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의 수레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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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5.08 14:41
최근연재일 :
2024.09.14 19:00
연재수 :
7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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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41
추천수 :
218
글자수 :
315,259

작성
24.08.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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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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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8쪽

무림첩 (2부25화)

DUMMY

다음 날 아침,


정도문의 모든 문도가 도열해 있는 연무장 단상 앞에 선 서호는


어제의 기세와는 다르게 부드럽고 차분하게 말하기 시작했다.



"나는 돌아가신 성민혁 대협의 손자이며 현무성의 6대 성주, 남궁서호라고 한다.


할아버지의 유지에 따라 아수라 마경을 가지고 정도문에 왔다."



서호가 아수라 마경을 들어 올리자, 그의 손목에서는 현무령의 피독주가 번쩍였다.


30년을 기다린 아수라 마경을 보는 순간, 문도들은 감격에 겨워 탄성을 질렀다.


"오...!!, 아수라 마경!"


서호가 비장한 목소리로 외쳤다.


"나는 이제부터 현무성의 6대 성주를 버리고, 정도문의 제1대 문주로서 너희들 앞에 맹세한다.


나는 너희들의 나라와 부모를 잃은 가슴속 응어리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썩은 황실을 갈아엎고, 위선으로 가득 찬 정도 무림을 없애기 위해 이 자리에 온 것이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칼날 위를 걸어야 해 언제 자신이 베일지 알 수 없다.


그 길이 두렵다면 떠나라!


만약 떠나지 않고 남는다면, 나와 함께 영광과 죽음을 같이할 것이다!!


나와 같이 칼날 위의 길을 걸을 수 있겠느냐?"



“예, 문주님! 같이 가겠습니다.”


복수의 숙명을 타고난 그들에게 죽음은 두렵지 않았다.


“이제부터 너희들은 이제껏 배운 무공을 모두 버려라.


새롭게 아수라 심법과 10개의 절기를 전수해 줄 것이다.


그 위력은 어제 대결에서 보았듯 긴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그 후 너희들의 심원을 이루기 위해 중원을 향해 서진할 것이다!


우리의 손으로 무림을 정화하고, 너희들이 원하는 나라를 세울 것이다!!”



@@@



연무장을 벗어나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일호법의 처소였다.


일호법은 온몸에 피멍이 든 채 침상에 누워 상념에 빠져 있었다.


50년 넘게 살아온 인생에서 어제가 가장 치욕적이고 부끄러운 날이었다.


새로운 문주의 상상도 할 수 없는 절세의 무공을 보아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앞으로 얼굴을 들고 살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이불을 와락 끌어당겨 얼굴을 가리려는 순간


"일호법님, 저희들입니다. 문주님과 함께 왔습니다." 하는 소리가 들렸다.


화들짝 놀라 일어나려는데 문이 활짝 열리며 "편하게 앉아 계세요." 하며 서호가 들어왔다.


서호는 정중하게 포권을 하며 말했다.


"제가 문주 자리에 오르기 위해 이곳 정도문으로 향하면서, 나이 어린 저를 정도문에서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는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어제, 제 자신을 문도들에게 알리기 위해 조금은 과하게 일호법님을 대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러자 일호법이 말했다.


"아닙니다, 문주님! 제가 너무 오랫동안 일호법이라는 자리에 있다 보니 자신의 처지를 잊은 채 과욕을 부린 것입니다. 저를 벌하여 주십시오." 하며 고개를 숙였다.



같이 고개를 숙여 화답한 서호는


"호법님, 가부좌를 틀고 앉으십시오.


제가 지금부터 아수라 마경에 있는 심법을 호법님의 몸에 심겠습니다."


그러면서 뒤를 돌아보며 나머지 호법들에게 말했다.


"제가 지금부터 설명하는 운행법을 잘 기억하셨다가, 나중에 여러분의 몸에 심어드릴 때 그 요령대로 진기를 운행하신다면 심법은 쉽게 여러분의 것이 될 것입니다."


그 말을 들은 호법들은 진기를 운행하면서 말을 한다는 것은 난생 처음 들어보는 소리라 어안이 벙벙해졌다.



서호가 다시 말했다.


"일호법님, 내공을 운행하지 말고 가만히 앉아서 진기의 흐름과 강약만을 기억하십시오."


진기를 주입하자, 일호법의 그동안 쌓아온 진기가 서호의 아수라 심법을 따라 기경팔맥으로 흐르게 되었다.


이미 임독 양맥이 뚫려 있는 일호법은 한 시진도 되지 않아 스스로 아수라 심법을 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껏 느껴보지 못한 힘과 속도로 진기가 운행되자, 깜짝 놀란 일호법은 자신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감사합니다, 문주님!" 하며 머리를 숙였다.


그렇게 서호는 모든 호법에게 3일 동안 내공 심법을 전수하고, 임독 양맥이 아직 뚫려 있지 않은 호법들까지 임독 양맥을 타동시켜 주자, 호법들은 모두가 서호에게 경외심을 품게 되었다.


사흘 후, 아침 회의에서 보다 위엄을 풍기게 된 서호가 명령을 내렸다.


"이제 12단을 해체하고, 모든 문도들을 8개의 단으로 통폐합 시켜 각 호법께서 단주를 맡으십시오.


그리고 6개월 후 대련을 통해 부 단주 두 명을 뽑아 조직을 새롭게 만들어 주십시오.


