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자동전투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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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지구온난화
작품등록일 :
2024.06.07 18:51
최근연재일 :
2024.09.13 22:00
연재수 :
56 회
조회수 :
14,124
추천수 :
288
글자수 :
273,335

작성
24.07.13 20:15
조회
218
추천
5
글자
10쪽

피라미드의 무덤 (2)

DUMMY

*


“첫 번째, 어풉! 재앙은 ‘피의 재앙’ 입니다!”


입에 물이 들어갔다.

똥물 X발!


다행히도 재앙이 시작하자마자, 밧줄을 풀 수 있었다.

시스템의 제약이 느슨해진 덕분이다.


‘특성: 여왕벌의 가호를 사용합니다.’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닙니다.’


나는 바로 강을 벗어나 공중에 떴다.

다른 S급들도 이미 몬스터를 죽이고 시체 위에 서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하죠?”


박태우는 단검을 이리저리 던지며 물었다.


“강 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얼마나 깊이?”


“잠시만요!“


정지환의 물음에 제대로 대답할 수 없었다.

길안내 음성과 겹쳐서 잘 안 들린다.

곤란한 상황을 인지한 건지 시스템은 바로 눈 앞에 창을 띄웠다.


-

길안내

수심 2500m 밑에 목표물이 존재합니다.

(new!) 추천: 설유천을 데려가시오.

-


심해냐?

어처구니 없는 깊이였다.

해봤자 강일텐데 역시 던전은 상식 밖의 세상이다.


그보다 설유천을 데려가라는 말은 뭐지?

나는 설유천 쪽을 바라봤다.


“난 뭘 하면 돼?”


“그게···“


나는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처음 보는 상태창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평상시 내가 보던 알림창은 흰색 바탕에 까만 글씨였다.


그러나 눈 앞의 창은 정반대의 색상인 까만 바탕에 흰색 글씨였다.

이름도 달랐다.

‘김수한‘이 아닌 ’설유천‘ 이었다.


-

열람 권한 허용


이름: 설유천

나이: ?? (아이템 효과: 12세)

등급: S

레벨: 30


능력치

공격력 10 방어력 10 마력 100 신성력 250 민첩 20 운 10


주력 스킬 (5)

S급 신의 손길 (Lv. 30) – 사용자 혹은 사용자가 지정한 생명체를 빠르게 회복시킵니다.

S급 신의 방패 (Lv. 30) – 사용자 반경 5km 내의 생명체를 보호합니다.

S급 디버프 (Lv.20) – 상대의 생명력을 지속적으로 감소시킵니다.

A급 응급처치 (Lv.30) – HP 10% 이하의 생명체를 응급실에서 보호합니다. 응급실 내의 생명체는 20%까지 회복 후, 다시 현실로 복귀합니다. (입장 개체 수 제한: 0/5)

A급 약사 (Lv.20) – 회복 물약을 조제합니다.


보조 스킬 (11)

···(더보기)

-


신성력 250, 마력 100, S급 스킬이 3개?

힐러가 S급 디버프?

힐과 딜이 모두 가능한 괴물이다.


아니다. 걸어다니는 통장이다.

저러니까 힐러인데도 최고 대우를 받지.


아니, 이게 아니다.


“정신 차리자.”


설유천의 상태창이 나에게 보이는 이유.

나는 서둘러 메세지함을 뒤적였다.

찾았다!


-

알림 (업데이트 완료)

EX급 주력스킬: 자동전투 (Lv.3)에 새로운 기능이 추가됩니다.

추가: 정보 열람 권한 허용, 추천 전투 모드 (타인에게만 적용 가능)

-


“허···”


“김수한 헌터님! 빨리 안내해주시죠!”


박태우의 다급한 외침에 정보 열람을 멈췄다.

지금은 설유천을 데리고 강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그게 유일한 길이니까.


“설유천 씨는 저와 함께 입수합니다! 수심 2500m까지 내려갈 겁니다. 나머지 두 분은 몬스터들이 우리 뒤를 따라오지 못하게 최선을 다해 주십시오!“


“오케이! 잠깐만. 2500m?”


정지환은 호쾌하게 대답했다가 멈칫했다.

박태우 역시 놀란 표정이다.


“2500m요? 죽는 거 아니에요? 관련 스킬이라도 있어요?”


“저는 없습니다.”


