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T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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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전가야
그림/삽화
전가야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3
최근연재일 :
2024.09.13 12:11
연재수 :
10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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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433
추천수 :
937
글자수 :
573,503

작성
24.06.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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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1
추천
11
글자
11쪽

27화. 붉은수염 해적단

DUMMY

“자~ 한 잔 더 하세”


어수선한 분위기를 바꾸려고 리즈 대장이 나무 술잔을 들었다. 다들 약속이나 한 듯 잔을 들어 술을 들이켰다.


*****


남부 대륙의 패자들인 샤인과 아몬 두 나라 간 오랜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유지한지 언 10년이 되어 가고 있었다. 잦은 국지전과 귀족들 간의 영토 전쟁으로 국력이 약해질 때로 약해져 약점을 파고든 아몬국의 침략에 위태로운 상태가 되어 버린 샤인국은 뜻하지 않은 제삼세력의 침략으로 인해 사이가 안 좋던 아몬국과 극적으로 평화 협정을 맺고 지난 10년 동안 서로의 영토를 침범하지 않으며 외부 세력들로부터 영토를 지켜내고 있었다.


남부 대륙은 표면상 샤인국과 아몬국 두 거대 국가로 나뉘어 있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샤인국만 해도 왕이 다스리는 수도와 3대 백작이 관리하는 영토를 제외하곤 그 외 그들의 힘이 미치지 않는 외진 곳은 나라의 법이 먹히지 않아 자치 지구나 마찬가지였다.


10년 전 나라의 존재 자체가 흔들릴 뻔한 큰 전쟁과 왕의 죽음으로 인해 왕권의 힘은 약해질 대로 약해져 힘을 쓸 수 없게 되자, 가끔 말썽을 피는 부족들은 백작들의 산하에 있는 영주들의 도움으로 정리를 하거나 그들의 힘마저 미치지 못해 어려울 경우, 토착민의 우두머리에게 작위를 주어 지역의 안전을 도모하고 있었다.


말이 그렇지 실상은 약해질 대로 약해진 왕권과 세 백작 간의 알력 싸움으로 자기 밥그릇만 지키느라 서로의 눈치를 보며 나서지 않아, 멀리 떨어진 지역의 반란 부족 세력을 진압하느라 어쩔수 없이 지금과 같이 나라의 군대를 보내어 그만큼 왕실은 내실을 다지지 못하고 국력을 소비하고 있었다.


그렇게 왕권은 날로 약해지고 세 백작의 힘으로 나라가 유지되고 있었다.


*****


다음날

상단이 군대와 이동을 같이 하게 되었다는 급작스러운 몬드 국장의 통보에 사람들은 부랴부랴 짐을 꾸리고 군대가 나오길 기다렸다.


“형님 이게 어떻게 된 거에요?”


“국장님이 어제 마을에 있을 때 상인들과 만나 얘기 후, 대표로 밤에 사령관을 만나 협상을 했다.”


하이머는 어제 있었던 일들을 얘기해 주었다.


몬드 국장은 전날 군대의 이동 위치를 가늠하고 군대가 가는 동행 선까지 같이 가는게 안전하다고 판단하곤 상인들과 회의 후 그들과 같이 이동 하기로 하고 군사령관을 만나 약간의 뇌물을 주고 동행을 하기로 했다.


사령관은 뒤에서 따라오든 말든 본인들의 행군에 방해만 안 하면 그만 이였고, 뜻밖의 수입도 생겨 나쁘지 않아 수락을 했다.


상단들 또한 산적들이나 반란 부족과 맞설 수 있는 최고의 경호원을 저비용으로 얻을 수 있어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니 당연히 반겼다.


끼이익


로즈 마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여관 문이 열리고 군 최고 통솔자로 보이는 사령관이 나와 보좌관이 미리 준비한 말에 올라타 말을 몰자, 대기하고 있던 병사들이 자로 잰 듯 줄을 맞춰 줄줄이 문을 통과해 마을 밖으로 나오며 이동이 시작되었다.


