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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박꼽등
작품등록일 :
2024.05.09 11:33
최근연재일 :
2024.08.31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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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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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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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7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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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41화 - 출세 그리고 이별 (3)

DUMMY

현재까지 왕자의 제안을 한 줄로 정리하자면 이렇다.


알카타도르 뿐만 아니라 모든 왕국을 돌아다니며 위해가 될만한 위험이 있는지 비밀리에 보고해달라는 것.


"그것 뿐입니까?"


"그리고 자네의 지식을 맘껏 발휘하여 아픈 사람이 나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주게. 가능하다면 무력을 사용해도 되는 것을 허락하지"


"무력을 사용해도 된다구요?"


"그렇네. 홀몸인 자네 혼자 가기에는 당연히 말이 안되는 여정일세. 그러기에 내가 그대에게 든든한 아군 한명을 붙여주지. 내가 준 징표와 함께라면 울며 겨자먹기로라도 자네의 말을 따를걸세"


"아, 기사 한분을 저에게 소개시켜준다구요? 그러면 다행이죠"


알카타도르 내부는 무슨 깽판을 쳐도 왕자의 가호가 있기에 안전하게 돌아다닐 수 있다.


허나 전투력따윈 1도 없는 내가 외부 파견을 홀몸으로 간다?


이는 계란으로 바위치기.


아니, 메추리알로 다이아몬드 치기랑 다를게 없다.


아무리 왕자 직속권한의 징표를 가졌다 한들 옛 말에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는 말이 있다.


누가 됐든 몰래 내 목을 날리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하지만 5년간 험난할 수 있는 나의 여정을 함께할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해 미칠 노릇이였다.


지금껏 타이커스 단장 덕분에 무사히 위기를 넘길 수 있었지만 이제 그는 넬라프로지티아의 재건을 위해 힘써줘야할 차례.


게다가 디프로아르와의 합병으로 그의 입지가 더욱 중요하므로 타이커스는 패스.


그렇다면 왕가친위대 중 한명?


왕가친위대 중 한명만 동행해도 국밥처럼 든든할 것 같기는 하다만...


고작 나 한명을 위해 귀하신 몸들이 행차할 것 같지는 않을 것 같다.


"아르마스는 잠시 왕가친위대 대장 직을 내려놓고 5년간 자네와 함께 동행할 것이네. 내가 미리 그녀에겐 이야기해놨네"


함께 동행할 기사가 누구일지 수많은 고민을 돌려보던 찰나, 난 왕자의 말을 듣고 얼어붙었다.


그 자의 이름이 거론되다니?


"아르마스... 대장이 저와? 어째서 그런 엄청난 자를..."


"그만큼 자네를 아낀다는 걸세. 기사단 수십명이 자네 뒤를 우르르 몰려가면 그게 비밀조사단이 아니지 않나?"


"아니, 아르마스 대장은 최연소에 드래곤을 처치한 소중한 인재입니다. 그런 자가 당연히 왕국을 지켜야 할 것인데..."


왕자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녀 말고도 왕가친위대는 훌륭한 자가 차고 넘쳐나네. 자네도 봤지만 다들 엄청난 전투력을 자랑하고 있지"


"허나 어째서 다른 사람이 아니고 그녀를..."


"미안하지만 내 한가지 더 부탁이 있다네. 아르마스와 함께 동행하며 그녀에게 대장으로서 지녀야할 자세란 무엇인지 깨닫게 해줄 수 있겠나? 오직 그것 하나 때문에 그녀를 붙여준 것일세"


나는 그의 말을 듣고 나서야 왜 알카타도르 최강 전력을 나에게 붙여주는지 깨달았다.


지금껏 그녀를 본 나의 소감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로봇같다'.


그저 왕국을 위해, 그저 왕자를 위해, 그저 목표만을 위해 살아온 그녀는 성격은 아스팔트마냥 매우 딱딱해 보였다.


마차 안에서도 아무런 대화가 없질 않나, 디프로아르 문지기들을 말 한마디 남기고 도륙내질 않나.


어쩌다 그런 셩격을 갖게된 것인지 알 순 없었지만, 분명 그녀에게도 유연한 성격이 필요해 보이는 것은 맞았다.


