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최강의 위생검역관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공모전참가작

박꼽등
작품등록일 :
2024.05.09 11:33
최근연재일 :
2024.08.31 00:30
연재수 :
68 회
조회수 :
2,245
추천수 :
107
글자수 :
310,700

작성
24.08.22 13:35
조회
13
추천
1
글자
10쪽

60화 - 천라지망 (7)

DUMMY

아르마스가 마젤라에게 손짓하더니, 그녀는 나에게 조용히 다가와 양피지 몇 개를 건내주었다.


꽤나 오랫동안 보관해왔는지 그 양피지는 낡을대로 낡아버린 종이처럼 보였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훼손되지 않도록 조심해서 양피지들을 열어보았다.


그 안에는 여러 사람의 이름이 적힌 명단, 그리고 누군가와 대화를 주고받은 편지 형식의 글이 적혀있었다.


"여기 명단은 뭐지?"


"현재 상인 협회에 가입되어 있는 사람들의 목록입니다. 간부부터 시작해서 말단 직원들의 신상이 싹 적혀있죠."


"오호, 성공했구나. 그럼 이 편지들은?"


"이 편지가 조금 중요합니다"


"왜?"


옆에 있던 마젤라가 나의 궁금증에 대한 답을 이어나갔다.


"상인 협회 목록중에선 왕족의 이름은 적혀있지 않았어서요. 그래서 혹시 몰라서 협회장의 방을 털어봤는데 아주 중요한 정보들이 있었죠"


"혹시 이 편지가?"


"네. 상인 협회장이 오래전부터 한 왕족놈이랑 내통한 증거입니다. 게다가 직접 보시면 알겠지만 기가 막힌 내용들이 좀 많더라구요"


"어느정도길래?"


나는 마젤라가 건내준 양피지를 한글자씩 천천히 읽어보았다.


비록 10장 정도밖에 되지 않은 편지지였지만, 그 안에는 꽤나 충격적인 내용들이 가득했다.


바로 칼마다르 왕족 중 한명인 란돌프란 작자가 상인 협회를 밀어주고 있다는 내용.


그 중엔 시장을 통제하는 법, 상인들의 불만을 대처하는 법, 급여나 수수료같은 내용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 중에 가장 충격적인 내용은 이 모든 계획들이 알카타도르 왕국을 차근차근 삼키려는 목적이라는 것.


칼마다르 왕인 마제스키와도 란돌프와 협력관계인지는 알 수 없었다.


허나 이 편지지를 벨지니아 왕자가 본다면 칼마다르 왕국 전체를 밀어버리고 전쟁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로 핵폭탄급 비밀이다.


예상은 했지만 손이 부들부들 떨릴 정도로 감정이 벅차올랐다.


"아주 중요한걸 가져와줬구나..."


"그런데 말입니다. 얼른 대첵을 세워주셔야할 것 같습니다만"


"왜?"


"하츠랑 하란 형제들이 경비병 몇을 때려눕혔습니다. 덕분에 쉽게 털어오긴 했지만"


그 말은 즉, 동이 튼다면 상인 협회와 란돌프의 병력들이 우리를 추적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아니, 그럴 수 밖에 없었던거야? 조용히 가져오는건 안되고?"


"만약 하츠랑 하란이 없었으면 저희는 자료들 가져오는것도 못했을 겁니다. 빨간머리 언니는 마법을 요란하게 쓰지만 이 친구들은 암살이 특기라서요"


아르마스가 훨씬 동생일텐데...


아무튼 그녀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


무슨 일이든 화끈하면서도 요란하게 처리하는 아르마스가 이 일을 거둔다면 무슨 일이 펼쳐질지 모르는 상황.


하마터면 상인 협회 건물 전체를 통으로 날려버렸을지도 모른다.


허나 조용히 일을 처리해야하는 도적질에 특화된 친구들이 동행했기에 이 정도로 끝났다는 것.


아무튼 우리의 목적은 달성했으니, 동이 트기 전까지 어떻게 해야할지 정할 필요가 있었다.


벨지니아 왕자에게 이 건을 보고한다면 가만히 있을까?


아무리봐도 알카타도르와 전쟁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


그렇게 된다면 죄없는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받을 것이 뻔했기에 최대한 조용히 일을 처리할 필요가 있었다.


"...일단 나갈까?"


"저 분은 어떻게 할까요?"


아르마스는 아직까지도 공중에 팔을 휘젓고 있는 마렌을 가리켰다.


하루종일 놀 생각에 빠져 열심히 수련을 해왔지만 오늘도 제자리 걸음이 됐다.


어쩔 수 없지만 일단 마렌도 같이 데려가야 한다.


