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의 수레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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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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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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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8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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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현상금 (2부 16화)

DUMMY

"시황아!"


"네, 형님."


"네가 산적 두목이 되는 길이 옳은 길이냐고 물었지?"


"예, 형님."


‘만사통’ 제갈수는 진지한 목소리로 시황에게


"두목은 맞다. 그런데 산적 두목이 아니라 만백성의 두목이 되어야 한다. 너는 혹시 ‘삼성’이나 ‘천도지체’라는 말을 들어보았느냐?"


시황은 자신의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한 제갈수의 질문의 흠칫 놀라며


"예, 아버님께서 얼마 전 돌아가실 때 저의 몸에 있는 세 개의 별이 삼성의 기운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제가 황제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말을 믿지는 않습니다."


"너는 분명 천도지체에 삼성의 기운을 타고났다.


삼성은 ‘천, 지, 인’의 기운을 말하는 것으로, 그 셋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전에 말했듯이 과정은 변할 수 있다.


그런데 그 과정이 안 좋게 변하면 그 기운 또한 사라지고 만다.


삼성의 길은 결코 꽃길이 아니다.


고난이 가득한 길이며, 단명할 수도 있고 비명횡사할 수도 있다.


앞으로 너 자신의 영달을 꿈꾸지 말고 오직 만백성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가야 한다.

알겠느냐?"


"예, 명심하겠습니다, 형님."


"지금 너는 주변에 사람이 너무 없어 너의 힘을 제대로 발휘할 수가 없다.


며칠 동안 여기에 머물러 있거라. 너를 도와줄 사람들을 데리고 오겠다."



제갈수가 떠나자, 시황은 2층에 해가 잘 드는 방을 잡고 태양지체심법을 수련했지만, 몸 안에서 가끔씩 솟구치는 냉기를 없앨 수가 없었다.


그렇게 5일이 흘렀고 제갈수가 다시 돌아왔다.


방 안으로 들어온 제갈수는 "나를 따라오너라. 이곳은 이목이 있으니..." 하면서 마을을 벗어나 어느 숲속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초로의 '노인'들 10명이 서 있었는데, 그중 2명은 여자였다.


"시황아, 여기는 우리 집안의 수호무사들이다.


이들은 앞으로 너의 수족이 되어 너의 대업을 이루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그러면서 제갈수는 도열해 있는 10명을 향해 말했다.


"너희들은 앞으로 내 아우를 잘 보필하여 그 뜻에 한 치의 어긋남도 없게 하거라!!"


"예, 알겠습니다, 가주님!!"


시황이 그들을 바라보니 내공이 깊숙하게 갈무리되어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절정 고수들 같았다.



시황은 의아한 듯 속으로 중얼거렸다.


'아니, 형님은 무공도 모르시고... 무가 집안도 아닌데 어찌 저분들과 같은 고수들을 거느리고 계실까..?'


그때 도열해 있던 사람들 중 제일 나이가 많은 듯 한 노인이 나서며 말했다.


"공자님, 저는 ‘서문평’이라 합니다. 저희들은 앞으로 공자님을 남모르게 그림자처럼 따를 것입니다."


시황은 당황하여 "예, 고맙습니다." 하며 공손하게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그런 시황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에는 감격에 찬 그렁그렁한 눈물이 맺혔다.


@@@


객점으로 돌아온 시황은 제갈수에게 사막을 벗어난 이후에 산적 두목이 되어야 했던 과정을 소상히 말해주었다.


모든 이야기를 다 듣고 난 후, 제갈수가 말했다.


"힘든 일을 맡았군. 그런데 ‘군좌기’의 책사는 참으로 교활하여 앞으로 경계해야 할 인물이다. 그런 인간이 군좌기 옆에 있으니 곧 내분이 일어날 것이다."


"그게 무슨 뜻입니까?"


"교활한 자는 시기와 질투가 심하고 의심이 많다. 그러니 내분이 일어날 거다.


그리고 너에게 ‘위수’를 털라고 한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을 알려준게지.


그는 거병의 대의를 저버리고 너와 식솔들을 받아들이기 싫어 교묘한 술책을 꾸며낸 것이다.


너는 군자금 확보의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산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이끌고 ‘이란현’에 터를 잡아라.


