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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박꼽등
작품등록일 :
2024.05.09 11:33
최근연재일 :
2024.08.31 00:30
연재수 :
6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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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4
추천수 :
107
글자수 :
31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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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2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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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48화 - 첫 임무 (6)

DUMMY

나와 마렌, 그리고 검문기사단들은 형체를 간신히 유지한채 박살나버린 검문소와 함께 일자로 금이 가버린 성벽을 향해 다같이 시선을 옮겼다.


아직까지도 아르마스의 검 끝에는 붉은색 불꽃이 일렁이고 있었으며, 우리에게 달려든 기사는 땅바닥에 바짝 엎드린채 연신 딸국질을 해댔다.


그렇게 아무말 없이 반으로 갈라진 검문소를 한참동안이나 바라본 세바스찬 대장은 자신의 눈 앞에 펼쳐진 상황이 믿겨지지 않았는지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이, 이놈들... 이게 무슨 짓이지?"


"그쪽 병사들이 먼저 저희를 향해 무력을 행사했습니다. 정당방위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이게 정당방위야? 엉? 과잉방위야 이건! 어떻게 할꺼야? 우리 검문소를 이렇게 먼지가 되도록 박살내버려?"


"그러게 조용히 말로 해결하면 될 것을..."


"시끄러! 당장 왕궁기사단에 출동 명령을 내려라!"


나는 엉망진창이 되어 어수선해진 검역소와 여럿 상인들이 이 사단이 난 것을 보고 우왕자왕 도망다니는 것을 보고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깔끔하게 잘려나간 검역소엔 지붕마저 날라가버린 탓에 더더욱 장관이였다.


내가 너무 처음부터 장대한 계획을 세운건가? 어디서부터 잘못 된걸까? 이 사단을 어떻게 해야하지?


별의 별 잡다한 생각이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오늘따라 그 고구마같은 후임이 반가워보일 정도로 말이다.


그때, 그림자조차 지지 않을정도로 칼마다르 왕국의 하늘이 새까맣게 뒤덮여오기 시작했다.


갑자기 비라도 내리는 것이 아닌가 싶어 하늘을 올려다보는 순간, 나는 당혹함에 몸이 얼어붙어버렸다.


바로 뿔과 날개가 달린 말들을 타고 오는 기사단들.


전설로만 듣던 유니콘을 이끌고 나타난 자들이 하늘을 뒤덮을 만큼 많았기에 이런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수백, 수천명의 규모가 아니다.


한 나라의 모든 기사단들을 꾸려온게 아닐까 의심될 정도로 엄청난 수의 기사단들.


유니콘을 타며 날아다니고 있던 기사단들은 일제히 우리를 향해 내려오기 시작했다.


거대한 규모의 기사단 등장 씬은 두고두고 회자될 만큼 엄청났다.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정도로 말이다.


"재근 형님, 이제 어떻게 하죠?"


"몰라 나도. 그러게 왜 그렇게 까지 했어..."


"생명의 위협이 느낄 시에 검을 뽑아들어도 된다고..."


"아니, 그렇다 해도 건물 하나를 산산조각내면 어떻게 해?"


"위급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아오, 정말..."


마침내 하늘에서 열심히 하강하고 있던 유니콘 부대들이 우리의 눈 앞까지 다가왔다.


유니콘 부대의 맨 앞에서 선봉으로 있던 자가 처참하게 망가져버린 검문소를 보더니 믿기지 않는듯 눈만 껌뻑거릴 뿐이였다.


"이게 무슨 일이지? 세바스찬 대장?"


"아이고, 코쿤 단장님. 저기 저 놈들이 무력을 사용하여 저희 검문소를 날려버렸습니다"


"말도 안되는군. 겨우 한번의 일격으로 건물 하나를 통째로 날릴 수 있는 인물이라곤 내가 아는 그 사람 뿐..."


그떄, 선봉에 있던 자가 아르마스를 힐끗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전기충격이라도 받은듯 발작을 일으키며 황급히 유니콘에서 내려왔다.