현재 한명이라도 흩어져있게되면 상인 협회놈들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데리고 나가야지"


"그럼 제가 데리고 가겠습니다"


아르마스는 마렌에게 다가가 짐짝 들어올리듯 한손으로 그녀를 들춰업었다.


그리고 다함께 지하를 나와 숙소 밖을 빠져나왔다.


다행히 아직까진 동이 트기 직전.


놈들이 우리가 자료를 뺏어간 것을 알아차리기 전까지는 최선의 대책을 세워야만 했다.


그야말로 두뇌풀가동이 절로 이뤄져야하는 상황.


"이렇게 된 이상..."


나는 군침을 한번 꿀꺽 삼킨 후에 말을 이어나갔다.


나의 말 한마디에 모든 일행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것이 살짝 부담스러웠다.


허나 현재로서 가장 현명한 방법 한가지가 떠올랐기에 이대로 할 수 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그게 뭐죠?"


"란돌프에게 직접 찾아간다"


상인 협회를 직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왕족 중 한명인 란돌프.


지금 당장 전쟁을 일으키라고 벨지니아 왕자에게 고자질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상인 협회에 다시 가도 도둑으로 몰려 곤란한 상황이다.


이렇게 된 이상 그와의 협상으로 담합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여 받아들여준다면, 현재로선 가장 평화롭게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다.


"란돌프? 왕족 그 사람 말입니까?"


"그래. 코쿤 단장님. 혹시 그가 사는 거처를 알고 있습니까?"


"알고 있긴 합니다만... 괜찮겠습니까?"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란돌프님은 현재 칼마다르 왕국의 2인자라고 불릴정도로 막강한 권력을 가지신 분입니다. 혹시나 잘못되다간..."


"저의 혓바닥으로 어떻게든 구워삶아보겠습니다. 최대한 평화롭게 해결해봐야죠"


"정 그러시다면... 이제 곧 해가 뜰 것 같으니 저를 따라오시죠"


그렇게 우리는 코쿤 단장을 따라 란돌프의 거처를 향해 발걸음을 돌렸다.


왕궁에서부터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그의 거처는 입이 절로 벌어질만큼 거대했다.


하늘을 뚫어버릴정도로 높은 지붕과 운동장 한두개정도는 거뜬히 붙인듯한 압도적인 크기는 그야말로 '엄청나다'라는 단어 한 문장밖에 떠오르지 않을 정도였다.


크리스탈 숙소를 찾으러 돌아다니던 와중에 얼핏 본 장소였지만, 너무나 웅장한 스케일 탓에 왕국의 큰 공원인줄 알았다.


허나 공원이 아니고 개인 저택의 앞마당이라니.


"이 곳입니다"


코쿤 단장과 함께 도착한 이 곳엔 족히 5m는 되어보이는 철장문과 이를 지키고 있는 경비병이 여럿 보였다.


나는 조심스럽게 란돌프의 저택을 지키고 있는 경비병에게 다가가 말을 물었다.


"여기가 란돌프씨가 계신 곳입니까?"


"란돌프씨? 감히 란돌프님한테 그런 호칭을..."


"알카타도르에서 온 사람입니다"


알카타도르라는 단어를 듣자 경비병들은 흠칫했다.


그리고 자기들끼리 들리지 않도록 무언가를 귓속말로 속삭이더니, 이윽고 경비 무리중 우두머리로 보이는 자가 헛기침을 하며 앞으로 나아왔다.


중년의 남성처럼 보이는 그는 경비병들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아보이기에 그들 중에서 리더를 맡고 있는 모양새였다.


"알카타도르에서 오신 손님이라니, 실례했습니다"


"지금 당장 란돌프씨를 뵙고 싶습니다. 가능하겠습니까?"


"아직 동이 트기 전이기에 란돌프님을 뵙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현재 란돌프님을 찾아온 손님들이 줄을 서있기에 명부를 작성해야합니다"


"명부요?"


그 자는 나에게 종이 한장을 들이밀었다.


그가 내민 종이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름과 방문 날짜, 그리고 시간 등이 적혀있었는데 뭔가 이상한 점 한가지가 눈에 들어왔다.


"현재 란돌프님을 뵙기 위해 예약한 손님들입니다"


"조금 급한 상황인데요?"


"죄송합니다. 명부를 보아하니 빠르면 다음주 중으로 뵐 수 있겠군요"


"다음주요?"


나는 다음주에 볼 수 있다는 말에 눈이 휘둥그래진채 그들을 빤히 응시했다.


지금 당장 란돌프라는 놈의 얼굴을 봐야 상인 협회에 벌인 일들을 협상할 수 있는데...


