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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박꼽등
작품등록일 :
2024.05.09 11:33
최근연재일 :
2024.08.31 00:30
연재수 :
6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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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1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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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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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47화 - 첫 임무 (5)

DUMMY

드디어 어두컴컴하고 질척한 골목길을 빠져나왔다.


아직도 해가 지지 않은 오후의 시장거리는 아직도 셀 수 없이 수많은 행인들로 바글거렸다.


꽤나 오랜시간동안 햇빛 하나 들어오기 힘든 어두운 골목길에 있다가 밖에 나오니 아릴정도로 눈이 아팠다.


방금 자다 일어난 듯 실눈을 뜬채 수많은 행인들을 뚫고 지나갔고, 마침내 우리는 처음 왔던 마차 주차장에 도착했다.


그리고 이곳까지 오면서 끌고온 도적놈의 이름과 신상 등등을 알아낼 수 있었다.


그의 이름은 말로.


나이는 아직 22살밖에 되지 않은 자이며, 보통 성인 남성들과는 다르게 다소 왜소한 체형을 갖고 있었기에 도적떼들 사이에서도 막내노릇을 도맡아 있었다고 한다.


체형이 왜소하여 그런 취급을 받고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안타깝긴 했지만 어찌됐든 도적질을 하여 남에게 피해를 준 죄는 용서할 수 없는 일.


앞으로 우리의 계획에 도움을 준다면 작은 면죄부 하나정도 쥐어준다는 약속을 하자 그는 순순히 우리의 뒤를 따라다녔다.


다행이라면 이 놈은 도적질엔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이랄까?


아무튼 마차 주차장에 도착한 나는 아르마스와 마렌, 그리고 조용히 뒤따라오던 말로에게 다음 작전을 읊었다.


"일단 그 전에 우리가 반드시 숙지해야할 사항이 있다. 그건 죽어도 우리의 소속이 알카타도르라는 것을 발설하지 말것. 말로 너도 마찬가지다"


"아, 알카타도르? 거기서 왜 여기를..."


"그러고보니 우리가 왜 여기에 왔는지부터 이야기해야겠지?"


나는 말로에게 우리가 어디에서 왔고, 그리고 무엇때문에 이 곳에 왔는지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했다.


굳이 이것들까지 이야기할 필요는 없었지만 왜 이야기 했겠는가?


한번이라도 우리의 등에 칼을 꽂으면 알카타도르의 이름으로 영원히 이름이 지워질 수 있다는 협박 아닌 협박.


조금이라도 정신이 깨어있다면 알아서 처신을 잘 할 것이라고 판단하여 말로에게 이야기해준 것이다.


역시나 내 예상대로 말로는 손발을 벌벌떨며 우리들을 바라보았다.


"그, 그럼 저를 한방에 보낸 여성분의 정체는..."


"아, 이 친구는 아르마스라고 알카타도르 왕가친위대의 대장직이였다가 지금은 잠깐 나와 조사단일을 하러 왔지. 참고로 최연소로 드래곤을 때려잡은 인간이야"


"드래곤이요? 그 전설로만 듣던..."


말로는 우리에게 지금이라도 당장 납작 엎드릴 기세로 아르마스를 쳐다보았다.


아르마스는 내 말을 반박이라도 하고 싶었는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그래도 그렇지 숙녀한테 드래곤을 때려잡았다뇨. 뭐 토벌을 했다던지"


"아니야, 내가볼땐 때려잡았다는 표현이 더 찰떡이야"


"...너무합니다"


최연소로 드래곤을 잡았다는 아르마스, 그리고 그런 그녀의 상관이라고 보여지는 나.


말로는 지금 현재 눈앞에 펼쳐진 상황이 믿겨지지 않았는지 눈가에 눈물이 촉촉히 고여있는듯 했다.


"왜? 우리랑 같이 다녀서 불만인거야?"


"그럴리가요, 하하하. 복권이라도 당첨된 기분입니다요"


"좋은 쪽으로야, 나쁜 쪽으로야...? 아무튼 우리의 소속은 철저히 숨긴채 다음 행선지로 향할 곳은 검문소다"


"왕에게 다이렉트로 간다고 하시지 않았나요?"