황급히 내려온 기사는 아르마스의 앞에 후다닥 달려오더니 그녀에게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이러한 충격적인 모습을 보고 모든 자들이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코쿤 단장과 아르마스를 바라보았다.


세바스찬은 이러한 광경이 믿겨지지 않았는지 당황하여 말을 더듬었다.


"거, 그... 코쿤 단장님? 왜 그런 자에게 이런..."


"이런 무식한 놈들! 이 분을 진짜 몰라뵙는다는거냐?"


"넬라프로지티아라는 왕국에서 온 자라고..."


"너희들 무슨 소리를 하는거냐? 이 분은 알카타도르 왕국에서 왕가친위대 대장을 맡고계신 아르마스 대장님이다! 너희들 숨이 붙어있는 것만으로 천만다행인줄 알아라!"


"아, 알카타도르?"


이제서야 상황이 파악됐는지 세바스찬도 아르마스를 향해 재빨리 무릎을 꿇었다.


아르마스는 이러한 상황을 보고 짧은 한숨을 내쉬더니 자신의 머리를 쓸어올리며 무릎을 꿇은 코쿤 단장을 내려다보았다.


"오랜만이군요, 코쿤"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아르마스 대장님. 어찌 저희에게 이야기도 없이 요란하게 행차를..."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나저나 현재 왕국이 개판이던데요"


"예? 그, 그게 무슨..."


"일단 설명은 나중에 하고. 그 뒤에 요란하게 말 타고 있는 자들이나 무르게 하지?"


아르마스는 코쿤 단장의 뒤에서 나풀거리며 날고있던 유니콘들을 가리켰다.


코쿤 단장은 아직까지도 머리를 조아린채 얼른 돌아가라는 손짓을 하염없이 지었다.


이러한 모습을 보더니 하나둘씩 자신들의 거처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한꺼번에 수많은 유니콘 부대들이 우리를 향해 내려오는 것도 장관이였지만, 다시 자기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도 꽤나 볼만했다.


그렇게 수십 분이 지나고, 하늘을 뒤덮었던 유니콘 부대들은 언제 그랬냐는듯 하나도 보이지 않고 오직 코쿤 단장만이 머리를 조아리고 있을 뿐이였다.


"이제 일어나게, 코쿤"


코쿤 단장은 조심스럽게 자신의 머리와 바지에 뭍은 흙을 툴툴 털어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억울함, 분노, 슬픔 등의 오묘한 감정이 뒤섞인 표정을 지은채 아르마스와 세바스찬을 번갈아가며 바라보았다.


"그나저나 대장님..."


"이제 대장은 내가 아니다. 나의 대장은 이분이다"


아르마스는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켰다.


딱 봐도 평범해보이는 대한민국 평균 남성의 외모와 체격을 가진 나를 보더니 코쿤은 믿기지 않았는지 큰소리쳤다.


"아니, 이 자에게선 어떠한 마력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어떻게 이런 자가 대장님보다 더..."


"말하자면 길다. 괜히 이것저것 토달지 말고"


"예, 알겠습니다... 그나저나 현재 왕국이 개판이라는 뜻이 무엇인지..."


아르마스는 칼마다르에 입성한 이후에 현재까지의 상황을 더하거나 빼지도 않고 그대로 읊어나갔다.


병사들이 도적들에게 정보를 팔고 있다는 일, 뒷골목에서 공격받았던 사실, 검문 기사가 대놓고 뇌물을 요구한 행위, 앞뒤 안듣고 일반인에게 검을 내뺐던 병사들의 이야기까지...


이 말들을 조용히 듣고 있던 코쿤 단장은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화를 주체할 수 없었는지 그의 목과 손등에는 울그락 불그락 핏줄이 날서기 시작했다.


이러한 모습을 보고 세바스찬은 마른 군침만 꿀꺽 삼킨채 아무말 없이 아르마스를 올려다보았다.


"그게 사실입니까..."


"그럼 내가 거짓말이라도 하는거로 보이나?"


