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의 수레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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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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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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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동인 (2부26화)

DUMMY

갑작스러운 강호 출도에 잠시 생각하던 지하는


“우리 단둘이서 움직이기에는 손이 너무 부족해.


급한 일로 정도문에 연락할 경우도 생길 수 있고, 추적과 염탐도 해야 할지 모르니


강호에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 두 명 정도 더 데리고 가야 하지 않을까?”


"누구를 뽑으면 좋을까?" 


"구승 사형하고 사매인 설미를 데리고 가자.


구승 사형이 단에서는 무공이 가장 세고, 설미는 어릴 적 기루에서 많은 사람을 상대해 봐서 강호 경험도 있고 꾀가 많아 도움이 될 거야.


무엇보다 구승 사형을 좋아하니 신나할 거고." 


"구승도 설미를 좋아해?" 


"구승 사형은 오직 무공밖에 몰라. 완전 눈 부릅뜨고 있는 돌부처야." 


"그런 구승을 설미는 왜 좋아하는데?" 


"서호, 넌 여자의 마음을 몰라...!"


@@


잠시 후, 구승과 설미가 불려왔다.


서호가 두 사람에게 말했다.


"내가 내일 강호로 나가는데, 너희들을 나의 호위 무사로 임명해 같이 나가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구승은 이제껏 본적 없는 신과 같은 무공을 지닌 문주를 자신이 호위한다는 것이 이상한 듯


"제가 문주님을 호위한다고요?" 하며 고개를 갸웃하자


옆에 있던 설미가 구승의 옆구리를 툭 치며


"알겠습니다, 문주님. 최선을 다해 문주님을 모시겠습니다." 하며 입이 벙긋 벌어졌다.


"길을 떠나기 전, 너희들에게 무공 비법을 하나씩 전수해 주겠다.


구승, 너에겐 지난번 지하에게 당한 월하장법을 전수해 주겠다."


그 말을 들은 구승과 지하 모두가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서호가 웃으며 말했다.


"구승, 내가 너의 임독양맥을 뚫어 줄 테니 지하와의 대결 시 똑같은 월하장으로 혼내주거라."


그 말을 듣자 비로소 구승의 입이 헤벌쭉 벌어졌다.


반면, 더욱더 안색이 싸늘해진 지하를 보며 서호가 말했다.


"지하와 설미. 너희들에게는 무영검법과 암흑신법을 알려 줄 것이다.


초식이 현묘하여 검로가 잘 보이지 않는 무영검법을 암흑신법과 같이 어둠 속에서 사용한다면 사람은 사라지고 검기만이 난무하는 절학이다.


모두가 길을 가는 도중 열심히 수련해라."


그러자 모두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


다음 날 아침, 호법들에게 어제 받은 무림첩의 내용을 설명한 뒤 서호가 말했다.


"조만간 강호는 피바다를 이룰 것입니다.


우리가 그곳에 누워있지 않기 위해서는 강해져야 합니다.


아수라심법은 어느 심법보다 빠르게 내공을 쌓을 수 있고, 제가 드린 10개의 절학은 이백 년을 사신 사조님이 만든 천하제일의 무공입니다.


무공 증진에 매진해 주십시오."


"명심하여 따르겠습니다, 문주님."


@ @ @ @ @



정도문을 떠나 열흘쯤 되어 난양에 있는 난양루에서 서호는 지하와 단둘이 저녁을 먹고 있었다.


구승은 워낙 무림인처럼 보여 정체를 숨겨야 하는 서호와는 조금 동떨어진 곳에 설미와 있어야 했다.


식사가 끝나갈 즈음 세 명의 스님들이 들어왔다.


두 명의 40대 중들은 죽립을 벗고 식사를 하는데, 한 명은 죽립을 쓴 채 먹는 것이 특이했다.


식사 도중 한 중이 죽립을 쓴 중을 향해 물었다.


"사형, 이번 무림맹에 얼마나 많은 문파가 새롭게 들어올까요?" 


"그게 무슨 상관이냐! 우리들의 힘만으로도 쓸어버릴 수 있는데.


..현무성과 남궁세가 놈들이 쥐새끼처럼 어디로 숨었는지 알 수가 없으니..."


그 말을 들은 서호는 가소롭다는 생각을 하며 그들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언뜻 보이는 죽립 속 그의 목에서 촛불에 번들거리는 구리 빛이 보였다.


서호가 지하에게 속삭였다.


