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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꼽등
작품등록일 :
2024.05.09 11:33
최근연재일 :
2024.08.31 00:30
연재수 :
6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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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107
글자수 :
31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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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5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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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39화 - 출세 그리고 이별 (1)

DUMMY

한바탕의 소동이 끝나고 우리는 마침내 알카타도르 왕국에 도착했다.


끼니도 거른채 상황이 마무리되는대로 출발하다보니 어느새 해가 어둑어둑 떨어지기 시작한 모양이였다.


마차를 타고 오는동안 나는 문득 벨지니아 왕자에게 궁금한 점이 있어 한가지 질문했다.


내가 그에게 건낸 귓속말의 내용은 이렇다.


'타르봉이 잘못했다고 실토만 하면 끝입니다. 그러니 저들을 이간질해서 서로가 잘못했다는 식으로 몰아가는건 어떨까요? 한 명이 잘못 말한다면 그 말 한마디로 꼬투리를 잡으면 될겁니다'


뭐... 왕자가 조금 과격하게 일처리를 하긴 했지만 나의 바람대로 되긴 했다.


허나 왕자가 진심으로 아리엘의 목을 칠 각오로 검을 휘두른 것일까?


그러자 벨지니아 왕자는 이렇게 답했다.


'비록 적은 나이지만 왕이라는 존재는 누군가에겐 상징적인 존재이니까. 그래서 이렇게라도 할 수 밖에 없었네. 그래야지 타르봉 백작이 자신의 잘못을 뼈저리게 깨달았을 거니까. 다소 과격했다고 생각들었다면 미안하네'


어찌됐든 벨지니아도 알카타도르 왕국의 실세와도 같은 왕족.


비록 출신은 다르지만 같은 왕족으로서 이러한 과격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해서는 마음이 편치 않았던 모양이다.


때로는 자신의 신념을 확고하게 밀어붙이고, 때로는 부드러워야 하는 것이 윗사람이 갖춰야할 덕목이다.


비록 많은 나이를 먹지 않은 왕자였지만 지금까지의 결단력과 판단력, 그리고 행동력은 정말 닮고 싶을 정도로 멋있었다.


그런 그이기에 알카타도르에서 실세의 자리에 앉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알카타도르의 왕은 도대체 어떤 자일까?


그리고 벨지니아 왕자 외에 다른 왕자와 공주들도 여럿 있을 터인데 그들의 존재에 대해서도 심히 궁금했다.


궁금증이 폭발했지만 이런 사적인 이야기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나란 존재가 대통령의 아들과도 같은 거물과 함께 서로를 마주보며 마차 안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니까.


또한 괜한걸 물어보다가 그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기도 싫었으니까.


그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몰라도, 어찌됐든 사건이 잘 마무리가 된 탓에 몸이 녹아내리는듯 피로가 몰려왔다.


몰려오는 피로 탓에 눈꺼풀이 무거워지는듯 하였으나 매우 중요한 한가지 생각이 문득 떠올라 잠이 깨고 말았다.


'나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지?'


어찌됐든 공주와 처음 만났을 때와 했던 약속을 지키게 됐고, 앞으로 넬라프로지티아 왕국은 그 어떤 곳보다도 부국강병을 이루는 왕국이 될 것이다.


그럼 나는 그녀와의 약속을 끝냈기에 다시 살던 세계로 돌아가야겠지?


공주에게 엄청난 양의 보물도 받고, 어떤 방법으로 원래 살던 세계로 돌아가야 할지 생각이 복잡해졌지만 가슴 한켠으론 쓸쓸함도 지울 수 없었다.


지금껏 내가 살아왔던 30년간의 세월동안 내 스스로를 돌이켜볼 상황과 여유따윈 있지 않았다.


수많은 일들을 해결하며 오직 내 신념 하나만을 믿고 쉼 없이 달려왔다.


그렇게 대기업의 팀장 자리를 맡게 된 것은 사실이나, 왠지 모를 씁쓸함을 느꼈다는 점은 전에도 이야기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나는 이 세계에 오고나서 1주일도 되지 않은 시간동안 많은 일을 겪고, 울고 웃으며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지금 되돌아가서 건물주나 되어 죽을때까지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여기에 남아서 문명의 발전을 이루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 좋을까?


