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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박꼽등
작품등록일 :
2024.05.09 11:33
최근연재일 :
2024.08.31 00:30
연재수 :
6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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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0
추천수 :
107
글자수 :
31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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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3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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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46화 - 첫 임무 (4)

DUMMY

만화, 혹은 영화에서나 볼법한 시장.


우리나라에선 감히 견줄만한 장소를 콕 찝어서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장황한 크기의 시장은 우리의 눈을 호강시킬 정도였다.


깔끔하게 맞추어진 블럭의 바닥, 그리고 끝없이 줄지어져있는 상인들과 여러 종류의 손님들.


고블린과 엘프는 물론 수인족, 하피족과 같이 이 세계에 오고나서 난생 처음보는 종족도 눈에 들어왔다.


그 사이에서 거적대기 옷을 입고 있는 아르마스와 마렌.


"그럼 형님의 말대로 움직이겠습니다. 뒤에서 천천히 따라오시길"


아르마스는 내가 건낸 작전대로 마렌과 함께 상인들의 틈을 비집고 들어갔다.


그러자 어두컴컴하고 으슥한 골목길이 눈에 들어왔다.


"여기가 적당하겠군"


밝고 활기찬 시장거리와는 다르게 너무나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뒷골목.


뒷골목에는 햇빛이 잘 스며들지도 않았는지 어두침침할 뿐만 아니라 물이 이곳저곳 고여있어 기분나쁜 냄새도 나고 있었다.


이 곳이 내가 계획한 작전의 최적의 장소.


아르마스를 따라 우리들은 골목길 깊숙히 발걸음을 옮겼다.


한참을 걸어간 후에 우리들은 금방이라 부서질정도로 낡은 오크통 위에 앉아 숨을 돌렸다.


아무리 무력의 정점인 아르마스가 옆에 있다고 한들 누구라도 이런 눅눅하고 기분나쁜 곳을 하염없이 걷다보면 저절로 진이 빠진다.


게다가 난 아직까지 멀미의 타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는지 눈 앞이 흐리기까지 했다.


"여기서 잠깐 있죠"


우리는 삐걱거리는 오크통에 몸을 맞기고 잠시 앉아있기로 했다.


그렇게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던 그떄, 어딘가에서 왁자지껄한 소리가 울려펴졌다.


햇빛이 드리우지 않는 장소였기에 그들의 말소리는 더욱 내 귀를 심히 간지럽히는듯 했다.


"우리 이쁜이들. 여기서 뭐 하고 있는건가?"


마치 기다렸다는 듯 골목길 이곳 저곳에서 건장한 수십명의 남자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내가 넬라프로지티아 마을에 처음 타이커스와 도적을 조우했을때와 같은 인상착의의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허나 급조했던 티가 팍팍 났던 그들과는 다르게 이 곳에 나타난 자들은 복면따위는 쓰지 않았고, 전문적인 도적질을 하는 자들마냥 들고 있는 무기들이 살벌했다.


사람 몸집만한 커다란 양손검은 물론 석궁, 심지어 총같아 보이는 무기를 손에 들려있는 자들까지...


아르마스는 이들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눈하나 깜빡이지 않고 그들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이쁜이? 우리보고 말하는건가?"


"여긴 우리 구역인데. 이렇게 함부로 들락날락 해도 되나?"


"우린 허락을 받고 이 왕국에 들어와서 잠시 쉬고 있을 뿐인데. 뭐가 더 필요하지?"


"통행료를 내놓아라. 근데 좀 비싼데 말이야"


도적떼들 중에 가장 앞서 있던 자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혀를 내밀고 있었다.


마렌은 괴상한 표정을 짓고 있던 그를 보더니 기겁했는지 벌레보는 듯한 얼굴을 지으며 치를 떨었다.


"저 사람 이상해..."


"아, 근데 말이야. 통행료가 없다면 너희들이 우리들을 조금 도와주면 되는데 말이야. 걱정할 것 없어. 아주 쉽고 간단한 일이니까 말이야"


마렌의 벌레보는 듯한 표정을 보더니 더욱 흥분한듯 기괴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남성.


아르마스는 콧방귀를 뀌며 걸치고 있던 누더기 망토를 벗어 던졌다.


