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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박꼽등
작품등록일 :
2024.05.09 11:33
최근연재일 :
2024.08.31 00:30
연재수 :
6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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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0
추천수 :
107
글자수 :
31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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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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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53화 - 적폐청산 (5)

DUMMY

"좋아, 그 외에의 소식은 아직 없고?"


"아직 없습니다"


"그렇군, 고생했어. 식사는 했고?"


"이제 마렌 언니 깨워서 같이 다녀오려고 합니다"


"그러면 같이 먹고 와서 나한테 소감을 이야기해줘. 식사가 어땠는지"


"...소감이요? 어땠길래?"


"다 이유가 있어. 얼른 깨우고 가"


아르마스는 의아한듯 머리를 긁적이며 자고 있던 마렌을 흔들어 깨웠다.


이제야 정신을 차렸는지 마렌은 알 수 없는 요상한 혼잣말을 연신 내뱉으며 침대에서 번쩍 일어났다.


아르마스는 비몽사몽 꿈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마렌을 보더니 한숨을 내쉬며 그녀를 한손으로 번쩍 들어올렸다.


마치 짐짝 들어올리듯 가볍게 들려진 마렌을 들춰업고 그녀는 조용히 방 밖을 빠져나왔다.


그 사이 나와 코쿤 단장, 그리고 말로만이 남은 방에선 어색함의 기류만이 가득한채 침묵을 유지했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 눈치를 살피던 도중, 코쿤 단장이 먼저 분위기를 환기시키기 위해 나에게 입을 열었다.


"아르마스 대장은 어떻게 만나게 된겁니까?"


"하하, 어쩌다보니 벨지니아 왕자님께 부탁을 받았습니다. 아르마스 대장님의 성격을 고쳐달라고 말이죠"


"알카타도르의 벨지니아 왕자님이요? 그 고지식한 양반이 재근씨에게 부탁을 했다구요?"


"유명한가봐요? 벨지니아 왕자님의 입지가?"


"그럼요. 얼마나 고집이 쌔신지 저희같은 사람은 감히 입에도 담지 못하는 분입니다. 그 분에 대한 일화도 여럿 있구요"


한마디를 끝으로 한동안 입을 꾹 다문채 침묵을 지킨 코쿤 단장.


그렇게 한참을 조용히 기다리다가 코쿤 단장이 나를 지긋이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재근씨가 알지 모르겠지만 현재 칼마다르 왕국의 상태가 영 좋지 않습니다. 어제 폐하를 알현했으니 알지 않았습니까?"


"첫인상으로는 굉장히 듬직해보였습니다"


"그렇죠? 현재 우리 왕국의 왕권 교체가 이루어진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라서 말입니다. 이제 겨우 2년쯤 다되가나? 그런데 폐하께선 왕국의 내정보다는 오로지 사리사욕을 채우는데만 급급해보인단 말입니다..."


코쿤 단장이 한탄한듯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입에서 이런 말이 직접적으로 튀어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원래 우리 세계의 군인과 같이 나라를 수호하는 자의 입장에서는 항상 상부의 지시를 따르고, 그에 따른 임무를 목숨바쳐 수행하며, 한평생 충성을 맹세해야 한다.


상부의 지시를 거역하고 반하는 발언을 하게 된다면 그에 따른 처벌을 받을 수 있으며, 심지어는 옷까지 벗게 될 수 있다.


허나 그런 상부의 내정 상태를 한탄하는 그의 발언은 결코 가볍게 거론된 뜻이 아니라는 증거다.


"현재 왕국의 상태가 많이 힘든 편입니까?"


"그렇습니다. 눈치가 있고 알카타도르에서 파견된 사람이라면 대략적으로 알 것 같은데"


"...역시 단장님도 뭔가 아시는 눈초리군요"


"제가 드레곤 슬레이어 후보에서 탈락하고 나를 이 자리까지 거두어주신 분이 바로 선대 칼마다르 폐하였습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상황을 이러하다.


드래곤으로부터 적지 않게 피해를 받은 그는 치료에 전념하면서 스스로 큰 자책의 구렁텅이에 빠져있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후보 동기들 중에서 이렇게 나약하게 자빠진 사람이 자신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목숨마저 잃을 뻔한 상황을 자신보다 훨씬 어린 여자아이가 구해줬으니 얼마나 비참하겠는가?


앞으로 기사로서 살아가도 될지에 대해 매일마다 회의감을 느끼며 하루하루 살아가던 와중, 우연히 선대 칼마다르 왕을 알현할 기회가 주어졌다고 한다.