뜬 눈으로 쉴새없는 고민을 해오던 찰나, 어느새 마차는 알카타도르 왕궁에 도착한 것이다.


왕자는 왕궁에 도착하자마자 하녀들의 안내를 따라 말도 없이 어딘가를 향해 유유히 사라지고 있었다.


우리도 왕자의 뒤를 따라가야 하는가 알수 없어 쭈뼛쭈뼛거린채 마차에서 내려오던 그때, 한 집사가 부리나케 달려와서 우리들에게 말을 건냈다.


"고생하셨습니다, 왕자님께서는 오랫동안 자리를 비우신 탓에 해야할 일들이 많으셔서 먼저 들어가셨습니다. 여러분들께는 오늘 하루동안은 저희 왕궁 게스트룸에서 지내실 것을 허락하셨고, 내일 아침 저희가 넬라프로지티아 왕국까지 모셔다드릴 예정이오니 푹 쉬시길 바랍니다"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빨갛게 노을지는 알카타도르 마을을 뒤로한채 집사의 안내에 따라 왕궁 안으로 들어갔다.


한두번 눈여겨본 왕궁이였지만, 역시나 다시 봐도 소름이 끼칠정도로 장대하고 번쩍거리는 모습에 뒷골이 오싹할 지경이다.


비록 해가 저무는 시간이 다 되었지만 끝을 알수 없는 등불과 도배를 하다싶히 칠해놓은 황금빛 벽은 마치 한 낮을 방불헤 했다.


우리가 집사의 안내를 따라 안내받은 곳은 바로 왕궁 내에 있는 식당이였다.


집사의 말에 의하면 이 식당에는 알카타도르의 왕과 그의 친자만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한다.


허나 외부인의 경우 귀빈을 대접할때 가끔 식당출입을 허락한다고 하는데, 우리를 귀빈 취급 해주는 것에 마음 한켠으로는 고마움과 함께 부담감도 몰려들어왔다.


그래도 이 떄 아니면 언제 알카타도르 왕궁에서 밥 한끼 먹어볼까?


이 세계에서 알카타도르 왕궁에서 식사를 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평생을 달고다닐 수 있는 꼬리표이자 술안주다.


그렇기에 지금 이 시간만큼은 아무 부담갖지 말고 즐기기로 마음억었다.


"이 곳에서 식사를 즐겨주시면 되겠습니다"


집사가 안내해준 최종 목적지에 다다른 우리는 빨간 커튼을 걷어내자 눈이 휘둥그래질 정도로 엄청난 양의 음식들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살아왔던 세계에서 봤을 법한 만두, 그라탕, 면요리, 국요리 등이 수를 놓았으며, 그 외에는 전혀 처음 보이는 요리들이 있었다.


당연하게도 모든 사람들은 처음 보는 낯선 요리를 보고는 약간의 거부감이 드는건 사실이다.


허나 여기 있는 모든 요리들의 냄새가 내 코 끝을 찔렀을때 내 뇌가 반응했다.


'저건 분명 맛있는거다'


게다가 호화로운 음식들 뿐만 아니라 수저와 그릇마저도 금색으로 뒤덮여있는 모습을 보고있자니 더더욱 감회가 새로웠다.


내가 이런 취급을 받아도 될 정도인가?


방금만 해도 이 상황을 즐기자는 기분은 갑작스럽게 뒤바뀔 정도로 압도적인 비주얼을 자아내는 요리들.


게다가 어제 밤부터 한 끼도 먹지 못하고 온 데다가 긴장이 풀린 탓일까.


모두들 자리에 앉자마자 게눈 감추듯 허겁지겁 요리를 먹어치우기 시작한 것이다.


"너무 맛있어..."


나를 제외한 모두가 한눈 팔아가며 요리를 흡입하던 도중, 누군가가 빨간 커튼을 걷으며 들어왔다.


바로 벨지니아 왕자다.


"왜 자네는 먹지 않고 있나? 우리 마로니아 동생에게 큰 도움을 줬으니 이정도는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서 정성껏 준비했는데"


"하하, 저도 얼른 먹어야죠. 근데 이것저것 생각이 많아서 배고프면서도 안 고프네요"


"음? 그게 무슨 말이지? 얼른 자네도 식사를 하게나"


"네,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나도 눈 앞에 차려진 밥상을 향해 발걸음을 돌리던 그때, 벨지니아 왕자가 잠시 내 어깨 위에 손을 올렸다.


