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의 수레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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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권
그림/삽화
수천권
작품등록일 :
2024.05.08 14:41
최근연재일 :
2024.09.14 19:00
연재수 :
75 회
조회수 :
13,235
추천수 :
218
글자수 :
315,259

작성
24.07.22 21:35
조회
89
추천
2
글자
8쪽

구청산 (2부 13화)

DUMMY

수영과 이름 붙인 ‘수황산’을 벗어난 시황은 집에서 간단한 물건을 챙긴 후 중원으로 향했다.


낮에는 사구 밑에 동굴을 파서 숨고 밤에 이동하며 열흘 만에 사막과 초원을 지나 주변에 산과 마을이 보이는 곳에 도착했다.


빙궁의 추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가며 계속 남하하여 사천 땅에 인접한 시낭현에 도착했다.


그동안 머리카락도 길어졌고 옷도 평복으로 갈아입어 평범하고 건장한 청년으로 바뀌었다.


시황은 자신의 내공은 물론 천축사에서 배운 많은 초식들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산속으로 들어가기로 마음먹었다.


서북에서 가장 크고 높으며 세 개의 현이 인접해 있는 ‘구청산’으로 향했다.


가는 도중에 보이는 사람들의 삶은 비참했다.


곡식으로 푸르러야 할 들판은 잡초로 그득했고 거리에는 동냥하는 거지들과 아사한 시체들의 악취마저 풍겼다.


또한 사람들은 민란을 피해 피난을 가는가 하면 정반대로  민란에 참가하기 위해 이동하는 행렬도 있었다.


산으로 접어들어 하루가 지나자 간간이 보이던 민가는 보이지 않았고 길도 울창한 숲으로 덮여 사라졌다.


동굴을 찾기 위해 산 중턱에서 절벽 아래 계곡을 향해 내려가는데 숲속에서 사람들의 소리가 들렸다.


가까이 갈수록 초라한 모옥(茅屋)들이 여러 채 눈에 들어왔다.


제법 큰 시내가 흐르는 곳에 이르자 모옥들이 마을을 이루고 있었고 그곳에 들어서자 시황이 신기한 듯 아이들과 노인들이 주변으로 몰렸다.


계곡을 따라 걸으며 얼마의 시간이 흐르자 칼을 든 사내들이 허겁지겁 달려온 듯 숨을 헐떡이며 다가와


“웬 놈이냐!!” 하며 시황을 포위했다.


그 중 얼굴에 칼자국이 난 두목인 듯 한 사내가 “네놈은 누구냐?” 라고 물었다.


순간 시황은 할 말이 얼른 떠오르지 않아 우물쭈물하는데 두목이


“이놈은 틀림없이 관군의 앞잡이다.” 하며 칼을 목에 겨누었다.


시황은 얼른 둘러대듯 말했다.


“사냥을 하러 왔다가 길을 잃어 이곳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이놈이 거짓말을 하는구나! 활도 칼도 없는 놈이 무슨 사냥꾼이란 말이냐? 이놈을 묶어라!!”


그러자 서너 명이 달려들어 굵은 밧줄로 묶어 시황을 끌고 가기 시작했다. 


시황은 이곳의 정체를 알기보기 위해 순순히 따라가며 주변 상황을 살피기 시작했다.


모옥을 벗어나 계곡 아래쪽으로 접어들자 나무로 지은 집들과 산채가 보였고 그곳에서 젊은 사람들이 모여 무술 수련을 하고 있었다.


두목이 수하들에게 “이놈을 옥에 가두어라. 돌아온 다음에 문초를 할 것이다.” 하며 수하들과 함께 산 아래로 향했다.


***


옥에는 비쩍 마른 사내가 시황 자신처럼 묶여 있었다.


시황을 본 사내가 걱정 어린 표정으로 물었다.


“젊은이는 어쩌다 이곳으로 끌려왔소?” 