비록 병실 내부를 순찰하는 1분도채 되지 않는 짧은 만남이였지만, 그에겐 그 짧은 인연으로 인해 살아갈 용기를 얻었다.


선대 폐하에게 받은 위로의 한마디.


'사람은 누구나 실수하고 넘어집니다. 허나 그런 와중에도 빨리 일어날 수 있는 자가 정말 강한 자입니다. 힘이 강하다고, 머리가 좋다고 강한 자가 아닙니다. 용기를 내시고 다시한번 시도해보십쇼"


왕의 한마디로 인해 코쿤은 밤새도록 하늘이 떠나갈듯이 눈물을 쏟아냈다고 한다.


그는 이 세상에서 강하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힘이 장사라서 드래곤을 때려잡는 것, 지능이 훨등히 높다는 것, 돈을 잘 굴리는 재주가 있어 부자가 되는 것이 정말 강한 것이 맞을까?


험난한 이 세상에선 당연히 한 종목에서 특출나게 뛰어난 성적을 보이면 강하다는 칭호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허나 그런 잣대는 세상 사람들이 정한 것.


누구보다 강한 자라면 현재의 아픔에 빠지지 않고 수백번 일어나 수천번 도전하며 스스로 갈고 닦아가는 과정을 터득한 자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는 이러한 다짐을 품에 안고 치료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몇 달이 지나고 완치가 된 그는 곧바로 칼다마르에 달려갔고, 최연소로 마법기사단 단장이라는 칭호를 획득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의 칼마다르 왕국에 대한 충성심은 이미 하늘을 뚫고 올라간지 오래.


허나 칼마다르의 선재 폐하는 몹쓸 질병에 걸려 숨을 거두고 말았고, 그의 아들이 왕위를 물려받아 통치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왕권을 잡은지 고작 2년 밖에 되지 않은 현재, 왕국의 꼴이 말이 아니게 됐다.


돈에 미쳐 부패한 고위직들과 훈련을 게을리하는 병사들, 심지어 어제 있었던 도적들과의 사건으로 인해 코쿤 단장은 탄식을 자아냈다.


코쿤 단장의 과거를 조용히 듣고 있던 나도 뭔가를 결심한듯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럼 단장님. 한가지 약속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무엇입니까?"


"왕국을 뒤집고 싶습니까?"


나의 한마디를 듣고 코쿤 단장은 깜짝 놀랐는지 소스라치며 손사래를 쳤다.


"쿠, 쿠데타라도 일으킬 겁니까? 그건 안됩니다. 그런 방식은 절대 건전한 방법이..."


"쿠데타는 당연히 아니구요... 저도 그런 폭력적인 방법을 동의하는건 절대 아닙니다"


"그렇다면 그 약속이란게..."


"저희가 알카타도르에서 온 진짜 목적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단장님이 동의해주시고 협조해주신다면 현재의 왕국의 비리와 부패를 뿌리뽑아 드리도록 돕겠습니다. 단, 이 일들을 비밀로 지켜주신다면요"


"...왕자님을 찾으러 오셨다는 말씀은 사실이 아니였군요"


"네, 그럼 저와의 약속에 응하시겠습니까? 물론 강제는 아닙니다. 저와 아르마스는 벨지니아 왕자님의 말에 따라 그 목표를 이루기 전까진 이 곳에서 눌러살 예정이니까요"


"이건 뭐 거의 협박이나 다름없잖아요?"


"아이, 협박이라뇨. 언젠간 해결될 일들이긴 하지만 단장님이 협조해주신다면 금방 끝낼 수 있다는 것 뿐이죠"


"하하, 거참. 알겠습니다. 재근씨의 협조에 응하겠습니다"


코쿤 단장이 먼저 나에게 약속을 응하듯이 악수를 청했다.


나는 그의 손을 꽉 움켜쥐며 맹세를 다짐했다.


우린 알카타도르를 등에 업고 현재 전 국가적으로 뿌리 뻗어있는 담합이라는 몹쓸 범죄를 뿌리뽑기 위해.


코쿤 단장은 부패한 고위직들을 벌하고 다시 깨끗한 왕국을 되찾기 위해.


그렇게 나와 코쿤은 두 손을 꽉 잡고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연합이 만들어졌다.


과정이야 어찌됐든 양쪽 모두 부패한 놈들을 벌하고 범죄를 뿌리뽑아 백성들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 힘쓰자는 목표가 같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를 조용히 지켜보던 말로...


