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보는 것도 초능력이야? 그건 그냥 무당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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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르
작품등록일 :
2024.05.11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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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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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9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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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죽고 싶은 사람 이리 모여라

DUMMY

제16장. 죽고 싶은 사람 이리 모여라



“자, 그럼 이제 내 혼을 빼앗아 봐.”


“네? 죽고 싶으세요?”



아, 아니, 아니 그러니까 혹시 삶에 미련이 없으신지···.



“그러니까 제 말은 그게 아니라···.”


“하하. 나도 네가 무슨 말 하는지 알아.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고 내 혼을 빼 봐.”


“하지만 전 아직 그 능력 조절하는 법을 모르는데···.”


“괜찮아. 그걸 배우려고 이 수업 듣는 거니까. 처음 발혼 능력 발현했을 때, 그때는 어떻게 했니?”


“그때는··· 일단 제가 감정적으로 격분된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능력이 나온 것 같아요.”


“그럼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봐.”



그때의 기억?


가해욱은 반성 하나 하지 않고 보미를 계속해서 협박했다. 가해욱이 보미에게 한 짓만으로도 충분히 화가 났지만 자신의 권력을 보미에게 휘두르는 모습을 보고 난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분노를 경험했다.


사실 그때의 감정은 비현실적이라 느껴질 정도로 깊었다. 그래서 그때의 감정을 온전히 기억하기란 어렵다.


감정은 기억하기 어렵지만 가해욱의 혼을 내 손에 쥐는 듯했던 그 느낌은 기억할 수 있다.


잊어지지 않을 강한 느낌이었다.


남들에게는 설명 못할 느낌이다. 그 사람을 움켜쥐고 흔드는 것. 그러나 그 사람의 육체를 움켜 쥐는 느낌은 또 아니다.


그렇다고 내가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초능력으로 그 사람을 만지지 않고 손만 움직여 조종하는 것도 아니다.


손에 잡히지 않을 무언가를 쥐고 흔드는 그 느낌. 그 무언가는 사람의 영혼이고, 그것은 손에 잡히는 것 같으면서도 잡히지 않는다.


그러나 그 혼은 내 의지대로 뒤흔들려지고 그 혼은 저항 없이 내 손에 끌려 나온다.


누군가에게 설명도 하지 못할 이 느낌을 내가 과연 조절할 수 있을까?


선생님이 정말 죽으면 어떡하지?


하지만 선생님은 쉴더잖아. 안 죽지 않을까?


어차피 이 수업은 선생님의 지시대로 해야 한다. 그럼 나는 뭐가 됐든 해야 한다.


선생님을 안 죽이면 되는 거잖아?



“명월아. 걱정하지 마. 선생님은 안 죽어.”


“알아요. 그냥 불안해서요.”


“걱정마. 자, 명월아. 먼저, 공격 능력을 사용할 때는 기본적으로 표적에게 힘을 보낸다고 생각해야 해. 일단 내 쪽으로 손을 뻗어봐. 그리고 그 손에 힘을 모은다고 생각해. 그 다음 그 힘을 선생님에게로 보내는 거야.”



선생님의 말이 바로 와닿진 않았다. 특히 ‘힘을 모은다’라는 말이 이해가 가질 않았다.



“지금은 명월이 네가 이해하기 힘들 거야. 하지만 하다 보면 익숙해져. 일단 손 뻗는 것부터 해보자. 지금 첫 수업이라 힘을 모은다는 게 뭔지 잘 모를 거야. 그래도 손을 뻗어 집중하면 힘을 모으는 게 좀 더 수월할 거란다.”



나는 선생님 말을 듣고 선생님에게로 오른손을 뻗었다. 그리고 선생님 말대로 나의 오른손에 온 신경을 쏟았다.


힘을 모은다는 게 무슨 말인지 정확히 알지는 못했지만 대충 기를 모은다는 것과 비슷할 것 같아 오른손에 느껴지는 공기를 만져 보았다.


오로지 내 손에만 집중을 하니 공기 중에 무언가가 만져지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게 내 힘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일단 계속 그 무언가를 만져 보았다. 평소에는 공기에서 무언가 만져진다고 생각하지 않은 것 같은데 지금은 어떤 기운이 만져진다.


나는 선생님이 말한 대로 그 기운을 선생님에게로 보냈다. 그 느낌은 고체의 물건을 던진다기보다 액체도 아닌 물풍선같이 형태가 애매한 것이었다.


내가 던진 것은 내 손을 벗어나지 않았다. 늘어지는 듯한 느낌에 더 가까웠다. 그것은 길이를 늘려 선생님에게 도달하였다.


내가 무언가를 던진 것이 나만의 착각이 아닌 듯 선생님의 표정이 달라졌다.


