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무쌍 천마님이 귀환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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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셰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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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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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3)

DUMMY

<관리국, 컨퍼런스 룸>


앞자리는 대형 길드,

중앙은 네임드 중형 길드,

뒤쪽은 소형 길드와 프리랜서 플레이어들이 자리했다.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백강우와 일행은 자연스레 뒷자리다.


”강우씨?“

”얼굴이 잘 안 보이지 않소.“


앞쪽에서 느껴지는 기운,

호기심을 못 참은 백강우는 고개를 이리저리 빼꼼였다.


”나중에 나갈 때 봐요.“

”흐음···.“


백강우의 입에서 침음이 흘렀다.


컨퍼런스 룸이 가득 차자 부국장 김강혁이 설명을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호출에도 모여주신 B급 이상의 플레이어분들께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웃기시네, 안 오면 세금 이빠이 때릴 거면서.“


맨 앞자리에 앉은 까까머리 남성이 투덜거렸다.


민간 기업에 가까운 길드과 프리랜서 플레이어들이 관리국에 협조하는 이유는 하나다.


결정석 판매에 붙는 세금.


국내 결정석 판매에 부과하는 세율은 국가 기관인 관리국에서 관리하기에 비인가, 불법 조직이 아닌 이상 협조는 불가피하다.


김강혁이 어색하게 웃으며 시선을 남자에게 향했다.


”상부상조 아니겠습니까. 조선 길드장님.“

”쯧!“


까까머리에 곰 같은 체형, 단색 양복 차림의 외팔이 남자는 은퇴한 S급 플레이어 김대한.

조선 길드의 길드장이다.


옆에 앉은 남자가 물었다.


”그래서 우리 같은 은퇴 플레이어들까지 모은 이유가 뭡니까?”


지팡이를 쥐고 허리를 꼿꼿이 세운 남자.

계룡의 길드장, 마찬가지로 은퇴한 S급 플레이어 이주용.


“··· 그럼 거두절미하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김강혁은 준비된 빔프로젝터를 사용,

스크린에 한반도를 띄우곤 38선을 가리켰다.


“현재 북한에서 언데드형 몬스터가 내려오는 중입니다. 여러분께서 그것을 막아주셨으면 합니다.”


이주용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그보다, 상층 공략팀이 무사한지가 먼저 아닌가?”

“그렇지. 우리 애들이 무사한지는 알려주고 일을 시켜야 할 거 아니야.“


김대한이 맞장구쳤다.


김강혁은 평양-개성 고속도로를 가리켰다.


”걱정 마십시오. 그들은 언데드를 무찌르며 북상 중입니다.“

”··· 그런 문제가 아니지 않습니까.”


환웅의 길드장, 안민석이다.


“그 정도로 많은 수의 언데드라면 상층 공략팀이 위험한 거 아닙니까?”

“현재 상층 공략팀과 협회 인원들이 함께 움직이는 중이며 아직까진 여유가 있다고 전해 왔습니다.”

“구체적 대책은요?”

“예상치 못한 상황이지만 대책을 빠르게 강구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기다려 달라?”


안민석이 말을 끊었다.


“이런 위급한 상황에 상층 공략팀을 계속 북한땅에 둘 생각입니까!?”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됐습니다!”


김강혁의 말이 채 끝맺기도 전에 안민석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저희 환웅은 발 빼겠습니다. 세금이든 뭐든 알아서 하세요.”


S급 플레이어 출신의 길드장들과 달리 비각성인 재벌그룹, 기업가 출신 길드장.


안민석은 타 길드보다 플레이어 하나하나가 더욱 귀중하다.


“자,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그렇다고 다른 길드는 플레이어가 귀하지 않나?


그럴리가.


이주용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에휴, 우리도 복귀합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야.“


김강혁이 입술을 깨물었다.


고등급 플레이어의 귀중함은 말해 뭐해,

그들의 입장에선 결정석의 판매 세율따위 보다 그들의 위험도가 훨씬 중요한 사항이다.