무슨 일인가 싶어 고개를 돌리며 그를 빤히 쳐다본채 말을 건냈다.


"와, 왕자님? 무슨 일이..."


"그러고보니 자네는 나와 함께 식사를 했으면 하네. 하고싶은 이야기가 있네"


"저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요? 이 자리에서 이야기할 수는 없는건가요?"


"눈 앞에 상황을 보고 있자니 단 둘이 이야기해야할 것 같은데"


우리는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았다.


왕자가 방 안에 들어왔음에도 안중에도 없이 밥을 허겁지겁 자신들의 입 속에 집어넣고 있는 장면을.


누가보면 1주일은 굶은 사람처럼 먹고 있었다.


이성이 끊어진채로 밥을 먹고 있는 모습을 보고있자니 한편으론 웃기고, 한편으론 안도감이 밀려들어왔다.


그래서 가벼운 미소만을 지은채 왕자와 함께 조심히 방 밖으로 나왔다.


방 밖으로 나오자마자 수십명의 집사들과 하녀들이 눈에 보였다.


"그럼 따라오세"


벨지니아 왕자의 뒤를 따라 나와 집사들, 그리고 하녀들이 우르르 몰려갔다.


그가 안내한 곳은 걸어서 1분 밖에 되지 않는 커다란 방이였다.


왕자가 조심스럽게 방 문을 열고 10명 남짓 앉을 수 있을법한 식탁 한가운데에 엉덩이를 붙였다.


나도 그를 따라 쪼르르 달려가 그와 마주보는 자리에 앉아 방 안을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식탁은 꽤나 넓은 편이였지만 방 안은 아늑할 정도로 협소하여 오직 2명의 하녀들만이 왕자 뒤에 서있을 뿐이였다.


그리고 고급스러운 샹들리에와 함께 따뜻한 분위기를 내는듯한 작은 호롱불까지.


한평생 가보지는 못했지만 마치 초호화 고급 레스토랑에 온 듯한 느낌이 들어 안절부절하지 못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왕자는 자신의 탁자 위에 올려져있는 와인 한잔을 가볍게 들이켰다.


그리고 한동안 아무말 없이 나를 빤히 쳐다보는 것이 아닌가?


'내게 무슨 말을 하고싶어서 이러는거지? 얼른 이야기해주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그의 말을 기다리고 있던 찰나, 마침내 그가 먼저 나에게 말을 건냈다.


"급히 내정을 봐야할 일이 있어서 말없이 갔던 점 이해해주게나. 게다가 아직 옷도 못 갈아입어서 이 거추장스러운 갑옷을 벗고 싶은데 말이야"


"그래도 대단하십니다. 그 먼 곳까지 갔다오셨는데도 왕국을 위해 쉴새 없이 움직인다는 것이 쉽지 않을텐데요"


"하하, 그런가? 술 한잔 곁들이니 벌써부터 침대에 몸을 맡기고 싶어지는군. 그건 그렇고 자네에게 한가지 더 부탁하고 싶은게 있어서 그런데... 들어줄 수 있겠는가?"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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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52화 - 적폐청산 (4) 24.08.08 16 2 10쪽
52 51화 - 적폐청산 (3) 24.08.07 16 1 10쪽
51 50화 - 적폐청산 (2) 24.08.06 16 1 10쪽
50 49화 - 적폐청산 (1) 24.08.03 23 1 10쪽
49 48화 - 첫 임무 (6) 24.08.02 17 1 10쪽
48 47화 - 첫 임무 (5) 24.08.01 16 1 10쪽
47 46화 - 첫 임무 (4) 24.07.31 16 1 10쪽
46 45화 - 첫 임무 (3) 24.07.30 18 1 10쪽
45 44화 - 첫 임무 (2) 24.07.29 16 1 10쪽
44 43화 - 첫 임무 (1) 24.07.11 18 2 10쪽
43 42화 - 출세 그리고 이별 (4) 24.07.10 18 2 10쪽
42 41화 - 출세 그리고 이별 (3) 24.07.07 22 2 10쪽
41 40화 - 출세 그리고 이별 (2) 24.07.06 28 1 10쪽
» 39화 - 출세 그리고 이별 (1) 24.07.05 22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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