대장같이 누군가를 거느리는 자리는 그저 법대로만 움직여서는 안되는 위치다.


융퉁성 없이 법대로 부하를 거닌다는 것이 잘못됐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허나 모두에게 사랑받고 존경받는 인물이 될 수는 없는 것.


그렇기에 높은 위치에 있는 자는 적절한 판단력 뿐만 아니라 모두를 품을 수 있는 포용력 또한 지녀야 하는 덕목이 필수다.


그래서 아르마스를 5년간 나와 함께 세계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많은 경험을 쌓고 고생시키며 그 로봇같은 성격을 고쳤으면 하는 마음에 눈물을 삼키며 보내는 것이 틀림없다.


"왜 왕자님이 그런 선택을 하셨는지 이해가 갑니다. 대장의 덕목으로서 부족함이 있는 그녀를 저와 함께 다니며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에 그러시는군요"


"그래,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그렇지. 역시 훌륭하구만"


"아닙니다, 왕자님도 충분히 잘 하고 계십니다"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군"


그때, 문득 무언가가 떠올랐다.


지금 아니면 물어보지 못할 기회라 생각했기에 실례를 무릅쓰고 왕자에게 조심스래 말을 건냈다.


"왕자님, 죄송하지만 한가지만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무엇인가?"


"알카타도르의 왕과 그의 친자는 총 몇 분이 계신지 궁금합니다"


"아,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다보니 소개를 잊고있었군. 우리 아버지는 현재 카부토스 왕국에 방문해 있다네. 잠시 해야할 일이 있으시다고 하더군"


"그렇군요, 그래서 계속 모습을 안보이셨군요"


"게다가 아버지는 왠만한 귀빈들과 대장직 사람들 아니면 얼굴을 잘 비추지 않네"


"그럼 친자는..."


"총 5명이네. 둘째인 나, 그리고 셋째는 저번에 본 마로니아"


"나머지는 어디 계신가요?"


"첫째 형님은 알 수 없는 식중독으로 인해 오래 전 하늘로 떠나셨네. 넷째는 홍련 왕국에 파견갔고. 막내는 막 태어난 갓난아기라네"


왜 이제서야 벨지니아 왕자가 위생에 이렇게까지 눈을 번뜩이는지 이해가 갔다.


셋째 동생은 알러지 반응을 먹은 음식때문에 괴로워 하고, 첫째 형님은 알 수 없는 식중독으로 인해 사망하다니...


나같아도 눈이 뒤집어지도록 이를 해결할 사람을 찾았을 것이다.


가족을 잃는다는 것은 참으로 불행한 일이니까 말이다.


이런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한줄기의 빛과 같은 존재가 바로 내가 아닐까?


그렇기에 나를 이 세계에 어떻게든 붙잡아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것이고 말이다.


"자네 덕에 마로니아의 병세가 많이 호전됐다고 한다. 잠도 잘 자고 두드러기도 많이 들어갔다고 하니 참 고맙게 생각하네"


"다행이군요, 미약하지만 저의 도움으로 잘 주무신다고 하시니"


"우리 셋째 동생도 잘못되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노심초사 했지만 자네가 우리에게 정말 큰 은혜를 끼쳤네"


나를 향해 가볍게 목례를 올리는 왕자를 보고 나는 기겁하듯이 손사래를 쳤다.


누구를 만나던지 고개를 빳빳이 들고다니던 그가 나에게 목례를 올린다는 것 자체가 너무 부담스러웠던 탓이다.


"아, 아닙니다. 저도 아픈 사람을 보면 가만히 있지 못하는걸요. 왜 그렇게까지 왕자님이 위생에 관심이 많은지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네를 어떻게 해서든 이 세계에 붙잡아두고 싶네. 다시는 우리 첫째 형님과 같은 사람이 생기면 안되니까..."


그때, 방 밖에서 자그마한 노크소리가 들렸다.


"누구지? 안으로 들어오게"


그러자 방문이 벌컥 열리며 아르마스 대장과 넬라 공주, 타이커스, 마렌이 다함께 방 안으로 들어왔다.


방 안이 매우 협소한 탓에 모두가 다함께 서 있기에는 비좁아보지만, 그들을 대표하여 타이커스가 왕자 앞에 다가가 허리를 숙인채 인사를 올렸다.