"그럴리가요. 저희가 이 부분은 반드시 바로잡아서 정상화 시키겠습니다"


"지금이라도 내가 알아서 다행인거지. 그리고 개인적인 사정이 있는터라 우리가 알카타도르 출신이라는건 입단속 해주게나. 너희 병사들이던, 여기 검문 기사든 모두"


"예, 예, 알겠습니다. 제 이름을 걸고 약속하겠습니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듯 고개를 조아리고 있는 코쿤 단장이였지만 우린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목에 바짝 오른 핏대가 무슨 의미를 갖고있는지 말이다.


아르마스는 이런 코쿤 단장의 모습을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한숨을 푹 내쉬며 입을 열었다.


"검문대장은 아무 잘못 없다. 그는 할 일을 했을 뿐이고, 평화롭게 마무리하려고 노력했으니 말이야. 오히려 이런 사태를 만들도록 만든 장본인만 골라내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어떤가?"


"...그렇군요. 저도 모르게 대장에게 화를 냈나 봅니다"


"그럼 여기는 자네에게 맡길테니 우리를 칼마다르 왕에게 안내해줄 수 있겠나?"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임시 검문소를 만들고 도적들과 손을 잡은 놈들을 찾기 위해 조사단을 파견하겠습니다. 위에서는 제가 잘 덮어서 이야기 드리죠"


"아, 맞다"


아르마스는 무언가가 생각난듯 내 뒤에서 벌벌 떨고 있던 말로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가볍게 한 손으로 그를 번쩍 들어올리더니 코쿤 단장 앞에 내동댕이 치듯 집어 던졌다.


마론은 바닥에 내팽겨치듯이 넘어졌지만 아프다는 신음조차 내질 못했다.


자신의 눈 앞에 펼쳐진 아르마스와 코쿤 대장을 보고 잔뜩 겁을 먹은 탓이다.


"이 자는 누구죠?"


"내가 뒷골목에서 때려잡은 도적단 중 한명이다. 순순히 조사에 응해준다면 너무 뭐라 하지 말고 조용히 보내줬으면 한다"


"이 놈도 도적떼들 중 하나라구요? 아르마스 대장답지 않습니다. 옛 성격이였다면 모두 아작을 내셨을텐데"


"아니다. 예전의 나였으면 이미 도적놈들 모두 저세상으로 보냈겠지만 지금은 나의 상관이 앞에 있으니"


"그렇군요, 이 분이 아르마스 대장의 상관..."


코쿤 대장은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한발자국씩 다가왔다.


그리고 수차례 머리를 연신 조아리며 울부짖듯이 소리쳤다.


"먼저 칼마다르 왕국 기사단들 대표하여 사죄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이 곳까지 오시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저희 왕국에 썩어빠진 사태를 이렇게 밝혀주신 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닙니다. 당연히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인데. 그런데 궁금한 점이 한가지 있습니다"


"어떤겁니까? 무엇이든 말씀해주십쇼"


"아르마스와는 무슨 사이길래 이렇게까지 깍듯한건가요? 예전에 두들겨 맞은 적이라도 있는건지"


"하하, 아닙니다. 아르마스 대장님은 저의 목숨을 살려주신 드래곤 슬레이어 후보 동기입니다"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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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49화 - 적폐청산 (1) 24.08.03 23 1 10쪽
» 48화 - 첫 임무 (6) 24.08.02 18 1 10쪽
48 47화 - 첫 임무 (5) 24.08.01 16 1 10쪽
47 46화 - 첫 임무 (4) 24.07.31 16 1 10쪽
46 45화 - 첫 임무 (3) 24.07.30 18 1 10쪽
45 44화 - 첫 임무 (2) 24.07.29 17 1 10쪽
44 43화 - 첫 임무 (1) 24.07.11 18 2 10쪽
43 42화 - 출세 그리고 이별 (4) 24.07.10 18 2 10쪽
42 41화 - 출세 그리고 이별 (3) 24.07.07 22 2 10쪽
41 40화 - 출세 그리고 이별 (2) 24.07.06 28 1 10쪽
40 39화 - 출세 그리고 이별 (1) 24.07.05 22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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