나는 내가 던진 힘을 선생님의 주위로 감싸기 위해 손을 이리저리 움직여봤다.


그리고 선생님의 주위로 감싼 힘을 선생님에게로 압축시켰다.


그리고 그 힘으로 선생님에게서 무언가를 끌어왔다.


그리고 선생님은 쓰러졌다.



···



“어으···.”


“김 선생님! 정신 드세요?”


“아으··· 네··· 정확히 어떻게 됐죠?”


“어떻게 되긴요. 죽었다 살아나셨죠.”



쉴더 선생님은 그때의 가해욱처럼 완전히 기절하였다.


내가 만진다고 생각한 그 공기 중의 무언가가 진짜 나의 힘이었는지, 내가 그 힘을 내 쪽으로 당기자마자 선생님은 기절했다.


쓰러지는 선생님을 보고 순간적으로 놀라 심장이 발밑으로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떨어지는 심장과는 반대로 머리로는 이미 알고 있었다.


선생님은 죽지 않았다는 걸.


솔직히 말하면 나는 숼더 선생님의 지시대로 하지 않았다. 선생님은 정확히 ‘혼을 빼앗아 봐’라고 발혼을 지시하셨다.


그러나 나는 정말 선생님을 죽일 수 있다고 생각을 했다. 선생님이 쉴더라는 것은 나에게 중요하지 않다.


선생님이 죽을 수도 있다는 게 중요했다. 그래서 나는 발혼 능력을 완전히 사용하지 않고 가해욱에게 했던 것처럼 혼을 잠재우기만 했다.


내가 가해욱에게 했던 그대로 능력을 사용하진 않았다. 완전히 상기되지 않는 기억에 의존해 능력을 사용할 순 없었다.


그렇다고 선생님이 말한 그 힘을 내가 제대로 이해하고 사용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그냥 손을 뻗고 내 쪽으로 당기면 선생님을 기절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난 나를 믿고 능력을 사용했다.


그러자 가해욱을 기절시켰던 그때의 감각이 그대로 느껴졌다.


그 감각이 느껴지자 나는 성공했다고 확신했다.



“아니, 김선생님. 이그노어 능력 사용 안 하셨어요?”


“당연히 능력 쓰면서 조절하고 있었죠. 그런데 아예 방어가 안된 것 같아요. 아무래도 명월이가 멘탈계라서 이그노어 능력만 사용한 게 오산이었나 봅니다.”


“그러게요. 저도 당연히 멘탈계 능력일 줄 알았는데···.”



담임 선생님은 고뇌에 빠진 듯 미간을 좁히며 나를 쳐다보셨다.



“명월아. 능력을 조절한 거니?”


“네. 아무리 생각해도 발혼을 하는 건 아닌 것 같아서요.”


“하지만 이 수업에선 선생님의 지시대로만 능력을 사용해야 해.”


“그건··· 저도 알고 있어요. 하지만 솔직히 저는 아직 발혼 능력을 완전히 사용해 본 적이 없어서요. 정말로 선생님의 혼을 빼앗아 버리면 그 뒤엔 제가 혼을 다시 넣든 뭘 해야 할 텐데 전 그걸 어떻게 하는 지도 모르고, 제가 거기까지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지도 몰라요. 그래서 그냥 혼을 잠재우기만 했어요.”



잘못한 아이 마냥 선생님에게 변명을 늘어트려 놓았다.


담임 선생님은 그런 나를 진정시키려는 듯 나에게 다가와 말씀하셨다.



“명월아. 널 혼내는 게 아니야. 그렇게 변명할 필요 없어. 나는 네가 다른 능력이 발현이 된 건지, 아니면 능력을 조절한 건지 확인할 필요가 있어서 물어본 거야.”


“네··· 알겠습니다.”



담임 선생님은 나를 위로해 주시곤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셨다.


그리고 바닥에 앉아 있던 쉴더 선생님이 일어나시더니 나에게 말했다.



“그런데 명월아. 네가 쓴 능력이 발혼 능력을 조절하면 쓸 수 있는 능력인 건 맞아. 어··· 예를 들어, 마인드리더는 한 번에 다수의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지만 범위를 축소해서 한 사람의 생각만 읽을 수도 있어. 그리고 자연계로 따지면 화찬이는 불을 한 번에 정말 높은 온도까지 높일 수 있어. 그리고 동시에 온도를 내려서 물을 따뜻할 정도만 데울 수도 있지.”


“아, 그렇군요.”


“내가 묻고 싶은 건 이거야. 그걸 의도했니? 능력을 줄여서 사용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어?”


“네. 아까 담임 선생님께 말씀드린 것처럼 선생님이 죽을 까봐요.”


“그렇구나. 그럼 네가 방금 사용한 능력보다 더 할 수 있다는 걸 알고서 능력을 그만큼만 사용한 거니?”


