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보는 것도 초능력이야? 그건 그냥 무당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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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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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1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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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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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일석이조

DUMMY

제27장. 일석이조



공하얀의 욕지거리에 이 강당은 정적이 돌았다.


자연계와 우리 반의 반응들을 보니 공하얀은 원체 조용한 캐릭터인 것 같다.


다들 하나같이 놀란 표정으로 굳어 있었다.


욕 먹은 건 나지만 어째서인지 주변 사람들이 더 당황스러워 보였다.


나야 전학 와서 다른 반 친구에게 들은 첫 마디가 욕이라는 게 기쁜 일은 아니다만, 아이들이 저렇게까지 놀란 건 보니 공하얀이 저렇게까지 감정적인 건 흔한 일이 아닌 것 같다.


나는 오히려 공하얀의 목소리를 들었다는 게 더 신기했다.


생각해 보면 그동안 거의 이화찬만 말했고, 오늘은 지윤이 덕분에 공지상 목소리도 듣긴 했다.


안노을도··· 아우성치는 거긴 했지만 듣긴 했다.


자연계 아이들은 보토 이화찬이 말하면 웃으면서 리액션을 했다.


그런데 항상 그중에서도 혼자 조용히 잘 웃지도 않는 하얀 애가 공하얀이었다.


공하얀 이야말로 정말 귀신같은 애였다.


그런 애가 내뱉은 첫 마디가 나를 향한 욕이라니.


처음엔 목소리를 들어서 신기했지만, 생각하다 보니 왜 욕을 했는지 궁금해졌다.



“뭐?”


“너 좆같다고.”


“내가 왜?”


“하, 야. 너 지금 모른 척하는 거야? 너 나한테 네 그 좆같은 능력 썼잖아.”


“아니··· 이 결투는 능력으로 겨루는 거 아니야? 왜. 매번 너희만 우리 반한테 능력 쓰다가 너희가 당하니까 이제서야 기분이 나빠?”


“저 시발···.”



공하얀은 나를 향해 능력을 쓰려는지 손을 뻗었다.


그 모습을 보자 순간 나도 공하얀을 향해 반사적으로 손을 들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말리기도 전에 순식간에 능력을 사용했다.


그리고 우리는 동시에 벽에 부딪힌 채, 공중으로 떠올랐다.


내가 공하얀에게 사용한 능력은 다름 아닌 염력이다.



···


나도 내가 왜 염력을 쓰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저 공하얀의 공격을 막기 위해 손을 뻗었을 뿐인데 어째서 내 능력이 아닌 공하얀의 능력을 쓰고 있는지 나도 모른다.


나는 지금 바닥에서 발이 떨어진 채 링을 둘러싼 유리에 모기처럼 붙어있다.


물론 공하얀도 나랑 같은 모양새다.


내가 순간적으로 공하얀을 보고 따라했는지, 공하얀도 모기처럼 발이 떨어진 채 벽에 붙어있다.


목 쪽에서 무언가 조르는 듯한 느낌이 드는 걸 보니 공하얀은 나를 염력으로 공중에 뜨게 한 다음, 압박을 줄 생각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나도 비슷한 방법으로 공하얀을 압박하고 있어 공하얀은 능력을 쓰기에 힘겨워 보였다.



“너희 당장 안 내려와!! 이게 지금 무슨 짓이야!!”



공하얀과의 힘겨루기가 멈출 기미가 안 보이자, 쉴더 선생님이 소리를 지르셨다.


공하얀은 선생님을 한 번 곁눈질로 보더니 능력을 거둘지 말지 눈치를 본다.


그런 공하얀의 눈치 싸움에 쉴더 선생님은 한 번 더 소리를 지르신다.



“공하얀! 선생님 말 무시하지 말고 당장 내려와!”


그러자 공하얀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심통이 난 표정으로 손을 내려 능력을 거두곤, 염력을 아래로 흐르게 하여 밑으로 부드럽게 내려갔다.


나는 그런 공하얀을 모습을 따라 하며 손을 밑으로 향하게 한 다음 능력을 썼다.


그랬더니 공하얀처럼 부드럽게 밑으로 내려와 발을 디뎠다.



이 능력 괜찮은데? 잘 쓰면 비행 능력으로도 쓸 수 있겠다.



