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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전가야
그림/삽화
전가야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3
최근연재일 :
2024.09.13 12:11
연재수 :
104 회
조회수 :
77,447
추천수 :
937
글자수 :
573,503

작성
24.06.26 12:10
조회
660
추천
6
글자
11쪽

47화. 기회의 순간 3

DUMMY

시간은 빠르게 한 주가 지나갔다.


오늘은 존에게 공식 의뢰가 들어와 바트가 직접 존을 찾아갔다. 존이 사는 벽돌집에 다다르니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는 그린 누나가 문에서 나오고 있었다.


- 부럽다 존.. 어라!!


그린은 울면서 바트를 지나갔다.


‘뭐지 이 상황?’


바트는 후다닥 존은 집으로 들어갔다.


“존! 존....”


존의 한쪽 뺨에는 빨갛게 손자국이 나 있었다.


“왔어, 못볼걸 보여줬네”


존은 여기저기 널브러진 책들은 주섬주섬 정리하고 있었다.


오늘은 존이 세르게이 스승님 밑에서 배움을 받기 위해 판자 마을로 이사를 가는 날이다.


바트는 그런 존의 눈치를 보며 입을 열었다.


“그린 누나 울면서 지나가던데..”


존은 책을 줍다 멈칫하더니 한숨을 쉬며


“이별 통보했어.”


“어.. 그랬구나....”


그 말을 끝으로 둘은 말없이 집 안 정리를 했다. 짐이 마차에 다 실리자 존은 다시 한번 정든 집을 꼼꼼히 살핀 후 자물쇠로 문을 잠갔다. 그리곤 눈을 감고 문에 이마를 맞대곤 문을 쓰다듬으며 알 수 없는 말을 중얼대곤 마차에 올라탔다.


한참을 가다 먼저 말을 한 건 존이였다.


“내가 스승님을 만난 건 7년 전이였어”


과거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지 입을 열었다.


“처음 글을 보게 된 건 바람에 불어온 그림이 그려진 낡은 종이 한 장에 왜 그렇게 집착했는지.... 아직도 이유는 모르겠어. 그때부터 동냥으로 글을 배우고 쓰다 버린 종이들을 주워서 보면서 뜻도 모르는 글자를 따라 썼어”


바트는 마차를 몰면서 묵묵히 친구의 얘기를 들었다.


그러다 존은 전에 살던 멀리 보이는 마을 다리를 가리켰다.


“그날도 할머니와 같이 살던 저 다리 밑에서 다 찢어진 종잇조각을 보며 글을 읽고 쓰고 있었지, 그때 스승님을 만났어”


*****



무더운 여름 그늘진 다리 밑에서 남루한 차림의 아이가 찢어진 종이 쪼가리를 보며 바닥에 무언가를 써가는 모습에 더위에 땀을 닦으며 지나가던 노인은 유심히 아이를 바라보다 조심스럽게 다리 밑으로 내려가 아이에게 다가갔다.


“애야 너는 그게 무슨 뜻인지 아느냐?”


주변에 누가 오는지도 모르고 글에만 집중하며 나뭇가지로 바닥을 찍으며 종이의 글을 따라 쓰던 아이는 알 수 없는 누군가 냄새나는 이곳까지 내려와 말을 걸자 화들짝 놀라며 넙죽 엎드려 빌었다.


“모릅니다. 죄송합니다. 한 번만 봐주세요”


아이는 납작 엎드려 손을 삭삭 비비며 용서를 빌었다.


“아이야 나는 너를 혼내려고 하는게 아니니 안심하거라.”


“종이에 쓰인게 무슨 뜻인지 아느냐?”


노인은 아이가 놀라지 않게 부드러운 말로 다시 한번 물었다.


“아니요 모릅니다. 그냥 따라 쓰고 있었습니다.”


“왜 그랬느냐?”