“사냥을 나왔다가 길을 잃어 붙잡혀 왔습니다."라고 하자


“쯧쯧.. 큰일이군! 저놈들은 아주 흉악한 놈들일세!”


“어르신, 이곳은 어떤 곳인가요?”


한숨을 내쉰 그가 절망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원래 이곳은 태후궁을 짓는 곳에 부역으로 끌려가기 싫거나 인두세를 내지 못한 사람들이 가족들을 데리고 피난을 와 형성된 난민촌이었네.


화전도 하고 약초도 캐가며 근근이 입에 풀칠을 했지만 평화로운 마을이었지.


그런데 황실의 폭정이 심해질수록 더욱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이곳에서도 아사자가 나올 정도로 사정이 나빠졌어.


일부 사람들은 굶어 죽지 않으려고 산적들로 변해 노략질을 하기 시작했고


그때 표사를 하며 표국 물건을 훔치려다 들켜 이곳으로 도망쳐온 저놈들이 두목이 되었다네.


두목이 되자 본색을 드러내 다른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저놈들 만에 세상으로 바꾸어 지옥이 되었어.


말을 안 들으면 제 멋대로 죽이고...심지어 유부녀와 어린 처녀들 까지 잠자리 시중을 들게하고 만약 그것을 거부를 하면 식량을 배급받을 수도 없다네.


내가 이곳에 갇힌 것도 내 여식을 겁박하기 위해서야.” 하며 한숨을 푹 쉬었다.



그날 저녁이 되어 산적 두 명이 시황을 끌고 가며 투덜거렸다.


“도대체 어떤 놈이 가져온 정보인데 허탕이란 말인가?


오늘은 두목이 직접 나갔는데도 허탕을 쳤으니 성질을 부릴 거야 조심하세~”


산채에는 이백 명 가까운 사내들이 도열해 있었고 무릎을 꿇린 채 묶여 있는 어느 한 중년의 사내 옆으로 시황이 팽개쳐 졌다.


두목은 화가 단단히 나서 소리쳤다.


“분명 지난번에 네놈이 준 정보가 엉터리라 허탕을 쳤을 때, 또 한 번 거짓 정보를 준다면 네놈 목을 친다고 했다. 기억하느냐?”


“죄송합니다. 분명 진대부의 혼수 마차가 지나간다는 말을 그 집에서 직접 들었습니다.


아마 저희 때문에 다른 길로 바꾸어 간 것 같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두목님!”


“용서? 나는 한 번 내뱉은 말은 꼭 지킨다. 저놈의 목을 쳐라!”


그러자 두목 옆에 있는 수하가 칼을 들고 즐거운 표정으로 킬킬대며 걸어 나왔다.


그때 한 소년이 뛰쳐나오며


“두목님!! 제발 아버님을 용서해 주십시오! 그러면 제가 두목님을 위해 무슨 일이든 하겠습니다.”


그 말은 들은 두목이 얼굴에 난 흉터를 꿈틀거리며


“그래.......? 한 번 내뱉은 말은 꼭 지켜야한다! ....그럼 네놈이 대신 죽을 수 있느냐?”


잠시 당황하던 소년이 외쳤다.


“제가 대신 죽겠습니다! 아버님만 살려 주십시오!”하며 아버지 옆에 무릎을 꿇었다.


그러자 아버지가 소리쳤다.


“아니 된다!! 내 비록 저런 놈을 만나 오늘 죽지만 너는 꼭 살아남아 이 지옥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러면서 고개를 번쩍 들고 “어서 죽여라 이놈아” 하며 두목을 향해 소리쳤다.


“저 놈이 감히 나를 욕해? 어서 저 놈과 아들 모두를 죽여라!” 두목이 명령하자 장내가 수근 거리기 시작했다.


칼을 들고 다가온 수하가 칼을 쳐들어 아들만은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아버지의 목을 치려는 순간


시황이 묶은 줄을 끊고 벌떡 일어나 강력한 일장을 뻗자


칼 든 수하는 ‘꽥-!’ 하는 소리와 함께 허리가 꺽인 채 숨이 끊어졌다.