마을 밖의 마지막 대기 줄 병사까지 이동을 시작하자 타이거 상단과 다른 지역 상인들은 눈치를 보며 군의 뒤를 일정한 거리를 두고 따랐다.


이런 어색한 행렬은 저녁이 되자 조금은 풀어졌다.


군인들을 위해 임시 상점을 열자는 하이머의 아이디어로 마차 한 대를 개조하여 뒤따라온 다른 상인들의 협조로 물건을 매입해 상점을 만들어 병사들에게 필요한 생필품을 팔았다.


그렇게 며칠을 병사들에게 필요한 물건을 팔면서 사러 온 병사들과 농담을 하며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넘기자 그들과 어느 정도 친숙함이 하나둘 생겨나 그런대로 편하게 동행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삼 일간 이동을 한 아침

병사들과 상인들은 아침 식사를 하고 다시 떠날 채비를 하였다.


“바트”


“네, 형님”


“이걸 사령관님께 가져다주고 올래”


하이머는 바트에게 고급 가죽으로 만든 윤이 나는 벨트를 건네주었다.


“뇌물인가요? 하하”


“그래 뇌물이다. 군인 눈치 보는 것도 오늘이면 끝이구나. 나중에 어떻게 만날지 모르니 잘 보여야지”


그는 부정하지 않으며 웃으며 답해 주었다.


“그렇죠. 그럼 다녀올게요”


“그래, 수고해라”


사령관이 있는 곳은 그다지 멀지 않은 간이 막사라 한달음에 막사 쪽으로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막사밖에는 두 명의 병사가 보초를 서고 있었다.


“누구냐?”


“접니다. 바트 헤헤”


바트는 어제 물건을 판 병사가 막사를 지키고 있자 반갑다는 표정을 지으며 다가갔다.

병사도 바트를 아는지 어느 정도 경계를 하지 않았다. 그래도 사령관 막사를 지키다 보니 가벼이 그를 대하지 않고 날을 세워 물었다.


“무슨 일로 이곳에 온 거냐?”


“여기 사령관님께 드릴 물건이 있어 왔습니다.”


바트는 공손히 물건을 보여주었다. 보초를 서던 병사는 바트가 내민 물건을 힐끗 보곤


“알았다. 잠시 기다리거라”


병사는 막사에 들어가 보고를 하고 바로 나왔다.


“들어가 보거라. 그리고 쓸데없는 말 하지 말고 물건만 바로 드리고 나오거라”


“네 감사합니다”



*****


막사 안에서는 사령관은 간부들이 지도를 보며 앞으로 있을 작전에 관해 얘기하고 있었다.


“그분의 명령이 있을 때까지 최대한 오래 주둔하는 걸로 지시를 받았네”


“기간은 없는 겁니까?”


“지금은 말할 수 없네”


기약 없는 사령관의 말에도 부하들은 누구 하나 불안함 없이 비장한 얼굴로 결의에 차 있었다.


막사 커튼을 재기고 들어온 청년을 보자 사령관은 하던 말을 멈추었다.


사내는 눈치를 보며 사령관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 벨트를 공손히 드렸다.


기대한 것보다 벨트가 좋은지 보일듯 말듯한 미소를 지으며 사내에게 가보라는 손짓을 하자 사내는 꾸벅 인사를 하고 서둘러 막사를 나가자.


사령관은 다시 지도에 표시된 한쪽의 성을 바라보며 차가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날이 올 때까지”



*****


군대와 헤어진 다음 날

타이거 상단은 솔트렌 항구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영주를 알현하고 물건들을 바로 지정된 창고로 옮겼다.


영주에게 생각했던 가격보다 저렴하게 소금을 구입하게 되어 몬드 국장은 기분이 좋은지 본인의 권한으로 하루의 포상 휴가를 주었다. 말은 그렇지만 군대를 따라 편하게 속도를 내어 오다 보니 하루 일찍 오는 바람에 계획한 일정보다 시간이 남아버렸다.


