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별을 살아가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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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카프로 아카데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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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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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6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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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화

DUMMY

37화

EP2-교토의 별을 헤다 보면


요시다 타케시가 꺼낸 말은 허무할 정도로 당연한 말이었다.


“내가 유 작가님을 챙긴 건 그분이 외국에서 여기까지 직접 방문해 주신 저자이기 때문이야.”


타카시로 유리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그에게 반문했다.


“시집 내는 거 반대하셨잖아요.”

“반대를 한 게 아니라 의견을 개진한 거다. 하지만 네가 안건을 밀어붙였고, 결국 모두 납득시켰잖아.”


요시다는 무엇이 문제냐는 얼굴로 유리를 바라보았다.

그가 다시 말했다.


“나는 10편을 갖고 오면 출간 검토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작가님은 50편을 보내주셨어.”

“그렇죠.”

“그래서 그 자리에서 바로 시집 출간이 결정됐잖아.”


유리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거렸다.


“맞죠.”


요시다 타케시는 유리를 향해 말을 이었다.


“네가 보내준 시 50편, 작가님이 한국에서 문학상 탄 책, 이번에 나가레보시에서 새롭게 연재 결정된 소설의 초반 다 읽었다. 훌륭하더구나. 편집자로서 이런 작가를 어떻게 발굴했는지 솔직히 부러웠다.”


뜻밖의 칭찬이지만 유리의 기분은 전혀 좋지 않았다.

그저 요시다의 꿍꿍이가 걱정됐을 뿐.


그는 유리를 신경 쓰지 않고 말을 계속해 나갔다.


“나는 너에게 다음 원고를 받아낼 수 있을지, 다음 책 출간은 가능할지 염려했지. 하지만 그것도 훌륭하게 마무리했잖아. 소설, 시 동시에 연재하고, 오픈하는 거. 네가 추진한 거 아냐?”


요시다의 말은 구구절절이 맞았다.

딱히 뭐라 대꾸할 수 없는 유리는 못마땅한 얼굴로 고개만 주억거렸다.


“그러면 정말 그냥 인사하러 오신 거예요?”

“응. 내가 인사만 했지. 뭘 더 했어?”


타카시로 유리가 고개를 떨구었다. 유리는 정말로 알 수 없었다.

요시다의 마음을 말이다.


적어도 유리에게 요시다란 모든 일에 반대하는 고집불통 아저씨였다.


타카시로 유리가 하는 거라면 사사건건 참견과 방해를 일삼는 사람.


그게 유리가 생각하는 요시다였다.


‘도대체 무슨 변화야? 대체 왜 이러는데!?’


유리가 사나운 눈으로 요시다에게 물었다.


“아저씨는 항상 나를 다그쳤잖아요. 제가 하는 모든 일을요. 나쁜 일이든, 좋은 일이든.”


요시다는 의중을 알 수 없는 눈으로 유리를 바라보았다.


긴 침묵의 강이 둘 사이에 흘러내렸다.


그 고요를 뚫고 요시다 타케시가 말을 건넸다.

그의 입에서 나온 건 뜻밖의 사과였다.


“미안하다.”

“네? 아니, 갑자기 무슨.”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짓는 유리에게 요시다가 말했다.


“의사가 3년 전에 그러더구나. 나보고 3달 남았다고.”


유리에게 쏟아진 건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석고상처럼 굳어버린 유리에게 요시다가 말을 이었다.


“그래, 3년 전이라면 언제인지 대충 알겠지. 네 부모님, 그러니까 내 친우 타카시로 부부가 먼 강을 건넌 그때쯤을 말하는 거야.”



**



타카시로.

요시다.


두 가문은 타케이 마을의 지역 유지였다.


타카시로 가문은 마을의 재산과 경영을 담당하고.

요시다 가문은 그런 타카시로 가문의 호위를 담당하는.


마치, 다이묘, 사무라이 간의 관계와 비슷했지만, 사실 두 가문의 친목은 그러한 것과는 조금 달랐다.


