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의 수레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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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5.08 14:41
최근연재일 :
2024.09.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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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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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
글자수 :
315,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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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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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월하장 (2부23화)

DUMMY

서호는 오호법 황승보에게 자신의 정체를 문도들에게 당분간 알리지 말라 당부하였다.


그리고 앞으로의 일에 대해 상의한 뒤 극구 만류에도 불구하고 마을에 있는 객잔으로 향했다.


어둠이 내려앉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서호의 방으로 지하가 찾아왔다.


불쑥 방으로 들어온 그녀는 씩씩거리며 서호 앞으로 다가와 따지듯 물었다.


"앞으로 내가 너를 어떻게 불러야 돼?"


서호는 웃으며 말했다.


"왜? 나를 문주님이라고 부르며 무릎 꿇는 게 싫어?" 하며 약을 올렸다.


그러자 지하는 고개를 바짝 세우며 말했다.


"그래. 만약 그렇게 하라고 하면 다시는 너와 말 한마디 안 할 거고 눈도 마주치지 않을 거야."


서호는 그녀의 불만 가득한 얼굴을 보며 말했다.


"지하야, 비록 내가 문주가 되었지만 그날 아침 너에게 한 맹세는 그대로 지킬 거야.


다만 지금은 할아버지의 유지를 따르기 위해 최선을 다할 때야.


그러니 공적인 자리에서는 나를 문주로 대해 주면 안 되겠니...? 그건 가능하지?"


그러자 지하는 비로소 안심이 된다는 듯 맹세를 꼭 지키라고 하며 서호에게 안겼다.



잠시 후, 서호는 지하를 가볍게 밀어내며 말했다.


"이제 우리 정도문의 모든 무사들은 죽고 죽이는 싸움터에 나서야만 해.


너 또한 스스로를 지키지 못하면 시체가 되어 적의 손에 버려질 뿐이야.


지하야, 지금부터 내가 절정의 장법 하나를 알려 줄게. 잘 배우도록 해."


"절정의 장법을 어떻게 이틀 만에 배울 수 있어?"


"일단 이리 와서 앉아."


지하가 앉자, 서호는 마지막까지 남겨두었던 열화신단 두 알을 지하에게 먹인 후


장심을 통해 자신의 무한한 내력을 지하의 몸에 쏟아 붓기 시작했다.


"지하야, 너는 내공심법을 일으키지 말고 내가 유도하는 대로 진기의 이동 방향과 강약만 기억해."


서호는 아수라 마경의 뒷면에 있는 심법을 지하의 몸에 심기 시작했다.



아수라 심법은 봉황성 사조님이 기존의 내력을 보존한 채 마성만을 제거하기 위해 만든 심법이었다.


이 심법은 모든 내공을 용광로처럼 녹여 아수라 심법으로 재탄생시켜 준다.


아수라 심법은 다른 어떤 심법보다 진기를 빠르게 몸 안에 돌게 하여 내력을 증진시키는 가공할 심법이다.


열화신단의 모든 열기를 내력으로 바꾸고, 서호 자신의 내공까지 넣어주며 두 시진이 지났다.


그러자 비대해진 진기가 더 이상 갈 곳이 없자 마침내 지하의 임독양맥을 뚫고 나와 밀물처럼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처음으로 임독양맥 타동에 성공한 서호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지하에게 말했다.


"지하야, 내공의 운행법을 모두 기억할 수 있어?"


"응! 기억할 수 있어."


"지금 너는 임독 맥이 모두 뚫렸어. 지금부터 너의 힘으로 운기 행공을 시작해봐."


지하가 운행을 시작하자마자 그녀의 눈이 부릅떠졌다.


평소의 진기 흐름이 한 줄기 시냇물처럼 흘렀다면, 이제는 모든 것을 휩쓸고 지나가는 도도한 강물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온몸의 진기가 터질 듯 충만하여 손만 뻗으면 모든 것을 부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러자 지하는


"서호야, 너는 정말 우리가 기다리던 정도문의 문주님이 맞구나~~!!"라며 감격에 겨워했다.


서호는 그동안 나이 어린 자신이 문주로서 문도들에게 어떻게 믿음을 받을 수 있을지 고민했었다.


그런데 지하가 감격해하는 것을 보며, 이런 식으로 정도문의 문도들을 감복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하야, 지금부터 너에게 장법을 알려줄 테니, 밖으로 나가자!"라며 손을 잡고 마을을 벗어나 달빛 가득한 숲으로 이동했다.


서호는 우선 지하가 이미 알고 있는 팔행보법을 수정해주기로 했다.


지하가 아는 보법은 과거 흑운교 시절의 것이었다.


사조가 북태산 동굴 벽에 직접 새긴 팔행보법의 진수를 알려준 후, 장법의 묘리와 보법에 맞춘 운용법 등을 시범과 함께 전수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이틀간 수련을 하자, 이미 임독이 뚫린 지하는 자유자재로 장법을 펼칠 수 있었다.



북태산 동굴의 일부 무공에는 이름이 없는 것도 많았다.


그래서 이번 장법의 이름을 달빛 아래에서 익힌 장법이라 하여 '월하장'이라 명명했다.




다음날 아침,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는 단명 쟁탈전이 일호법의 '절대 부상을 입히지 말라'는 주의와 함께 시작되었다.


하위에 있는 단이 바로 윗 단에 도전하는 형식으로, 최하위 단인 자단(쥐)이 하나 위인 해단(돼지)에게 도전했다.


