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보는 것도 초능력이야? 그건 그냥 무당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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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르
작품등록일 :
2024.05.11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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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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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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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쌈닭들

DUMMY

제28장. 쌈닭들.



로수화의 발언에 강당은 또 한 번 정적이 됐다.


오늘 하루 나 때문에 분위기가 싸해진 게 벌써 몇 번째냐···.


난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겨우 말을 꺼냈다.



“내가 왜··· 그래야 하지?”



꽤 친절히 말했다 생각했는데, 내 생각보다 시비 거는 말투로 뱉어져서 당황했다.



“당연한 거 아니야? 원래 카피 능력은 자연계열이야.”


“근데 난 카피 능력자가 아니라 혼 능력자인데?”


“그, 그건 그런데···! 어쨌든 너 아까 우리 반 쌤 쉴드도 안 통하는 거 보면 자연계열인데 왜 네가 멘탈계 있는 건데?”


“그거야 멘탈계로 배정을 받았고, 배정을 해준 선생님도 그동안 혼 능력자는 멘탈 계열로 분류되었으니까 알아서 배정하셨겠지. 네가 뭔데 왈가왈부야.”


“뭐?! 야!!”



로수화는 따박따박 말대꾸하는 나에게 열을 받았는지, 내 쪽으로 달려들었다.


그 모습을 본 쉴더 선생님은 로수화를 막으며 소리치셨다.



“야! 너희 진짜 그만 안 해?!! 선생님 앞에서 뭣들 하는 거야!”



로수화는 선생님의 호통에 뭐라 더 말은 못 하고 날 째려보며 씩씩거렸다.


그 꼴이 통쾌하긴 했지만 한편으론 내심 걱정이 됐다.


이러다 진짜 자연계 반을 가서 쟤네랑 지내게 되면 어쩌나 하는 그런 걱정 말이다.



“명월이가 우리 반으로 올 일은 없을 거야. 명월이 말대로 그동안 혼 관련 능력자는 다 멘탈계였으니까. 그리고 너희 줄 제대로 서 봐.”



쉴더 선생님은 정색을 한 채로 우리에게 줄을 서라고 말했고, 우리 반은 서로 눈짓을 주고받으며 이 수업이 언제 끝나는지 눈치를 봤다.



“자, 내가 우리 반한테 종종 말하는데, 내가 분명 너희 그딴 식으로 멘탈계한테 말하지 말라고 했어, 안 했어.”



쉴더 선생님은 완전히 깐 목소리로 무겁게 말씀하셨다.


지금까지 들었던 선생님의 목소리와는 완전히 다른 톤이었다.


이 수업도 일찍 끝나긴 글렀구나.



“이번 결투에서 너희가 져서 자존심이 상한 건 알겠는데 그건 너희 잘못 아니야? 내가 분명 능력만 믿을 게 아니라 분석하고 공부하라고 했지. 근데 너희 멘탈계 능력 분석했어?”



자연계는 고개를 올리지도 못한 채 눈치만 보고는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저었다.



“난 분명 경고했어. 너희 결투 패턴 항상 같다고. 그게 왜 그런 줄 알아? 너희가 자만심만 높아서야. 너희 능력이 다 겉보기에 화려하니까 머리 쓰는 멘탈계가 쉬워보였겠지. 근데 오늘 봤지? 오늘 결투 1분도 안 걸렸어. 너희 1분 만에 제압당할 동안 다음 공격 어떻게 할 지 생각은 했어?”



정곡을 찌르는 선생님의 말씀에 자연계는 이번에도 역시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멘탈계. 오늘 결투에서 이긴 건 잘했지만 그렇다고 난 너희가 더 잘했다고 말한 순 없을 것 같다. 내가 분명 너희에게도 몇 번이나 말했어. 너희도 자연계 분석 안 하고 회피만 했지? 아니야?”



우리 반 아이들도 자연계 반처럼 고개만 숙인 채 대답하지 못했다.



“능력자는 자신의 능력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 상대 팀의 능력과 공격 패턴을 수도 없이 연구하고 분석해야 한다고 했어. 오늘은 그래서 누가 작전을 짠 거지?”



나는 대답을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던 찰나, 옆에 있던 승원이가 더 빨랐다.



“명월이입니다.”


“지금 오늘 전학 온 애가 작전을 짜고 지시했다는 게 너희는 말이 된다고 생각하니? 심지어 명월이는 본인이 능력자인 걸 안 지도 얼마 되지 않았어. 그리고 오늘 발현된 능력을 본이 나름대로 분석하고 사용을 했지. 내 생각엔 명월이가 작전을 짜자고 했던 거면 본인 능력의 부작용에 대한 대비도 했을 것 같은데, 맞니?”



정확히 나에게만 향하는 선생님의 질문에 나는 숙인 고개를 번쩍 들고 주변 눈치를 봤다.


쉴더 선생님을 보자 나를 뚫어지게 보고 계셔서 대답을 안 할 수가 없었다.