"죽립을 쓴 중은 소림사의 나한 18동인 중 한명이야." 


"정말? 소림사에서 금기를 깨고 30년 동안 만들었다는, 그 ...나한 동인??" 


"응. 자신들의 몸을 108번 수은과 쇳물에 담가 금강불괴지신으로 탄생시킨 괴물들이지." 


"그럼 저것들은 약점이 전혀 없을까?" 


"글쎄, 싸워보면 알겠지." 


"저놈과 지금 싸우려고?"  지하가 물었다.


"저놈이 하는 말을 들으며 무림맹 결성을 방해할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


그러려면 저놈들을 밖으로 유인해야 하는데.. 지하야 방법이 있을까?" 


"걱정 마! 내가 유인할 테니 구승사형과 먼저 나가 준비하고 있어." 


"알았어. 조심해.."



서호가 나가고 잠시 후, 지하가 중들에게 미소 띤 얼굴로 다가가 말했다.


"스님들, 식사 중 죄송합니다. 무림맹에서 급한 전갈이 있어서 그런데 잠시 저를 따라오시지요.." 하며 앞에 놓인 보따리 하나를 낚아채 밖으로 도망쳤다.


'무림맹'이라는 말에 같은 편이라고 방심했던 중들이 의자를 박차고 일어나 쫓기 시작했다.


지하는 거리를 가로질러 숲속으로 들어가 빈 공터가 나오자 멈추었다.


승포 자락을 날리며 다가온 중들이 그녀를 포위하는 순간, 서호가 나타나 "내가 너희들을 불렀다."라고 말하자


고개를 들어 서호를 바라본 나한 동인이 죽립 속에서 가소롭다는 듯 비웃으며 말했다.


"어린놈이 입이 거칠구나. 무슨 일로 귀찮게 하느냐?" 


"내가 네놈들이 찾던 남궁세가의 사람이다. 아까 우리를 향해 숨은 쥐새끼라고 했지?


20년간 현무성이 무서워 산속에 처박혀 있던 놈들이 오히려 우리에게 쥐새끼라고 지껄이니 가소롭구나."


서호의 말에 나한 동인도 맞받아쳤다.


"소림사를 능멸한 네놈들을 없애기 위해 30년 동안 고통의 세월을 보냈다. 네놈부터 찢어주마!!" 


"과연 가능할까...? 네놈 구리 껍데기를 녹여 풍경이나 만들어야겠다."



그 말을 들은 동인이 죽립을 벗어던지자 몸뿐만 아니라 얼굴까지 구리 탈을 뒤집어쓴 듯, 눈을 제외한 모든 피부가 진한 구릿빛을 띠고 있었다.


서호는 시험 삼아 삼성의 진기를 담아 동인의 몸에 지풍을 날렸다.


피하지도 않은 채 조소를 날리는 동인의 몸에서 '챙' 하고 맑은 쇳소리가 났을 뿐, 지풍은 그대로 튕겨져 나갔다.


그 순간 동인이 "이제 내 차례다!!"하며 빠르게 덮치며 장력을 내뻗었다.


서호가 "어딜!" 하며 두 손으로 맞받아치려는 순간, 동인이 손의 방향을 바꾸어 수비는 도외시 한 채 서호의 몸을 갈겼다.


그러자 서호와 동인 두 사람의 몸에 동시에 장력이 터지며 동인의 얼굴에는 미소가 피었고 서호의 입가에는 피가 흘러나왔다.


동인의 공격 일변도의 동귀어진 수법 앞에서 서호는 난감했다.


대결이란 수비와 공격을 섞어가며 허점을 노려 공격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동인은 맞아가며 공격할 수 있어 마치 한 손으로 두 손을 상대하는 것만 같았다.


서호는 그저 구리 덩어리로 우습게보았던 나한 동인의 능력을 보며, 소림사가 현무성을 상대하기 위해 그들을 만든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팔행보법으로 8개의 환영을 만들어 동인의 온몸을 두드렸지만, 기껏해야 몇 발자국 물러나게만 할 뿐 전혀 동인의 약점을 찾을 수가 없었다.


장력으로는 동인의 약점을 쉽게 찾을 수 없자, 서호가 구승을 향해 외쳤다.


"네가 가진 검을 던져라!"


그러자 "어딜!" 하며 두 명의 중이 호위무사들을 향해 덮쳤다.


