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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박꼽등
작품등록일 :
2024.05.09 11:33
최근연재일 :
2024.08.31 00:30
연재수 :
6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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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8
추천수 :
107
글자수 :
31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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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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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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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50화 - 적폐청산 (2)

DUMMY

펑퍼짐한 옷과 함께 커다란 왕관을 머리에 앉은 이가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키는 160정도로 큰 편은 아니였지만 얼마나 살이 쪘는지 눈이 찢어진듯한 관상은 나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왔던 직감으로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


이 사람은 꽤 위험하다는 것을 말이다.


"그대들이 알카타도르에서 온 손님들인가? 어서오게"


고작 왕궁 앞까지 나아오는 것도 벅찼는지 숨을 가쁘게 몰아쉬고 있었다.


그는 찢어진 눈으로 나와 아르마스, 마렌을 모두 힐끔힐끔 쳐다보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알카타도르에서 온 재근 대장이라고 합니다"


"그래, 익히 들었네. 아르마스라고 하는 자와 함께 왕자를 찾기 위해 동행한다고?"


"그렇습니다. 저희를 반겨주기 위해 이 곳까지 행차해주셔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입발린 말을 하더니 그는 숨길 수 없는 미소를 우리에게 선보였다.


미소 속에 보여진 그의 이빨은 전부 눈이 부실정도로 금니로 가득했다.


이러한 그의 첫인상은 나를 더욱 당황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나는 이 곳 칼마다르 왕국의 왕, 마제스키라고 하네. 먼 곳에서 오느라 땀 좀 뺐을텐데 왕궁에서 조금 쉬고 가게나"


"아닙니다. 말씀은 감사하지만 저희가 어찌 왕이 거주하시는 곳을 들락날락 하겠습니까? 저희는 코쿤 단장에게 말해서 따로 숙소를 잡겠습니다"


마제스키는 두겹이 된 턱을 문지르며 우리를 흡족하게 바라보았다.


내 성격상 누구에게 아부하거나 입발린 말을 잘 하지 못한다.


허나 이 자의 첫인상, 반응을 보니 이렇게라도 아부를 떨어야지만 우리의 계획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 판단했다.


그래서 눈 딱 감고 이런 말을 내뱉었다.


"좋아, 그렇다면 이 근처에 괜찮은 숙소 하나를 소개시켜주지. 언제든 필요하면 우리 왕궁을 찾아주게나"


"네, 감사합니다. 이렇게까지 신경써주시니 알카타도르 왕자님들도 기뻐하실 겁니다"


그렇게 말 한마디를 남긴 마제스키 왕은 하늘이 울릴듯 떵떵거리는 호탕한 웃음소리와 함께 다시 왕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의 옆에서 보좌해주던 집사 한명이 나에게 명함 비슷한 무언가를 건내주었다.


"이 숙소에 방문해주셔서 폐하의 성함을 말씀해주시면 숙식은 물론 모든 서비스를 무료로 받으실 수 있으십니다. 장소도 적혀있으니 잘 찾아가주시면 되겠습니다"


나는 그가 건내준 명함을 앞 뒤로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크리스탈 게스트하우스]


숙소의 특징과 더불어 서비스가 무엇 무엇을 제공한다 것이 빼곡하게 쓰여진 안내 겸 광고 명함이다.


이런 지역에도 우리나라같이 광고 명함을 뿌리고 다닌다는 점이 의외였다.


그렇게 우리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크리스탈이라고 하는 숙소를 향해 사방팔방 움직였다.


해가 진 탓에 날도 어두워지기 시작하여 앞이 잘 보이지 않았던 점도 문제였지만, 처음 방문하는 왕국이다보니 길을 헤맬 수 밖에 없었다.


체력이 다했는지 마렌이 살짝 짜증나는 어투로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정확한 장소가 어디인지 안내는 해줘야지. 고작 조그만 종이쪼가리로 어떻게 찾아다니라구"


그런 그녀를 보고 아르마스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저번에 저한테 이야기했었죠? 저같은 기사가 되고 싶다고"


"무, 물론이지. 어떻게 해서든 그렇게..."