그때,


”······ 이진우의 부활 조짐이 확인되었네.“


일순 컨퍼런스 룸에 적막이 감돌았다.


무거운 침묵 아래 모든 사람의 시선이 뒤로 향했다.


“···.”


관리국장, 제갈정환.

그가 맨 뒷자리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무거운 적막 아래 차분히 말했다.


“여기 계신 여러분 중엔 저를 포함해 5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를 선명히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피의 일주일 말입니다.“


수 많은 플레이어를 죽이고,

걸출하고 선명하게 빛나던 당시 길드장들을 젊은 나이에 은퇴할 수 밖에 없을 큰 상처를 입힌 남자···


'··· 귀환자, 이진우.'


”당시 이진우. 그놈 하나 탓에 얼마나 많은 플레이어가 상처를 입었는지. 아실 겁니다.“

”잠시만 아저씨. 지금 그 말 책임질 수 있어?”

“그 이름을 여기서 꺼내는 게 맞나?”


드래곤에 물려 다리를 잃은 이주용.


이진우의 대검에 왼팔을 잘린 김대한.


당시 선두에서 싸웠던 두 S급 플레이어들은 그날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상처가 욱신거린다.


“저 또한 그날을 생생히 기억하기 위해 상층 공략팀을 보낸 겁니다. 그날을 또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

“내가 아저씨 오래 봐서 허튼소리 안 하는 건 아는데, 무슨 근거인지는 꼭 좀 보여줬으면 좋겠는데?“


제갈정환이 고개를 끄덕이자,

김강혁은 스크린을 한참이나 넘겼다.


설명으로 납득하게 된다면 굳이 보여주지 않으려 했던 사진.


그들의 뇌리에 박혀 있는 용족(龍族)의 모습이 스크린에 떠오른다.


”위성 사진으로 찍은 북한의 내부 사진이네.“

”······ 용족 맞네. 쯧!“


도마뱀 같은 피부에 기다린 꼬리를 가진 아인종(亞人種).

예전에 마주했던 용족(龍族)의 모습이다.


제갈 정환이 말을 이었다.


”현재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 몇 개국이 방금까지 한국을 서로 돕겠다며 연락을 보내왔습니다. 물론 그들의 조건은 여러분이 예상하는 대로.“


그들의 조건은 뻔하다.


북한땅의 일시적 공유,

플레이어들의 자유 입국과 치외 법권을 포함한 여러 불평등 조약.


이걸 받아들인다면 다시금 목전에 두고 있던 한국 플레이어계의 황금기는 다시금 멀어질 터다.


”국장으로서 부탁합니다. 먼저 된 세대로서··· 젊은이들을 위해, 뒤에 있을 후대를 위해···.“


제갈정환은 천천히 상의를 벗었다.

그의 몸 왼편, 왼팔부터 가슴팍을 너머 복부까지 자리 잡은 화상흔이 그대로 드러났다.


당시 드래곤 브레스를 맞고 남은 흉터.


그렇다,

그 역시 이진우와의 결전을 겪고 살아남은 자다.


”저 또한... 앞에 나설 것이니 함께 해주시지 않겠습니까?“


제갈정환은 머리를 숙였다.


”······.“


듣던 백강우가 픽 웃었다.

옆에서 성예린이 미간을 찌푸리며 속삭였다.


”왜 웃어요! 눈치 챙겨요!“

”미안하오. 확실히 그 표리부동한 제갈세가 놈들과는 다르구료.”


말솜씨만 따지면 제갈가놈스러웠다.


다만, 그의 기억 속 제갈가 놈들은 빳빳이 고개를 세우곤 조용히 뒤에서 부채만 휘두를 뿐.

절대 앞에 나서지 않았다.


듣던 제갈가 놈이라면 책사가 왜 앞장서 싸우느냐며 역정을 냈겠지만···,


··· 그게 그거 아닌가?


백강우의 기준으론 책사라서 뒤에만 있다는 건 범부, 필부에 불과한 행동.


자고로 사내대장부라면 선두에서.