그곳에 터를 잡으면 민란에 가담하려는 사람들은 모두가 사천의 험악한 땅을 넘지 않고 너에게 갈 것이다.


지금 군좌기의 백성은 10만이 넘지 않는다. 군인들도 오합지졸의 3만뿐이다.


네가 이란현에 터를 잡으면 순식간에 더 많은 백성들이 몰려 수십만에 다다를 것이다."


시황이 당황하며 "하지만 형님, 제가 그들을 먹여 살릴 수 없습니다."


"그것은 걱정 마라. 이곳 이란현 아래 위수강의 서쪽으로는 광활한 평야지대다.


세금을 걷지 않고 평안하게 농사에만 전념할 수 있게 한다면 1년 안에 모든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만약 황실이나 제후가 쳐들어 온다면요?"


"황실은 태후궁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는 한 여력이 없다. 제후들에게 군사를 보내라고 재촉할 뿐이다.


다만 제후는 너 때문에 조세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쳐들어오겠지.


그때 당당히 응전할 수 있도록 최대한 몸을 낮추고 시간을 끌며 군사들을 정예화 해야 한다.


나는 잠시 떠나 이란현에서 군을 양성할 수 있는 사람을 데려오겠다.


그동안 너는 무리하지 말고 수하들을 이용해 목적을 달성 하거라."


"예, 알겠습니다, 형님."


시황은 마지막으로 상동에 있는 관청을 턴 후 위수현 공략은 제갈수의 조언대로 보다 신중하게 생각해보기로 했다.


상동 마을의 관청을 정탐 해본 결과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허술하기만 했다.


시황은 비가 오는 늦은 밤 비안개 속으로 스며들었다.


주변 경계를 서는 관청의 군인들은 시황의 인기척을 느낄 틈도 없이 수혈이 짚여 쓰러졌다.


외곽에 있는 모든 병사들을 처리하고 봉창을 통해 안쪽으로 접근하는 순간 시황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너무 조용했다. 한밤중이고 비가 온다지만 인기척이 너무 없었다.


걸음을 멈추고 ‘지청술’을 최대한 끌어올리자 미세한 호흡이 느껴졌다.


‘다섯 명이다. 그리고 이건..., 관군이 아니라 무림인이다!’


‘함정!’ 이라고 느끼는 순간 시황의 등에 강력한 장력이 강타했다.


시황은 마루 바닥에 처박힌 후 두 바퀴를 구르고 벌떡 일어났다.


입에서 피가 울컥 솟구쳤다.


그때 뒤쪽에서 괴소가 흘러나왔다.


“크-흐크-- 제법이구나. ‘무형장’을 맞고도 일어나다니.”


시황을 포위한 사람들은 여섯 명이었다.


‘다섯의 호흡을 느꼈는데 여섯 명이라니, 이들의 정체는 누구일까?’


등 뒤에서 완벽하게 호흡을 숨기고 공격한 살수가 자산만만한 소리로 물었다.


"애송아, 네 목에 현상금이 걸렸다는 것을 아느냐?"


"처음 듣는 말이지만 나를 두려워한다니 영광이오. 다만 그대들이 누군지 알고나 죽고 싶은데 어찌되시요?"


"고놈 참 말을 이쁘게 하는구나. 우리는 황금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살수들이다.


누군지는 죽어서도 모르는게 편하니 이제 그만 세상을 떠나거라!!" 하는 순간


싸늘한 냉소가 터지며,


"꼴깝을 떠는구나. 네놈들이 감히 공자님을 건드려?"하며 서문평을 비롯한 호위무사들이 나타났다.


살수들은 흠칫하며 등골이 서늘해졌다.


자신들도 모르게 접근한 그들의 무공이 자신들보다 고수임을 직감했다.


살수 두목이 씁쓸한 표정으로 부하들을 쳐다보며 "오늘은 재수가 없는 날이군!".


그 말이 끝나자마자 여섯 명의 살수들이 일제히 검과 도, 암기 등을 호위무사들을 향해 쏟아냈다.


그러면서 동시에 천장 대들보에서 두 명이 벼락치 듯 지상으로 내려오며 시황을 향해 암기를 퍼부었다.


그러나 두 노파가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소매 속에서 푸른색 빛을 번쩍였고, 다른 호위무사들의 검 날에서는 붉은 빛이 허공에 뿌려졌다.


