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보는 것도 초능력이야? 그건 그냥 무당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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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저소르
작품등록일 :
2024.05.11 18:33
최근연재일 :
2024.09.16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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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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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손발도 맞아야 아주 큰 소리가 난다.

DUMMY

제30장. 손발도 맞아야 아주 큰 소리가 난다.



담임 선생님과 쉴더 선생님이 동시에 옥상으로 들어왔다.


원래 옥상은 잠겨 있던데 대체 다들 잠겨 있는 옥상을 왜 오는 거지?


우리가 이미 열어둔 문으로 들어온 선생님 두 분은 우리를 꽤나 매서운 눈으로 쳐다보았다.


마치 우리의 꾀를 알아내려 하는 듯.



“아, 명월이한테 사과하고 싶어서요.”



공하얀은 얼굴에 표정 변화 하나 없이 뻔뻔하게 말했다.



“사과를 하는 데 굳이 왜 옥상까지 온 거니?”



공하얀의 뻔뻔한 대답에도 불구하고 쉴더 선생님은 우리를 꿰뚫어 보는 눈빛으로 캐물으셨다.



“그거야 당연히 우리 반도 그렇고 멘탈계 애들 앞에서 사과하는 걸 보이고 싶지 않으니까요.”



선생님의 질문에도 공하얀은 끝까지 뻔뻔한 태도를 유지했다.


오히려 너무 자연스러워서 내가 더 당황스러웠다.


선생님 두 분은 공하얀과 나를 번갈아 쳐다보시며 기묘한 표정을 지으셨다.


이윽고 담임 선생님은 나만 계속 쳐다보셨다.


나는 그런 선생님의 눈빛을 애써 모른 척하려 공하얀과 선생님들 사이 애매하게 시점을 두었다.


하지만 보지 않아도 담임 선생님이 뜨거우리만큼 쳐다보고 있는 게 느껴졌다.



“명월아. 그럼 이번엔 네가 대답해 볼래? 뭐 사과야 할 수 있지. 그것도 옥상에서. 그런데 왜 둘은 대화 하나 없었지? 마치 비밀스럽게 생각으로 대화한 것 마냥.”



담임 선생님이 나에게 물었다.


어떻게 그걸 아신 거지? 설마 우리를 뒤쫓아왔나?


공하얀과 내가 실제로 대화한 시간은 1분도, 아니 30초도 안 되는 시간일테고, 내가 공하얀의 생각을 읽으면서 대화를 한 것까지 따져도 1분 내외의 시간일 것이다.


두 분은 그 짧은 시간동안 있었던 일을 어떻게 아시는 걸까.


지금 이 상황 자체가 공하얀의 말에 힘을 실어준다.


이 학교와 선생님을 믿지 말라는 공하얀의 말이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다는 느낌을 준다.


공하얀의 말이 맞다면 는 여기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행동해야 할 것이다.


믿으면 안 되는 사람 앞에서 모종의 비밀스러운 대화를 했다는 걸 들키면 안 될 테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자연스럽게 대답할 방법은 이거 하나밖에 없다.



“허, 야. 공하얀. 뭔 사과? 네가 사과를 했다고? 야!! 장난하냐!!”



갑자기 소리를 지르면 된다···!


그냥 아까처럼 공하얀과 개싸움을 벌이면 선생님들은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며, 명월아. 이게 무슨 말이니.”



내가 또다시 싸울 기세를 보이니 담임 선생님과 쉴더 선생님은 방금 그 기묘한 표정과 매서운 눈빛을 거두시곤, 다시 내가 알던 모습으로 돌아왔다.


두 분은 갑자기 소리 지르는 나 때문에 당황한 듯 보였다.


공하얀도 처음엔 가까이 있는 나만 보일 정도로 아주 살짝 미간을 좁히며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이었지만, 이내 곧 내 행동을 이해한 건지 다시 표정을 풀었다.



