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무쌍 천마님이 귀환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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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셰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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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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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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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人質)(3)

DUMMY

끼이익-


오래된 철문이 녹슨 소리를 내며 천천히 열렸다.


심상곤은 그곳을 노려봤으나,


‘아무도.. 없어..?’


철문 너머엔 아무도 없다.

일순 그의 머리속으로,


[참으로 광오하구나. 괘씸할 정도로 말이다.]


목소리가 들려왔다.


차갑다 못해 무거울 정도로 낮은 목소리,

지하 저끝에서 부터 울리는듯한 답답함 마저 몰려온다.


”어디!? 어디냐?!!“


심상곤은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소리쳤다.


하지만,


[벌레면 벌레 답게 살거라.]


또 다시 목소리가 들려왔다.


심상곤은 악의 받친 목소리로,


“이 여자가 죽는 꼴! 보고싶으면 계속 지껄여 봐!!”


백지아의 목에 닿은 칼날이 움직이려는 찰나,


스륵-


심상곤의 사지가 무언가에 사로잡혔다.

알 수 없는 무형(無形)의 힘.


‘무슨···!’


스슷-!


일순 한 남자가 그의 눈앞에 나타났다.


“참으로 광오하고 괘씸한 벌레로다.”


콱-!


심상곤의 시야가 어둠으로 뒤덮였다,

그의 머리위로 드리운 그림자가 시야를 가린 것이다.


백강우는 그의 머리를 움켜 잡곤,


꽈앙-!


바닥에 내리 찍었다.


“커허억!”


헛숨을 뱉어낸 심상곤,

자신의 목과 머리가 으개지는 불쾌한 골절음,


그 외에는 무슨일이 벌어진 것인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백······.’


어두워 지는 시야 속에서 그는 하고픈 말을 끝맺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달동네에 뒤늦게 도착한 성예린과 최지원,

그들의 귓가에 커다란 충격음이 들렸다.


“언니 이쪽!”

“응!”


능선 같은 계단을 타고 오르던 두 사람.


앞서가던 성예린이,


“꺄악!”

“예린아!?”


그녀가 놀란 이유,

사방에 늘어진···


“이 사람들···.”


검은 복장의 사람들이 널브러져있다.

모두 사지가 기이하게 뒤틀려 있었고,


최지원은 침을 꼴깍 삼켰다.


”혹시 이거···.“

”빨리 가자.“


두 사람은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백강우의 소행,

그의 일말의 자비 없는 살생이었다.



***



어찌나 세게 꽂았는지,


마당 바닥에 박힌 심상곤의 머리는 뿌리가 되어 인간 나무가 되었고.

인간 나무 주위엔 깊게 크레이터가 패였다.


프스스스-


피어오른 먼지가 가라앉으며 흩어졌다.


“후···.”


한 숨을 내쉰 백강우,


“다들··· 괜찮으시오?”

“처, 처남···.“

“가, 강우야!”


가족들의 안도와 동시에,

백지아가 소리쳤다.


”너, 너! 왜 이렇게 늦게 와!!“

”미안하오, 늦었소. 누이와 매형, 어머님과 아버님은 무사해 보이시니 다행이오.“


매형의 상태와 누이의 목에 남은 옅은 자상이 거슬리긴 하나,

다행히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다.


“야 인마! 조금만 더 늦었어도 우리 다 상 치를뻔했어!”


강우진이 뛰어 왔다.


”어떻게 알고 온거야?!“

”본좌는 모르는게 없소이다.“


문득 사라진 시선과 돌아간 매형,

소저들의 말이 힌트가 된 덕분이라···.


강우진을 훑어본 백강우는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의 몰골은 엉망이었다.

안색이 안좋은 것은 물론, 온몸에 남은 옅은 자상엔 피가 흘렀다.


“··· 수고 많으셨소.”

“어···?”


백강우는 흐뭇하게 웃어보였다.


”매형이 없었다면, 본좌가 한 발 늦었을 지도 모를 일이오.“


자신이 서울역에 한달음에 왔다곤 하나,

만약 강우진이 버텨준 찰나의 시간,

그것을 무시할 순 없다.


”비록 짦은 가르침이었으나 훌륭했소.“

“아니야··· 그래도 마지막엔 지아를 지키지 못했어···.”


강우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오.“


백강우는 단호하다.


”이번에 매형은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았소.“


한 눈에 알 수 있다.

보법의 흐름에 따라 공격을 막았으나,

필시 익숙해질 동안은 공격을 허용할 수 밖에 없었겠지.


아직은 몸과 경지가 못따라준 탓일 것이다.


그럼에도 자신을 돌보지 않고 몸을 던진 강우진,

이는 칭찬해 마땅하다.


“잘했고, 고맙소. 매형.”

“아, 아니야!”


강우진은 손사례 쳤다.


“우선은 치료부터 하시지요.”

“아, 하하···.”


그제야 몸에 힘이 빠지는 강우진,

털썩 주저 앉았다.