“글을 배우고 싶어서요”


거지 소년의 말에 노인은 눈빛이 빛나며 작은 미소를 지었다.


“아이야 내가 글을 가르쳐 줄까?”


노인의 말에 소년은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말쑥한 정장을 차려입은 백발의 노인이 지팡이를 짚고 서 있었다. 존은 다시 넙죽 절을 하며 고개를 숙였다.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 선생님”


*****



“그렇게 스승님은 며칠 동안 내가 사는 다리 밑으로 잠깐씩 들려서 책 한 권을 주시면서 글을 알려주셨지, 세르게이 스승님은 나한테는 정말 고마우신 분이야. 냄새나는 거지인 나에게 편견 없이 다가와 자신의 지식을 전수해 주셨으니”


마차는 존이 예전에 살던 다리를 지나갔다.


“그리고 내가 그때 염치 불고하고 기회를 안 잡았다면 난 어떻게 되었을까?”


마차가 다리를 다 건너자


“친구야, 인생의 기회는 지나가면 끝인 거야. 그 기회를 타인을 위해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어, 만약 운 좋게 그 기회가 너에게 다시 되돌아온다면 아마 그건 그만한 세월의 시간을 대가로 내주었을 때일 거야”


다리를 건넌 마차는 두 길의 갈림길에서 가야 할 길로 이동하였다.


*****



“살..고 싶어요.”


“그게 그 아이가 저에게 한 첫 말입니다.”


*****



중년의 초입에 들어선 여인이 연신 한숨을 내쉬며 힘없는 걸음으로 터벅터벅 길을 걷고 있었다. 어리고 젊었을 때는 그런대로 수입이 좋았지만 나이가 먹어 퇴물이 되어가자 점점 사람들은 그녀를 찾지 않고 외면하였다.


가뜩이나 힘든 상황에 몇 년간의 전쟁과 잦은 영토 전으로 황폐해진 마을은 날마다 굶어 죽는 사람들이 줄을 이어가는 상황에 철이 들기 전부터 몸을 팔아 하루하루 먹고살다 보니 할 줄 아는게 없던 그녀는 점점 더 삶이 팍팍해지며 그럴 때마다 누군가를 원망하며 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


마리아는 오늘도 허탕을 치고 빈손으로 집으로 가고 있었다.

길가 그늘진 나무 한쪽에 누더기 옷을 입은 남매로 보이는 아이들이 널브러져 있는 걸 본 그녀는 인상을 쓸 뿐 자주 보는 일인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


남자아이는 누워있는 여아에게 안은 체 초점 없는 눈으로 멍하니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 같은 전쟁의 시기에 자주 보는 일이라 마리아는 인상을 찡그리며 냄새나는 아이들을 피해 거리를 두고 걸어 지나가다 평상시면 거들떠보지도 않을 일인데 자신도 모르게 눈이 아이들에게 갔다.


그녀는 지나치면서 앉아 있는 아이들을 힐긋 보았다.


소년의 무릎 위에 조용히 누워있는 여아는 하얗게 누워있었다. 소년의 손가락은 여아에게 마지막까지 무언가를 먹이려 했는지 죽은 여아의 입과 소년의 손가락에는 같은 색의 음식 찌꺼기가 묻어 있었다.


“에구머니”


죽어 있는 여아를 안고 있는 소년과 소녀를 보며 마리아는 놀라면서도 인상을 찡그리며 주춤했다. 앙상한 소년도 누워있는 여아와 별반 차이 없이 곧 같은 운명을 맞을거 같았다.


소년의 꾀죄죄하고 뼈밖에 없는 얼굴 사이에 굵은 눈물 자국이 선명하게 보였다. 소년도 동생의 죽음을 알고 있는 듯했다. 초점 없는 소년은 눈은 여인을 공허하게 바라볼 뿐 다시 죽은 동생을 깨어나길 바라며 토닥일 뿐이었다.