“선생님. 저 진짜 얘네 반이랑 수업 같이 못하겠어요. 갑자기 사과하겠답시고 옥상으로 부르더니 다짜고짜 저보고 사과를 하라잖아요!”


“야. 문명월. 네가 먼저 허락 없이 빙의했잖아. 네가 사과하면 나도 한다니까?”


“야, 미쳤냐? 내가 말하니까 입 냄새 난다고 그냥 입 닥치고 생각이나 읽으라고 명령한 게 누군데. 너 그러고선 뻔뻔하게 선생님들한테 거짓말을 해?!”


“야!”


“아, 왜!!”



공하얀은 내 상황극을 잘도 받아줬다.


‘발견’에서는 연기도 알려주나. 배우 해도 되겠다, 쟤는.


공하얀은 이 상황극을 한층 더 개싸움처럼 만들 생각인지 나에게 능력을 쓰려는 듯 두 손을 들었다.


아니, 잠만.


여기 옥상인데···.


쟤 설마 지금까지 나랑 진심으로 싸운 건가.



‘야, 야. 진심 아니니까 대충 받아줘. 어차피 선생님들이 말릴 걸.’



그때, 공하얀의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들렸다.


그 목소리를 듣고 공하얀을 보자, 나에게 살짝 눈짓을 보냈다.


진심이 아니라니 다행이다···.


공하얀의 말대로 나 역시 두 손을 들어 능력을 쓸 자세를 취했다.


나까지 자세를 보이자, 두 선생님은 각자의 학생에게 달려들어 우리를 뜯어 말렸다.



“너희 정말!! 오늘 하루 종일 대체 왜 그러니?!” 쉴더 선생님이 지친다는 듯 말했다.



“그래, 애들아. 이제 그만 좀 하자···.” 담임 선생님 역시 지친 목소리로 애원하며 말했다.



나와 공하얀은 눈이 마주쳤고, 우리 둘은 동시에 안심을 했다.


싸우길 잘했다!


담임 선생님은 나를, 쉴더 선생님은 공하얀을 짐짝을 끌 듯 우리를 데리고 옥상을 나왔다.


그리고 그 상태로 곧장 교실로 향했다.


공하얀은 자연계 반으로, 나는 우리 반 멘탈계로 들어오자 담임 선생님은 정말 지긋지긋하다는 듯 말씀하셨다.



“애들아. 이젠 제발···! 그만 좀 싸우자. 1년 내내 그러고도 너흰 싸울 체력이 남아 있니? 너흰 그럴지 몰라도 선생님은 아니야···. 너희랑 앞으로 3학년까지 있어야 한다는 게 믿을 수가 없다. 제발 우리 싸우지 좀 말자, 응?”



반 아이들은 쉬는 도중 다짜고짜 담임 선생님의 하소연을 들어서 벙찐 표정이었다.


담임 선생님은 그런 아이들의 표정에도 아랑곳 않고 하소연하시다가 바로 교실을 나가셨다.


담임 선생님이 나가시자마자 아이들은 내 주위로 모여 들었다.



“명월아! 그래서 어떻게 됐어?” 채린이 물었다.


“아, 그냥 뭐, 사과한다고 하더니 결국 싸웠어.”


“아니 왜?!”


“내가 사과를 해야 지도 사과를 한다나 뭐라나···.”



내 말에 아이들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열불을 냈다.


물론 공하얀이 비밀로 해달라는 직접적인 말은 없었지만, 아직 우리 반을 믿을 수가 없다는 공하얀의 말과 굳이 옥상에서까지 생각으로 대화를 한 것을 보면 말하지 않는 게 당연한 수순이었다.


우리 반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아직은 말하지 못하는 것이다.


사실, 그렇게 믿고 싶다.


이 아이들은 그저 나와 함께 지낼 친구들로 남았으면 좋겠는 마음이다.



“아! 명월아. 아까 선생님이 우리 오후 수업은 집 가거나 자습해도 된다고 했어.”