한 달 동안 모든 문도들에게 심법을 완성시켜 주시고, 그동안 호법들께서는 이곳에 적혀 있는 열 가지 무공을 순서대로 익히십시오."


그러면서 서호는 한 권의 서책을 내밀었다.


"이 책에 있는 무공은 모두 광세 절학으로, 이것들이 만약 악인들의 손에 들어간다면 무림은 피바다로 변할 것입니다.


절대 이것이 정도문을 벗어나서는 안 될 것입니다!!"


"문주님, 명심하겠습니다!!!"


"그리고 부탁이 하나 있는데, 황지하 낭자는 단에 넣지 말아 주십시오.


제 호위무사로 특별히 거둘 것입니다."


"예, 그렇게 하십시오." 하는 호법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지만 지하의 아버지인 오호법의 얼굴은 순간 화끈거렸다.


그날 저녁, 자신의 처소에서 지하와 단둘이 마주 앉은 서호가 물었다.


"지하야, 요즘 문도들의 상황은 어때?"


"요즘 다들 눈에는 생기가 돌고, 광채가 번뜩이는 것이 새로운 삶을 찾은 듯해.


하지만 나를 대하는 것이 예전과 달라 불편해졌어."


"어떻게 대하는데?"


"그날 대련에서 구승 사형을 이긴 후로는 남자들은 나를 호법 대하듯 어려워하고, 다른 자매들은 질투를 하는 것 같아...."


그러자 서호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그래서 내가 너를 호위무사로 임명했어!


이제 너는 내 옆에서 나를 호위만 하면 되고, 무공도 내가 가르쳐줄게."


그 말을 들은 지하가 어이없어 하며


"내가 너를 호위하는 호위무사라고...?? 모두가 배를 잡고 웃겠다.


넌 정말 무공은 센데, 눈치는 꽝이다! 어째 아버지가 나를 보시는 눈이 이상하다 했어."


"알면 어때? 우린 혼인할 사이인데." 하며 서호가 두 손으로 지하의 허리를 끌어당기려 하자


지하가 소리를 빽 질렀다.


"야! 이 손 치워!"


@@@@


호법들을 통해 아수라 심법을 모든 문도들에게 심어주고, 어느 정도 체계가 잡혀가기 시작할 즈음, 정도문으로 한 장의 무림첩이 전달되었다.


무림첩의 내용은 강호 무림을 말살하여 천상천하 유아독존 하려는 천하제일가에 대항하기 위해 강호의 모든 정파들이 무림맹을 결성하자는 것이었다.


할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어떤 변명이나 반성도 없이 천하제일가를 범죄 집단으로 몰아가는 그들의 행태에, 서호의 머릿속으로 칼날이 박히는 듯한 분노가 솟구쳤다.


이대로 있어서는 안 될 것 같아, 지하를 불러 편지를 보여주며 말했다.


"지금 정도문은 강호로 출동하기에는 아직 미흡해.


일단은 나 혼자라도 무림맹이 열리는 화산파에 가봐야 할 것 같아.


내일 당장 떠날 것이니 너도 준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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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신화문 (2부 38화) 24.09.14 32 0 11쪽
74 태양과 천도(2부 37화) 24.09.13 44 0 10쪽
73 제왕지로(帝王之路)(2부 36화) 24.09.12 50 0 9쪽
72 장천검의 검무(2부 35화) 24.09.09 55 0 9쪽
71 협의문(2부 34화)  24.09.08 53 0 9쪽
70 혈성랑 (2부33화) 24.09.07 49 0 10쪽
69 남궁 화의 계략 (2부 32화) 24.09.06 52 0 9쪽
68 주화산의 보름달 (2부 31화) 24.08.31 62 0 9쪽
67 호위무사 (2부 30화) 24.08.30 62 0 9쪽
66 구씨 촌 (2부 29화) 24.08.29 57 0 9쪽
65 추호비침 (2부28화) 24.08.24 65 0 10쪽
64 두개의 달 (2부 27화) 24.08.23 72 1 12쪽
63 나한동인 (2부26화) 24.08.22 67 0 9쪽
» 무림첩 (2부25화) 24.08.17 78 1 8쪽
61 문주의 첫걸음 (2부24화) 24.08.16 84 0 9쪽
60 월하장 (2부23화) 24.08.15 74 0 8쪽
59 재회 (2부 22화) 24.08.10 83 0 10쪽
58 정도문 (2부 21화) 24.08.09 81 0 9쪽
57 박쥐 (2부 20화) 24.08.07 90 0 9쪽
56 영웅은 사라지고(2부 19화) 24.08.03 86 1 12쪽
55 미혼산 (2부 18화) 24.08.02 87 0 11쪽
54 첫 걸음 (2부 17화) 24.08.01 90 1 8쪽
53 현상금 (2부 16화) 24.07.28 96 1 9쪽
52 의형제 (2부15화) 24.07.26 103 1 8쪽
51 힘의 뿌리 (2부 14화) 24.07.25 90 1 10쪽
50 구청산 (2부 13화) 24.07.22 90 2 8쪽
49 드러난 진실(2부 12화) 24.07.21 100 2 10쪽
48 빙정의 사연 (2부 11화) 24.07.19 109 2 8쪽
47 억울한 절규 (2부 10화) 24.07.18 98 2 8쪽
46 출생의 비밀 (2부 9화) 24.07.14 107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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