"방금 왕자님께서 식당에 들르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너무 허기진 탓에 정신없이 식사를 하던터라... 무례를 용서해주십쇼"


"아닐세. 그럴 수 있지"


타이커스 단장이 이번에는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나에게도 90도 허리 인사를 올리는 것이 아닌가?


"아이, 이러지 마세요. 저희 사이에..."


"재근씨 덕분에 저희 넬라프로지티아 왕국이 다시 살아날 수 있게 되었네. 도와줘서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네"


"아니에요, 저 뿐만이 아니라 나머지 분들도 정말 고생했는데..."


"아니요, 재근씨 없었으면 저희도 아마 살아갈 희망을 잃었을 겁니다. 공주님도 마찬가지구요. 먼저 돌아가신 폐하께서도 이 장면을 봤으면 흡족해하셨을 겁니다"


"..."


나는 아무말 없이 허리를 굽힌 타이커스를 바라보았다.


지금껏 험난한 여정을 해오며 겪어온 추억들이 새록새록 피어오르며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애써 아무렇지 않은척 무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넬라 공주도 부리나케 달려나와 나에게 허리를 숙였다.


"방 밖에서 아르마스 대장님께 들었어요. 앞으로 재근씨와 함께 동행하여 해야할 일이 있으시다구요. 이제 저와 단장님은 넬라프로지티아 왕국을 재건하기 위해 해야할 일이 많아서 내일 아침 일찍 들어가려고 해요. 비록 짧은 시간이였지만 재근씨와 함께 해서 행복했어요"


"그렇군요, 그래요..."


그들과 고작 1주일도 안되는 시간동안에 많은 일이 있었다.


잊을 수 없는 추억에 가슴 한켠이 아리면서도 착잡한 기분이 휘몰아쳤다.


그들과의 추억을 더 쌓고 싶은 심정은 굴뚝같지만 이제 그들은 어엿한 한 왕국의 지도자들이다.


하루 빨리 되돌아가서 백성들을 돌봐주고 재건을 하는데 힘써야 하기에 그들을 쿨하게 놓아주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무덤덤한 표정을 지은채 허리를 숙인 그들을 빤히 바라보던 그때, 아르마스 뒤에 숨어있던 마렌이 불쑥 튀어나왔다.


"오빠, 세상에 이렇게 멋진 일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해주셔서 너무 고마워요!"


그러고보니 마렌도 있었지...


"그래, 마렌. 너도 참 고생이 많았다. 많이 힘들고 무서웠을텐데 우리를 믿고 따라와줘서 고마웠다. 이제 할아버지한테 가봐야지? 코코나 마을 사람들도 잘 지내는지 걱정될 것 같은데"


"무슨 소리야? 나는 오빠랑 결혼하기 위한 여정을 계속할거야! 그리고 아르마스 언니를 보고 깨달았어. 나도 언니처럼 멋있는 기사가 되기 위해 무술을 배우려고!"


"....?"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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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57화 - 천라지망 (4) 24.08.14 12 1 10쪽
57 56화 - 천라지망 (3) 24.08.13 13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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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52화 - 적폐청산 (4) 24.08.08 16 2 10쪽
52 51화 - 적폐청산 (3) 24.08.07 16 1 10쪽
51 50화 - 적폐청산 (2) 24.08.06 16 1 10쪽
50 49화 - 적폐청산 (1) 24.08.03 23 1 10쪽
49 48화 - 첫 임무 (6) 24.08.02 17 1 10쪽
48 47화 - 첫 임무 (5) 24.08.01 16 1 10쪽
47 46화 - 첫 임무 (4) 24.07.31 16 1 10쪽
46 45화 - 첫 임무 (3) 24.07.30 18 1 10쪽
45 44화 - 첫 임무 (2) 24.07.29 16 1 10쪽
44 43화 - 첫 임무 (1) 24.07.11 18 2 10쪽
43 42화 - 출세 그리고 이별 (4) 24.07.10 18 2 10쪽
» 41화 - 출세 그리고 이별 (3) 24.07.07 22 2 10쪽
41 40화 - 출세 그리고 이별 (2) 24.07.06 28 1 10쪽
40 39화 - 출세 그리고 이별 (1) 24.07.05 21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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