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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박꼽등
작품등록일 :
2024.05.09 11:33
최근연재일 :
2024.08.31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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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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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1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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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8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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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64화 - 협상회의 (3)

DUMMY

그렇게 나의 부탁으로 아르마스와 마렌, 말로, 그리고 쌍둥이 도적들은 잠시 회의장 밖을 나갔다.


마젤라는 자신이 이런 중대한 회의에 참석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렇지 않은듯 꽤나 태연한 모습으로 앉아있었다.


한 국가의 대통령과 마주한 것과 마찬가지인터라 내가 만약 그녀의 입장이었으면 정신을 못차리고 몸을 이리저리 꼬았을텐데...


아무튼 그녀를 굳이 회의에 참석시킨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첫번째로 아르마스의 존재.


아르마스나 코쿤 단장이 도적 친구들과 함께 있어야지 이 놈들이 허튼짓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르마스와 코쿤이 회의장 안에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렇게 되면 방 밖에는 마렌과 도적 4인방과 함께 있게 된다.


놈들이 우리와 함께 다녔기에 감히 몹쓸짓을 하진 않겠다만, 혹시 모르는 일을 대비하여 아르마스나 코쿤 단장이라는 안전장치를 걸어둘 필요가 있었다.


두번째는 아르마스의 성격.


당연히 마음같아선 아르마스라는 최측근을 옆에 두고 회의를 하는 것이 맘편하다.


허나 코쿤 단장이 반드시 필요한 자리이기도 했으며, 혹여나 아르마스의 욱하는 성격때문에 회의장의 분위기가 흐려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분명 예전보단 나아지긴 했으나, 칼마다르 검문소와 란돌프의 집을 박살내버린 전적이 있기에 그녀와의 회의는 나중을 기약하기로 했다.


마지막은 마젤라라는 칼마다르 현지인의 존재.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노조간의 합의를 하게될때 책상에 앉아있는 샌님들만 모여서 머리를 조아리지 않는다.


현장에 직접 뛰어들면서 몸소 체험한 사람들이 직접 회의에 참석하고 의견을 제시해야 그 안에 생긴 불만사항과 현장감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


코쿤 단장도 예전에 시장의 동태를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하지 않았는가?


이를 보면 현재 귀족 이상층은 시장경제에 관심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예상했다.


그래서 시장경제를 몸소 체험하고있는 백성의 대표로서 마젤라를 택한 것이다.


그래야 그녀가 직접 피부로 느꼈던 칼마다르의 현재 상황, 더 나아가 도적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생생히 전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으흠, 그럼 준비가 된거겠지?"


마제스키는 회의장 의자에 육중한 몸을 맡기며 손수건으로 이마에 송글송글 맺혀있는 땀방울을 닦아내었다.


아침인데다가 이 자리까지 오는데 저리 숨을 몰아쉬며 땀을 흘릴 정도라니...


나와 마주한 칼마다르 측에서 나온 사람은 마제스키 왕, 란돌프, 그리고 레이크로 총 3명이다.


클로이 단장은 아르마스와 함께 방 밖에서 귀빈 호위를 담당하기로 했다.


아르마스와 클로이가 서로 으르릉거리며 싸우지는 않을까 걱정이 들긴했다만...


지금만큼은 그녀가 아무탈 없이 가만히 있기를 바랄 뿐이다.


"저희 측도 준비 끝났습니다. 이런 자리에 괜히 머릿수만 많아봤자 좋을것은 없어보여 나머지 인원들은 잠시 밖에서 대기해달라고 했습니다"


"좋아요. 그건 그렇고..."


마제스키는 끊임없이 흐르는 땀방울들을 닦아내며 나를 째려보았다.


"하실 말씀이라도?"


"클로이 단장에게 들었네. 왜 우리를 속이고 이렇게까지 했는지 궁금하군"


그들이 먼저 해온 질문의 의도가 뻔하다.


우리가 왜 신분을 속이고 이 곳에 왔는지.


그리고 이렇게까지 해서 왕국을 뒤집어 엎었는지가 1차적으로 궁금했을거다.


허나 안봐도 비디오지만 이들은 이 들을 허점으로 파고들어 알카타도르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일 것이다.


