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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박꼽등
작품등록일 :
2024.05.09 11:33
최근연재일 :
2024.08.31 00:30
연재수 :
6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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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1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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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0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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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54화 - 천라지망 (1)

DUMMY

작전의 아침이 밝았다.


그 전에 한가지 꼭 짚고 넘어가야할 사실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눈에 띄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허나 아르마스라는 인물은 코쿤 단장과 같이 우연히 알아볼 수 있기에 그녀를 어떻게든 평범하게 변장시킬 필요가 있었다.


얼굴은 어찌어찌 손볼 수 있겠는데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인 새빨간 머리가 문제였다.


"이걸 염색해버릴 수도 없고"


"안됩니다, 그건"


"그럼 어떻게 해? 그 빨간머리를 보고 사람들이 기겁하면 어떡할거야?"


"꼭 이렇게까지 해야합니까?"


"당연하지. 우리는 이 시장에서 가장 X밥 취급을 받아야 한다구"


"...후드 쓰는 거로 봐주시죠"


"더워도 당분간 절대 벗으면 안돼. 그냥 옆에서 날 지켜주기만 하면 되니까"


그렇게 우리는 한없이 평범해지기 위한 옷을 구입했고, 아르마스에겐 머리카락과 얼굴 자체를 그늘지게 만들어주는 후드를 씌워졌다.


다행히 시장에서 딱 맞는 옷들을 찾을 수 있었고, 누군가가 일부러 아르마스의 코 앞까지 얼굴을 드리밀지 않는 이상 그녀의 정체가 밝혀지는 일은 없어보였다.


"좋아, 그 다음은 시장 조사를 시작한다. 왕자님이 주신 자료가 맞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으니까"


우리는 옷을 갈아입고 수많은 인파들을 파헤치며 시장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벨지니아 왕자가 알려준 시세표를 확인하며 현재 시장에 공급되는 물자들과 맞아떨어지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왕자가 건내준 자료가 대부분 정확했다.


심한 경우엔 받은 자료보다도 더 높은 시세로 책정된 식료품들도 다수 존재했다.


이런 실태를 보고 아르마스는 안타깝다는듯 혀를 찼다.


"저희 왕국에서도 이정도까지 가격을 책정하진 않습니다. 어느샌가부터 물가가 심하게 올라서 이상하다 싶었는데 여기가 근원지였군요"


"일단 여기 시장이 원인인지는 정확한 물증이 없으니까 기다려 봐. 그래도 내가 봐도 이건 말도 안되는 상황이긴 하다"


조사를 해본 결과, 흥미롭게도 현재 이 세계에서는 육류의 가격이 어마무시하게 비쌌다.


여러가지가 있지만 육류의 가격이 비싼데에는 대표적으로 타 종족간의 거래가 대표적인 사유라고 전해진다.


아무래도 인간계와 수인들과도 협력을 맺은 관계이다보니 인간들이 육류를 섭취하는 행위 자체가 수인들에게 엄청 모욕적이라고 느낀다나 뭐라나.


하여튼 이러한 이유로 동물을 도축하기 위해선 반드시 가축을 목적으로 사육된 이성이 없는 동물들로 행해야 한다는 법안이 만들어졌다.


옛날에야 초원에 뛰놀던 산짐승을 잡아먹던 말던 상관이 없는 일이였지만, 이젠 이마저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결국 육류를 취급하는 공급업체의 재정악화와 함께 운영이 어려워지게 되었고, 현재 공급처가 소수만 남게된 탓에 엄청난 가격이 형성되었다.


그래서 현재는 육류 자체가 귀족 이상들의 특권 계층을 위한 식료품이라고 한다.


"확실히 그렇겠네. 꼭 타 종족과 협력을 맺어도 이런 상황이 올 수 있겠구나"


"그렇죠. 그래서 진짜 특별한 날이 아니면 고기는 꿈에도 못보죠. 특히 평민층 백성들은 더더욱이요"


"그럼 일반 백성들은 식물성 단백질이라도 잘 먹고 있나?"


"...식물성 단백질이 뭐죠?"


그러고보니 이 세계에서는 이런 지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는 대표적으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 있다는 것 쯤은 일반 사람들도 누구나 알고있는 지식이다.


요즘 시대에 와서야 동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단백질로 구분이 가능해졌고, 최근엔 비건과도 같은 채식주의자들도 생겨나고 있다.


