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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박꼽등
작품등록일 :
2024.05.09 11:33
최근연재일 :
2024.08.31 00:30
연재수 :
6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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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9
추천수 :
107
글자수 :
31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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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7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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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63화 - 협상회의 (2)

DUMMY

그렇게 그 둘은 서로를 죽일듯이 노려보며 신경전을 펼쳤다.


지금 당장이라도 누군가가 칼을 뽑아들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는 상황.


혹여나 만약에 그녀들끼리 이 자리에서 무력충돌이라도 발생한다면 이 일대는 쑥대밭이 될지도 모른다.


그래도 사자와 호랑이의 싸움 가운데에서 토끼들이 뜯어 말려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팽팽하고 긴장감이 흐르는 공기가 가득한 가운데, 코쿤 단장이 나섰다.


그리고 그는 그녀들의 앞에서 칼을 바닥에 내려놓고 무릎을 꿇었다.


"아르마스 대장님, 클로이 단장님.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오니 그만 화를 푸시기 바랍니다. 제가 그 죗값을 달게 받겠습니다"


두 여인 사이에서 무릎을 꿇은 코쿤.


그의 얼굴에는 지금까지 자신이 봐왔던 상인 협회들의 패악질로 인한 분노, 그리고 현재까지 이러한 점을 알아내지 못했다는 슬픔, 마지막으로 이러한 상황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죄책감까지.


그는 알 수 없는 오묘한 감정들이 뒤섞인 탓에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그런 그의 태도를 보더니 아르마스와 클로이는 동시에 한숨을 내쉬었다.


"코쿤 단장. 그대는 절대 약한 존재가 아니라네. 그리고 앞으론 기사가 되어서 무릎을 쉽게 꿇는 그런 자가 되지 말게"


아르마스는 무릎을 꿇은채 펑펑 울고있는 코쿤을 일으켜 세웠다.


클로이는 이러한 모습을 보더니 입맛을 다시며 자신이 타고왔던 유니콘을 향해 발걸음을 옮겨 안장에 몸을 맡겼다.


"일단 너희들 모두 왕궁으로 오도록. 지금 바로 말이야"


"란돌프는 어쩌고?"


"그 분은 너희들이 잘 모셔서 같이 오도록 해라. 이렇게까지 해서 물러나서 이야기하자는데 설마 허튼짓은 하지 않겠지? 이게 우리의 최선이다"


"재근 형님?"


란돌프를 알카타도르에 연행하자는 것도, 상인 협회를 해체한다는 선언도 모두 내가 한 지시였기에 이 모든 사항에 대한 결정권은 나에게 있었다.


그렇기에 아르마스가 함부로 이렇다 저렇다 할 수 없었기에 나의 선택에 맡기기로 한 것이다.


선택지가 있겠는가?


지금 당장 이 일대가 쑥대밭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코쿤이 무릎을 꿇은 덕에 서로가 한발자국씩 물러났다.


이 상황에서 미쳤다고 내가 어쩌라는 식으로 나온다면 이는 코쿤에게도, 그리고 클로이에게도 폐가 될 수 있는 행동이기에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비록 삼자대면을 할 지라도 우리에겐 증거와 함께 벨지니아 왕자가 있으니 쫄 필요가 없다.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다. 그럼 지금 당장 왕궁으로 오도록. 같이 이끌고 온 부대는 철수하겠다"


"그러도록 하지. 어떻게 가야하는지는 알고 있기에 금방 가도록 하겠다"


그렇게 한마디를 끝으로 클로이는 유니콘을 타고 하늘 높이까지 날아갔다.


그녀가 먼저 왕궁으로 자리를 옮기자 그녀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던 기사단원 전원이 각자의 갈 길을 향해 뿔뿔히 흩어졌다.


하늘을 가득 메운 기사단들이 흩어지는 장면도 꽤나 인상적이였다.


그렇게 클로이의 형체조차 보이지 않을정도로 멀리 날아간 후에야 사건이 일단락 되었다.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 후에 한가지 알게된 점이라면, 칼마다르에서 란돌프의 존재가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거대하다는 것.


대략적으로 눈치는 채고 있었지만 왕족 기사단장이 직접 행차하여 전쟁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말을 들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솔직히 말해서 아르마스가 있기에 꿀릴 것이 없긴 했지만 나는 최대한 전쟁으로 인한 피를 보기 싫었다.


그렇기에 일단은 클로이의 말에 승낙하고, 왕궁에 가서 마제스키와 란돌프에게 한방 먹일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었다.