내가 혼자 손을 보며 능력에 감탄하고 있을 때, 결투장 밖에서 담임 선생님이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멘탈계, 자연계 너희 다 이리로 와.”



선생님의 단호한 말투에 이 강당은 순식간에 공기가 무거워졌다.


그리고 우리는 눈치를 보며 결투장 밖으로 나갔다.


각 반이 일렬로 선생님 앞에 서자, 쉴더 선생님이 말했다.



“공하얀. 너가 설명해. 왜 그랬어.”


“아니··· 그게···.”


“수업과 결투 외에 능력 사용 금지인 건 알지? 채린이가 버저를 눌렀으니까 결투는 종료됐고, 너희 모두 그 이후론 능력 사용 안 된다는 거 알고 있잖아.”


“네··· 죄송합니다.”


“명월이한테도 똑바로 사과해.”


“아··· 하지만 선생님···!”


“당장 안 해?!!”


“아, 네··· 미안해.”



지금까지 본 공하얀 표정 중 가장 감정이 잘 드러난 순간이다.


사람이 저렇게까지 혐오감이 얼굴에 드러날 수 있구나···.


누가 봐도 사과하기 싫어 보이는 공하얀은 눈 안 마주치는 건 물론이고, 고개도 돌린 채 대충 사과했다.


얘로선 이게 최선이겠거니 하고 그냥 넘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어··· 그래. 나도 능력 써서 미안해.”



내 사과에도 공하얀의 고개는 꿋꿋했다.


아오. 사과 괜히 했네.



“자, 이제 말해봐. 하얀이 너 왜 명월이한테 능력 쓴 거야?”



쉴더 선생님은 공하얀이 사과를 했음에도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


공하얀에게 왜 갑자기 능력을 썼는지 캐물었다.



“너무 기분이 더러웠어요···.”


“뭐? 지금 너 뭐라고 한 거니? 너희가 제대로 상대 팀 분석 안 하고선 지니까 기분이 더러웠다고?”


“그게 아니라···! 하, 쟤가 대체 무슨 능력을 쓴 건지는 모르겠는데 쟤가 제 몸에 들어왔어요. 근데 그때 뭔 지는 모르겠는데··· 제가 깨어나려고 해도 무언가 절 막고 있어서 그러지도 못했어요.”



공하얀의 말에 선생님들과 모든 학생들이 날 쳐다보았다.


하지만 여전히 공하얀만이 내 쪽을 보지도 않았다.


담임 선생님은 날 보고선 물어보셨다.



“명월아. 너가 발현된 능력 사용한 거니?”


“네.”



이번엔 담임 선생님과의 대화를 들은 쉴더 선생님이 나에게 질문하였다.



“발현? 명월아. 너 능력이 그새 또 발현됐어?”


“아, 네. 바로 직전 수업에서 그런 거라 아직 담임 선생님께만 말씀드린 상태였어요.”


“어떤 능력이지?”


“확실한 건 모르겠는데, 빙의 같아요.”


“빙의? 그래서 하얀이가 그렇게 말한 거구나. 네가 자기 몸에 들어왔다고.”



쉴더 선생님이 이제야 이해가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씀하셨다.


하지만 이내 곧 다시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그럼 아까 너가 쓴 능력은 뭐지? 하얀이랑 같은 능력을 쓴 것 같은데?”


“아, 그게··· 그 부분이 저도 모르겠어서 아직 말씀을 못 드렸는데, 사실 아까 민정이한테 빙의했을 때도 제가 민정이 능력을 쓴 것 같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니 빙의를 한 사람의 능력을 제가 잠깐 쓸 수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나는 확실하지 않은 가설이라 말 끝을 흐리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선생님들은 놀란 표정으로 되물으셨다.



“뭐? 아니, 명월아! 왜 아깐 말 안 했어?”


“말씀드릴까 하다가 선생님이 얼른 교무실 가봐야 한다고 하셔서···.”


“야! 그래도 이런 건 말을 했어야지!”


“아, 네··· 다음부턴 바로 말씀드릴게요.”



내 말에 심각해진 두 분은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하셨다.



“전 선생님. 아무래도 ‘그 능력’인 것 같죠?”


“네··· 제가 생각해도 그래요.”



제 능력을 두 분이서만 대화하시면 어떡합니까.