"우리 말로 친구도 조용히 우리랑 같이 해줄거지?"


코쿤은 고개를 돌려 살인적인 미소를 띈채 말로를 응시했다.


말로는 식은땀을 흘리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누가봐도 협박같아 보이지만 말이다.


그래도 현재 상황에 있어서 현직 도적 한명 쯤은 있어야 우리의 목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기에 꽤나 나쁘지 않은 결정이였다.


그때, 밖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려오며 누군가가 방문을 세차게 걷어차며 들어왔다.


바로 마렌이였다.


"아니, 여기 밥이 왜이래? 무슨 풀떼기만 줘서 힘을 내라고! 우리가 소도 아니고"


한껏 격양된 그녀의 목소리엔 분노가 가득해보였다.


지금까지 앙탈만 부리며 힘든 일이 있어도 순순히 따라줬던 그녀였지만 어제의 노동이 힘들었던 탓일까?


식사를 제대로 못했는지 단단히 뿔이 나있었다.


뭐, 당연한 결과였다.


마렌의 뒤를 따라온 아르마스도 눈을 질끈 감은채 깊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진짜 심각하네요. 심지어 저희가 갔을땐 남은 빵마저 없다고 샐러드만 먹고 왔습니다"


"...실화냐?"


그렇게 한껏 분노로 가득한 마렌에게 맛난걸 사주겠다는 약속을 받고서야 간신히 진정이 되었다.


나는 코쿤 단장과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차근차근 설명해나갔다.


아르마스도 우리의 생각에 동의했고, 적극적으로 현재 뿌리내린 부패를 때려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아무튼 하루빨리 현재 칼마다르 왕국에서 일어나는 악습들을 해치우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일 필요가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한동안 머리를 싸매며 어떻게 담합하는 놈들을 혼내줄지, 그리고 부패한 놈들을 싸잡아 벌을 줄지에 대한 작전을 짜며 하루를 보냈다.


모두가 하루동안 머리를 짜낸덕에 나름 괜찮은 아이디어가 하나둘씩 등장했다.


여러가지 시뮬레이션을 돌려가며 각 상황마다의 장단점과 결과를 예측했고, 마침내 현 상황에서 가장 적절한 작전을 발견했다.


내가 생각한 작전대로만 움직인다면 모두를 일망타진 할 수 있다.


"좋았어, 이렇게만 움직이자구. 특히 아르마스는 이번엔 진짜 무식하게 부수고 다니지 말고"


"명심하죠"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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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65화 - 협상회의 (4) 24.08.29 9 0 10쪽
65 64화 - 협상회의 (3) 24.08.28 10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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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62화 - 협상회의 (1) 24.08.26 7 0 10쪽
62 61화 - 천라지망 (8) 24.08.23 12 1 10쪽
61 60화 - 천라지망 (7) 24.08.22 14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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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57화 - 천라지망 (4) 24.08.14 12 1 10쪽
57 56화 - 천라지망 (3) 24.08.13 13 1 10쪽
56 55화 - 천라지망 (2) 24.08.12 14 1 10쪽
55 54화 - 천라지망 (1) 24.08.10 14 1 10쪽
» 53화 - 적폐청산 (5) 24.08.09 18 1 10쪽
53 52화 - 적폐청산 (4) 24.08.08 16 2 10쪽
52 51화 - 적폐청산 (3) 24.08.07 16 1 10쪽
51 50화 - 적폐청산 (2) 24.08.06 16 1 10쪽
50 49화 - 적폐청산 (1) 24.08.03 23 1 10쪽
49 48화 - 첫 임무 (6) 24.08.02 17 1 10쪽
48 47화 - 첫 임무 (5) 24.08.01 16 1 10쪽
47 46화 - 첫 임무 (4) 24.07.31 16 1 10쪽
46 45화 - 첫 임무 (3) 24.07.30 18 1 10쪽
45 44화 - 첫 임무 (2) 24.07.29 16 1 10쪽
44 43화 - 첫 임무 (1) 24.07.11 18 2 10쪽
43 42화 - 출세 그리고 이별 (4) 24.07.10 18 2 10쪽
42 41화 - 출세 그리고 이별 (3) 24.07.07 22 2 10쪽
41 40화 - 출세 그리고 이별 (2) 24.07.06 28 1 10쪽
40 39화 - 출세 그리고 이별 (1) 24.07.05 21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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