"감사합니다, 아르마스 대장..."


"그래도 네 덕분에 큰 일은 일어나지 않았군. 오히려 내가 고맙군"


"제가 아는 대장이라면 당장 이 자리에서 본때를 보여줬을 텐데... 정말 많은 일이 있었나보군요"


"벨지니아 왕자님과 약속했다. 왕가친위대 대장으로서 덕목을 가질때까지 재근 형님과 여정을 함께하기로 말이야"


"역시 그릇이 남다르십니다"


코쿤은 언제 그랬냐는듯이 미소를 머금으며 아르마스를 바라보았다.


지금까지 코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 자리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고, 그의 돌발행동이 없었다면 우리 모두가 위험에 휘말렸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그에게 더욱 감사함을 느꼈다.


이런 자가 왕국의 기사가 되어야 하고, 왕국에서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왠 쭉정이같은 도적놈들과 손잡고 다니는 그런 놈들은 당연히 제외하고 말이다.


"그럼 우리도 출발해볼까?"


나는 아직까지도 넋이 나가버렸는지 멍한 표정을 지은채 허공을 바라보는 란돌프에게 다가갔다.


"뭐, 뭐야!"


"당신도 따라오셔야죠. 클로이 단장 덕분에 당신의 목숨은 잠시나마 부지한 것으로 아시죠. 그래도 걱정 마십쇼. 당신의 죄질은 반드시 밝혀낼테니"


"그건 그렇고 내 집은..."


"그건 나중에 벨지니아 왕자님께 알아서 청구하십쇼"


나는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나와 여정을 함께하고 있는 자들을 바라보았다.


처음부터 동행한 아르마스와 마렌.


칼마다르의 기사단장인 코쿤.


처음엔 도적질이나 하고 있었지만, 현재는 우리의 말을 고분고분 잘 따라와준 덕에 도적소탕이라는 큰 공울 세운 말로.


그리고 그 도적 중에서도 네임드급이라 불리는 마젤라, 하츠, 하란까지.


이렇게 보니 생각보다 꽤나 많은 인원이 칼마다르에서 인연이 되었다.


말로와 도적 3인방 친구들은 반강제로 인연이 된 것은 맞지만...


아무튼 칼마다르에서 일어난 일들의 최종장이 코 앞까지 다가온 것이 실감이 났다.


이럴떄일수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한다.


나의 말 한마디로 인해 왕국의 미래는 물론, 세계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자리다.


힘들었지만 넬라프로지티아와 디프로아르 왕국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전부 밝히고, 죄를 지은 놈들에게 한방 먹여줬던 사례가 있지 않은가?


무슨 수를 동원해서라도 죄를 지은 자에겐 벌을, 그리고 코쿤 같이 왕국과 백성을 사랑하는 자에겐 상을 줄 것이다.


"그럼 갑시다. 란돌프씨"


란돌프는 코쿤의 손에 이끌린채 자리에서 벌떡 일아났다.


잠옷차림의 바지에 묻어나온 흙을 털 새도 없이 망가져버린 자신의 집을 허망하게 바라보면서 말이다.


그런 넋이 나가버린 란돌프를 이끌고, 우리들은 칼마다르 왕궁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괜히 칼마다르의 2인자라 불리는 자라 그런가 왕궁은 엎어지면 코 닿을 정도로 가까웠다.


10분밖에 걷지 않았는데도 도착할 정도면 집 앞마당의 편의점에 다녀오는 수준이 아닌가?


우리들이 왕궁의 입구에 다달았을때, 낯익은 자들이 왕궁 앞에 모여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상인위원회 부협회장인 레이크, 클로이 단장, 그리고 마제스키 왕까지.


아침해가 뜬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런 거물급의 인물들이 우리를 맞이할 정도라니...


그만큼 란돌프라는 자가 절대 꺾여서는 안되는 인물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아이고, 란돌프 선생님! 이게 무슨 일입니까!"


레이크가 나와 란돌프를 보더니 팝콘 튀어나오듯 부리나케 뛰쳐나왔다.


웃기지도 않다.


"고정하시죠. 저희는 지금 란돌프씨를 여러분들에게 흔쾌히 인계하기 위해 온 자리는 아니니까요"


"다, 당신은 그떄..."


"우리 구면이죠?"


레이크와는 전에 마주한 적이 있다.


나와 아르마스가 넬라프로지티아에서 방문한 상인이라 속이고 상인 협회에 방문한 적이 있으니 말이다.


그도 이렇게까지 큰 거물들일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는지 눈 앞에 펼쳐진 상황에 당황한듯 말을 더듬었다.