흉작엔 기꺼이 자신의 창고 전부를 털어 마을을 거둬 먹인 타카시로 가문.


몰려드는 적 앞에 제 한 목숨을 바쳐 마을을 지키던 요시다 가문.


군신보다는 절친한 붕우에 가까운 관계였다.


그런 두 가문의 인연은 현대에 와서도 계속되었다.


산업화 이후, 타카시로 일가는 작은 인쇄업부터 시작하여 거대 출판 기업을 일구었다.


그 과정에서 요시다 가문의 깊은 조력이 있었음은 두말할 것도 없다.


요시다 가는 예나 지금이나 늘 한결같이 타카시로를 도왔다.


그저 돕는 게 아니라 소나 말처럼 도왔다.


마치 그렇게 친구를 돕는 게 자신 가문의 숙명인 것처럼.


요시다 타케시.

타카시로 켄지.


두 소꿉친구의 인연은 둘이 태어나기 전부터 이미 결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하여, 요시다 가문이 대대로 그랬던 것처럼 요시다 타케시 또한 지독한 일 중독자였다.


아들이 탄생하던 때에도 책을 출간하느라 병원에 가지 않은 요시다였다.


산후조리를 돕기는커녕, 이후 육아에도 전혀 참여하지 않았다.


아들 히즈키가 고열로 응급실에 실려 가던 그날.

요시다의 전 부인은 선언했다.


[나는 당신 같은 일 중독자랑은 더는 못 살아.]


요시다는 그 선언마저 전화로 통보 당했다.

그날조차도 그는 출판사에서 회의를 하고 있었기 떄문에.


그의 아들 히즈키를 챙긴 건 우습게도 타카시로 부부였다.


그즈음 유산을 반복하며 아이를 갖지 못하던 타카시로 부부는 히즈키를 지극정성으로 돌봤다.


그 모습에 요시다는 이런 제안까지 건네고 만다.


[히즈키를 양자로 데려가는 건 어때?]


얼마 뒤, 히즈키를 입양한 타카시로 부부는 새로 딸까지 갖게 된다.


타카시로 히즈키.

타카시로 유리.


두 남매와 타카시로 가족의 행복은 영원할 것 같았다.


요시다 또한 그런 그들의 행복을 지키겠노라 굳게 결심했다.


아주 오래전부터.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것처럼 느꼈다.


호위 무사 핏줄이 타고난 사명처럼 말이다.


그러나 3년 전 타카시로 부부는 해외여행을 가던 중 불의의 사고로 모두 사망하고 만다.


불행 중 다행이라 말할 수 있을까.


학기 중이던 유리.

교환 학생을 가 있던 히즈키는 그 참변을 피했다.


그런데 설상가상.

요시다는 의사에게 이런 통보까지 받고 만다.


[3개월 생각하셔야겠습니다. 췌장암입니다. 예후가 좋지 않네요.]


그즈음부터였나.

요시다가 유리에게 유난히 더욱 혹독해진 것이.


[한 출판사의 후계자가 되어서 그렇게 우유부단하게 굴 거야!?]


안타깝게도 타카시로 히즈키는 타카시로 부부의 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정통성을 의심당했다.


게다가 요시다 가의 핏줄이 흐른단 점은 타카시로 가의 친인척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결정적 결격 사유였다.


진작부터 교토문예출판의 후계자가 유리로 지목된 까닭이 그러하다.


하지만 승계의 시간이 생각보다 너무 이르게 다가온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빨랐다.


가업을 제대로 가르쳐주기도 전에 타카시로 부부가 세상을 떠날 줄이야.


요시다는 절망했다.


절친한 벗의 죽음.

게다가 자신마저 병마에 시달린다


요시다 본인이 떠나면 히즈키, 나아가 유리를 대체 누가 지켜준단 말인가.


하여, 요시다는 더욱 맹렬하게 유리를 다그쳤다.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조바심에.


하지만 그즈음 대학에서 이지매를 당하던 유리는 그대로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무려 3년이나.


요시다는 그 이후로 버티고, 또 버텼다.

유리가 방 바깥으로 나올 그날을 기다리며.