당당한 대답에 정지환과 박태우는 말을 잃었다.

설유천만 덤덤하게 대답할 뿐이었다.


“나? 알겠어.“


역시 겉은 12세여도 안에는 몇 살이 있는지 모를 일이다.

셋 중에 제일 침착했다.

나는 설유천이 있는 시체 위로 착지했다.


-

추천 전투 모드를 활성화합니다.

설유천의 S급 주력 스킬: 신의 방패 (Lv.30)을 사용해 모든 위험에서 벗어나시오.

-


“익사 안하게 계속 힐 넣어줄게.“


“아니요. 그···“


“그 뭐?”


자동으로 적용되는 게 아닌 것 같다.

내가 직접 권해야 하는 건가.

뚱한 설유천의 얼굴과 상태창을 번갈아 봤다.

더 이상의 알림이 없는 것으로 보아 내 생각이 맞는 것 같다.


하여간 불친절한 시스템 새X.

나는 그럴듯한 설명을 덧붙여 제안했다.


“힐 대신 보호 스킬을 사용해주십시오. 물 속에서도 공격이 이어질텐데 끊임없이 힐을 넣는 것보다는 한 번에 방패막을 펼치고 가는 게 마력도 절감될 겁니다.”


“그 스킬을 네가 어떻게 알지? 보통 사람들은 그냥 힐인 줄 알던데.“


안다.

대중에게 공개된 설유천의 스킬은 S급 신의 손길과 A급 응급 처치, 약사 뿐이다.


나도 처음에는 설유천이 자힐을 하는 줄 알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은 아마 S급 신의 방패 스킬이었을 것이다.

미세하게 범위를 조정해 힐처럼 보이게 했을 뿐.


나는 태평하게 대꾸했다.


“신이 택한 자의 특권인가 봅니다. 대충 보이네요.”


“흠. 알겠어.“


신성력을 가진 사람에게 이런 거짓말을 치기도 그렇지만 대충 맞는 말 아닌가?


내 얼굴을 유심히 보던 설유천은 금방 수긍했다.

계속 물어봤자 무쓸모라는 걸 깨달은 눈치다.


“스킬 쓴다.“


-

알림

설유천이 S급 신의 방패를 사용했습니다. 10분 동안 사용자와 김수한이 모든 위험으로부터 안전합니다.

-


설유천과 내 주위로 구 형태의 금빛 막이 형성되었다.


쾅!

콰앙!


몬스터들은 우리에게 달려들었지만 막에 가로막혔다.

스킬이 완전히 전개되자, 작은 진동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몬스터들의 발악을 액정 속 화면으로 보는 느낌.


“사실상 무적 스킬이군요. 엄청나네요.“


“그치? 괜찮은 스킬이야. 귀찮은 것들 무시하기도 좋고.“


부럽다.

심해의 압력도 끄덕없었다.

시간 안에만 도착한다면 말이다.


“갑시다.”


우리 둘은 동시에 잠수했다.

수질이 혼탁해서 시야가 확보되지 않았다.

다행인 건, 자동 전투가 물 속에서도 길을 확실히 안내해 준다는 점이었다.

목적지 방향으로 빛나는 화살표가 움직였다.


“이대로 쭉 내려가면 됩니다. 일단 가보죠.“


“응.“


1분 정도 내려왔다.

느리다.

지상과는 달랐다.


반복한다.

시간은 금이다.


-

B급 주력 스킬: 전투빨리감기를 ‘설유천’에게 적용합니다.

-


“빠르게 가겠습니다.”


솨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천천히 내려가던 보호막은 가공할 만한 속도로 하강하기 시작했다.

괜찮은 스킬이라니까.


“이게 빨리 감는 스킬이야? 들었어. 처음부터 있던 스킬이라고. 대단한데.”


“맞습니다. S급한테 사용해보는 건 처음이라서 얼마나 단축시킬지는 모르겠네요.“


“물 속인데 속도가 이 정도라니···확실히 네 등급이 더 높았다면 우리 회사가 널 진작에 데려갔을 거야.“


설유천은 진심으로 아쉬운 얼굴이었다.


나도 동감한다.

백운기업에 들어갔다면 똥도 안 먹고 힘든 짓 안 해도 됐다.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어쩌겠냐.


나는 고개를 앞으로 돌렸다.