그렇기에 이 점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이야기하긴 하지만, 모든 일들을 굳이 내 입으로 직접적으로 이야기해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먼저 여러분들에게 저의 신분을 속이고 방문한 점에 대하여는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희 왕국측으로부터 받은 의뢰가 몇가지 있었는데, 그 중에서 칼마다르 왕국 내에서 많은 문제점들이 일어났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몸소 파견을 나오게 된 것입니다"


"아니, 그렇다고 굳이 신분을 속일 필요가 있었습니까? 저희는 기만당하고 있다고 느껴서 매우 불쾌합니다"


레이크가 울분을 토하듯 쏟아낸 한마디.


허나 나는 그가 이렇게 나올 것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다.


"그럼 저희가 굉장히 불쾌했던 점들을 하나하나 이야기해볼까요? 그쪽이 당했던 기분과는 차원이 다른데? 그래도 들어보시겠습니까?"


"그, 그게 무엇이오?"


나는 그가 원하는대로 칼마다르에 입국하면서부터 당한 수모들을 조목조목 읊어나갔다.


첫번째는 변두리의 작은 왕국 출신이라고 해서 검문소에서 무시를 당하고, 중앙정부 왕국 출신은 하이패스를 시켜주는 불공평함.


두번째는 검문소 병사들과 도적들이 손을 잡아 힘없고 죄 없는 상인들을 갈취했던 점.


세번째는 시장 내에서 식료품 등의 물가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시세가 폭등하여 백성들이 제대로 된 식사를 하고있지 못한다는 점.


네번째는 무력을 행사하여 시장을 점거하고 중앙정부와 의논없이 자의적으로 자릿세를 받고 수수료를 챙겨와 자신의 주머니속을 채운 점.


마지막으로 알카타도르에서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음에도 문전박대 당하고 무력을 행사하겠다며 란돌프와 만나지 못하게 했다는 저택 경비병의 이야기.


하고싶은 말은 산더미지만 대략적으로 요약하자면 이정도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이야기들을 듣고나니 마제스키의 얼굴이 점점 창백해지기 시작했다.


이정도로 왕국이 개판으로 흘러갈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듯이 말이다.


"그, 그게 사실인가? 란돌프 경?"


"저도 몰랐던 사항들이 몇가지 있군요. 그 부분에 있어서는 제가 사과드리도록 하죠"


"사과는 제가 아닌 피해를 받은 상인들과 칼마다르 백성에게 해야하지 않습니까? 저는 벨지니아 왕자님을 등에 업고 훌륭한 기사가 옆에서 호위를 해줬기에 망정이지 힘없고 돈 없는 자들은 지금껏 무슨 피해를 받았겠습니까?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시장을 가진 칼마다르에서 이렇게 나온다면 앞으로 저희 왕국측에서 강한 압박이 내려올지도 모릅니다"


나는 이제서야 속시원히 내 입장을 터놓을 수 있었다.


내가 말한 그대로 작은 왕국 출신이라고 해서 하대받고, 도적들에게 털린 이들이 한둘이겠는가?


지금이라도 발견해서 망정이지, 우리도 이 일을 끝까지 몰랐더라면 테러와 같이 걷잡을 수 없는 큰 사건으로 번질 수 있었다.


나의 말을 듣더니 칼마다르 측에선 꿀먹은 벙어리가 된 것마냥 아무 반론을 할 수 없었다.


그야 당연한 결과.


내가 알카타도르 왕국을 배불리기 위해 이야기한 것들도 없을 뿐더러, 모두가 칼마다르 국익증진을 위한 내용들이니 말이다.


그때, 레이크가 무언가가 생각난듯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알겠습니다. 여러분들과 상인들이 입었던 피해에 관해서는 확실하게 고쳐나가겠습니다"


"고쳐나가겠다고만 하지 마시죠. 이미 코쿤 단장이 왕국 내의 도적떼들을 소탕하고 있습니다. 밤낮없이 잠도 잘 못이루면서 말이죠. 여러분들이 배부르고 발 쭉 뻗고 있을때 말입니다"


"그건 그렇고. 한가지 여쭤볼게 있습니다"


"뭐죠?"


단안경을 쓰고있던 레이크의 눈빛이 달라졌다.


무언가를 크게 결심했는지, 혹은 반격할만한 주제가 있는지 알 수 없는 표정이었다.


"먼저 저 여성분의 정체가 어떻게 됩니까?"


레이크는 손가락으로 마젤라를 가리켰다.


"마젤라라고 하는 백성입니다"


"그의 직업은 무엇이죠?"


"도적이였습니다"


"어떻게 도적이 여러분들과 손을 잡고 있는건지 궁금합니다. 분명 도적떼들을 나쁜 놈들이라고 언급한것 같은데... 모순이지 않습니까?"


"그건..."