시황은 천축사에서 열화 신단을 훔치려 들어온 도둑들을 붙잡아 죽인 후 불태우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주지와 방장 스님은 평소 불법의 근본인 자비를 말씀하셨지만 그분들도 용서 할 수 없는 악인들에게는 자비가 없었다.


더군다나 수영과 아버지의 죽음 탓에 시황의 마음은 점점 불심과 거리가 멀어지고 있었다.


자신의 수하가 나가떨어지자 두목과 직속 부하들이 시황을 포위하며 외쳤다.


“네놈이 관군의 첩자라 의심 했는데 내 생각이 맞았구나. 저놈을 어서 죽여라~”


난생 처음 살인을 한 시황은 살계를 범하기로 마음먹고 앞장서서 덮쳐오는 두 명을 태양지로 이마를 뚫어버렸다.


그것을 본 두목이 겁을 먹고 뒤로 물러나며 마당에 도열해 있는 수하들에게 소리쳤다.


“뭐하고 있느냐? 어서 저놈을 죽여라!!”


그러나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시황이 또다시 양팔을 뻗어 나머지 놈들을 황천으로 보낸 후 혼자 남은 두목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너는 천륜과 인륜을 저버린 악마 같은 놈이다. 네놈은 죽어 지옥에서 억겁의 세월을 보내거라!!" 하며 겁에 질려 부들부들 떨고 있는 두목의 머리를 부셔버렸다.


그러자 마당에 도열해 있던 사내들이 일제히 무릎을 꿇으며


"새로운 두목님을 영접 합니다." 라며 머리를 조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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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신화문 (2부 38화) 24.09.14 32 0 11쪽
74 태양과 천도(2부 37화) 24.09.13 44 0 10쪽
73 제왕지로(帝王之路)(2부 36화) 24.09.12 50 0 9쪽
72 장천검의 검무(2부 35화) 24.09.09 55 0 9쪽
71 협의문(2부 34화)  24.09.08 53 0 9쪽
70 혈성랑 (2부33화) 24.09.07 49 0 10쪽
69 남궁 화의 계략 (2부 32화) 24.09.06 51 0 9쪽
68 주화산의 보름달 (2부 31화) 24.08.31 62 0 9쪽
67 호위무사 (2부 30화) 24.08.30 62 0 9쪽
66 구씨 촌 (2부 29화) 24.08.29 56 0 9쪽
65 추호비침 (2부28화) 24.08.24 65 0 10쪽
64 두개의 달 (2부 27화) 24.08.23 72 1 12쪽
63 나한동인 (2부26화) 24.08.22 67 0 9쪽
62 무림첩 (2부25화) 24.08.17 77 1 8쪽
61 문주의 첫걸음 (2부24화) 24.08.16 84 0 9쪽
60 월하장 (2부23화) 24.08.15 74 0 8쪽
59 재회 (2부 22화) 24.08.10 82 0 10쪽
58 정도문 (2부 21화) 24.08.09 80 0 9쪽
57 박쥐 (2부 20화) 24.08.07 89 0 9쪽
56 영웅은 사라지고(2부 19화) 24.08.03 86 1 12쪽
55 미혼산 (2부 18화) 24.08.02 87 0 11쪽
54 첫 걸음 (2부 17화) 24.08.01 90 1 8쪽
53 현상금 (2부 16화) 24.07.28 96 1 9쪽
52 의형제 (2부15화) 24.07.26 103 1 8쪽
51 힘의 뿌리 (2부 14화) 24.07.25 90 1 10쪽
» 구청산 (2부 13화) 24.07.22 90 2 8쪽
49 드러난 진실(2부 12화) 24.07.21 100 2 10쪽
48 빙정의 사연 (2부 11화) 24.07.19 109 2 8쪽
47 억울한 절규 (2부 10화) 24.07.18 98 2 8쪽
46 출생의 비밀 (2부 9화) 24.07.14 107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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