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최강의 위생검역관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공모전참가작

박꼽등
작품등록일 :
2024.05.09 11:33
최근연재일 :
2024.08.31 00:30
연재수 :
68 회
조회수 :
2,262
추천수 :
107
글자수 :
310,700

작성
24.08.23 14:19
조회
12
추천
1
글자
10쪽

61화 - 천라지망 (8)

DUMMY

그렇게 아르마스는 한마디를 끝으로 순식간에 경비병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가버린 그녀는 마법을 1도 쓰지 않았고, 수십명이나 되는 건장한 성인 남자들을 상대함에도 불구하고 어린아이 가지고 놀듯 여유를 부리는 모습도 보였다.


고작 1~2분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까.


호기롭게 아르마스에게 달려든 경비병들은 모두 바닥에 바짝 엎드린채 기절해버렸다.


내가 지시한 대로 경비병들의 목숨은 지켜줘야 했기에 그녀는 칼등과 팔다리로만 그들을 손쉽게 때려잡은 것이다.


이와 같은 모습에 우두머리로 보이는 경비병이 고통스러운듯 복부를 움켜쥔채 아르마스를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거친 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이, 이게 지금 무슨 짓이지? 지금 칼마다르랑 전쟁이라도 벌이자고 작정한건가?"


"하, 전쟁이라고?"


아르마스는 그의 멱살을 부여잡고 죽일듯이 노려보았다.


그는 고통스러웠는지 발버둥을 쳤지만, 그런 그의 저항에도 아르마스의 팔은 전혀 꿈쩍하지 않았다.


"너희들이 지금 하고 있는 짓은 곧 칼마다르에게 전쟁을 선포한 것이나 다름 없다. 감히 란돌프님을 해하려고 하다니!"


"전세계 상인들을 등처먹는 것도 모자라 알카타도르의 이름으로 방문한 자를 매몰차게 내쫓았는데도 그런 말이 나오는게 참 신기할 따름이군. 너희들의 입에 담은 그 전쟁. 기꺼이 응해주마"


"이런 무식하게 힘만 쌘 놈들이..."


아르마스는 말을 이어가던 그를 무시한채 복부 한가운데에 시원한 날라차기 한방을 선사했다.


그러자 그는 요상한 소리를 내며 수십미터나 되는 거리를 나뒹굴며 그대로 넋이 나가버리고 말았다.


그의 눈에 초점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보니 바닥에 바짝 엎드린 그대로 기절한 것으로 보였다.


바닥에 나뒹구는 경비병들을 보니 상황이 얼추 정리된것 같아 나는 아르마스에게 조심히 다가갔다.


"고생했어"


"예전같았으면 이 놈들 전부 저세상으로 보냈을 겁니다. 도대체 그 놈의 낯짝이 어떠길래 이런 뻔뻔한 말을 할 수 있는지..."


"지금 당장 가자"


아르마스가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꾸벅이며 철문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 철문을 양 손으로 꽉 움켜쥐더니 그녀의 손에 빨간색 연기가 스멀스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아무리 때려부숴도 꿈쩍할 것 같지 않던 견고한 철문이 마치 수수깡 부서지듯 산산조각이 났다.


손쉽게 부서지는 철근의 파편들이 사방에 튀는 모습이 꽤나 장관이였지만 아무리 봐도 이 세계의 마법은 참 신기할 따름이다.


"들어가시죠"


아르마스를 필두로 우리들은 쓰러져있는 경비병들을 넘어 란돌프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이제서야 동이 틀 무렵이 되었는지 따가운 햇살과 지저귀는 샛소리들, 그리고 시원한 아침공기가 내 코를 간지럽혔다.


그렇게 얼마나 저택 안쪽을 걸어갔을까?


거대한 집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세상에... 이게 사람이 사는 집이라고?"


3층 집으로 된 란돌프의 집은 온 벽을 금으로 도배했는지 눈이 부실 정도였으며, 집을 주변으로 잘 가꿔진 나무들이 줄을 섰다.


마치 알카타도르 왕궁을 쏙 빼다박은 규모의 집이 눈 앞에 보이자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왔다.


"알카타도르 왕궁에 처음 왔을 때도 이런 모양이였는데. 추억이 새록새록하네"


"이제 해도 다 떴으니 얼른 그 놈의 낯짝을 보러 가시죠"


"어디에 있을까? 집 구석구석을 다 찾아봐야하나?"


"쉬운 방법이 있죠"


아르마스는 자신의 허리춤에 있던 칼을 꺼내들며 집의 한가운데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한껏 웅크린 자세를 잡더니 그녀의 손에 쥐어있던 검에서 붉은색 연기가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방금 철문을 부술때와는 다른 분위기에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는 긴장한듯 군침을 삼켰다.


