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의 수레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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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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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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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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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5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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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힘의 뿌리 (2부 14화)

DUMMY

졸지에 산적두목이 된 시황은 악인으로부터 해방된 산채 사람들에게 환영을 받았다.


우두머리라는 직책만큼 그들을 먹여 살려야 할 책임감이 생겨 고민을 거듭하던 시황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든 마을 사람들을 모았다.


“지금부터 여러분들은 서로 돕고 의지하던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하며 절대로 남의 목숨을 빼앗거나 도둑질을 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자 사람들이 수군대기 시작했다. 그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족들과 자신들의 배고픔을 해결하는 것이었다.



시황은 남자들만을 모아 첫 명령을 내렸다. 


“이제부터 사냥을 한다.


너희들은 저 앞쪽 산 정상으로 올라가 이 계곡을 향해 큰 소리를 내며 모든 짐승들을 아래로 몰아라.”


그러자 한 젊은이가 물었다.


“짐승을 몰면 누가 어떻게 잡는 겁니까?”


“그건 나에게 맡겨라. 지금 당장 출발하라!”


고개를 갸우뚱하며 이백 여명의 모든 마을 남자들이 산 양쪽 계곡 끝에서부터 정상까지 산을 감싸듯 포위한 뒤 징을 두드리고 악을 써가며 내려오기 시작했다.


갑자기 산에 울리는 큰 소리에 놀란 짐승들이 아래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노루나 사슴, 멧돼지, 늑대와 곰 등이 계곡을 향해 내닫자 시황은 닥치는 대로 머리에다 조약돌을 쏘아 죽이기 시작했다.


눈을 부릅뜬 짐승의 사체는 쌓여갔고 그 모습에 놀란 다른 짐승들이 우왕좌왕 하는 사이 시황의 손끝은 더욱 잔인하게 주살했다.


그 순간 불심은 사라졌고 지옥에서 탈출한 아수라가 되어 무자비하게 살생을 저질렀다.


멀리서 이 광경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그림자도 보기 힘들 만큼 제비처럼 날아다니며, 한 번의 손짓으로 거대한 짐승들을 거꾸러트리는 시황이 사람처럼 느껴지지가 않았다.


시황이 잡은 짐승들은 주민들의 수보다 많았다. 사막에서 배운 고기 말리는 법을 그들에게 알려줘 육포를 만들자 몇 달간의 식량은 넉넉하게 되었다.


그러나 사냥은 임시방편이라는 생각이 든 시황은 밭을 만들 결심을 했다.


계곡이라 평평한 땅에는 수목이 빽빽하여 밭으로 만들려면 보통 사람의 힘으로는 몇 년이 걸릴 일 이었다.


시황은 자신의 장력들도 연습할 겸 내공 수위도 알아보기 위해 십성의 진력을 끌어올려 밭을 만들기 시작했다.


아름드리 나무들이 시황의 장력에 뿌리 채 뽑혀 나가고 천지가 개벽하는 소리가 계곡에 메아리치기 시작했다.


‘콰- 광!! 우직끈 쾅!’ 


나무들은 부서지고 바위가 쪼개져 날아가자 지진이 난 듯 지옥도가 펼쳐졌다.


십성의 장력을 연속으로 뿜어내자 이마에서 흐르는 땀과 함께 그의 몸에서는 태양지체의 광휘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계곡을 가득 채운 금빛 광휘를 본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태양이다! ‘태양장군’이시다!!"


그날 이후 시황은 ‘태양장군’으로 불리게 되었다.


어느 정도 식량 문제가 해결되자 그들에게 기초적인 심법과 검초를 알려주고 무공을 익히게 한 후 시황 자신도 무공수련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밭을 만들며 십성의 진력을 사용한 뒤로는 전신에 냉기가 퍼지며 가끔씩 참기 힘들 정도의 통증이 엄습해 진기의 흐름을 막는 현상이 종종 몸 안에서 일어났다.


빙정에서 흡수한 냉기가 몸 안으로 완전히 흡수되지 못한 탓이란 생각이 들자 시황은 천축사에서 본 폐엽경에 있는 태양지체 신법을 수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태양장군이라는 소문이 주변에 퍼지면서 점점 많은 사람들이 산채로 몰려왔고 심지어 구청산 인근에 있는 다른 산적들도 몰려와 부하를 자청 했다.


갑자기 늘어난 사람들을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벅찼다.