다른 중들 또한 장경각에 속한 절정고수들이라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검을 받지 못 한 서호는 내력을 극성으로 끌어 올리려 하다가 자신보다 내력이 약한 정도문 수하들이 떠올랐다.


앞으로 소림사와의 전투시 혼자서 모든 나한동인들을 상대 할 수가 없어 반듯이 약점을 찾아야만 했다.


서호가 육갑자의 내력으로 동인의 몸에 있는 모든 혈도를 두들겼지만 부상조차 입힐 수가 없었다.


그러는 사이 동인은 어느 정도 팔행보법의 움직이는 방위를 알아챈 듯 서호의 몸 가까이 장력이 접근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서호는 동굴 안에서 익힌 무영신법으로 바꾸어 동인의 공격을 피하며 고민하다가 문득, 동굴 안 사조님의 유물인 단검이 떠올랐다.


단검을 품에서 꺼낸 서호는 수비를 전혀 하지 않는 동인을 향해 강력한 장력을 뻗어내는 척하며 하늘로 솟구쳤다.


그러자 동인은 공중에 떠 있어 신법을 발휘하기 힘든 서호를 향해 소림의 절기, 대력금강장을 쏘아 보냈다.


그 때, 서호의 손에서 번쩍하며 비수가 동인의 머리 위 천돌혈을 향해 날아갔고, 서호는 동인의 장력을 이용해 더 높이 하늘로 솟구쳤다.


위로 상승하는 서호의 귀에 '빠직'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비수가 정수리를 뚫고 들어가 머리를 두 쪽으로 벌어지게 하는 소리였다.


그 놀라운 광경에 넋을 빼앗긴 두 소림사 중들은 구승의 월하장과 지하와 설미의 무영검에 그들의 영혼마저 구천으로 빼앗겼다.


싸움을 승리로 끝낸 구승이 우쭐한 마음에 서호를 향해


“문주님 앞에서는 나한 동인도 쥐새끼 밖에 안 되는 군요”하며 껄껄 웃었다.


그러자 서호가 자뭇 심각한 표정으로 나직이 읊조렸다.


“아니다, 구승. 이건 무림의 재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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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신화문 (2부 38화) 24.09.14 32 0 11쪽
74 태양과 천도(2부 37화) 24.09.13 44 0 10쪽
73 제왕지로(帝王之路)(2부 36화) 24.09.12 50 0 9쪽
72 장천검의 검무(2부 35화) 24.09.09 54 0 9쪽
71 협의문(2부 34화)  24.09.08 53 0 9쪽
70 혈성랑 (2부33화) 24.09.07 49 0 10쪽
69 남궁 화의 계략 (2부 32화) 24.09.06 51 0 9쪽
68 주화산의 보름달 (2부 31화) 24.08.31 61 0 9쪽
67 호위무사 (2부 30화) 24.08.30 62 0 9쪽
66 구씨 촌 (2부 29화) 24.08.29 56 0 9쪽
65 추호비침 (2부28화) 24.08.24 65 0 10쪽
64 두개의 달 (2부 27화) 24.08.23 72 1 12쪽
» 나한동인 (2부26화) 24.08.22 67 0 9쪽
62 무림첩 (2부25화) 24.08.17 77 1 8쪽
61 문주의 첫걸음 (2부24화) 24.08.16 84 0 9쪽
60 월하장 (2부23화) 24.08.15 74 0 8쪽
59 재회 (2부 22화) 24.08.10 82 0 10쪽
58 정도문 (2부 21화) 24.08.09 80 0 9쪽
57 박쥐 (2부 20화) 24.08.07 89 0 9쪽
56 영웅은 사라지고(2부 19화) 24.08.03 85 1 12쪽
55 미혼산 (2부 18화) 24.08.02 87 0 11쪽
54 첫 걸음 (2부 17화) 24.08.01 90 1 8쪽
53 현상금 (2부 16화) 24.07.28 95 1 9쪽
52 의형제 (2부15화) 24.07.26 103 1 8쪽
51 힘의 뿌리 (2부 14화) 24.07.25 90 1 10쪽
50 구청산 (2부 13화) 24.07.22 89 2 8쪽
49 드러난 진실(2부 12화) 24.07.21 100 2 10쪽
48 빙정의 사연 (2부 11화) 24.07.19 108 2 8쪽
47 억울한 절규 (2부 10화) 24.07.18 98 2 8쪽
46 출생의 비밀 (2부 9화) 24.07.14 107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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