긴장감이 풀리자,

여파가 몰려온 것이다.


“강우씨!”

“백강우씨!”


최지원과 성예린이 도착했다.

그들의 눈이 커졌다.


반파 되다 시피 깊게 파인 마당과 대가리가 박혀 나무가 된 괴한.


“이, 이건···.”

”살수요.“


백강우는 덤덤히 답했다.


‘휴···.’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최지원,

다행히 늦지 않았다.


그래도,


“이 자는 관리국 측에서 조사 해보겠습니다.”


백강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최지원은 바닥에 박힌 심상곤을 들쳐 업고,

철문을 나서며 말했다.


”예린아, 너는 근처에 위험요소가 더 있는지 알아봐.“

”응, 언니.“


백강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더 이상의 살수는 없소.“


이미 백강우는 하늘에서 주변을 파악한 바,

주변에서 느껴지는 살기는 오면서 모조리 정리했다.


”아···.“


최지원이 오면서 본 검은 복장의 불청객들을 떠올렸다.

고개를 끄덕이곤,


”시체 수거는 저희가 하겠습니다. 혹시 모르니까 예린이랑 강우 씨는 이곳에서 대기해주시요.“


그녀가 떠나고,

성예린은 백강우를 툭툭 쳤다.


”정리 할까요?“

”그럽시다.“


왼손은 뒷짐을 진 백강우.

오른 손을 반쯤 펴올려 검지와 중지를 까딱이자,


둥실~


허공섭물로 구석에 모인 돌조각과 흙먼지, 모래 등을 들었다.


”어. 어···?“


강우진을 포함한 백지아와 가족들.

성예린이 멍하니 떠오른 더미를 응시했고,


휙.


백강우의 손가락질 한번에 패인 마당을 매웠다.


뒤이어 또 한 번 손가락을 까딱이자,

뒤집혀 뒹굴던 평상이 떠올랐고 원래 있던 위치에 내려앉았다.


평상은 다행히 못쓸 정도로 망가지진 않았다.


“조금 휘었구료.”


5초쯤 평상을 지켜본 백강우가 오른손을 휙휙 파닥였다.


휘고 굽었던 평상이 깨끗이 펴져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끝인고로.“


평상이 놓인 마당은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말끔해졌다.


”어···.“


성예린이 무슨 말을 할지 고민하는 사이,

백지아가 휘둥그런 눈으로 말했다.


”너. 뭐야? 초능력이라도 쓰냐?“

”··· 본좌 정도 되는 자라면 이 정돈 기본이오.“


백강우는 픽 웃으며 말했다.


백지아는 괜히 심술이 부리고 싶어졌다.

동생이 잘난척하는 게 꽤나 꼴 보기 싫다.


”와··· 너 잘난 척 하냐?“

”본좌가 잘난 걸 어쩌겠소.“


백씨 남매가 투닥 거리자,

가족들 사이 남아 있던 긴장감이 점차 풀어졌다.



이후 관리국에서 의사가 왔다갔고,

다행히 다들 치료를 받고 안전한 집이 돌아왔다.


일상이 차츰 회복되는 듯 보였지만,


“처남?”


백강우의 표정은 여전히 좋지 않다.

어딘가 묘한 분위기,


“···..”


강우진이 걱정스레 물었다.


“괜찮아?”

“··· 별 것 아니오.”


가족들이 노려졌을 때 가슴속에 선명히 피어오르던 분노.


그것은 머리에 피가 끓는 기분.


이런 감정이 대체 몇 년 만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후···.“


백강우는 깊은 숨을 내쉬며 냅다 바닥에 주저 앉았다.


털썩.


흙바닥에 가부좌를 틀고 운기조식에 들어갔다.


혹여나 지금의 감정이 심마(心魔)가 되지 않도록,

마(魔)가 자라나 자신을 어지럽히지 않도록,


“습··· 후···.”


혹시라도,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는 미숙한 자가 되지 않도록···.


“···.”


이를 지켜보는 강우진,


그제야 어느정도 백강우의 마음을 알겠다.

이렇게 되니 오히려 원망스러운 건 자신,


‘내가 조금만 더 강했더라면 그의 도움 없이도 가족을 지킬 수 있었을 텐데···.’


결국 이번에도 자신은 고작 시간을 끄는 것 밖에 못했다.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강우진은 구석에 놓인 자신의 창을 집어들었다.


그리곤 곧장 백강우의 옆에서 창술을 연습하기 시작했다.


휙! 휘릭-!


머리속의 구결을 되뇌며,

참월마창의 첫 번째 초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휘리릭!


움직임 하나하나 최선을 다해 되새긴다.

동시에 아랫배 쪽에서 느껴지는 자그마한 온기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후우···.”


그의 창에 반사되는 노을이 주황빛에서 빨간빛으로 변색되고 흠뻑 젖은 땀이 옷과 피부를 접착시킬 때쯤,


차분하고 중심 잡힌 무거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 거기선 오른발을 조금 더 빼야 하오.“


움찔!


