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보는 것도 초능력이야? 그건 그냥 무당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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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르
작품등록일 :
2024.05.11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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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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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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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들리지 않는 대화

DUMMY

제29장. 들리지 않는 대화



공하얀은 일단 뒤로하고 나는 아이들과 함께 급식실로 갔다.


처음 견학 온 날 왔을 때도 이곳이 정말 넓다고 생각은 했다만, 실제로 내가 이곳을 직접 다녀 보며 느낀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넓은 학교를 배회하다 겨우 급식실에 도착했다.


급식실마저도 학교 크기에 비례하게 엄청났다.


나는 눈이 휘둥그레 한 채로 대단히 큰 급식실을 보며 넋을 놓았다.


그런 반응이 익숙한 듯, 아이들은 딱히 내 리액션을 받아 주는 것 없이 그저 내 손목만 잡고 갔다.


나는 잡힌 손목에 이끌린 채로 고개만 이리저리 돌리며 급식실을 보고 감탄했다.



“와··· 무슨 고등학교 급식실이 이렇게 커?”



넋을 잃고 감탄만 하다 겨우 뱉은 말이었다.


그마저도 감탄에 가까운 말이지만.


아이들은 그런 내 말에 그저 웃었고, 한참 배고파 하던 지윤이가 내 말에 대답했다.



“명월아. 지금 급식실이 중요한 게 아니야. 급식이 중요하다고.”



지윤이는 항상 웃고 있던 얼굴에서 웃음기도 싹 뺀 채로 진지하게 말했다.



“학교 급식 맛있어?”


“그냥 맛있는 수준이 아니라니까?!”



지윤이가 많이 배고픈가 보다.


소리를 다 지르네···.



“어, 어··· 미안.”


“나 정말 너한테 얼마나 자랑하고 싶었는데! 우리 학교는 급식이 뷔페로 나와!


“뭐?!”



지윤이 말에 놀라 앞쪽을 보자 정말 뷔페였다.


급식이 뷔페로 나오는 학교라니···.


내가 입을 두 손으로 틀어막고 있자 반 아이들은 그런 내 모습을 보고 웃었다.


지윤이는 홀로 앞쪽으로 뛰어가며 그릇을 들고는 음식을 골라 담았다.




“지윤이가 능력이 마인드 컨트롤이라 워낙 에너지 소모가 심한가봐. 그래서 한 번 능력 쓸 때마다 배고파 해. 오늘처럼 결투한 날이면 더 그렇고.”



채린이가 옆에서 뛰어가는 지윤이를 보며 설명을 해줬다.


생각해보니 지윤이는 오늘 명상 수업 때도 도와달라고 말하기 위해 능력을 썼고, 결투에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능력을 썼다.


배고플 만도 하다.


채린이는 계속해서 나에게 설명을 이어 했다.



“그리고 앞으로 급식실은 지윤이처럼 그릇 들고 먹고 싶은 거 담으면 돼. 그리고 자리는 반 별로 자리가 정해져 있어. 우리는 저쪽.”



채린이가 가리킨 쪽을 보니 앞쪽이었다.


음식을 담는 곳과 가까워 다행이다 싶었다.


우리도 지윤이를 뒤따라 서둘러 음식을 담으로 갔다.


음식을 둘러보니 매일 이렇게 나오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다양한 음식이 있었다.


음식을 보니 나도 이제야 긴장이 풀려서 인지 배고픔이 확 느껴졌다.


생각해보니 오늘 워낙 일이 많았어서 배고플 만했다.


그래서 서둘러 음식을 담으려 해도 종류가 너무 많아서 고르기도 어려웠다.



“와··· 종류가 엄청 많네. 고르기도 어렵다.”


“그치? 그래서 우리도 오늘은 뭐 먹을지 정하고 올 정도야.” 승원이 대답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반 아이들은 승원이 말대로 이미 뭐 먹을 골라 왔는지 각자 흩어져 음식을 막힘없이 고르고 있었다.



“매일 이렇게 나오는 거야?”


“어. 아무래도 초능력 학교니까 실기도 많고 아까처럼 결투하는 날도 많아서 밥을 잘 챙겨 주는 것 같아. 초능력도 컨디션이 좋아야 잘 나오니까.”


“하긴 그렇겠다. 너는 오늘 뭐 먹을 건데?”


“나는 그냥 한식 먹으려고.”


“나도 그냥 그래야겠다.”



나는 승원이 따라 음식을 담았다.


승원이는 집밥으로 나올 법한 평범한 메뉴들을 골랐다.


음식을 다 담고 다시 승원이를 따라 자리에 앉았다.


아직은 급식실이 어색하여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앉자, 우리가 앉은 테이블 반대편에는 자연계 반 아이들이 앉아 있었다.