동물성 단백질이라고 한다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고기 종류, 식물성은 콩과 견과류 등에 함유되어 있다.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식물성 단백질이 당연히 더 좋은것 아닌가?' 생각할 수 있겠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육류에는 있지만 식물에는 없는 비타민 B12의 존재 유무 때문.


채식주의자들이 육류에 없는 비타민 B12가 결핍되기 쉬워 악성 빈혈이 일어날 수 있기에 조심해야 한다는 것쯤은 나에겐 기본상식과도 같지만...


이런 사람들이 단백질의 종류나 비타민같은 지식들을 알 턱이 없다.


"그건 나중에 따로 설명해줄게, 우리 세계에서는 누구나 다 아는 상식과도 같으니까"


"오, 그건 좀 신기하네요"


"그리고 균형잡힌 식사가 얼마나 좋은건지도 알려줄게. 특히나 몸을 쓰는 기사들에겐 더욱 필요한 정보들이지"


"일이 끝나면 꼭 알려주셔야 합니다"


아무튼 육류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장황하게 설명한 이유가 있다.


기타 식료품들도 문제이긴 하지만 이 중에서 육류의 시세가 말도 안되게 오르고 있다는 점이 문제였다.


1년 사이에 무려 육류의 가격이 약 5배가 상승한 것이 말이 되는가?


이를 가만히 둔다면 육류의 가격은 더욱 하늘을 향해 치솟을 것이 분명했고, 그에 따라 나머지 식료품 시세들의 가격이 함께 뻥튀기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우리는 이러한 정보들을 코쿤 단장에게 조용히 건내주었다.


코쿤은 심각한 표졍을 지은채 말을 이어나갔다.


"나는 그저 받아먹기만 하고 기사단들 훈련에만 열중하느라 시장에서 이런 일이 있다는 것을 꿈에도 몰랐군"


"그럼 이제 다음 작전으로 넘어가겠습니다. 단장님은 육류를 제공하는 제조업체에 대한 자료를 싹다 모아주시구요, 그리고 고기를 좀 많이 사다주시면 됩니다"


"...얼마나?"


"가능한한 많이요"


"이건 내 사비를 털어야 할텐데..."


"제가 벨지니아 왕자님께 말씀드려서 후불로 처리해드리겠습니다"


"그렇다면 뭐..."


우리의 작전대로 코쿤 단장은 눈물을 머금고 사비를 털어 시장 내에 있는 고기를 최대한 왕창 털어왔다.


산더미처럼 쌓인 고기들은 내 눈을 의심하게 만들 정도였다.


"얼마나 사신거에요?"


"조금 많나요?"


"네, 조금 많이..."


아무튼 단장 덕분에 우리는 수월하게 일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당분간 코쿤 단장은 마렌과 함께 도적 소탕을 하기 위해 바삐 움직일 예정이다.


마렌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알아본 코쿤이 자신이 직접 1:1로 마법을 가르켜주고 싶다고 조르는 바람에 이런 선택을 내리게 되었다.


마렌이 울고불며 아저씨랑 같이 있기 싫다고 뗴를 썼지만 어쩔 수가 없다.


나와 아르마스는 나름대로 다음 작전을 위해 움직여야 했기 때문.


그리고 한시라도 빨리 마렌이 어엿한 마법사가 되기를 원했기에 눈물을 머금고 이런 선택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훌쩍이며 여정을 떠난 마렌을 뒤로 하고, 나와 아르마스는 시장 한 구석을 향해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노상판매하는 자와 같이 바닥에 돗자리 하나를 피고 그 위에 수북이 고기를 올려놓았다.


"이렇게 하면 걸려들까요?"


"걸려들어. 아무리 못해도 오늘 안으로는 반드시 미끼를 물거야"


그렇게 평범하게 옷을 차려입은 나와 후드를 푹 눌러쓴 아르마스가 함께 돗자리에 앉았다.


나는 함께 구해온 팻말에다가 무언가를 열심히 적어 나갔다.


바로 우리가 구해온 고기들의 가격표.


"진짜 말도 안되긴 하네요. 작전만 아니면 제가 몽땅 사들이고 싶을 정도로"


"그렇겠지? 이제 곧 사람들이 몰려올거니까 준비하고"


내가 책정한 가격은 시세 가격의 반값 밖에 되지 않는 말도 안되는 파격적인 가격.


그렇게 팻말을 걸어놓은지 약 10분정도가 지났을까?


엄청나게 많은 인파가 우리가 앉은 돗자리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과장을 조금 보태자면 시장을 둘러보러온 모든 방문객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말이다.