"그, 그때는 분명 넬라 무슨 왕국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했는데?"


"사정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레이크씨 덕분에 협회에서 아주 굉장한 일을 꾸민다는 것을 알게됐죠. 저희가 알카타도르에서 왔다는 말을 했으면 그런 이야기를 했을까요?"


"...나를 속였구나"


"속이다뇨? 무슨 말씀을 그리하십니까? 오히려 저희가 하고싶은 말이 많습니다만?"


레이크와 팽팽하게 신경전을 펼치며 우리는 집사들의 안내를 받으며 왕궁 안으로 입성했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일행들과 함께 나란히 걸어갔지만 그들의 입에서는 아무런 대화조차 오고가지 않았다.


그들이 아무말도 없이 복도만을 거닐자 약간의 불안이 엄습하기도 했다.


이쯤되면 이 놈들도 할 말이 있을테고, 뭐라도 변명이라던가 불만을 늘여놓을줄 알았는데 그들이 약속이라도 한듯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 왔습니다. 여기에 나란히 앉아주시면 저희가 간단한 다과를 준비해오겠습니다"


우리를 왕궁의 회의장까지 안내한 집사가 한 방을 가리켰다.


"감사합니다. 허나 저희가 편하게 다과를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눌 자리가 아니다보니 사양해도 괜찮겠습니까?"


"네, 얼마든지요"


그렇게 그 집사는 우리에게 가볍게 목례를 올린채 자신이 위치해야할 일터를 향해 발걸음을 돌렸다.


집사가 소개해준 방은 회사에 다닐때 봤던 회의장이 생각나게 할 정도로 거대하면서도 깔끔한 모습이였다.


창문은 아얘 없었지만 중앙에 위치한 샹들리에가 매우 인상적이였으며, 방에 마련된 탁자는 대략 10명 가량이 서로를 마주보게 앉을 수 있게 배치되어 있었다.


하는 수 없이 놈들과 머릿수를 맞추기 위해 나머지 인원들은 잠시동안 방 밖에 나가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놈들과 대면을 할 인원은 나와 코쿤 단장, 그리고 마젤라.


이렇게 셋으로 결정내렸다.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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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67화 - 협상회의 (6) 24.08.31 6 0 10쪽
67 66화 - 협상회의 (5) 24.08.30 7 0 10쪽
66 65화 - 협상회의 (4) 24.08.29 8 0 10쪽
65 64화 - 협상회의 (3) 24.08.28 9 0 10쪽
» 63화 - 협상회의 (2) 24.08.27 9 0 10쪽
63 62화 - 협상회의 (1) 24.08.26 6 0 10쪽
62 61화 - 천라지망 (8) 24.08.23 12 1 10쪽
61 60화 - 천라지망 (7) 24.08.22 13 1 10쪽
60 59화 - 천라지망 (6) 24.08.16 11 1 10쪽
59 58화 - 천라지망 (5) 24.08.14 12 1 10쪽
58 57화 - 천라지망 (4) 24.08.14 12 1 10쪽
57 56화 - 천라지망 (3) 24.08.13 12 1 10쪽
56 55화 - 천라지망 (2) 24.08.12 14 1 10쪽
55 54화 - 천라지망 (1) 24.08.10 14 1 10쪽
54 53화 - 적폐청산 (5) 24.08.09 17 1 10쪽
53 52화 - 적폐청산 (4) 24.08.08 15 2 10쪽
52 51화 - 적폐청산 (3) 24.08.07 15 1 10쪽
51 50화 - 적폐청산 (2) 24.08.06 16 1 10쪽
50 49화 - 적폐청산 (1) 24.08.03 22 1 10쪽
49 48화 - 첫 임무 (6) 24.08.02 17 1 10쪽
48 47화 - 첫 임무 (5) 24.08.01 15 1 10쪽
47 46화 - 첫 임무 (4) 24.07.31 15 1 10쪽
46 45화 - 첫 임무 (3) 24.07.30 17 1 10쪽
45 44화 - 첫 임무 (2) 24.07.29 16 1 10쪽
44 43화 - 첫 임무 (1) 24.07.11 17 2 10쪽
43 42화 - 출세 그리고 이별 (4) 24.07.10 17 2 10쪽
42 41화 - 출세 그리고 이별 (3) 24.07.07 21 2 10쪽
41 40화 - 출세 그리고 이별 (2) 24.07.06 27 1 10쪽
40 39화 - 출세 그리고 이별 (1) 24.07.05 21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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