"그럼 오늘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훈련을 시작하겠습니다"


아르마스는 의기양양하게 답하던 마렌의 말을 툭 잘라내더니 오늘부터 훈련에 돌입하겠다는 선언을 내뱉었다.


그런 말을 듣더니 마렌은 꿀먹은 벙어리가 된 것 마냥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왜죠? 저같은 기사가 되고 싶다면서요? 이정도의 각오도 보여주지 못하면 저 혼자라도 체력단련을 하고 오겠습니다"


"내일부터 하면 안될까? 아무래도 갑작스럽게 움직이다보니 체력적으로도 그렇고..."


"그런 정신으로 저에게 가르침을 받고 싶으시다구요?"


아르마스는 길을 걷던 도중 마렌의 말에 발끈하여 소리질렀다.


그리고 누구 하나를 죽일듯이 노려보는 그녀의 눈엔 한기가 가득했다.


아르마스의 압도적인 분위기 탓에 나는 물론 마렌마저 마른 침을 꿀꺽 삼긴채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아니, 주위를 둘러보니 분위기만이 아니였다.


스산한 바람에 나부끼는 모래알들과 나뭇잎들마저 뭉개지듯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던 것.


아르마스는 무의식적으로 마력을 내뿜었던 탓에 주위의 공기가 무겁게 느껴진 것이였다.


허나 마렌도 이에 지지 않기 위해 어금니를 바득바득 물며 아르마스에게 소리쳤다.


"정신? 내가 지금껏 어떻게 살아왔는지도 모르면서 그렇게 말을 해? 나는... 나는..."


이 한마디를 마지막으로 마렌은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땅바닥에 털썩 주저 앉았다.


그리고 닭똥같은 눈물 한두방울씩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아르마스는 이런 마렌의 모습을 보더니 이내 깊은 한숨을 내쉬며 먼 산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무거웠던 몸이 점차 가볍게 느껴지는 것이 느껴지며 주위의 나뭇가지들이 살랑거리며 바람에 날라갔다.


"...왜 강해지고 싶은겁니까? 그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마렌은 코를 훌쩍이며 옷소매로 뺨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그녀의 질문에 조목조목 답해나갔다.


마렌이 먼저 입을 연 내용은 자신이 살아왔던 인생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다.


코코나 출신의 마렌.


이제 갓 성인이 된 아가씨지만 스무살처럼 보이지 않는 앳된 애모와 함께 매력적인 몸매로 마을 안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게다가 코코나 마을 족장의 손녀이기에 그녀의 지위가 나름 낮지 않다는 것쯤은 알 수 있었다.


허나 코코나 마을을 잠깐 지나쳤을 뿐이기에 자세히 알아내지 못한 몇가지가 있었다.


왜 흰수염 파뿌리가 되도록 노쇠한 노인이 한 마을의 우두머리가 됐는가?


그리고 마렌의 부모에 대한 행방은?


그녀가 강해지고 싶은 확고한 신념과 함께 그 수수께끼의 해답을 하나둘씩 밝혀나갈 수 있었다.


먼저 그녀의 말에 따르면 마렌의 부모들은 마을 안에서 선망의 대상일 정도로 두터운 인지도를 자랑했다고 한다.


족장의 아들인 아버지는 마법을 쓰지 않고도 황소만한 바위를 손쉽게 들어올렸다고 전해지고, 어머니는 한번 눈여겨본 책들의 글자 하나하나를 전부 기억해낼 정도로 엄청난 지력의 소유자라고 한다.


그런 선남선녀가 결혼을 하게 됐고, 그 사이에서 아들과 딸 한명씩 태어났다.


그들 중에서 태어난 딸이 바로 마렌이다.


당시 마렌의 아버지는 차기 족장 후보 중에서 가장 유력했으며, 마을 사람들도 이에 동의하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허나 마을에 한가지 위기가 찾아왔다.


바로 영원한 2인자라고 불리우는 자의 후보 쟁탈전.


그는 마렌의 아버지와 동갑이였으며, 어렸을적부터 두텁게 지내온 소꿉친구다.