갑작스런 소식에 적지 않게 당황했지만, 최대한 침착한 척을 하며 다시 경비병들에게 말을 건냈다.


"알카타도르에서 온 사람이라고 해도 안됩니까?"


"알카타도르의 왕이 오신다고 안됩니다"


"...그 발언 좀 무례하다고 생각들지 않습니까?"


"란돌프님의 지시입니다. 더 이상 저희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신다면 저희도 무력으로라도 쫓아낼 수 밖에 없습니다"


란돌프라는 놈이라는 작자가 얼마나 오만한지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중앙 정부라고 하는 5대 왕국 중에서도 최강이라 일컬어지는 알카타도르의 왕이 온다고해도 막아서라고?


대기업의 회장이 순찰겸 자신의 자회사에 방문한다고 하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회장을 내쫓는 것과 다를게 없다.


순간 이 사람이 얼마나 미쳐있길래 이런 지시를 내린 것인지 궁금했다.


그리고 얼마나 그의 얼굴이 두꺼운지 꼭 한번 보고싶은 마음에 경비병들의 도발에 응하기로 마음먹었다.


"저희를 무력으로 쫓겠다구요?"


"못할건 없지 않습니다만. 저희의 요청에 응하지 않을겁니까?"


"당장 란돌프씨를 뵙게 해주시죠. 좋은 말로 할때"


"안되겠군요"


그가 손가락짓을 한번 하자마자 모든 경비병들이 기다렸다는듯이 칼을 뽑아들고 다가왔다.


아무런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이런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면 식은땀이 흘렀을 것이다.


"아르마스"


"네"


뒤에서 얼굴이 보이지 않도록 후드를 깊게 눌러쓴 아르마스가 나의 부름에 답하며 앞으로 나왔다.


그녀는 나지막한 목소리를 읊조리며 칼을 뽑아든 경비병들을 하나씩 둘러보았다.


그러고서 어이가 없다는듯 피식 웃으며 나를 보라보았다.


"딱 견적이 나오네요. 이 놈들 마력을 다루는 놈들이 아닙니다"


"적당히 두들겨줘. 죽이진 말고"


"그러죠"




----------다음화에 계속----------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이세계 최강의 위생검역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독자 여러분들께 공지드립니다. 24.09.04 6 0 -
68 67화 - 협상회의 (6) 24.08.31 6 0 10쪽
67 66화 - 협상회의 (5) 24.08.30 8 0 10쪽
66 65화 - 협상회의 (4) 24.08.29 8 0 10쪽
65 64화 - 협상회의 (3) 24.08.28 9 0 10쪽
64 63화 - 협상회의 (2) 24.08.27 9 0 10쪽
63 62화 - 협상회의 (1) 24.08.26 6 0 10쪽
62 61화 - 천라지망 (8) 24.08.23 12 1 10쪽
» 60화 - 천라지망 (7) 24.08.22 14 1 10쪽
60 59화 - 천라지망 (6) 24.08.16 12 1 10쪽
59 58화 - 천라지망 (5) 24.08.14 12 1 10쪽
58 57화 - 천라지망 (4) 24.08.14 12 1 10쪽
57 56화 - 천라지망 (3) 24.08.13 13 1 10쪽
56 55화 - 천라지망 (2) 24.08.12 14 1 10쪽
55 54화 - 천라지망 (1) 24.08.10 14 1 10쪽
54 53화 - 적폐청산 (5) 24.08.09 17 1 10쪽
53 52화 - 적폐청산 (4) 24.08.08 15 2 10쪽
52 51화 - 적폐청산 (3) 24.08.07 15 1 10쪽
51 50화 - 적폐청산 (2) 24.08.06 16 1 10쪽
50 49화 - 적폐청산 (1) 24.08.03 23 1 10쪽
49 48화 - 첫 임무 (6) 24.08.02 17 1 10쪽
48 47화 - 첫 임무 (5) 24.08.01 15 1 10쪽
47 46화 - 첫 임무 (4) 24.07.31 16 1 10쪽
46 45화 - 첫 임무 (3) 24.07.30 17 1 10쪽
45 44화 - 첫 임무 (2) 24.07.29 16 1 10쪽
44 43화 - 첫 임무 (1) 24.07.11 17 2 10쪽
43 42화 - 출세 그리고 이별 (4) 24.07.10 17 2 10쪽
42 41화 - 출세 그리고 이별 (3) 24.07.07 21 2 10쪽
41 40화 - 출세 그리고 이별 (2) 24.07.06 27 1 10쪽
40 39화 - 출세 그리고 이별 (1) 24.07.05 21 2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