"우리가 여기에 있다는걸 어떻게 알았는지를 먼저 설명해줘야 겠는데? 아무한테도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는게 이상해서 말이야"


"여긴 우리 구역이라고 말하지 않았나? 이 뒷골목은 우리 손바닥 안이라구"


"그렇군... 이야기하기 싫다 이거지?"


"자, 다치기 싫으면 조용히..."


아르마스는 기괴한 표정을 짓고 있던 도적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도적들 입장에선 고작 해봐야 별볼일 없는 남자 한명과 젊은 여자 둘이서 뭘 할 수 있겠는가 싶어 시비를 걸었을 것이다.


허나 이들은 한가지 간과한 사실이 있다.


바로 상대가 아르마스라는 것을.


"재근 형님. 이 자들은 어떻게 하면 될까요?"


"죽이지만 마. 칼은 쓰지 말구"


"검집에 검을 뽑기도 아까운 상대들입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르마스는 도적떼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현란한 발놀림과 주먹으로 수십명의 도적들을 무차별적으로 패나가기 시작했다.


눈에 보이지 않을정도로 빠른 속도로 한 두명씩 도적들을 정리해나가고 있을 무렵, 뒤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던 도적을은 당황했는지 몸이 얼어붙고 말았다.


"이, 이게 무슨..."


몸집이 거대한 남성도 아르마스 뒤를 노려 그녀에게 칼을 휘둘렀지만 이 또한 역부족.


그녀는 가볍게 이를 피하며 카운터 어퍼컷을 선사했다.


자신보다 서너배는 더 몸집이 큰 남성을 한방에 제압하는 것을 보더니 도적들이 뭔가가 잘못됐음을 깨달은듯 했다.


그래도 어떻게든 발악해보기 위해 자신들의 손에 들려있는 원거리 무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활은 물론 석궁, 총과 같은 무기들을 사용하여 그녀에게 쉴새없이 퍼부었지만 고작 그런 무기들로는 그녀의 피부 하나 뚫어낼리가 없었다.


어쩌다 총알 한발이 적중했지만 그 또한 쓸데 없는 저항.


아르마스는 이미 전투가 시작되기 전부터 마법을 자신의 온 몸에 두른 덕에 어떠한 공격이던 전부 막아주고 있던 것이다.


"마, 마법을 쓰잖아? 이런건 듣지 못했는데"


"듣지 못했다고?"


"아, 앗..."


아르마스는 쏜살같이 달려가 혼잣말을 내뱉었던 도적의 턱에 주먹을 내꽂았다.


그는 아르마스의 간단한 공격 한번에 기절해버리며 땅바닥에 주저앉아버렸다.


"형님, 이 자는 저희가 데리고 있죠. 뭔가 아는듯한 눈치인데"


"나도 그 생각 했어"


"나머지도 얼른 처리하죠"


"그래"


그렇게 아르마스는 5분도채 걸리지 않고 손쉽게 수십명의 도적떼들을 전부 무자비하게 때려잡았다.


그래도 이렇게라도 끝난게 그들에겐 천만다행일 것이다.


내가 그녀에게 검을 드는 것을 허락했다면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것이니 말이다.


아르마스는 방금전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기절한 도적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이미 한참 전에 쓰러져서 꿈나라 여행에 빠져있던 그에게 수차례 뺨을 때리자 그 도적은 '헉' 소리를 내며 잠에서 깨어났다.


"자, 방금 했던 이야기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겠어? 들어보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뭔지"


"그, 그... 당황해서 혼잣말을 그냥..."


"확실한가?"


아르마스는 금방이라도 저세상으로 보낼듯이 엄청난 포스를 내뿜으며 그의 멱살을 부여잡았다.


그녀의 잡아먹을듯한 눈빛을 보며 도적은 오금이 지렸는지 부들부들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갔다.


"그, 저... 사실... 그게 말입죠"


"뜸들이지 말고 얼른"


"저희는 사실 몇몇의 칼마다르 병사들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만만해보이는 여행객들이나 상인들에게 돈을 뜯거나 납치를 하는 그런..."


"뭐? 납치를 하고 있다고? 병사들이랑 손을 잡고?"