각 단에서 7명의 단원이 서로 맞붙어 4승을 먼저 거둔 단이 이기는 방식이었다.


한 번 출전한 단원은 다음 달에는 출전할 수 없어, 서로를 격려하며 평소 훈련도 열심히 하고 동료애도 깊어 보였다.


서호는 단에 속하지 못한 100여 명의 하급 무사들 뒤에서 그들의 무공을 주시했다.


그들이 사용하는 무공은 예전 흑운교의 무공 초식을 주로 사용하는 듯했다.


내공은 상당한 수준이었으나, 초식이 단조롭고 폭발적인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할아버지께서 정도문과 자신에게 현무성의 무공을 전혀 알려주시지 않은 이유를 이제야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자신이 강호로 나갈 때는 무림과 황제의 공격이 되는 현무성이 아니라 정도문으로 나서는 것이 유리하고


무공 또한 보다 강력한 사조님의 무공을 전수하고 사용하라는 것을 깨달았다.


도전은 해질녘이 되어서야 끝이 났다.


두 개의 단만 도전에 성공하여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지만, 나머지는 모두 도전에 실패하였다.


단조로운 무공 초식을 서로가 너무 잘 알고 있어 변수가 별로 없는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하급 무사 중 단에 들어가기 위해 도전하는 순서가 되었다.


시합을 주관하는 제 이호법이 외쳤다.


"입단을 위해 도전할 사람은 앞으로 나와라."


그러자 20대 후반에 키는 작지만 야무지게 생긴 청년이 나서며 말했다.


"저는 자단(쥐)에 계신 오현묵 사형에게 도전하겠습니다."


키가 작은 도전자는 하위급에서 가장 촉망받는 무사였다.


장력을 쓰는 사람을 택해 정면으로 부딪치기보다는, 빠른 신법으로 장을 요리조리 피해가며 자신이 아는 가장 날카롭고 화려한 초식으로 공격을 시작했다.


하지만 검로를 이미 잘 알고 있는 오현묵은 20여 초 만에 도전자를 땅바닥에 구르게 만들었다.


그것을 본 하위 무사들은 ‘아...’ 하는 안타까운 탄성을 지르며, ‘우리는 아직 멀었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러자 제 이호법이 말했다.


"다음 도전자가 없으면 이것으로 입단을 위한 도전을 끝내겠다!!"


그러자 "잠깐만요!" 하며 황지하가 걸어 나왔다.


그녀는 당당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진단(용)의 단주이신 구승 단주께 도전하겠습니다."


그 말을 듣자 모두가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구승은 호법들과 겨루어도 지지 않을 거란 소문이 날 정도로 단원 중 최고의 실력자였다.


지하는 졸지에 웃음거리가 되어, 아버지인 오호법 황승보의 이마를 찌푸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도전은 도전이기에, 시합에 나서지 않을 수 없는 구승은 터벅터벅 걸어 나오며 말했다.


"용기가 가상하구나. 살살할 테니 최선을 다해 보거라!"


그러자 지하는 "감사합니다, 단주님. 그럼 시작하겠습니다!"라며 일장을 내뻗었다.


평소 하급 무사들의 무공 수준을 잘 아는 구승은 삼성의 내력으로 가볍게 맞받아쳤다.


그러자 ‘펑!’ 하는 소리와 함께 구승은 뒤로 ‘텅-텅-텅-’ 하며 서너 발자국 뒤로 밀려났다.


그러자 구경꾼들은 ‘어?’ 하며, "이건 뭐야? 오 호법님 딸이라고 너무 봐주는 거 아니야?" 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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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제왕지로(帝王之路)(2부 36화) 24.09.12 50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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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혈성랑 (2부33화) 24.09.07 49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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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주화산의 보름달 (2부 31화) 24.08.31 61 0 9쪽
67 호위무사 (2부 30화) 24.08.30 61 0 9쪽
66 구씨 촌 (2부 29화) 24.08.29 56 0 9쪽
65 추호비침 (2부28화) 24.08.24 65 0 10쪽
64 두개의 달 (2부 27화) 24.08.23 72 1 12쪽
63 나한동인 (2부26화) 24.08.22 66 0 9쪽
62 무림첩 (2부25화) 24.08.17 77 1 8쪽
61 문주의 첫걸음 (2부24화) 24.08.16 84 0 9쪽
» 월하장 (2부23화) 24.08.15 74 0 8쪽
59 재회 (2부 22화) 24.08.10 82 0 10쪽
58 정도문 (2부 21화) 24.08.09 80 0 9쪽
57 박쥐 (2부 20화) 24.08.07 89 0 9쪽
56 영웅은 사라지고(2부 19화) 24.08.03 85 1 12쪽
55 미혼산 (2부 18화) 24.08.02 86 0 11쪽
54 첫 걸음 (2부 17화) 24.08.01 90 1 8쪽
53 현상금 (2부 16화) 24.07.28 95 1 9쪽
52 의형제 (2부15화) 24.07.26 102 1 8쪽
51 힘의 뿌리 (2부 14화) 24.07.25 90 1 10쪽
50 구청산 (2부 13화) 24.07.22 89 2 8쪽
49 드러난 진실(2부 12화) 24.07.21 100 2 10쪽
48 빙정의 사연 (2부 11화) 24.07.19 108 2 8쪽
47 억울한 절규 (2부 10화) 24.07.18 98 2 8쪽
46 출생의 비밀 (2부 9화) 24.07.14 107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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