그때까진, 반드시 살아남아 있어야 하니까.



**



모든 사연을 들은 타카시로 유리의 얼굴이 황망해졌다.


“왜 진작 말씀 안 하셨어요?”

“너도 많이 힘들었을 것 아니냐.”


타카시로 유리가 그런 요시다를 채근했다.


“지금은, 지금은 괜찮으신 거예요?”

“그럼. 당연하지. 의사가 3개월 겨우 버틴다고 했는데, 3년이 지났어. 지금은 가끔 가서 검진받는 정도다.”


늙고, 솔직하지 못한 남자의 한마디가 유리의 앞에 놓여졌다.

요시다가 천천히 입을 떼었다.


“난 네 부모님의 벗이고, 네 오빠와 너의 대부야. 난 그저 네가 경영자로서 널 지킬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길 바랐다.”


요시다는 고개를 숙인 채 다시 말을 이었다.


“하지만 오늘 보니 어느 정도 안심이구나.”


요시다는 쭈뼛거리며 말을 이었다.


“사실 내가 4시간 정도 전부터 별채에 와있었다.”

“네? 4시간 전에요? 근데 왜 바로 안 들어오셨어요?”

“유 작가님과 네가 너무 집중하고 있어서 방해하면 안 되겠다 싶었어. 한데, 4시간이나 작업을 할 줄이야.”


요시다 타케시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유리에게 말했다.


“일전에 회의에서도 놀랐다. 네가 그렇게 논리적으로 자기 의견을 관철할 줄은 몰랐어.”


타카시로 유리는 뭐라 말하기 힘든 감정을 느꼈다.

그 마음속에서 그냥 입술만 꽉 깨물었다.


요시다는 침묵을 지키고 선 그녀에게 마지막 한마디를 했다.


“유리, 네가 아니라 내가 부족했다. 나 요시다 타케시가 부족했어.”


요시다는 유리의 두 눈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나는 구시대 늙은 사람이다. 너는 새로운 물결이지. 내가 너를 알아보지 못했던 거야. 미안하다.”


요시다는 그 말만 남기고 별채를 떠나버렸다.


쓸쓸하고 적막한 발걸음 소리가 유리의 귀에 달라붙어 쉬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녀는 고개 숙인 한 남자를 보았다.


“언제 저렇게 등이 굽었지.”


유리의 머릿속에 문득 한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

아주 어린 날의 추억이.


다섯 살쯤인가.

솜사탕을 따라가다 길을 잃어버렸던 타카시로 유리.


그녀가 울면서 반나절이나 동네를 헤매던 때.


요시다 타케시는 장군처럼 그녀 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그녀를 목말 태우고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요시다짱!”


언제일까.

요시다 타케시를 그녀가 마지막으로 그렇게 부른 건.


타카시로 유리는 기억해 냈다.

그녀의 작은 손에 새로운 솜사탕이 쥐어져 있었던 기억을.


그때, 그 듬직한 남자의 등을.

비지땀에 흠뻑 젖은 채 자신을 향해 달려오던 한 사내를.


솜사탕의 달콤한 맛.

한 남자의 등에서 전해오던 온기.

노을과 강물 냄새.


유리는 생각했다.

왜 좋은 건 모두 잊고 있었는지.


왜 좋은 건 모두 잊어버리게 되는지.




37화

EP2-교토의 별을 헤다 보면




내가 일본에 온 지도 며칠이 흘렀다.

그사이 나는 제대로 외출도 못 하고 소설만 집필했다.

그 결과, 간신히 일정에 맞춰 1화 업로드 일정을 소화할 수 있었다.


“휴우.”


그리고 나는 타카시로 유리와 함께 식탁에 앉아 있었다.


이곳은 교토문예출판의 별채.

게스트용 숙소.


식탁 가운데엔 노트북이 있었고, 우리는 함께 나가레보시를 지켜보는 중이었다.


“선배, 이거 진짜예요?”

“진짜예요. 유 작가님.”


우리는 믿기지 않는 사태에 입을 쩍 벌렸다.