순간 강우진의 집중이 풀리며 고개를 돌리자,

평상에 기대앉아 자신을 지켜보는 백강우가 보였다.


”이, 일어났어!?”

“거, 옆에서 정신 사납게 누가 자꾸 휙휙 거리는 데. 어찌 안 일어날 수가 있겠소?”


말은 퉁명스럽게 하지만 백강우의 입은 흐뭇하게 웃고 있었다.


강우진은 땀을 닦으며 말했다.


“괜찮은 거야?”

“안 괜찮을게 뭐가 있소? 본좌가 어디 다치기라도 했단 말이오?“


운기조식을 마친 백강우는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강우진이 헤헤실실 웃으며 바라보자,


“제법 여유가 넘치나 보구료?”

“응?”

“자! 지금부터 본좌가 직접 월하창마(月下槍魔)가 즐겨 사용하던 살초들을 알려주겠소.”


백강우가 비릿하게 웃어 보였다.


강우진의 표정이 굳었다,

저 웃음은 저번 빚쟁이들을 찾아갈 때의 표정이었다.


”본좌에게 몸을 맡기시오.“


일어난 백강우가 뒷짐을 진 채 오른손을 휙휙 저었고.

그에 허공섭물(虛空攝物)은 강우진의 사지를 마구잡이로 찢어놓기 시작했다.


”자, 잠시만!“


기이하게 이뤄지는 자세와 쓰지 않던 근육이 찢어지는 감각,

강우진은 인간의 유연성이 생각보다 대단하다는 걸 통감했다.


”끄아아악-!“


강우진을 손짓하나로 장난감 처럼 움직이는 백강우,


휙! 휘리릭!


저녁 준비를 돕던 성예린이 다가왔다.


“저기 강우씨?“

”왜 그러시오?“

”혹시 밥먹고 관리국에 가실래요?“

”···.“


백강우가 눈을 얇게 떴다.

저 말의 의미를 이해했다.


‘살막의 정체가 밝혀졌나 보구료.’



***



<부국장실>


전화중인 김강혁이 책상을 내리쳤다.


쾅-!


“그게 무슨 개소리야!!!!”


그의 분노에 찬 목소리는 밖까지 울렸다.


스마트폰 너머의 목소리는 차분하다.


-저희는 이번 일에서 손 떼겠습니다.

”선금 받아 처먹고 그딴식으로 일하면 어떡하냐고!!“

-그러는 당신은?

“뭐!? 당신!? 네가 나한테 당신!?”


일순에 끔살당한 암살조,

이번 일로 블랙스컬의 출혈은 이만 저만이 아니다.


-우리 측에서 확인 결과 매형이라는 자의 등급은 최소 C급이다.

”그건 나도 몰랐다고!

-그건 당신 사정이야. 우리 쪽 암살조가 전원 죽었다. 선금만으로 넘어가는 걸 감사하게 여겨.

“뭐, 뭣!?”


뚝.


전화가 끝기자,


“야 이 개애새끼야!!!”


콰직!


김강혁는 화를 참지 못하고 스마트폰을 냅다 던졌다.


“으아아아아!!!”


김강혁은 머리를 쥐어뜯었고,

숨을 거칠게 내쉬었다.


‘안된다.’


백강우의 인질 암살 작전이 실패했다.


김강혁은 미간을 집게 손으로 집으며 숨을 길게 내쉬었다.


”후···.“


자신을 진정시키며 현재 상황을 정리했다.


블랙스컬을 이용해 암살하려던 계획은 실패,

누군가 자신을 노린다는 경계만 키워버렸다.


그렇다면 다음 방법을 강구 해야 한다.


’이미 시작한 이상 돌이킬 순 없어.‘


화를 어떻게든 가라앉힌 김강혁은 의자에 앉았고,


“후···.”


길게 숨을 내쉰 후 서랍에 있는 여분의 스마트폰을 꺼냈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연락처로 전화를 걸자 신호가 미처 울리기도 전에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직 할 말이 남았나?

“그게 아니야. 잔금을 보내겠네.”

-··· 무슨 의미지?

”사람이 실수도 하고 그런 거 아니겠어?“

-재밌군.

”이럴 때일 수록 힘을 합쳐야지. 안 그래?”


전화 너머에선 웃음을 참는듯한 신음이 들렸다.


-좋다. 우리 말고는 기댈 곳이 없겠지. 그렇다면 이제부턴 한 배를 탄 건가?

“이미 한배를 탄 것 아니었나?”

-좋군, 전달사항은 우리 쪽에서 보내지.

“알겠네.”

-참 그리고, 아무리 지급받은 폰이라도 함부로 다루는 건 좋지 않아. 손버릇을 고치게는 게 좋겠어.“

”!?“


뚝.


김강혁의 동공이 흔들렸다.


마지막 말로 알 수 있는 사실,

블랙스컬은 자신을 주시하고 있다.


”······.“


침을 꼴깍 삼킨 김강혁은 마른 세수를 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두 번의 실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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