시황도 보법을 밟아 암기를 피하려는 순간, 단전에서 냉기가 솟구쳐 올라 진기의 흐름을 순간적으로 막았다.


그러자 암기 일부가 허벅지에 꽂히며 뜨끔하더니 저려오기 시작했다.


‘독이다!’


진기의 흐름이 끊겨 호신강기로 몸을 제대로 감싸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천축사에서 수많은 연습 대련을 해봤지만 이렇게 비열한 대결을 해본 적이 없는 시황은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가 없었다.


그때 허공으로 던져진 사과가 ‘사각’하며 잘리듯, 여섯 개의 머리가 마루 위로 떨어져 ‘퍽-’ 소리를 냈다.


또한 대들보 위, 두 명의 살수는 노파들의 푸른빛에 ‘크악-’ 하는 비명 소리와 함께 차가운 시체가 되어 떨어졌다.


시황은 그 순간 온몸으로 독이 퍼지며 바닥에 ‘철퍼덕’ 하고 주저앉아 기절하고 말았다.


그러자 서문평이 급하게 해독제를 꺼내 입안에 넣어주고 명문혈에 진기를 불어 넣으며 독을 제거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얼마 못가 손을 떼며 노파를 향해 "장로님, 공자님을 진맥 해보시지요." 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노파가 다가와 맥문을 통해 진기를 주입하며 얼마의 시간이 흐르자 심각한 표정으로,


"지금 공자님의 몸에는 빙정의 냉기가 삼갑자나 남아 있습니다.


아마 성급하게 빙정을 흡수한 듯합니다. 만약 태양지체가 아니었으면 벌써 오장육부가 얼어 터졌을 겁니다."


"그럼 어떡하면 되겠습니까?"


"죄송합니다만 호법들께서 삼갑자 이상의 양기를 넣어주시어 음기를 억눌러야 합니다. 그 후에는 공자님이 스스로 치료하실 것입니다."


"알겠습니다. 일단 이곳을 벗어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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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신화문 (2부 38화) 24.09.14 32 0 11쪽
74 태양과 천도(2부 37화) 24.09.13 44 0 10쪽
73 제왕지로(帝王之路)(2부 36화) 24.09.12 50 0 9쪽
72 장천검의 검무(2부 35화) 24.09.09 54 0 9쪽
71 협의문(2부 34화)  24.09.08 53 0 9쪽
70 혈성랑 (2부33화) 24.09.07 49 0 10쪽
69 남궁 화의 계략 (2부 32화) 24.09.06 51 0 9쪽
68 주화산의 보름달 (2부 31화) 24.08.31 61 0 9쪽
67 호위무사 (2부 30화) 24.08.30 62 0 9쪽
66 구씨 촌 (2부 29화) 24.08.29 56 0 9쪽
65 추호비침 (2부28화) 24.08.24 65 0 10쪽
64 두개의 달 (2부 27화) 24.08.23 72 1 12쪽
63 나한동인 (2부26화) 24.08.22 67 0 9쪽
62 무림첩 (2부25화) 24.08.17 77 1 8쪽
61 문주의 첫걸음 (2부24화) 24.08.16 84 0 9쪽
60 월하장 (2부23화) 24.08.15 74 0 8쪽
59 재회 (2부 22화) 24.08.10 82 0 10쪽
58 정도문 (2부 21화) 24.08.09 80 0 9쪽
57 박쥐 (2부 20화) 24.08.07 89 0 9쪽
56 영웅은 사라지고(2부 19화) 24.08.03 85 1 12쪽
55 미혼산 (2부 18화) 24.08.02 87 0 11쪽
54 첫 걸음 (2부 17화) 24.08.01 90 1 8쪽
» 현상금 (2부 16화) 24.07.28 96 1 9쪽
52 의형제 (2부15화) 24.07.26 103 1 8쪽
51 힘의 뿌리 (2부 14화) 24.07.25 90 1 10쪽
50 구청산 (2부 13화) 24.07.22 89 2 8쪽
49 드러난 진실(2부 12화) 24.07.21 100 2 10쪽
48 빙정의 사연 (2부 11화) 24.07.19 108 2 8쪽
47 억울한 절규 (2부 10화) 24.07.18 98 2 8쪽
46 출생의 비밀 (2부 9화) 24.07.14 107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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