"지금까지 우리한테 했던 짓을 생각해보니 참을 수가 없네. 검문소에 가서 빅엿을 한번 선사해주고, 그 이후에 우린 왕에게 가서 거액의 합의금을 뜯어낸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썩어빠진 현재의 사태를 뜯어고친다. 담합은 그 이후 왕에게 신임을 얻은 후에 진행하겠어"


"알겠습니다, 그런데 만약..."


"만약?"


"검문하는 병사들이 저희에게 오히려 해코지를 하면 어떡하죠? 그때엔 제가 무력을 사용해도 될까요?"


아르마스가 무표정으로 이런 질문을 하니 뭔가 소름이 돋는다.


그녀가 마음 먹고 검을 뽑기라도 하면 이 일대는 쑥대밭이 될 정도로 난리가 나기에 왠만해선 절대 허락하면 안된다.


"...그때는 어쩔 수 없이 왕자님이 준 징표를 꺼내들 수밖에 없겠지. 아르마스가 검을 뽑아드는건 진짜 위급한 상황에만 해줘"


"위급한 상황이라는게 뭔지..."


"아이, 거참. 그냥 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있게. 응?"


"무슨 말인지 더 모르겠습니다만"


"알았어, 그럼 검을 뽑아드는건 우리 중 한명이라도 생명의 위협을 느끼거나 다칠 위험이 있을때. 알았지?"


"알겠습니다, 그럼 얼른 검문소로 가죠"


"어후..."


마치 예전에 일을 다닐때 말이 잘 안통하는 답답한 내 후임을 보는듯 한 이 느낌이 물씬 풍겼다.


고구마를 한 보따리를 한꺼번에 집어먹었다는 느낌이 이런 느낌이 아닐까?


아무리 말이 잘 안통하고 융퉁성은 없어도, 애는 착하고 맡은 일은 충실히 하기에 포기하지 않았던 그런 후임이 한명 문득 떠올랐다.


가끔가다가 사고를 치긴 했지만 결국 그 사고의 뒷수습은 내 몫이였지만 말이다.


그래도 아르마스는 그 친구만큼보다 더한 중대한 사고는 치지 않겠지?


이러한 옛 추억들을 뒤로하고 우리는 마침내 검역소에 도착했다.


검문소에 다다르자 우리를 검문했던 그 녀석이 눈에 들어왔다.


갈색과 흰색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갑옷을 입은 그 녀석 말이다.


우린 당당히 걸어가 그의 어깨 위에 손을 얹었다.


"저기, 잠시 시간좀 괜찮겠습니까?"


"지금은 근무시간이다. 그 외에 용무는 다른 병사들이나 그 외에 오도..."


그는 이것저것 핑계를 대며 자신의 어깨 위에 손을 올린자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무언가 잘못되었는듯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진짜로 안됩니까?"


"저, 그, 그... 어, 무슨 이, 일로 그러지?"


"칼마다르 왕에게 저희를 안내해주십쇼"


"마, 말도 안되는 소리. 어, 어찌 감히 이방인따위가 폐하에게 직접 알현한다는 말을..."


"아, 그럼 싫다는 말씀이십니까? 진짜로요? 이 친구를 보고도요?"


나는 고개를 까딱거리며 뒤에서 쭈뼛거리며 서있는 말로를 가리켰다.


검문하는 기사는 말로의 얼굴을 슬쩍 보더니 한번더 흠칫하며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그, 그게 누군데? 나, 난 모르는 자야"


"정말 답답하게 구시는군요. 진짜 이러시기입니까?"


"큭, 젠장..."


그는 어쩔수 없다는 듯이 혀를 차며 자신의 바짓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마치 황소의 뿔과도 같은 모양의 커다란 호루라기였다.


그리고 그는 호루라기를 꺼내들자마자 힘차게 바람을 불어 웅장한 소리를 만들어냈다.


왕국 전체가 떠들석하게 들릴만큼 커다란 소리에 모든 검문 기사들이 자신의 일을 내려놓고 일제히 한 장소로 집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무리들 중에서도 대장처럼 보이는 자가 자신의 콧수염을 쓰다듬으며 우리에게 다가왔다.


"아니, 무슨 일인가? 긴급상황에서만 부는 호루라기를 불고"


"이 자들이 저를 모함하였습니다. 알지도 못하는 자를 데려와 자기들을 폐하께 알현해달라고 하질 않나, 말길을 못 알아듣는다고 하질 않나. 한마디로 협박을 했다 이말입니다"


"뭐?"