허나 마렌의 아버지보다 체격, 체력, 힘 등 모든 것에 있어서 뒤떨어져 있었고, 항상 2인자 취급을 받아왔다고 한다.


매일 마렌 아버지의 그림자 취급을 받던 그는 어느날 한 사람에 의해 180도 변하기 시작했다.


모두가 잠든 꼭두새벽, 그는 어떠한 자와 마주하게 됐고 그는 영문도 모른채 마법석을 덥석 받게 되었다.


마을사람들에게 외면 받으며 싹튼 외로움, 증오, 분노라는 감정이 마법석에 응축되기 시작했고, 넘처혀르는 마력을 견디다 못한 그는 결국 각성자가 되어버리고 만다.


주체할 수 없는 마력을 뿜어내며 마을을 뒤집어 놓는 그를 아무도 막을 수 없었다.


코코나 마을에선 아무도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한순간에 마을을 쑥대밭을 만들어 놓은 장본인을 제압하기 위해 마렌의 아버지가 발 벗고 현장에 뛰어들었다.


그렇게 몇 시간이 흘렀을까...


동이 터서야 각성자가 내뿜는 마력이 다했는지 한 줌의 재가 되어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그를 중심으로 수많은 마을 남성들의 시체가 산을 쌓았고, 그 중에는 마렌의 아버지와 아들도 발견되었다.


결국 어머니와 딸만이 이 세상에 남겨진채 말이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관 앞에서 며칠동안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며 하늘이 떠날듯이 애통한 곡소리를 수도 없이 냈다고 한다.


그렇게 몇 날 며칠 하염없이 울고불고 하던 어머니는 정신이 나가버리고 말았고, 어느날 코코나 마을 근처 절벽 밑에서 숨진채 발견되었다.


이미 피떡이 되도록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정도로 온 몸이 박살난 상태였으며, 유서 하나 없이 맨 몸으로 절벽 위에서 떨어져 사망한 것으로 판정났다.


이때가 마렌이 고작 15살밖에 되지 않은 나이.


매일이 고통의 연속이였고, 집에 오면 아무도 자신과 함께해주는 이가 없었기에 그녀는 더 이상 살아갈 이유따윈 존재하지 않았다.


지옥과도 같은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마렌도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준비를 해오던 어느날, 노쇠한 현 족장이 마렌에게 찾아가 그녀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그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앞으로 내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너만은 반드시 지키겠다는 약속을 하며 말이다.


그날 그녀는 지금껏 참아왔던 눈물과 함께 따뜻한 족장의 포옹을 힘껏 끌어안으며 하늘이 떠나갈듯 울음을 터뜨렸다.


그렇게 족장은 마렌과 한 집에 지내게 됐으며, 애초에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모든 것들을 차단하며 그녀를 애지중지 보호했다.


족장의 보호 아래 5년이란 시간이 지나게 됐고, 지금의 우리를 만나게 된 것이다.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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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57화 - 천라지망 (4) 24.08.14 12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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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55화 - 천라지망 (2) 24.08.12 14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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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52화 - 적폐청산 (4) 24.08.08 15 2 10쪽
52 51화 - 적폐청산 (3) 24.08.07 15 1 10쪽
» 50화 - 적폐청산 (2) 24.08.06 16 1 10쪽
50 49화 - 적폐청산 (1) 24.08.03 22 1 10쪽
49 48화 - 첫 임무 (6) 24.08.02 17 1 10쪽
48 47화 - 첫 임무 (5) 24.08.01 15 1 10쪽
47 46화 - 첫 임무 (4) 24.07.31 15 1 10쪽
46 45화 - 첫 임무 (3) 24.07.30 17 1 10쪽
45 44화 - 첫 임무 (2) 24.07.29 16 1 10쪽
44 43화 - 첫 임무 (1) 24.07.11 17 2 10쪽
43 42화 - 출세 그리고 이별 (4) 24.07.10 17 2 10쪽
42 41화 - 출세 그리고 이별 (3) 24.07.07 21 2 10쪽
41 40화 - 출세 그리고 이별 (2) 24.07.06 27 1 10쪽
40 39화 - 출세 그리고 이별 (1) 24.07.05 21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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