애들 말대로 자리가 지정이 되어 있는지 자연계 역시 한 테이블에 모여 앉아 있었다.


그리고 그때, 자리에 앉아 있는 공하얀과 눈이 마주쳤다.


공하얀은 나를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한동안 쳐다보더니 이내 곧 눈길을 돌렸다.


그 눈빛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모르지만 기분이 묘해져 공하얀이 내게서 눈길을 뗐음에도 나는 계속 공하얀 쪽을 쳐다봤다.



“명월아. 왜 그래?” 지윤이가 물었다.


“아, 아니야.”


“얼른 먹어봐! 우리 학교 급식 진짜 맛있어!”


“그래.”



지윤이의 말에 나는 그제야 숟가락을 들어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와.


진짜 맛있네···.



···



식사하는 내내 감동이 떠나가질 않아, 계속해서 감탄사를 내뱉으며 식사를 했다.


지윤이는 자신이 직접 요리를 한 것 마냥 ‘그치?! 맛있지?’를 연발하였다.



그런 감동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아이들과 함께 교실로 돌아왔다.



“애들아.” 나는 비장하게 아이들을 불렀다.



모든 반 아이들이 날 돌아봤다.



“나 이 학교 오길 잘한 것 같아···. 너무 맛있다.”



아이들은 진지하게 말하는 날 보며 한참 웃었고, 난 웃음도 없이 줄곧 진지하게 생각했다.


이 학교에 오길 정말 잘했다고.



“명월아. 양치하러 가자. 채린이 사물함을 열며 말했다.


“벌써? 나 아직 이 감동을 더 느끼고 싶은데···.”


“아, 무슨. 내일 더 맛있는 거 먹어.”


“그래···.”



아쉬운 마음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사물함 쪽으로 갔다.


그때, 뒷문이 확 열리며 누군가 날 불렀다.



“문명월.”



공하얀이다.


다행이다. 양치를 미뤄도 되겠어.



“채린아. 나 쟤랑 얘기하고 올게. 지윤이랑 먼저 양치해.”


“알겠어. 무슨 일 있으면 말해. 알겠지?”


“알겠어.”



걱정스런 눈빛으로 바라보는 채린이를 뒤로 하고 나는 공하얀을 따라 나섰다.


공하얀은 내가 나오는 걸 보고선 바로 몸을 틀어 앞서 걸어 나갔다.


나랑 사이좋게 걸어갈 생각이 없나 보다.


아, 진짜 재수없어.


누가 보면 동행인이 아니라고 생각할 정도로 우리는 한참이나 떨어져서 걸었다.


심지어 중간에는 복도에서 뛰어 노는 학생들 때문에 공하얀을 놓칠 뻔했다.


겨우 따라잡고서 도착한 곳은 당연히 옥상이었다.


옥상으로 따라오라길래 옥상이 개방되어 있는 줄 알았더니, 자물쇠로 잠겨 있었다.



“잠겨 있는데?”


“나도 알아.”



와, 저 싸가지.


공하얀은 내 말에도 아랑곳 않고 옥상 문 앞에 서더니, 손을 들어 자물쇠를 향해 능력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자 자물쇠가 풀렸다.


염력을 세밀하게 사용하면 저런 것도 가능하구나. 기억해둬야지.


공하얀은 자물쇠를 풀고 문을 열어 옥상으로 갔다.


나도 뒤따라 옥상으로 갔고, 공하얀은 앞서 가던 몸을 돌아 이제야 나를 마주봤다.



“아깐 미안했어.”


“뭐가?”


“너한테 욕하고 능력 쓴 거.”


“뭐··· 알아서 다행이네.”


“나도 이런 적이 처음이라 당황해서 그랬어. 너가 나한테 빙의했을 때, 난 의식을 완전히 잃은 건 아니었어. 처음엔 의식을 잃었다가 좀 지나서 깬 것 같은데 무언가에 완전히 막혀서 나갈 수가 없더라고.”


“정확히 뭐였는지는 모르고?”


“온통 까매서 뭔 지는 잘···.”



까맣다고? 설마 내가 빙의했을 때, 내 육체를 감싸던 검은 형체와 같은 건가?



“어쨌든, 미안했어.”


“그 말 하려고 나 부른 거야? 그건 아까 했어도 됐잖아.”


“이게 다는 아니고.”



공하얀은 갑자기 답지 않게 불안한 눈빛으로 주변을 돌아보더니 이내 발걸음을 옮겨 나에게 더 붙어 왔다.



“뭐, 뭐야. 갑자기.”


“목소리 낮춰. 내가 웬만하면 너희 반 애 데려오고 싶었는데 그건 아직 위험할 것 같아서.”