“아··· 네. 빙의하고 있을 때, 제 육체가 어떤 상태일지 몰라서요. 그리고 제가 빙의를 성공할지도 확신이 안 서서 지원이에게 계속 제 생각을 읽어달라고 부탁했어요. 아, 물론 반 친구들이 먼저 빙의 능력이면 제 육체가 위험할 수도 있다고 말해줘서 그렇게 한 거예요.”



뭔가 분위기상 나만 면죄부가 있는 채로 아이들이 혼이 나는 느낌이 들어 양심이 잔뜩 찔렸다.


그래서 허겁지겁 친구들을 대신해 해명을 늘어 놓았다.


그러나 내가 하는 해명도 선생님 눈엔 변명이었는지, 선생님의 표정은 여전히 안 좋으셨다.



“그래. 내가 말한 게 바로 그거다. 너희는 충분히 능력에 대한 이해도가 오늘 전학 온 명월이보다 월등히 높지만, 실행력이 너무 낮아. 우리 반이 너희보다 확실히 공격형 능력자가 많은 건 사실이야. 그런데 너희 2학년부턴 계열 섞어서 결투전 하는 건 알고 있지? 학교에서 왜 그렇게 하겠어. 각 계열의 장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야. 멘탈계 능력은 국가기관이든 사설 기업 모두 데려가고 싶어서 안달인 능력이지. 오늘 본 것처럼 자연계를 완전히 제압할 수 있거든. 그런데 너희는 그동안 한 번도 자연계 능력 분석 안 하고 본인들 능력도 방치했지? 그건 너희 잘못이야. 알아들었어?”



우리 반은 다들 고개만 숙인 채 죄송하다는 한 마디를 겨우 했다.



“물론 자연계가 그동안 너희를 괴롭힌 것은 잘못됐어. 그건 담임인 내가 대신 미안해. 물론 저 녀석들도 너희에게 사과를 할 거야. 지금은 저 녀석들 다 열 올라서 제대로 사과 안 할 테니까 내가 벌을 좀 주면 반성하겠지. 그때 다시 사과를 시킬게. 우리 반은 앞으로 결투전까지 연습 결투 금지다. 알겠어?”



쉴더 선생님이 내린 연습 결투 금지 처벌에 자연계 반 아이들은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고, 불만이 있는 듯 입을 뻐끔거렸지만 본인들이 저지른 잘못을 인지는 하는지 대놓고 불만을 제기하진 않았다.



“자, 오늘은 여기서 끝! 다들 피곤하지? 이제 점심 먹으러 가. 나도 피곤하니까 이렇게 잔소리하게 하지마라.”



쉴더 선생님은 이제야 밝아진 표정을 하시고선 전처럼 장난스러운 말투로 마무리하셨다.


담임 선생님도 우리에게 고생했다며 인사를 하시곤 쉴더 선생님과 함께 자리를 뜨셨다.


선생님들이 강당을 나가시고 나서야, 우리는 참았던 숨을 몰아쉬며 한숨을 쉬었다.


그중에서 가장 죽상을 하고 있는 지윤이는 땀까지 흘리며 말했다.



“으아아··· 이제야 끝났네. 애들아. 얼른 밥 먹으러 가자. 나 진짜 너무 배고파···.”



당장이라도 쓰러질 듯한 표정으로 애원하듯 말하는 지윤이에 우리 반은 웃으면서 그러자고 답했다.


나는 아무래도 급식실 가는 길을 몰라 뒤쪽에서 애들을 따라가려 했다.


그런데 내 뒤에서 누군가 손목을 잡았다.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공하얀이었다.



“뭐야? 왜?”



내가 공하얀에게 무슨 일이니 묻자 공하얀은 내 눈도 못 마주친 채, 주춤거리더니 겨우 말했다.



“그··· 조금 이따 밥 먹고 학교 옥상에서 좀 보자.”


“내가 왜.”


“아, 좀···! 그··· 너한테 사과하고 싶어서 그래.”


“사과 지금 해. 들어 줄게.”


“할 말도 있어서 그래. 부탁이야. 와줘.”



뜬금없이 ‘옥상으로 따라와’를 시전한 공하얀에 의심부터 갔지만, 그래도 어째서인지 공하얀의 마지막 말은 단호하고 결의에 차 보였다.


그래서 나는 고민하다 이내 고개를 끄덕였고, 공하얀은 그제야 내 손목을 놔줬다.


혹시라도 공하얀이 날 해코지한다면 그때 발혼하면 되지!


그 정도는 정당방위라 해도 무방하지.


나는 별 문제없을 거라 생각하고 이미 강당 문 앞까지 간 우리 반을 따라잡기 위해 발걸음을 바삐 하며 뛰어 갔다.


내가 뛰어오자 지원이는 돌아보며 나에게 물었다.



“왜 이리 늦었어?”