그렇게 나와 아르마스는 1시간동안 쉬지 않고 땀을 뻘뻘 흘려가며 노점상을 운영해나갔다.


그때, 한 남성이 나에게 다가왔다.


"손님, 지금 뒤에 사람들이 많이 줄서 있어서 뒤에서 부터 차근차근 기다려주시면..."


"누구 마음대로 여기서 장사를 하는거지?"


나는 그의 서늘하고 차가운 목소리에 얼어붙은듯 그 자리에서 손이 멈춰섰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올려 나에게 다가온 남성을 올려다보았다.


얼굴 이곳저곳에 커다란 흉터가 새겨져있으며, 특히나 머리털이 1도 없는 빡빡머리가 참 인상적이였다.


게다가 키는 2m는 족히 넘을 것 같아 보이는 엄청난 체격의 소유자였기에 더더욱 그의 말에 날선 느낌이 들었던 모양이다.


나는 이러한 압도적 거구를 눈 앞에 두고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척 담담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저는 넬라프로지티아 왕국에서 왔습니다. 저희 왕국에서 육류를 많이 생산해서 이렇게 값싼 가격으로 판매를..."


"됐고, 이거 다 얼마야?"


그 남성은 내 옆에 쌓아올린 고기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이건 손님 한분에게 다 판매하긴 그렇습니다. 다같이 먹고 살자고 하는 건데..."


"1.5배"


그 남성은 나의 말 하나하나를 족족 자르며 자신의 손바닥을 보여줬다.


1.5배라는 뜻은 현재 남아있는 모든 고기들을 책정한 가격의 1.5배에 전부 사들이겠다는 뜻.


1.5배로 쿨하게 거래하겠다는 말은 분명 놀라웠지만, 한편으론 내 말을 계속 무시하며 무작정 밀고 나오는 태도가 나를 분노케 만들었다.


나는 애써 웃음을 지으며 그 남성을 바라보았다.


"아이, 손님. 아무리 그래도 이 것들을..."


"순순히 1.5배에 넘기고 너희들은 각자 왕국에 돌아가지 그래? 괜히 피보게 하지 말구"


그와는 이제 더 이상 협상이 아닌, 협박이 시작되었다.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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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66화 - 협상회의 (5) 24.08.30 8 0 10쪽
66 65화 - 협상회의 (4) 24.08.29 9 0 10쪽
65 64화 - 협상회의 (3) 24.08.28 10 0 10쪽
64 63화 - 협상회의 (2) 24.08.27 9 0 10쪽
63 62화 - 협상회의 (1) 24.08.26 7 0 10쪽
62 61화 - 천라지망 (8) 24.08.23 13 1 10쪽
61 60화 - 천라지망 (7) 24.08.22 14 1 10쪽
60 59화 - 천라지망 (6) 24.08.16 12 1 10쪽
59 58화 - 천라지망 (5) 24.08.14 13 1 10쪽
58 57화 - 천라지망 (4) 24.08.14 12 1 10쪽
57 56화 - 천라지망 (3) 24.08.13 13 1 10쪽
56 55화 - 천라지망 (2) 24.08.12 14 1 10쪽
» 54화 - 천라지망 (1) 24.08.10 15 1 10쪽
54 53화 - 적폐청산 (5) 24.08.09 18 1 10쪽
53 52화 - 적폐청산 (4) 24.08.08 16 2 10쪽
52 51화 - 적폐청산 (3) 24.08.07 16 1 10쪽
51 50화 - 적폐청산 (2) 24.08.06 16 1 10쪽
50 49화 - 적폐청산 (1) 24.08.03 23 1 10쪽
49 48화 - 첫 임무 (6) 24.08.02 18 1 10쪽
48 47화 - 첫 임무 (5) 24.08.01 16 1 10쪽
47 46화 - 첫 임무 (4) 24.07.31 16 1 10쪽
46 45화 - 첫 임무 (3) 24.07.30 18 1 10쪽
45 44화 - 첫 임무 (2) 24.07.29 17 1 10쪽
44 43화 - 첫 임무 (1) 24.07.11 18 2 10쪽
43 42화 - 출세 그리고 이별 (4) 24.07.10 18 2 10쪽
42 41화 - 출세 그리고 이별 (3) 24.07.07 22 2 10쪽
41 40화 - 출세 그리고 이별 (2) 24.07.06 28 1 10쪽
40 39화 - 출세 그리고 이별 (1) 24.07.05 22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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