여인은 눈을 질끈 감고 소년을 지나쳐 몇 걸음 걷다 멈춰 섰다.


소년이 자신을 바라보던 공허한 표정에 자신도 모르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는지 그녀는 용기를 내어 아이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죽은 시체를 보기 꺼림직했는지 시선을 피하며 앉아 있는 아이에게 용기 내어 말을 건넸다.


“애야 거기 그렇게 있으면 안돼 일어나서 살 곳을 찾아보렴”


그녀가 건넨 말에 아이는 힘없이 대답했다.


“살..고 싶어요”


나지막하게 말하던 아이는 말라던 눈물을 다시 흐르며 동생을 얼굴에 떨어졌다. 죽은 여아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내렸다.


“아이의 동생을 묻어주자, 아이는 당연하다 듯 저의 뒤를 따라왔습니다.”


“하루하루 몸을 팔며 힘들게 살던 저는 힘든 생활고에 운도 지지리 없는 년이라 생각하며 누군가를 원망하고 될 대로 대라는 식으로 막살던 저에게 떨어지지 않으려고 옷자락을 붙잡고 힘없이 제 뒤를 따라오는 아이를 보며 이 아이만이라도 나와는 다른 좋은 삶을 살길 바라며 모자의 인연을 맺었습니다.”


여인은 자신의 숨기고 싶은 과거와 아들의 만남을 얘기해주었다.


*****



장은 바트의 어머니를 맞나 바트의 앞날에 대해 상담을 하면서 들은 얘기를 편지에 쓰면서도 바트의 가족사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 장은 편지를 마무리 짓고 마음이 무거운지 창밖의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마음을 안정시켰다.


똑 똑


“사장님 바트입니다.”


“들어오세요.”


홍차를 마시며 창가의 하늘을 바라보다 뒤돌아서 들어오는 사내를 바라보았다. 누구나 사연이 있지만 바르게 자란 바트를 보며 웃으며 반겼다.


“바트군. 한잔?”


“네 감사합니다. 총괄님”


버디 총괄은 찻잔에 홍자를 따라 바트에게 주었다.


“출장간 사이에 집을 방문하셨다고 어머니에게 들었습니다.”


장은 웃으며


“그래 결정을 했나?”


“제가 가야만 하는 이유를 확실히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처음 듣는 얘기도 있어서요.”


장은 바트의 말에 여전히 웃으며


“자네에게 좀 더 자세히 얘기를 해줘야 했는데 우선 미안하군”


사장님이 사과를 하자, 바트는 당황하며 일어나 손사래를 쳤다.


“아닙니다. 사과할 일까지는 아닌 거 같습니다.”


“그런가 그래도 우리가 생각이 짧았네. 바트군”


장 사장님은 바트에게 자세한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상단이 점점 커지다 보니 자네도 알겠지만 물품 운송에 잦은 문제가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네. 운송 호위 총책임을 맞고 있는 리즈 담당관의 호위단으로는 일손이 부족해 이참에 정식으로 제대로 된 상단 자체 호위대를 만들어 볼가 계획하고 있다네. 외부인을 써도 되지만 그래도 믿을만한 상단 식구에게 교육을 시켜 전문가로 만들어 책임자로 붙이고 싶은게 내 마음이고”


장은 긴 얘기에 목이 마르는지 홍차를 한 모금 마시면 말을 이었다.


“그래서 버디 총괄님과 적임자를 고르던 중 바트 자네가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했지”


“네! 제가요? 저는 나이도 어리고 리즈 대장님처럼..”


장은 다음 대사를 준비한 듯 가볍게 웃으며


“걱정하지 말게나 그래서 자네를 수도로 보내 3년 정도 교육을 받게 하려고 하네”


“정말이십니까?”


사장님의 말에 바트는 깜짝 놀라며 말을 하자


“그래 자네만 괜찮다면 추천장을 써줄 테니 내일이라도 출발하면 되네”


“바로는 좀.. 생각도 좀 해야 하고, 가족 하고도 얘기도 하고, 주변 분들도..”