지윤이는 불현듯 생각이 난 모양인지 손뼉을 치며 말을 했다.



“선생님? 담임 선생님?”


“어. 아까 너 공하얀이랑 나가자 마자 선생님이 오시더니 너 어디 갔냐고 하더라. 그래서 공하얀이랑 나갔다고 하니까 알겠다고 하시면서 말씀하셨어. 오늘 워낙 일이 많았잖아. 그래서 더 이상 사고 치지 말고 집 가거나 조용히 자습하라던데?”



그래서 담임 선생님이 옥상으로 온 거구나.


그런데 수업도 아니고 점심 시간인데 굳이 내 위치를 왜 파악하려 하신 거지?


아까 옥상에서 본 선생님의 눈빛이 잊히지 않는다.


물론 담임 선생님을 본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 짧은 시간 동안 보여준 선생님과는 아예 다른 사람 같았다.



“명월아. 넌 어떻게 할 거야?”


“어? 뭘?”



홀로 담임 선생님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나의 어깨를 툭 치며 말 건 사람은 승원이었다.


애들이 얘기하고 있을 때 혼자 다른 생각을 해서인지 승원이가 뭘 묻는지 몰라 반문을 했다.



“우리는 너만 괜찮으면 학교에 남아서 도서관 가려고 했거든. 아까 결투 때문에 못 갔잖아.”


“아, 어, 어. 그러자. 난 상관없어.”


“도서관 갔다가 민정이 병문안 가려 했는데, 어때?”


“나야 좋지.”


“그래, 그럼.”



이제야 오후가 됐다니.


오늘 하루가 너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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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업로드 지연 공지 24.06.29 22 0 -
32 32. 정보의 바다 시대에 도서관이라니 24.09.16 6 0 8쪽
31 31. 화해의 도서관 24.09.13 10 0 7쪽
» 30. 손발도 맞아야 아주 큰 소리가 난다. 24.09.11 10 0 8쪽
29 29. 들리지 않는 대화 24.09.09 12 0 10쪽
28 28. 쌈닭들 24.09.06 14 0 10쪽
27 27. 일석이조 24.09.04 13 0 9쪽
26 26. 보호막 24.09.02 14 0 9쪽
25 25. Just One Second. 24.08.30 19 0 10쪽
24 24. 헤쳐 모여. 작전이다. 24.08.28 17 0 9쪽
23 23. 바쁘다바빠 초능력사회 24.08.26 23 0 11쪽
22 22. 결투를 신청한다. 24.08.23 18 0 10쪽
21 21. 제대로 수업을 하는 날이 없음 24.08.22 18 0 7쪽
20 20. 도망쳐야 하는 순간도 있다. 24.08.20 18 0 8쪽
19 19. 이러다 다 죽어 24.08.17 20 0 8쪽
18 18. 자, 이제 잠에 듭니다 24.08.14 32 0 10쪽
17 17. 쉬는 시간 24.08.12 30 1 11쪽
16 16. 죽고 싶은 사람 이리 모여라 24.07.09 33 2 11쪽
15 15. 우리 반 24.06.23 32 1 22쪽
14 14. 전학 24.06.16 48 1 23쪽
13 13. 수용할 줄 아는 능력 24.06.16 38 0 24쪽
12 12. 견학 24.06.14 36 0 19쪽
11 11. 선택 24.06.12 36 0 15쪽
10 10. 마지막 미션 24.06.11 46 0 16쪽
9 9. 갑작스러운 의문 24.06.09 39 0 14쪽
8 8. 사실 초능력이 행운일 수도 24.06.09 40 1 20쪽
7 7. 저세상 베프 24.06.04 41 0 19쪽
6 6. 조력자 24.05.30 43 0 19쪽
5 5. 레벨업 24.05.29 49 1 21쪽
4 4. 보디가드 24.05.26 48 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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