이윽고 그녀가 검을 허공에 한번 휘두르더니 귀가 찢어질듯한 굉음이 울려퍼지며 란돌프의 집 한가운데를 박살내버렸다.


[쿵!!!]


깔끔하게 잘려나간 집의 잔해물들과 먼지들이 세차게 휘몰아쳤다.


아르마스가 한번 휘두른 검풍이 눈 앞에 있는 거대한 집 하나를 통째로 갈라버린 모습은 마치 뭐랄까?


만화에서 보던 한 장면이 떠오르듯 너무나 비현실적인 모습에 어이가 없을 지경이였다.


이미 이 세계에 온 것부터가 만화같은 장면이긴 하지만 말이다.


아무튼 성경에 나오는 모세가 홍해 바다를 가르듯 한 집 한가운데를 깔끔하게 날려버린 모습을 본 코쿤 단장도 기가 막혔는지 헛웃음을 지었다.


"역시 아르마스 대장... 전보다 더 강해진것 같군요"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은다면 이정도야 식은죽 먹기지. 코쿤도 이정도는 가능하지 않나?"


"이렇게까지 해본적은 없어서 말이죠. 하하하"


아르마스는 멋쩍게 웃는 코쿤을 바라보며 자신의 허리춤에 있던 검집에 칼을 집어넣었다.


아침부터 요란한 소리와 함께 먼지폭풍이 휘몰아치자 란돌프 집 안에 있던 사람들과 그의 주변에 사는 사람들이 구경을 하기 위해 우르르 몰려나왔다.


그리고 반조각나버린 집을 보며 모두가 수근거렸다.


그런 요란한 상황 가운데, 한 남자가 1층으로 뛰어내려오더니 반으로 갈라진 집을 보고 경악한듯 소리쳤다.


"아니, 어떤 자식이 내 집을!"


그의 용모는 마제스키 왕과 쌍둥이가 아닌가 의심이 될 정도로 후덕한 모습이였다.


머리는 원형탈모가 진행되었는지 머리의 반 이상이 비어있었으며, 배도 거창하게 튀어나와 있는 모습이 우스꽝스럽기까지 했다.


그는 자다가 뛰쳐나왔는지 잠옷차람이였지만, 누가봐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원단으로 짜여진 옷이기에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가 란돌프라는 사람이라는 것을 말이다.


"반갑습니다. 란돌프씨 맞으십니까?"


나는 얼굴이 빨개진채 거친 숨을 몰아내며 씩씩거리는 란돌프에게 다가갔다.


그의 얼굴은 마치 잘 익은 토마토가 생각날 정도로 검붉었기에 딱 봐도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는 상태처럼 보였다.


원래 사람의 판단력은 정신이 나가면 흐려지기 마련.


딱 지금이 기회다.


"뭐? 란돌프씨? 넌 어떤 놈이야?"


나는 품 속에 있던 징표 하나를 조심스래 꺼내들며 그의 눈 앞까지 다가갔다.


"이 징표를 아십니까?"


"그러니까 본론만 말해. 너희는 어디 왕국에서 온 놈들이고 이름은 뭐고! 이거 전부다 피해보상 할때까진 못..."


"알카타도르에서 왔습니다"


잔뜩 흥분한 란돌프는 속사포처럼 자신의 이야기만 늘여놓다가 '알카타도르'라는 단어 한마디를 듣고 움찔했다.


그리고 한동안 고민에 빠지더니 내가 꺼내든 징표를 바라보며 헛웃음을 지었다.


"알카타도르에서 왔으면 다입니까? 저한테 아무 예고도 없이 이런 짓을 벌이면 그냥 넘길 수 있다는 겁니까?"


이놈은 이 징표가 무슨 뜻인지 꿈에도 모르나보다.


"분명 당신과 만나겠다고 경비병들에게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알카타도르 왕이 온다고해도 다음주에 볼 수 있다는 말을 하는데 이건 어떻게 설명하실건지?"


"흥, 그건 제가 내린 지시가 아닙니다만? 경비병 중 한 놈이 그렇게 말합니까?"


"네. 그러면서 저희를 무력으로 제압하겠다고까지 하죠"


내 말을 듣고 란돌프는 열심히 머리를 굴리는 소리가 내 귀까지 들리는듯 했다.


이 놈이 그런 말도 안되는 지시를 내린 것이 분명하다.


허나 어떻게든 꼬리자르기를 시도하려는 낌새가 뻔히 보였기에 그가 어떤 반응을 할지 잠시동안 지켜보기로 했다.


"그렇소? 그럼 그건 그 친구가 자의적으로 판단한 일이니 그 부분은 제가 사과드리죠"


역시나 꼬리자르기를 시도하는 란돌프.