대장처럼 보이는 자는 언짢은지 눈꼬리를 씰룩이며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우리들을 하나 하나씩 훑어보더니 자신의 콧수염을 다시금 쓰다듬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나는 여기 검문기사대장을 맡고있는 세바스찬이라고 합니다만, 혹시 여러분들은 어디서 온 누구인지 밝혀주시겠습니까?"


"저는 넬라프로지티아 왕국에서 온 재근이라고 합니다"


"그대가 우리 병사에게 한 말들이 사실인가? 협박했다고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저희쪽이 하고 싶은 말이 산더미입니다"


지금까지 내가 칼마다르에 입성하기 전까지의 모든 스토리를 장황하게 떠들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다.


허나 도적놈들과 병사들 사이에 협력관계를 맺은 자들이 누군지 알 수 없는 일.


자신을 세바스찬 대장이라고 소개한 작자 마저도 도적의 편인지, 혹은 아닐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칼마다르 검문 기사단들 사이에서도 균열이 생길 수 있는 문제이다보니 쉽사리 접근하기가 굉장히 어려웠다.


그래서 왕자가 건내준 비장의 징표를 꺼내들까도 생각하긴 했지만 이 부분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장치일 뿐.


어떻게 이 상황을 지혜롭게 굴러가야할지 고민하던 찰나, 몇몇의 검문 기사들이 황급히 우리에게 다가왔다.


"세바스찬 대장님. 어찌됐든 이 자들은 현재 저희의 일을 방해하고 있지 않습니까? 저희가 자리를 비운 탓에 성에 들어오지 못하는 상인들 줄이 빽뺵합니다"


"그렇긴하지"


"죄가 있든 아니든 저희의 업무를 방해한 죄가 있으니 반드시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떻습니까?"


"조급히 생각하지 말고 잠시 기다리게. 나 혼자 이들과 함께..."


"대장님까지 나설 필요가 있겠습니까? 저희 선에서 적당히..."


세바스찬 대장과 검문 기사단들 사이에서 약간의 토론이 이어지고 있던 와중, 나는 생각했다.


우리에게 헐래벌떡 다가온 기사들이 도적과 손을 잡고 있는 놈들이란 것을.


기회다싶어 옷속에 품어있던 징표라는 무기를 꺼내들려는 찰나, 나의 행동을 유심히 지켜보던 한 기사가 기다렸다는 듯이 우리에게 달려들었다.


"이 자식!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옷 속에 손을!"


우리를 죽일듯이 달려들며 검을 뽑아든 기사 한명.


나와 마렌은 그의 돌진에 식겁하여 얼굴이 파랗게 질리고 말았다.


그때였다.


[쾅!]


대포보다도 엄청나게 큰 굉음이 왕국 전체에 울려퍼졌다.


이 거대한 굉음의 출처는 바로 아르마스.


아르마스는 우리가 위협을 당하는 것으로 판단하여 이와 같은 행위를 저지른 것이다.


그래서 우리를 향해 달려들던 그 기사보다도 먼저 검을 뽑아들었고, 그녀가 마력을 담긴 검을 한번 휘두르자 검문소 전체가 반으로 갈라져 박살나고 말았다.


나는 먼지가 되어 너덜너덜해진 검문소를 보고 헛웃음을 지었다.


"조졌네 이거..."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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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50화 - 적폐청산 (2) 24.08.06 16 1 10쪽
50 49화 - 적폐청산 (1) 24.08.03 23 1 10쪽
49 48화 - 첫 임무 (6) 24.08.02 17 1 10쪽
» 47화 - 첫 임무 (5) 24.08.01 16 1 10쪽
47 46화 - 첫 임무 (4) 24.07.31 16 1 10쪽
46 45화 - 첫 임무 (3) 24.07.30 18 1 10쪽
45 44화 - 첫 임무 (2) 24.07.29 16 1 10쪽
44 43화 - 첫 임무 (1) 24.07.11 18 2 10쪽
43 42화 - 출세 그리고 이별 (4) 24.07.10 18 2 10쪽
42 41화 - 출세 그리고 이별 (3) 24.07.07 21 2 10쪽
41 40화 - 출세 그리고 이별 (2) 24.07.06 28 1 10쪽
40 39화 - 출세 그리고 이별 (1) 24.07.05 21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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