강제(?) 포상 휴가가 생기자 할 일을 다 마친 바트는 여유롭게 시내 구경을 하러 항구를 돌아다녔다.


전에 와본 곳이라 그런지 항구가 눈에 익는 듯 항구 여기저기 구경을 하며 가다 갑자기 맞게 된 생선 하역을 하는 위판장의 짠 내와 생선 썩은 진득한 비린내는 적응이 되지 않는지 숨을 최대한 멈추고 빠른 걸음으로 걸어 나갔다.


헤어날 수 없는 비리고 썩은 냄새는 참기 힘들지만, 해안가에 있는 전망대를 가기 위해선 다른 길이 없는지라 어쩔 수 없이 지나쳐야 했다.


바트는 비릿한 냄새에서 벗어나기 위해 점점 걸음이 빨라지다 이제는 생존을 위한 짧은 호흡과 함께 달리다시피한 빠른 걸음으로 그곳을 빠져나가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다 냄새가 점점 약해지자 참았던 숨을 크게 내쉬며 속도를 줄였다.


후아~, 후아~


코끝을 간질거리는 비린내를 벗어나 목적지인 전망대에 다다르자, 주변에서는 찬거리를 마련하려는지 어린 소년들과 노인들이 낚시를 하거나 인부들이 들어온 무역선의 물건들을 실어 나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생선 굽는 고소한 냄새가 밀려오자 바트는 입맛을 다시며 생선 굽는 쪽을 향해 다가갔다.


“어서 오십쇼”


“안녕하세요.”


오십 대로 보이는 콧수염을 길게 기른 배불뚝이 아저씨가 숯불로 달궈진 철판 위에 고등어가 타지 않게 이리저리 뒤집어 구우며 간이 배도록 소금을 뿌리고 있었다.


바트는 아래 쓰여있는 가격표를 보고 구리 동전 두 개를 건네며


“고등어 샌드위치 하나만 주시겠어요.”


“네 잠시만요.”


가게 주인은 오랫동안 셀 수 없이 해온 동작으로 잘 구워진 고등어 한 마리를 집게로 집어 자연스럽게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레몬에 후추는 듬뿍 가능할까요?”


“알겠습니다.”


아저씨는 손님의 주문대로 레몬에 후추가 듬뿍 들어가 만들어진 고등어 샌드위를 건네주었다.


건네받은 고등어 샌드위치를 한입 크게 베어 물자, 레몬즙을 뿌린 고등어는 비린내 없이 고소한 맛을 내며 후추의 탁 치는 매콤함이 바트의 목구멍으로 넘어갔다.


- 와우! 정말 맛있네~


낯선 청년의 표정으로 말해주는 음식 칭찬에 고등어 샌드위치를 만들던 아저씨는 뿌듯한지 웃으며 만들다 반쪽으로 떨어져 나가 한쪽에 놔둔 자투리 생선 덩어리를 집어 들곤


“제가 만든 요리를 이렇게 맛있게 먹는 분은 오랜만입니다. 이건 서비스입니다.”


“앗!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하하”


자리를 옮겨 한쪽 돌담에 걸터앉자 바다를 보며 먹는 고등어 샌드위치 맛이 어찌나 좋은지 바트는 게걸스러울 정도로 맛나게 샌드위치를 먹으며 바다를 바라보았다. 손가락에 남은 부스러기까지 쪽쪽 빨아먹고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며 바다를 한참 바라본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렇게 늦은 점심을 맛있게 먹고 다시 항구를 돌아다니며 여기저기 구경을 하였다.


“붉은수염 해적단이 도착했데, 구경 가자”


“정말! 빨리 가보자”


아이들이 신이나 해적선을 보러 달려갔다.


붉은수염 해적단

프라하시의 명물 중 하나인 해적단으로 구성원 대부분이 프라하시가 있는 서북부가 고향인 해적단이었다.

그래서인지 프라하시와 관련된 상단이나 배들은 절대 손을 대지 않고 오히려 타 해적선에 고향 사람들이 털릴 경우 막아주는 의적 아닌 바다의 의적으로 다른 항구 도시와 달리 버젓이 해적 깃발을 내걸고도 솔트렌 항구에서는 환대를 받고 있는 해적선이었다.