허나 아직도 그가 나의 머리 위에 있다고 착각하는 것 같아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이런 대화를 감정적으로 마무리하면 안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차분하게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원래 당신을 알카타도르에 연행하려고 했지만 한가지 제안을 드리고자 온겁니다"


"제안? 무슨 제안?"


나는 멀뚱멀뚱 서있던 마젤라에게 다가가 그녀의 손에 들려있던 문서를 란돌프에게 들이밀었다.


"이건 칼마다르 상인 협회에서 가져온 자료들입니다. 저희도 모르게 잘도 시장에다가 이상한 짓을 꾸몄더라구요. 당신을 중심으로 해서"


"어? 이건 어떻게..."


란돌프는 내가 들이내민 문서를 보더니 화들짝 놀랐는지 몸이 얼어붙었다.


"최근 상인 협회로부터 이상한 낌새가 느껴진다고 판단되어 조사를 해봤더니 이런게 나오더라구요? 이건 엄연히 국가범죄를 가담하는 꼴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저희는 최대한 평화로운 방법으로 현 상황을 철회할 기회를 드리고 싶습니다"


명확한 증거를 그의 면전에 들이내미니 할 말이 없는듯 눈쌀만 찌푸리던 란돌프.


허나 그도 절대 이 상황을 굴복하지 않으려고 하는지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며 발버둥치기 시작했다.


"난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데. 시장의 시세 안정과 함께 경제 발전에 도움을 준 것 뿐인데 이게 불법이라고? 자네들이 이 시장을 위해서 도움을 준 적이 있소? 그리고 보아하니 정식으로 협회측에서 받은 문서도 아닌것 같은데 도적질이라도 했나보죠? 그래놓고 누구를 잡아간다고?"


"하..."


자의적으로 시장 경제를 박살내고 있는 상인 협회의 주축이며, 그리고 알카타도르에서 온 사람을 벌레보듯 철저히 무시하고, 심지어 부하를 꼬리 자르기에 사용하기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오리발만 내밀면서 핑계만 늘어놓는 그와 더 이상 이성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다.


원래 대화도 인간이랑 해야 통한다.


말도 안 통하는 짐승과의 대화는 소 귀에 경읽기나 다름 없는 법.


결국 나는 최후의 방법을 택하기로 마음먹었다.


"벨지니아 왕자님의 이름으로 명하겠습니다. 당신을 알카타도르 왕국에 연행하고 현 시간부로 칼마다르 상인 협회를 해체합니다"




----------다음화에 계속----------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이세계 최강의 위생검역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독자 여러분들께 공지드립니다. 24.09.04 6 0 -
68 67화 - 협상회의 (6) 24.08.31 7 0 10쪽
67 66화 - 협상회의 (5) 24.08.30 8 0 10쪽
66 65화 - 협상회의 (4) 24.08.29 9 0 10쪽
65 64화 - 협상회의 (3) 24.08.28 10 0 10쪽
64 63화 - 협상회의 (2) 24.08.27 9 0 10쪽
63 62화 - 협상회의 (1) 24.08.26 7 0 10쪽
» 61화 - 천라지망 (8) 24.08.23 13 1 10쪽
61 60화 - 천라지망 (7) 24.08.22 14 1 10쪽
60 59화 - 천라지망 (6) 24.08.16 12 1 10쪽
59 58화 - 천라지망 (5) 24.08.14 13 1 10쪽
58 57화 - 천라지망 (4) 24.08.14 12 1 10쪽
57 56화 - 천라지망 (3) 24.08.13 13 1 10쪽
56 55화 - 천라지망 (2) 24.08.12 14 1 10쪽
55 54화 - 천라지망 (1) 24.08.10 14 1 10쪽
54 53화 - 적폐청산 (5) 24.08.09 18 1 10쪽
53 52화 - 적폐청산 (4) 24.08.08 16 2 10쪽
52 51화 - 적폐청산 (3) 24.08.07 16 1 10쪽
51 50화 - 적폐청산 (2) 24.08.06 16 1 10쪽
50 49화 - 적폐청산 (1) 24.08.03 23 1 10쪽
49 48화 - 첫 임무 (6) 24.08.02 17 1 10쪽
48 47화 - 첫 임무 (5) 24.08.01 16 1 10쪽
47 46화 - 첫 임무 (4) 24.07.31 16 1 10쪽
46 45화 - 첫 임무 (3) 24.07.30 18 1 10쪽
45 44화 - 첫 임무 (2) 24.07.29 16 1 10쪽
44 43화 - 첫 임무 (1) 24.07.11 18 2 10쪽
43 42화 - 출세 그리고 이별 (4) 24.07.10 18 2 10쪽
42 41화 - 출세 그리고 이별 (3) 24.07.07 22 2 10쪽
41 40화 - 출세 그리고 이별 (2) 24.07.06 28 1 10쪽
40 39화 - 출세 그리고 이별 (1) 24.07.05 22 2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