"게다가 상인 협회 건물이 새벽에 급습을 받아 여러 자료들이 털렸다고 전해들었습니다. 도적들을 동원해서 애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당당하게 도둑질을 했더군요. 이 점들이 알카타도르 평판을 떨어뜨리는 행동이라고 느껴지진 않습니까?"


그의 날카로운 질문 한방에 나는 당혹감을 주체할 수 없었다.


내 입으로 도적들은 나쁜 존재라는 것을 언급했지만, 도적들과 손을 잡게 되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사실이였으니 말이다.


말로 덕분에 도적들을 소탕했다는 것까지는 그렇다쳐도, 네임드 도적 3인방을 이용해 상인 협회를 털었다는 점이 유일한 불찰이라고 생각하긴 했다.


허나 상황이 긴박하기도 했고, 내가 처음부터 알카타도르 왕자님의 부름을 받고 왔다고 떠들어댄다면 놈들이 무슨 수를 쓸지 모르기에 이런 선택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알카타도르의 이름을 달고 자료를 요청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그들은 자의적으로 폐기할 수도 있고, 혹은 일부러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은폐할 수도 있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실제로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기에 괜히 검찰이 긴급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내용들을 하나하나 따져가고 싶었지만 어찌됐든 도적들에게 도움을 받은 것은 사실이기에 무슨 이야기를 꺼내야할지 고민하던 찰나였다.


"나쁜 새끼들... 쌍으로 쇼를 하고 있네"


자리에 가만히 앉아 손가락만 꼼지락거리던 마젤라가 참을 수 없었는지 욕설을 내뱉었다.


그걸 심지어 한 국가의 왕과 왕족이 보고있는 눈 앞에서 말이다.


레이크는 그녀의 욕을 듣더니 주먹으로 탁자를 쾅 내리치며 소리쳤다.


"어디 천한 도둑놈이 그런 천박한 말을 지껄여! 네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 고마워해야지. 네가 네 분수를 알고 떠드는거냐?"


"...어이, 선생님들. 내가 왜 도적질이나 하고 있는지 알아? 당신들같이 부족한거 모르고 배만 부르고 등 따스하게 자는 놈들이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관심이나 가져본적 있어?"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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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67화 - 협상회의 (6) 24.08.31 7 0 10쪽
67 66화 - 협상회의 (5) 24.08.30 8 0 10쪽
66 65화 - 협상회의 (4) 24.08.29 9 0 10쪽
» 64화 - 협상회의 (3) 24.08.28 10 0 10쪽
64 63화 - 협상회의 (2) 24.08.27 9 0 10쪽
63 62화 - 협상회의 (1) 24.08.26 7 0 10쪽
62 61화 - 천라지망 (8) 24.08.23 12 1 10쪽
61 60화 - 천라지망 (7) 24.08.22 14 1 10쪽
60 59화 - 천라지망 (6) 24.08.16 12 1 10쪽
59 58화 - 천라지망 (5) 24.08.14 13 1 10쪽
58 57화 - 천라지망 (4) 24.08.14 12 1 10쪽
57 56화 - 천라지망 (3) 24.08.13 13 1 10쪽
56 55화 - 천라지망 (2) 24.08.12 14 1 10쪽
55 54화 - 천라지망 (1) 24.08.10 14 1 10쪽
54 53화 - 적폐청산 (5) 24.08.09 17 1 10쪽
53 52화 - 적폐청산 (4) 24.08.08 16 2 10쪽
52 51화 - 적폐청산 (3) 24.08.07 16 1 10쪽
51 50화 - 적폐청산 (2) 24.08.06 16 1 10쪽
50 49화 - 적폐청산 (1) 24.08.03 23 1 10쪽
49 48화 - 첫 임무 (6) 24.08.02 17 1 10쪽
48 47화 - 첫 임무 (5) 24.08.01 16 1 10쪽
47 46화 - 첫 임무 (4) 24.07.31 16 1 10쪽
46 45화 - 첫 임무 (3) 24.07.30 18 1 10쪽
45 44화 - 첫 임무 (2) 24.07.29 16 1 10쪽
44 43화 - 첫 임무 (1) 24.07.11 18 2 10쪽
43 42화 - 출세 그리고 이별 (4) 24.07.10 18 2 10쪽
42 41화 - 출세 그리고 이별 (3) 24.07.07 22 2 10쪽
41 40화 - 출세 그리고 이별 (2) 24.07.06 28 1 10쪽
40 39화 - 출세 그리고 이별 (1) 24.07.05 21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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