그러나 자신 만을 신처럼 바라보는 남녀노소를 저버릴 수 없어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주변마을 중 가장 큰 ‘이란현’으로 하산을 하기로 했다.


‘이란현’은 강을 사이에 두고 민란군과 관군이 대치하고 있어 관청의 힘이 미치지 않는 혼돈의 현이었다.


민란군의 대장 ‘군좌기’는 관군과의 정면 대결을 피해 대산관을 우회하여 서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사천 땅으로 향했다.


그러자 통과 지점에 멀지않은 이란현 주민들이 민란군을 피해 피난을 가는 행렬이 줄줄이 이어졌다.


시황은 며칠 후 도착한 민란군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민란군의 행동은 의외였다.


질서 정연한 모습을 보이며 백성들에게는 아무 피해도 입히지 않았다.


시황은 백성들이 민란군을 피해 왜 피난을 떠나는지 이해가 안 될 정도였다.


그들에 모습을 본 시황은 산채보다 조직과 질서가 잘 잡혀있는 민란군의 우두머리인 ‘군좌기’를 만나보기로 했다.


‘군좌기’의 막사에는 책사 ‘권술’과 장군들이 모여 회의를 하고 있었다.


그때 군영 초병이 달려와 "대장군님께 아룁니다. 자칭 태양장군이라는 자가 찾아와 대장님 뵙기를 청합니다."


군좌기가 막사 안을 돌아보며 “태양장군이 누구인지 아는가?”


그러자 책사 권술이 대답했다.


“저도 이곳에 오기 전 며칠 전에 들었습니다.


구청산의 산적들을 평정하여 백성들을 돌보는데 공명정대하고 무공이 매우 출중하여 그의 주변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고 합니다.”


“흠..그래? 그럼 들라 하라.”


무기 하나 들지 않고 혼자서 당당하게 들어오는 시황을 바라보며 군좌기가 물었다.


“자네는 무엇 때문에 이곳에 왔는가?”


“예, 저는 얼마 전까지 천축사의 중이었습니다.


우연히 도탄에 빠진 많은 사람들을 본 후 측은지심에 그들을 이끌게 되었습니다.


장군께서 도탄에 빠진 사람들을 위해 거병하셨다는 말을 들었고, 그 모습을 제가 이곳에서 직접 보았습니다.


그래서 장군님을 찾아뵙고 앞으로의 행동에 대해 고언을 청할까 하여 오게 된 것입니다.”


“그래.. 거느리고 있는 자들은 몇이나 되는가?”


“지금은 약 2천 명쯤 되나 조만간 5천에 이를 것입니다.”


“그들 중 군인들은 얼마나 되는가?”


“대부분 민간인들이고 군인들의 수는 천 명이 안 됩니다.”


그러자 군좌기가 책사 권술에게 물었다.


“권 책사, 이들을 받아들여 우리의 세를 불리는 것은 어떠한가?”


권술은 잠시 생각하더니 시황에게 물었다.


“태양 장군께 몇 가지 묻겠습니다.


이제 곧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옵니다. 장군께서는 식솔들의 의식주는 해결하셨습니까?”


“아닙니다. 사실 그것 때문에 하산을 했고 이곳까지 오게 된 것입니다.”


이어 권술이 시황에게 말했다.


“저희가 황군과의 전투를 피해 사천의 오지로 가는 이유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현재 우리 군의 전투 능력이 매우 미약하여 일단 정면 대결을 피한 후 그 힘을 기르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장군께서 보다시피 군인뿐만 아니라 많은 일반 백성들도 따라오고 있어 그들을 먹일 식량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장군께서는 겨울을 나기 위한 식량을 확보할 방안이 현재 없으신거죠?”


“네 그렇습니다. 아직 없습니다.”


“장군의 근거지인 구청산의 동쪽에 위치한 위수현은 위수강이 현의 중심을 흐릅니다.


그 강은 황궁이 있는 장안 옆을 흐르는 황하와 이어져 있어 교통의 요지입니다.


위수현과 위수강을 따라 서남쪽 지역에서 모은 세금과 곡물은 황궁 수입의 삼 할을 차지할 정도로 대단합니다.