“선배님, 이게 말이 돼요?”

“말이 되는지는 모르겠어요. 분명한 건 하나 있죠.”

“뭐요?”

“일이 이렇게 벌어졌다는 거.”


타카시로 유리의 말이 맞았다.

일은 벌어졌다.


어제는 내 소설이 오픈하던 첫날.

솔직히 하루 만에 무슨 일이 일어나겠는가.


아무리 이런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나도 잘 알고 있다.


1화 올렸을 뿐이다.

고작 1화 만에 엄청난 조회수가 몰려들고 난리가 난다?

그런 건 말이 안 된다.


하지만 그 말이 안 되는 일이 바로 나에게 일어나고 있었다.


타카시로 유리는 무언가 수상쩍은 미소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댓글은 안 보셔도 돼요.”

“응? 왜요?”

“그냥 안 보셔도 좋지 않을까요?”

“아니요. 그렇게 말하니 봐야 할 것 같은데요.”


타카시로 유리는 어쩐지 말을 돌리는 느낌이었다.

심지어 노트북을 뺏어가려고 했다.


“자, 조회수 확인했으니까 이만 주시는 걸로.”

“아니요. 제대로 못 봤습니다. 다시 주시죠.”


나는 번개 같은 속도로 그녀에게서 노트북을 약탈했다.


이 사람 뭔가 수상해.

숨기는 게 있다고.


그런데 댓글 반응이 무언가 이상했다.


[정의수호 : 소년범 출신 작가 말이 되냐? 이딴 걸 정식 연재로? 게다가 한국인??? 퉤퉤]

[보들레르 : 문학 후진국에서 소설을 왜 수입하는지 모르겠음 한국은 노벨 문학상도 없잖아!?]

[공자왈맹자왈 : 그게 문제가 아님 아무리 웹이어도 판사를 팬 범죄자 소설을 연재한다고!?]


댓글을 본 타카시로 유리의 표정이 극히 어두워졌다.


“이, 이런 건 신경쓰실 필요 없어요!”


하지만 내 입가엔 희미한 미소가 지어졌다.


이제야 조회수 폭발의 비밀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나는 스크롤을 내렸다.


“아니요. 밑에를 좀 봐봐요.”


[태양왕 : 작품 개좋은데? 판사가 가정폭력범이어서 팼다던데? 자기 친구 때려서]

[태양왕빠돌이 : 착한 폭력 인정인정]

[사쿠라로드 : 감옥에서밖에 나올 수 없는 짙은 감성~! 읽기 싫으면 나가라!!]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리고 타카시로 유리를 향해 말했다.


“제가 소년범이고, 한국인이란 사실이 퍼진 거죠?”

“저, 저랑 우리 출판사는 막으려고 정말 노력했어요! 근데 갑자기 한국인 너튜버가 일본어로 영상을 제작해서······.”


타카시로 유리는 지나치게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그녀의 어깨를 두드렸다.


“선배, 이건 미안할 일이 아닙니다.”


그녀의 얼굴에 퀘스천 마크가 떠올랐다.

물음표 그 자체가 된 얼굴이 나를 향해 물었다.


“미안할 일이 아니라고요?”

“보세요. 그 이슈 때문에 조회수가 지금, 이 순간에도 폭발 중이잖아요.”


나는 창을 새로고침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을 유리에게 말했다.


“그리고 한국에도 제 팬이 있습니다. 진실은 밝혀진 지 오래예요. 봐봐요. 지금은 선플이 악플을 뒤덮었어요.”


내 말을 들은 타카시로 유리의 표정이 점차 밝아졌다.

나는 그녀에게 말했다.


“봐요. 새로고침하니까 조회수가 몇인지.”


우리는 함께 숫자를 바라보았다.

일, 십, 백, 천, 만, 십만.


무려.

16만 8천 62회의 조회수를.


그리고 타카시로 유리는 말했다.


“올해 최고 조회수예요. 진짜로.”


나는 그저 침을 꿀꺽 삼켰다.

놀랄 기운도 없었다.


작가의말

37화까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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