"네, 그렇습니다. 그쪽에서 정보를 주면 저희는 조심히 미행을 하다가 아무도 없는 장소나 밤이 되면..."


"이런 정신나간 놈들!"


아르마스는 멱살을 잡고 있던 그를 바닥으로 힘껏 내팽겨치며 검집에 칼을 뽑았다.


그녀가 꺼내들은 칼 끝에는 붉은색 화염이 일렁이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큰일이 날 것 같은 일촉즉발의 상황.


"으이이익! 살려주세요! 다시는 안그러겠습니다!"


"아르마스, 안돼!"


나는 아르마스에게 황급히 다가가 그녀의 손을 덥썩 잡았다.


이미 주체할 수 없을정도로 분노에 가득차있던 그녀였지만, 나를 힐끔 쳐다보니 다시금 이성을 찾기 위해 크게 쉼호흡을 내뱉었다.


그렇게 아무말 없이 숨을 고르고 있던 아르마스는 이제서야 이성을 되찾았는지 칼집에 검을 집어 넣었다.


"너는 진짜 운 좋은줄 알아라. 내 옛날 성격에 형님만 아니였으면 이미 저 세상에 가있었을테니 말이야"


"가, 감사합니다! 다시는 안그러겠습니다!"


"하지만 당분간은 우리와 함께 동행해줘야겠어. 너의 말 한마디가 굉장히 중요한 증거거든"


"에? 그게 무슨..."


"우리는 지금부터 썩어빠진 칼마다르를 바로잡기 위해 움직일 것이다. 너는 이 계획의 첫 디딤돌이니 말이야. 혹시라도 허튼짓하면 가만두지 않을거니까 처신 잘 하고"


"예, 예... 그럼 저희 동료들은 어떻게..."


"나중에 다시 재회하면 꼭 전해라. 앞으로 한번만 더 그딴짓을 하면서 주머니를 불리면 어떻게 되는지 말이야"


"...명심하겠습니다"


이제서야 상황이 정리되었는지 나와 마렌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마렌은 자신의 몸에 걸쳐있던 누더기 망토를 벗어버리며 나에게 뾰루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우, 답답해. 이제야 이걸 좀 벗을 수 있겠네"


"참아줘서 고마워. 이런거라도 입고있어야지 놈들을 유인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거든. 그런데 이렇게 빨리 얻어걸릴 줄은 꿈에도 몰랐네"


"그런데 꼭 이런걸 입고 있어야 하는거야?"


"결과야 어쨋든 잘 된거잖아?"


"그렇긴... 하지"


거적때기같은 옷을 입으면 날파리같은 놈들이 더 빨리 꼬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실험삼아 입어보라 한 것이지만 일단 이 부분은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


혹시나 마렌이 더 삐질까봐 무서워서 그런것도 있지만, 사실 아르마스의 반응이 어떨지 예상이 되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다.


아무튼 내가 계획한 작전의 반은 이루어졌다.


이제 나머지 계획을 이행하기 위해서 바삐 몸을 움직일 필요가 있었다.


"아, 이제 다음 행선지를 향해 가자"


"다음 행선지가 어디죠? 그것까진 듣지를 못했는데"


"다음은 칼마다르 왕한테 다이렉트로 간다"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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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49화 - 적폐청산 (1) 24.08.03 22 1 10쪽
49 48화 - 첫 임무 (6) 24.08.02 17 1 10쪽
48 47화 - 첫 임무 (5) 24.08.01 15 1 10쪽
» 46화 - 첫 임무 (4) 24.07.31 16 1 10쪽
46 45화 - 첫 임무 (3) 24.07.30 17 1 10쪽
45 44화 - 첫 임무 (2) 24.07.29 16 1 10쪽
44 43화 - 첫 임무 (1) 24.07.11 17 2 10쪽
43 42화 - 출세 그리고 이별 (4) 24.07.10 17 2 10쪽
42 41화 - 출세 그리고 이별 (3) 24.07.07 21 2 10쪽
41 40화 - 출세 그리고 이별 (2) 24.07.06 27 1 10쪽
40 39화 - 출세 그리고 이별 (1) 24.07.05 21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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