공하얀은 당최 알 수 없는 말만 늘어놨다.



“문명월. 지금부터 난 생각으로만 말할 거야. 그러니까 이제부터 내 생각을 읽어.”



갑작스런 요구에 나는 당황했지만 공하얀 눈빛이 무척이나 진지해 보여서 무시할 수도 없었다.


나는 공하얀 말대로 공하얀의 생각을 읽기 시작했다.



‘읽고 있어?’



공하얀의 목소리였다.


나는 대답 대신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럼 됐어. 지금부턴 고개도 끄덕이지 마. 일단 듣기만 해.’



나는 공하얀의 단호한 말에 집중하려 눈썹 사이를 좁혔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너랑 나만 아는 비밀이야. 혹시라도 내가 말한 것들이 다른 사람 입에서 들리면 너가 그런 줄 알고 난 바로 널 죽일 거야.’



그저 친구들끼리 ‘죽을래?’라고 장난치듯 말하는 게 아니었다.


공하얀은 진심이었다.



‘난 ‘발견’에서 일하고 있어. 너희 반 애들이 말해줬을 지는 모르지만 ‘발견’은 초능력 관련 사설 기업이야. 내가 지금은 너에게 더 말해줄 순 없지만 경고는 해줘야 할 것 같아서. 이 학교 믿으면 안돼. 담임 선생님도.’



나는 듣지 말아야 할 것을 들은 듯 머리가 멍했다.


학생이 벌써 그런 곳에서 일을 해도 되는 건가?


그리고 애초에 내가 얘 말을 어떻게 믿지?


내 목숨으로 협박하는 애를?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그럴 법해.


채린이가 말해줬던 걸 기억해보면, 발견은 다른 사설 기업과는 다르게 민간인들뿐만 아니라, 능력자 사이에서도 무얼 하는지 알려지지 않은 기업이라고 했다.


그만큼 보안이 철저한 곳이니 나에게 이런 협박을 하는 게 일리가 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더 말해 줄게. 너가 알아야 할 정보가 우리 기업에 있어.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공하얀은 끝까지 의미심장한 말만 내뱉었다.


내 궁금증은 전혀 해소되지 않고, 오히려 가슴이 답답할 정도로 의문점만 잔뜩 남겼다.


그때,


쿵.


옥상 문이 열리고 두 사람이 나온다.



“여기서 뭐 하니. 애들아.”



담임 선생님과 쉴더 선생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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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업로드 지연 공지 24.06.29 22 0 -
32 32. 정보의 바다 시대에 도서관이라니 24.09.16 6 0 8쪽
31 31. 화해의 도서관 24.09.13 10 0 7쪽
30 30. 손발도 맞아야 아주 큰 소리가 난다. 24.09.11 10 0 8쪽
» 29. 들리지 않는 대화 24.09.09 13 0 10쪽
28 28. 쌈닭들 24.09.06 15 0 10쪽
27 27. 일석이조 24.09.04 13 0 9쪽
26 26. 보호막 24.09.02 14 0 9쪽
25 25. Just One Second. 24.08.30 19 0 10쪽
24 24. 헤쳐 모여. 작전이다. 24.08.28 17 0 9쪽
23 23. 바쁘다바빠 초능력사회 24.08.26 24 0 11쪽
22 22. 결투를 신청한다. 24.08.23 18 0 10쪽
21 21. 제대로 수업을 하는 날이 없음 24.08.22 18 0 7쪽
20 20. 도망쳐야 하는 순간도 있다. 24.08.20 19 0 8쪽
19 19. 이러다 다 죽어 24.08.17 20 0 8쪽
18 18. 자, 이제 잠에 듭니다 24.08.14 32 0 10쪽
17 17. 쉬는 시간 24.08.12 31 1 11쪽
16 16. 죽고 싶은 사람 이리 모여라 24.07.09 34 2 11쪽
15 15. 우리 반 24.06.23 32 1 22쪽
14 14. 전학 24.06.16 48 1 23쪽
13 13. 수용할 줄 아는 능력 24.06.16 39 0 24쪽
12 12. 견학 24.06.14 37 0 19쪽
11 11. 선택 24.06.12 36 0 15쪽
10 10. 마지막 미션 24.06.11 47 0 16쪽
9 9. 갑작스러운 의문 24.06.09 40 0 14쪽
8 8. 사실 초능력이 행운일 수도 24.06.09 40 1 20쪽
7 7. 저세상 베프 24.06.04 42 0 19쪽
6 6. 조력자 24.05.30 44 0 19쪽
5 5. 레벨업 24.05.29 49 1 21쪽
4 4. 보디가드 24.05.26 49 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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