당황하며 횡설수설하자


“거절은 아닌거 같구나 하하하”


버디 총괄은 웃으며 말하자. 속마음이 들킨 바트는 좋은지 얼굴을 붉히며 웃었다.


“그럼 이번 주까지 주변 정리를 하고 다음주 수도로 가는 상단과 출발하는 걸로 생각하고 있겠네”


“넵 감사합니다. 이만 가보겠습니다”


바트가 방을 나가자,


버디 총괄은 장을 보며


“흠, 너무 대충 둘러대는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저 아이 제법 영특한 아이인데요”


“뭐 교육하는 것도 맞고 거짓말도 아니니 어쨌든 그가 원하는 대로 데려가는 거니 어떻게든 올려보내기만 하면 저희 쪽 일은 끝이니 간요.”


장의 말에 틀린 말은 아닌지라 버디 총괄은 고개를 끄덕였다.


똑 똑


“루나입니다. 이번주 일정 브리핑 보고하러 왔습니다.”


루라의 입장에 장은 표정이 살짝 표정이 굳었다.


“도련님 말대로 저 또한 루나양과 어떻게든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장은 당황해하며 버디 총괄에게 가지 말라는 말류에도 남은 찻잔에 홍차를 따르곤 문을 열어주고 루나와 가볍게 인사를 하고 나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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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48화. 흰눈의 검 과 튼튼한 막내 24.06.27 612 6 10쪽
» 47화. 기회의 순간 3 24.06.26 661 6 11쪽
46 46화. 기회의 순간 2 24.06.25 613 6 12쪽
45 45화. 기회의 순간 1 24.06.24 614 6 10쪽
44 44화. 뜨거운 청춘 5 24.06.21 625 6 10쪽
43 43화. 뜨거운 청춘 4 24.06.20 613 6 11쪽
42 42화. 뜨거운 청춘 3 24.06.19 617 6 10쪽
41 41화. 뜨거운 청춘 2 24.06.18 612 6 11쪽
40 40화. 뜨거운 청춘 1 24.06.17 615 6 10쪽
39 39화. 아이고 영감님 24.06.15 648 7 10쪽
38 38화. 어서와 노인은 처음이지? +2 24.06.14 624 8 10쪽
37 37화. 오스카는 남자라고 +2 24.06.13 625 6 10쪽
36 36화. 밤의 거리 +2 24.06.12 631 9 9쪽
35 35화. 그린 눈나 +6 24.06.11 632 8 11쪽
34 34화. 거신 +4 24.06.10 692 8 11쪽
33 33화. 톰스씨네 가족 +4 24.06.08 777 12 10쪽
32 32화. 설희 +4 24.06.07 793 11 11쪽
31 31화. Death Pink and Hell Food +4 24.06.06 777 11 8쪽
30 30화. 나는야~ 천하무적 +4 24.06.05 847 12 11쪽
29 29화. 빌리 와 질리 +2 24.06.04 850 11 10쪽
28 28화. 화이트산맥 +4 24.06.03 850 10 11쪽
27 27화. 붉은수염 해적단 +4 24.06.01 872 11 11쪽
26 26화. 프라하시 +6 24.05.31 878 11 10쪽
25 25화. 도토리 농장 +10 24.05.30 879 14 11쪽
24 24화. 소년 몽둥이를 들다 2 +6 24.05.29 873 12 11쪽
23 23화. 소년 몽둥이를 들다 1 +6 24.05.28 875 13 13쪽
22 22화. 싸움의 기술 +6 24.05.27 918 13 11쪽
21 21화. 이런 날도, 저런 날도 5 +4 24.05.25 934 13 11쪽
20 20화. 돈쟁호투 +4 24.05.24 925 13 12쪽
19 19화. 낚시는 즐거워 3 +8 24.05.23 945 13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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