누구보다 뚜렷하게.

누구보다 선명하게.


자신을 믿고 따르는 이를 이끌 줄 알아야 하는 법이며,

선망을 보내는 이들을 이끌며 보답할 줄 알아야 하는 법이다.


”하하하하하!“


시원하게 웃음을 터뜨린 백강우가 벌떡 일어났다.


”좋소! 장문인! 본좌가 직접 도와드리리다!“


당황한 성예린이 그의 옷을 잡아당겼다.


”뭐, 뭐하시는 거에요!“

”처남!?“


뒤에 앉은 이들이 시끄럽게 웅성거렸고,


그러거나 말거나,

앞자리에선···.


김대한이 미간을 찌푸렸다.


”··· 어쩔래?“

”뭘 어째, 아저씨가 저리 말하는데 별수 있나?“


이주용이 다시금 자리에 앉았다.


”환웅도 그렇지요?”

“······.”


이진우라는 불가피 위급사항에 3대 길드 중 둘이 협조하는 상황,

환웅 혼자 모른 체할 순 없다.


“··· 이거 하나 묻겠습니다.”


그럼에도 못마땅한 건 어쩔 수 없다.


“북한이 핵폭탄으로 자멸한 지 10년이 지났다지만, 오래 머물러 좋을 리 없을 텐데요? 우리가 서울역에 포탈을 연결해 내부로 직접 이동하는 것도 그 때문 아닙니까?“


다른 플레이어들도 집중했다.


아무리 마력의 보호를 받는 플레이어라 하더라도 오랫동안 노출될 경우 발생할 피폭을 무시할 순 없다.


거기에 대해선 김강혁이 답했다.


”걱정 마십시오. 당시 사용한 핵폭탄의 위력, 피해 반경은 넓게 잡아 5~6km. 평양에 진입하기 전까진 피폭 위험이 낮습니다.“

”진입한 후에는요?“

“플레이어의 역량에 따라 다르긴 합니다만, A급 플레이어의 신체와 마력 기준으로 북한 폭원지 한가운데 있더라도 6시간은 저항이 가능하다는 계산입니다.”


안민석의 마지막 발악은 별 소득이 없었다.


“······.”


김강혁은 스크린 화면을 다시금 넘겼다.


“그럼. 결정되었으니 설명드리겠습니다.”


남하중인 언데드들을 설명했다.


언데드의 종류는 총 네 가지.

좀비와 구울, 스켈레톤.

거기에 지휘 체로 보이는 몬스터는 부머까지.


“다만 여기서 주의할 점은 이놈들에게서 옅은 방사능이 측정된다는 겁니다. 여기 모이신 B급 이상 플레이어분들은 무시해도 될 정도지만....“

”일반인은 안 되겠지.“


시체를 통해 만들어지는 언데드형 몬스터.

북한 특히 평양 땅에 널려 있는 수많은 사체들을 썼다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그러니까 '38선 넘기 전에 요격해라' 이거 아닙니까?“

”맞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도 될 수 있으면 접촉을 피할 것을 권합니다.“

”한 가지 질문.“


어느새 다시 앉은 이주용이 지팡이를 들었다.


“네크로멘서의 존재는?”


가장 중요한 문제.


탑 웨이브도 아닌 지금, 맨땅에서 몬스터가 솟아날 리는 없다.

이는 누군가 의도적으로 만들어 낸 것.

특히나 이런 류의 언데드라면 네크로멘서가 확실하다.


“이에 대해선···.”


김강혁의 시선이 뒤로 향했다.

제갈정환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아티팩트를 사용하는 것이라 추측 중입니다.”


스크린에 낡은 양피지 하나가 떠올랐다.

밑에 설명이 달려왔고,


“오시리스의 서? A급?“

”저런 게 어디서 났다는 거야?”

“아마··· 누군가의 의도겠죠.”


김대한이 자신의 비어있는 왼 팔, 허전한 왼 어깨를 잡았다.


“··· 이진우 이 개새끼가···.”