“아, 공하얀이 할 말 있다고 하길래.”



내 말에 우리 반 아이들은 전부 고개를 홱 돌리며 ‘뭐?!!’라는 말을 동시에 했다.


어우.


내가 미어캣 같은 친구들의 반응에 놀라 눈만 동그랗게 뜨고 가만히 있자 지원이가 또다시 물었다.



“아니, 걔가 무슨 말을 했는데?”


“말을 했다기보다 말 그대로 할 말이 있다고 말했어. 밥 먹고 옥상에서 보자고···.”


“뭐?!! 옥상으로 따라오라고 했다고?!!”



이번에도 아이들은 동시에 말했다.


이 정도면 지윤이가 애들 조종해서 자기가 하고 싶은 말 따라하게 하는 건 아닐까 의심이 된다.



“아니야- 그냥 옥상에서 보자고 했어. 사과도 하고 싶다고.”


“뭐?!!”


“애들아, 제발 그만. 그만 소리 질러···.”



아이들은 내 말에 입을 ‘합’하고 다물더니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리고 채린이는 눈치를 보더니 조심스럽게 말했다.



“계속 소리 질러서 미안. 근데 우리도 너무 놀라서···”


“아니야. 그럴 만해. 보니까 완전 조용한 캐릭터 같던데?”


“걔는 그냥 조용하기만 한 게 아니야. 걔 능력 자체가 워낙 사기라서 아무도 못 건드리거든? 근데 걔도 그걸 알아. 결투할 때 쟤가 뒤에 있는 이유가 약해서도, 다른 애들이 더 강해서도 아니야. 사실상 쟤가 실세라서 애들이 쟤 대신 방패가 되는 거야. 공하얀 은근 저런 거 되게 귀찮아 하는 타입이라 앞에 세우면 분명 결투 참여 안 할 거라는 걸 자연계 반 애들도 알고서 뒤로 보내는 거야.”


“근데 귀찮아하는 것치곤 매번 결투에서 열심히 한 거 아니야?”


“자기 편이 지는 게 더 싫으니까 그러지. 그런 애가 너한테 사과를 한다는 게 사실 우린 의심이 되긴 해.”


“뭐, 나도 의심하긴 했어.”


“그치? 그럼 가지마!”


“그래도 뭔 말을 할지 궁금은 해서. 잠깐만 갔다 올게.”


“흠··· 알겠어. 대신 갔다 와서 우리한테 무슨 얘기 했는지 말해줘야 해?”


“알겠어.”



나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고, 내 대답에 우리 반 아이들은 안심을 하고는 그제야 다시 급식실로 향하기 시작했다.


공하얀은 정말 무슨 말을 하려고 날 따로 불렀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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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업로드 지연 공지 24.06.29 22 0 -
32 32. 정보의 바다 시대에 도서관이라니 24.09.16 6 0 8쪽
31 31. 화해의 도서관 24.09.13 10 0 7쪽
30 30. 손발도 맞아야 아주 큰 소리가 난다. 24.09.11 10 0 8쪽
29 29. 들리지 않는 대화 24.09.09 12 0 10쪽
» 28. 쌈닭들 24.09.06 15 0 10쪽
27 27. 일석이조 24.09.04 13 0 9쪽
26 26. 보호막 24.09.02 14 0 9쪽
25 25. Just One Second. 24.08.30 19 0 10쪽
24 24. 헤쳐 모여. 작전이다. 24.08.28 17 0 9쪽
23 23. 바쁘다바빠 초능력사회 24.08.26 24 0 11쪽
22 22. 결투를 신청한다. 24.08.23 18 0 10쪽
21 21. 제대로 수업을 하는 날이 없음 24.08.22 18 0 7쪽
20 20. 도망쳐야 하는 순간도 있다. 24.08.20 19 0 8쪽
19 19. 이러다 다 죽어 24.08.17 20 0 8쪽
18 18. 자, 이제 잠에 듭니다 24.08.14 32 0 10쪽
17 17. 쉬는 시간 24.08.12 31 1 11쪽
16 16. 죽고 싶은 사람 이리 모여라 24.07.09 34 2 11쪽
15 15. 우리 반 24.06.23 32 1 22쪽
14 14. 전학 24.06.16 48 1 23쪽
13 13. 수용할 줄 아는 능력 24.06.16 38 0 24쪽
12 12. 견학 24.06.14 36 0 19쪽
11 11. 선택 24.06.12 36 0 15쪽
10 10. 마지막 미션 24.06.11 46 0 16쪽
9 9. 갑작스러운 의문 24.06.09 39 0 14쪽
8 8. 사실 초능력이 행운일 수도 24.06.09 40 1 20쪽
7 7. 저세상 베프 24.06.04 42 0 19쪽
6 6. 조력자 24.05.30 43 0 19쪽
5 5. 레벨업 24.05.29 49 1 21쪽
4 4. 보디가드 24.05.26 48 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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