- 붉은수염 해적단이라....


붉은수염 해적단에 대해서는 몇 번 얘기를 들었지만 직접 본 적이 없던 터라 그는 호기심이 생겨 달려가는 아이들의 뒤를 쫓아갔다.


아이들을 뒤를 따라 이십여 분을 갔을까 항구의 끝자락에 정박하여 있는 검붉은 라인이 세로로 칠해진 배가 눈에 띄었다. 특이하게 주변에는 군선이 같이 정박하고 있었다. 해적과 군선이 같이 있는 광경을 누가 상상을 해봤겠는가 하지만 솔트렌 항구에서는 가능한 일이었다.


거대한 군선과 비교해도 꿀리지 않은 크기 무엇보다 기동성에서는 선두를 다툰다고 할 정도로 속도를 우선시해서 만들었는지 옆의 군선보단 날렵한 외형을 가지고 있었다.

마치 바다에 떠 있는 붉은 날 선 검을 연상시키는 위용을 뿜어내고 있었다.


배 위에는 해적인 듯 거칠게 보이는 사내 몇 명이 욕을 섞어가며 농담을 즐기며 선체를 지키고 있었다.


딱히 바다를 항해하고 싶거나 해적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안 해본 그였지만 멋진 배를 감상하며 한 번쯤 이런 배를 타고 바다를 항해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빠도 해적이 되고 싶어서 온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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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48화. 흰눈의 검 과 튼튼한 막내 24.06.27 611 6 10쪽
47 47화. 기회의 순간 3 24.06.26 660 6 11쪽
46 46화. 기회의 순간 2 24.06.25 613 6 12쪽
45 45화. 기회의 순간 1 24.06.24 614 6 10쪽
44 44화. 뜨거운 청춘 5 24.06.21 625 6 10쪽
43 43화. 뜨거운 청춘 4 24.06.20 613 6 11쪽
42 42화. 뜨거운 청춘 3 24.06.19 617 6 10쪽
41 41화. 뜨거운 청춘 2 24.06.18 612 6 11쪽
40 40화. 뜨거운 청춘 1 24.06.17 615 6 10쪽
39 39화. 아이고 영감님 24.06.15 648 7 10쪽
38 38화. 어서와 노인은 처음이지? +2 24.06.14 623 8 10쪽
37 37화. 오스카는 남자라고 +2 24.06.13 625 6 10쪽
36 36화. 밤의 거리 +2 24.06.12 630 9 9쪽
35 35화. 그린 눈나 +6 24.06.11 631 8 11쪽
34 34화. 거신 +4 24.06.10 692 8 11쪽
33 33화. 톰스씨네 가족 +4 24.06.08 777 12 10쪽
32 32화. 설희 +4 24.06.07 792 11 11쪽
31 31화. Death Pink and Hell Food +4 24.06.06 777 11 8쪽
30 30화. 나는야~ 천하무적 +4 24.06.05 847 12 11쪽
29 29화. 빌리 와 질리 +2 24.06.04 850 11 10쪽
28 28화. 화이트산맥 +4 24.06.03 849 10 11쪽
» 27화. 붉은수염 해적단 +4 24.06.01 872 11 11쪽
26 26화. 프라하시 +6 24.05.31 878 11 10쪽
25 25화. 도토리 농장 +10 24.05.30 878 14 11쪽
24 24화. 소년 몽둥이를 들다 2 +6 24.05.29 872 12 11쪽
23 23화. 소년 몽둥이를 들다 1 +6 24.05.28 874 13 13쪽
22 22화. 싸움의 기술 +6 24.05.27 918 13 11쪽
21 21화. 이런 날도, 저런 날도 5 +4 24.05.25 933 13 11쪽
20 20화. 돈쟁호투 +4 24.05.24 925 13 12쪽
19 19화. 낚시는 즐거워 3 +8 24.05.23 944 13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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