“아··· 사실 처음에 사용했을 때는 몰랐어요. 그냥 정말 순식간에 본능처럼 나온 행동이라서요. 그러고 나서 제가 기절시킨 애를 보고 알았던 것 같아요. 아, 내가 정말 얘를 죽일 수도 있었구나. 이렇게 생각했어요. 그리고 지금도 선생님을 죽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발혼 능력을 처음 사용했을 때처럼만 능력을 썼어요.”


“그렇구나. 물론 전 선생님 말대로 이 수업에선 선생님의 지시대로 능력을 사용하는 게 맞아. 하지만 지금의 경우는 선생님이 실수한 것 같아. 너의 능력에 대해 더 이해를 하고 지시를 했어야 했는데··· 미안하구나. 그리고 고맙다. 정말 내가 죽을 수도 있었어.”


“아, 아니에요. 저도 말도 없이 멋대로 능력 조절해서 죄송해요 다음부턴 지시대로 해볼게요.”


“그래. 알겠다. 명월이 너는 일단 너네 반 애들 옆에 가서 앉아 있어.”


“네.”



나는 우리 반 애들이 앉아 있는 계단으로 가서 아이들과 같이 앉았다.


우리 반 아이들에게 가는 동안 아이들이 선생님을 죽일 뻔한 나를 경멸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도 우리 반 아이들은 내 칭찬만 해주었다.


그런 우리 반 아이들의 반응에 마음 놓고 자리에 앉았다. 자리에 앉아 반대편에 앉은 자연계 반 아이들을 보니 하나같이 다들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특히나 이화찬은 눈알이 빠질 기세로 날 노려보고 있었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심보를 가졌길래 나를 보고 저렇게 화가 났는지.


난 이화찬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몸을 앞으로 숙인 다음 이화찬을 집중해서 보았다.


이화찬의 생각을 읽어봐야겠다.



‘하필 저런 저승사자 같은 새끼가 들어와서 왜 다 망치는 거야. 담임 선생님은 왜 또 저딴 능력 하나 못 막는데! 하, 시발. 미치겠네. 이러다가 결투전에서 우리 반이 밀리면 어떡하지?’



결투전? 정확히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모르지만 이화찬이 하는 생각을 들어보니 반 대항으로 하는 결투인 것 같다.


그런데 그게 뭐라고 저렇게 화가 난 거지?


생각보다 시시한 이유에 나는 이화찬에 대한 흥미를 잃고 그의 시선을 피하고 선생님 쪽을 봤다.


선생님들에게 시선이 닿자마자 본 것은 두 분이 나를 보며 속닥거리는 모습이었다. 두 분은 모습은 꽤나 심각해 보였다.


그런 심각한 분위기 속 그들의 시선이 날 향해 있는 것이 날 또 섬뜩하게 만들었다.




작가의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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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2. 정보의 바다 시대에 도서관이라니 24.09.16 6 0 8쪽
31 31. 화해의 도서관 24.09.13 10 0 7쪽
30 30. 손발도 맞아야 아주 큰 소리가 난다. 24.09.11 10 0 8쪽
29 29. 들리지 않는 대화 24.09.09 12 0 10쪽
28 28. 쌈닭들 24.09.06 14 0 10쪽
27 27. 일석이조 24.09.04 13 0 9쪽
26 26. 보호막 24.09.02 14 0 9쪽
25 25. Just One Second. 24.08.30 19 0 10쪽
24 24. 헤쳐 모여. 작전이다. 24.08.28 17 0 9쪽
23 23. 바쁘다바빠 초능력사회 24.08.26 23 0 11쪽
22 22. 결투를 신청한다. 24.08.23 18 0 10쪽
21 21. 제대로 수업을 하는 날이 없음 24.08.22 18 0 7쪽
20 20. 도망쳐야 하는 순간도 있다. 24.08.20 19 0 8쪽
19 19. 이러다 다 죽어 24.08.17 20 0 8쪽
18 18. 자, 이제 잠에 듭니다 24.08.14 32 0 10쪽
17 17. 쉬는 시간 24.08.12 31 1 11쪽
» 16. 죽고 싶은 사람 이리 모여라 24.07.09 34 2 11쪽
15 15. 우리 반 24.06.23 32 1 22쪽
14 14. 전학 24.06.16 48 1 23쪽
13 13. 수용할 줄 아는 능력 24.06.16 38 0 24쪽
12 12. 견학 24.06.14 36 0 19쪽
11 11. 선택 24.06.12 36 0 15쪽
10 10. 마지막 미션 24.06.11 46 0 16쪽
9 9. 갑작스러운 의문 24.06.09 39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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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 저세상 베프 24.06.04 41 0 19쪽
6 6. 조력자 24.05.30 43 0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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