수많은 수중 몬스터들이 움직이는 게 꼭 수족관 같다.

우리는 멍하니 앞을 바라봤다.


주변이 점점 더 어두워졌다.

이내 빛이 하나 들어오지 않는 심해로 진입했다.


“진짜 우리 회사에 올 생각 없어?”


“없습니다.”


“아쉽다. 그래도 혹시나 마음 바뀌면 말해. 언제나 환영이니까.”


“감사합니다. 거의 다 왔습니다. 해저 동굴이네요.”


제의는 고맙지만 이제 누구 밑에 있는 건 사양이다.

동료로는 괜찮지만 상사가 되면 어떨지 누가 아냐.


우리는 바닥에 있는 동굴 입구로 진입했다.

투명 막을 통과하자, 숨을 쉴 수 있었다.

조금 더 축축한 평범한 동굴이다.

유독 동굴에 들어갈 일이 많은 것 같다.


“여기는 공기가 있네. 스킬 해제할게.”


주변을 감싸던 금빛 막이 사라졌다.

든든했는데 아쉽다.


-

길안내

목적지까지 500m 남았습니다.

-


“마력은 괜찮습니까?”


“많아. 걱정 마.”


그렇겠지. 신성력 200이니까.

일부러 마력이라고 돌려 말했다.


신성력이라.

처음 들어본다.

하기야 시스템도 있고 마력도 있는 마당에 신성력이라고 없을 건 또 뭐냐.

조금 중세시대 판타지 소설 같아서 그렇지.


“얼마나 더 가야 해?”


“몇 분만 더 걸으면 됩니다.”


“알겠어.”


침묵을 유지하며 걸었다.

거의 다다라서 오른쪽으로 꺾자마자 보인 것은 돌무덤이었다.

돌무덤 위에는 지팡이 하나가 꽂혀 있었다.


-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길안내를 종료합니다.

-


설유천은 지팡이를 보자마자 투덜거렸다.


“아X왕도 아니고 대체 이야기 몇 개가 섞여 있는 거야?”


나 역시 동감한다.

성경, 이집트 고대 신화 등등···

당장 후보군만 몇 개가 떠올랐다.


“일단 몇 개는 확실합니다. 저건 모세의 지팡이같네요.“


“모세? 성경 속 지도자?”


“네.”


“난 무교라서 잘 몰라.”


“저도입니다. 부모님 따라 몇 번 가고 안 갔습니다.”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어릴 적 간식 준다고 해서 종종 갔던 기억이 난다.

이후로는 갈 일이 없었다.

애초에 모세는 지팡이를 아X왕처럼 뽑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되새기자.

던전은 상식 밖이다.

다 짬뽕되어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쉽다.


“그래서 저걸 뽑아봐야 하는 건가?“


“네. 뽑아 보실래요?“


“그래.“


설유천은 비장하게 돌무덤을 앞으로 갔다.

한 손으로 지팡이를 잡더니, 쑥 뽑아-


“왜 안돼? 이익!”


내지 못했다.

실제 나이는 어떤지 몰라도 껍데기는 12살이라 그런가 안쓰러웠다.


“힘을 내보시죠.“


“최대한 주고 있어!”


설유천은 두 손으로 지팡이를 잡고 당겼다.

무려 S급이 땀까지 뻘뻘 흘려가며 노력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너 해봐.”


설유천은 침통한 표정으로 복귀했다.

나는 돌무덤 앞으로 갔다.

지팡이가 단단히 돌 사이로 고정되어 있었다.


길안내에 따르면 이걸 뽑는 게 맞는 것 같은데.

다른 조건은 없나?


S급인 설유천도 뽑지 못했다.

내가 뽑을 수 있을까?


텁-


나는 두 손으로 지팡이를 잡았다.


낡은 지팡이.

눅눅한 동굴 속임에도 지팡이는 곰팡이가 슬거나 부식되지 않았다.

그저 세월의 흐름이 새겨져 있을 뿐이었다.

사막의 건조한 바람에 깎여나간 흔적일까.


거친 나무의 질감이 손에 익숙한 듯 감기는 느낌이다.

마치 오랫동안 쥐었던 것처럼.


쑤욱-!


“어?”


“어?”


어?

뽑았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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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탑 (15) 24.08.22 70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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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탑(11) 24.08.14 105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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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피라미드의 무덤 (5) 24.07.19 185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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