“선생님! 그럼 명월이는 카피 능력도 있는 거예요?!”



때마침 채린이가 내가 가려웠던 부분을 긁어주듯 속시원한 질문을 나 대신하였다.


채린이가 던진 질문에 우리 반과 자연계는 모두 숨죽이며 두 분의 대답을 기다렸다.


두 분을 서로와 우리를 번갈아 보며 망설이시더니 이내 담임 선생님이 어쩔 수 없다는 듯 대답하였다.



“그런 것 같아. 명월아. 너는 아마 너 말대로 빙의를 한 사람의 능력을 카피할 수 있을 거야. 그런데 너가 말한 것처럼 일시적인 건 아니고, 너가 연습만 하면 주 능력처럼 사용할 수 있어.”


“네? 그게 가능하다고요?!”


“보통 너처럼 혼과 관련된 능력자들이 확장자인 경우가 많은데, 빙의 능력이 있는 능력자 중 몇몇이 카피 능력도 있는 경우가 있어. 꽤 심심치 않게 보이는 경우라서 이상한 일은 아니야.”



담임 선생님 말에 우리 반은 다들 입을 떡 벌린 채 놀라며 대단하다고 칭찬해줬다.

그 중에서도 지윤이는 마치 본인 일인 듯 방방 뛰기까지 했다.



“대단해. 명월아! 너 전학 오자마자 벌써 능력이 2개나 더 생겼어!! 이 능력 완전 일석이조인데?!”


와, 그렇네?


쉴더 선생님이 능력도 공부해야 한다고 했는데 벌써 공부할 능력이 너무 늘었잖아···?


신난 표정으로 날 축하해 주는 우리 반과 달리 내 표정만 근심이 가득했다.


하지만 나만 신나지 못한 건 또 아니었나 보다.



“선생님. 그럼 문명월은 멘탈계가 아니라 자연계로 와야 하는 거 아닌가요?”



누가 이런 똑부러지는 소리를 하나 봤더니 로수화다.


얘 목소리도 처음 듣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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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업로드 지연 공지 24.06.29 22 0 -
32 32. 정보의 바다 시대에 도서관이라니 24.09.16 6 0 8쪽
31 31. 화해의 도서관 24.09.13 10 0 7쪽
30 30. 손발도 맞아야 아주 큰 소리가 난다. 24.09.11 10 0 8쪽
29 29. 들리지 않는 대화 24.09.09 13 0 10쪽
28 28. 쌈닭들 24.09.06 15 0 10쪽
» 27. 일석이조 24.09.04 14 0 9쪽
26 26. 보호막 24.09.02 15 0 9쪽
25 25. Just One Second. 24.08.30 19 0 10쪽
24 24. 헤쳐 모여. 작전이다. 24.08.28 17 0 9쪽
23 23. 바쁘다바빠 초능력사회 24.08.26 24 0 11쪽
22 22. 결투를 신청한다. 24.08.23 19 0 10쪽
21 21. 제대로 수업을 하는 날이 없음 24.08.22 19 0 7쪽
20 20. 도망쳐야 하는 순간도 있다. 24.08.20 19 0 8쪽
19 19. 이러다 다 죽어 24.08.17 21 0 8쪽
18 18. 자, 이제 잠에 듭니다 24.08.14 32 0 10쪽
17 17. 쉬는 시간 24.08.12 31 1 11쪽
16 16. 죽고 싶은 사람 이리 모여라 24.07.09 34 2 11쪽
15 15. 우리 반 24.06.23 33 1 22쪽
14 14. 전학 24.06.16 48 1 23쪽
13 13. 수용할 줄 아는 능력 24.06.16 39 0 24쪽
12 12. 견학 24.06.14 37 0 19쪽
11 11. 선택 24.06.12 37 0 15쪽
10 10. 마지막 미션 24.06.11 47 0 16쪽
9 9. 갑작스러운 의문 24.06.09 40 0 14쪽
8 8. 사실 초능력이 행운일 수도 24.06.09 40 1 20쪽
7 7. 저세상 베프 24.06.04 42 0 19쪽
6 6. 조력자 24.05.30 44 0 19쪽
5 5. 레벨업 24.05.29 50 1 21쪽
4 4. 보디가드 24.05.26 49 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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