그 세금이 부역을 하는 백성들에게 돌아가지 못하고 태후와 친족들이 갈취하여 그들에 배만 불리고 있어 백성들이 굶주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들을 탈취하여 군자금으로 쓸 수 있다면 배고픈 백성들이 겨울을 나는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만약 저희가 직접 한다면 반란으로 여겨져서 관군과의 정면충돌을 피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장군께서 탈취를 한다면 그것은 단순히 산적의 소행으로 여겨질 것입니다.


군자금을 마련한 후 구청산을 벗어나 산채의 식솔들을 데리고 저희가 있는 ‘촉’으로 오신다면 식솔들은 물론 장군님 또한 크게 환영할 것입니다."


시황은 산속에서 길 잃은 아이가 대로를 발견 한 듯 기쁜 마음에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그리 하겠습니다.."



대답 후, 시황이 물러나자 군좌기가 책사 권술에게


"저자가 과연 해낼 수 있을까?" 하고 물었다.


권술은 교활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흐흐... 불가능합니다.


위수에는 이천의 관군이 이미 지키고 있고 우리가 이곳으로 오는 것을 알고는 난주성에서 일만의 군사를 보낸다고 합니다.


그러나 만약 그가 탁월한 계략과 무공으로 성공한다면 우리는 보다 더 큰 세력과 군자금을 갖게 될 것입니다."


"권 책사, 만약 저자가 성공하여 우리에게 오지 않고 독자적인 세력으로 성장하여 우리를 능가하는 힘을 갖는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까?"


"예 대장군님! 사실 저도 태양장군이라 불리는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세상 물정 모르는 중이라는 사실에 안심이 됩니다. 염려할 정도의 인물은 아닙니다."



@@


막사를 나온 시황은 거느린 식솔들 때문에 얼떨결에 대답을 시원하게 했지만 막막한 느낌이 몰려왔다.


낯선 곳에서 홀로 이 모든 것을 해결하기에는 힘에 부친다는 생각이 들며 군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고 다방면에 지식이 해박한 사람이 곁에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문득 자신이 수많은 사람들 속에 서성대고 있지만 사막에서 홀로 별을 바라보듯, 외로움이 가슴으로 파고들었다.


.......수영이 간절히 보고 싶어 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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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신화문 (2부 38화) 24.09.14 32 0 11쪽
74 태양과 천도(2부 37화) 24.09.13 44 0 10쪽
73 제왕지로(帝王之路)(2부 36화) 24.09.12 50 0 9쪽
72 장천검의 검무(2부 35화) 24.09.09 54 0 9쪽
71 협의문(2부 34화)  24.09.08 53 0 9쪽
70 혈성랑 (2부33화) 24.09.07 48 0 10쪽
69 남궁 화의 계략 (2부 32화) 24.09.06 51 0 9쪽
68 주화산의 보름달 (2부 31화) 24.08.31 61 0 9쪽
67 호위무사 (2부 30화) 24.08.30 61 0 9쪽
66 구씨 촌 (2부 29화) 24.08.29 56 0 9쪽
65 추호비침 (2부28화) 24.08.24 65 0 10쪽
64 두개의 달 (2부 27화) 24.08.23 72 1 12쪽
63 나한동인 (2부26화) 24.08.22 66 0 9쪽
62 무림첩 (2부25화) 24.08.17 77 1 8쪽
61 문주의 첫걸음 (2부24화) 24.08.16 83 0 9쪽
60 월하장 (2부23화) 24.08.15 73 0 8쪽
59 재회 (2부 22화) 24.08.10 82 0 10쪽
58 정도문 (2부 21화) 24.08.09 80 0 9쪽
57 박쥐 (2부 20화) 24.08.07 89 0 9쪽
56 영웅은 사라지고(2부 19화) 24.08.03 85 1 12쪽
55 미혼산 (2부 18화) 24.08.02 86 0 11쪽
54 첫 걸음 (2부 17화) 24.08.01 90 1 8쪽
53 현상금 (2부 16화) 24.07.28 95 1 9쪽
52 의형제 (2부15화) 24.07.26 102 1 8쪽
» 힘의 뿌리 (2부 14화) 24.07.25 90 1 10쪽
50 구청산 (2부 13화) 24.07.22 89 2 8쪽
49 드러난 진실(2부 12화) 24.07.21 100 2 10쪽
48 빙정의 사연 (2부 11화) 24.07.19 108 2 8쪽
47 억울한 절규 (2부 10화) 24.07.18 98 2 8쪽
46 출생의 비밀 (2부 9화) 24.07.14 106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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