 좋겠네요”


“자~ 한 잔 더 하세”


어수선한 분위기를 바꾸려고 리즈 대장이 나무 술잔을 들었다. 다들 약속이나 한 듯 잔을 들어 술을 들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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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48화. 흰눈의 검 과 튼튼한 막내 24.06.27 612 6 10쪽
47 47화. 기회의 순간 3 24.06.26 661 6 11쪽
46 46화. 기회의 순간 2 24.06.25 614 6 12쪽
45 45화. 기회의 순간 1 24.06.24 615 6 10쪽
44 44화. 뜨거운 청춘 5 24.06.21 626 6 10쪽
43 43화. 뜨거운 청춘 4 24.06.20 614 6 11쪽
42 42화. 뜨거운 청춘 3 24.06.19 617 6 10쪽
41 41화. 뜨거운 청춘 2 24.06.18 613 6 11쪽
40 40화. 뜨거운 청춘 1 24.06.17 616 6 10쪽
39 39화. 아이고 영감님 24.06.15 649 7 10쪽
38 38화. 어서와 노인은 처음이지? +2 24.06.14 624 8 10쪽
37 37화. 오스카는 남자라고 +2 24.06.13 625 6 10쪽
36 36화. 밤의 거리 +2 24.06.12 631 9 9쪽
35 35화. 그린 눈나 +6 24.06.11 632 8 11쪽
34 34화. 거신 +4 24.06.10 692 8 11쪽
33 33화. 톰스씨네 가족 +4 24.06.08 778 12 10쪽
32 32화. 설희 +4 24.06.07 793 11 11쪽
31 31화. Death Pink and Hell Food +4 24.06.06 777 11 8쪽
30 30화. 나는야~ 천하무적 +4 24.06.05 847 12 11쪽
29 29화. 빌리 와 질리 +2 24.06.04 850 11 10쪽
28 28화. 화이트산맥 +4 24.06.03 850 10 11쪽
27 27화. 붉은수염 해적단 +4 24.06.01 872 11 11쪽
» 26화. 프라하시 +6 24.05.31 879 11 10쪽
25 25화. 도토리 농장 +10 24.05.30 879 14 11쪽
24 24화. 소년 몽둥이를 들다 2 +6 24.05.29 873 12 11쪽
23 23화. 소년 몽둥이를 들다 1 +6 24.05.28 875 13 13쪽
22 22화. 싸움의 기술 +6 24.05.27 919 13 11쪽
21 21화. 이런 날도, 저런 날도 5 +4 24.05.25 934 13 11쪽
20 20화. 돈쟁호투 +4 24.05.24 926 13 12쪽
19 19화. 낚시는 즐거워 3 +8 24.05.23 945 13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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