***



타닥-


정비를 위해 두 돈 반 트럭을 정차 후,

흙바닥에 장작불을 피운 상층 공략팀과 관리국 인원들.


최지원은 멍하니 장작불을 바라봤다.


“최 팀장님, 관리국 측 연락은 어떻게 되었나요?”


정도현이 다가왔다.


”아. 다행히 플레이어들의 협조는 얻어냈다고 합니다. 남하하는 언데드를 어떻게 상대할지 전략을 짜고 있다고 하네요.“

”다행이네요, 저희는 이대로 계속 북상한다고 전해주십시오.“


최지원을 중심으로 한 관리국 인원은 상층 공략팀과 함께 이동하며 연락과 지원을 맡았다.


출발한지 며칠이 지난 지금 그들은 지금의 휴식이 처음일 만큼 밤낮없이 북상했고.

지금은 황해도 끝, 사리원시 끝자락에 도착했다.


티는 내지 않아도 정도현의 얼굴엔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도현씨도 좀 쉬세요. 한 번도 안 쉬셨잖아요.“


그는 남들이 쉬고 있을 때도 움직이며 주변의 위험 요소가 없는지 경계했다.


”아니에요. 저희는 둘째치고 관리국 분들도 계신 데 빨리 처리하고 돌아가야죠.“


가까이서 본바.

그는 리더답다고 해야 할지, 미련하다고 해야 할지....


성실하고 바람직해 믿음직한 사람이었다.


”다른 분들은 어떤가요?“


이곳에 온 후로 S급들은 한 번도 쉬지 못했다.

특히 신유빈과 정도현, 송현아는 가장 앞장서 싸웠다.


관리국측 인원은 S급이 없다는 핑계 아닌 핑계로 트럭을 운전하거나 그들을 서포트 할 뿐,

A급임에도 이렇게 무력할 수가 없다.


”좀 예민해지긴 했어도, 다행히 크게 다친 애들은 없습니다.“


정도현이 멋쩍게 웃어 보였다.


말하기 무섭게 김태양의 욕지꺼리가 쏟아졌다.


”씨바꺼! 이거 우리 속은 거 아니야!?”

“··· 괜히 분란 일으키지 마, 태양아.”

”아니, 도현이형 생각을 해봐! 어떻게 우리가 오자마자 언데드가 튀어나오냐고! 저 관리국 여자가 말하는 아티팩트인지, 네크로맨서놈인지는 아무리 찾아도 안보이잖아!“


그의 날카로운 시선이 최지원을 향했다.


”이거 아무리 생각해도 누군가 우릴 엿먹이려는 거라니까!?“


장작불을 보며 앉아있던 신유빈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잘 추리해보세요. 코난처럼. 우리 뒤에 숨어서.”

“이 새끼 말뽄새가 진짜!”


정도현이 둘 사이를 가로막았다.


“그만. 둘 다 그만해. 너희 지금 피곤해서 날카로운 건 알겠는데. 지유가 주변을 탐색하고 있어, 금방 찾을 테니까 여유 좀 가져.”

“··· 씨발!“


허공에 발길질한 김태양이 등을 돌렸다.


”후... 현아야. 우리 이러다 같이 죽는 거 아닐까?“

”개소리 좀 하지 마, 진짜 죽여버리기 전에.“


정도현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체력 남는 사람은 여기 시체 정리 좀 도와줘.“


기다렸다는듯이 송현아는 단박에 일어났다.

앉아 있어봤자 김태양의 개소리나 들을 게 뻔했기에,


뒤따라 신유빈이 걸어왔고 구울과 좀비들의 시체를 모아 불을 지폈다.


화륵-


”관리국 분들은 멀리 떨어져 있으세요, 시독(屍毒)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티팩트나 네크로맨서를 특정할 수 없기에 시체를 이대로 둘 수는 없는 일.

상층 공략팀은 이것들을 틈틈이 정리하며 움직였다.


”다들 인벤토리에 식량이나 물 여유 있는지 확인하고! 정비 끝나는 대로 다시 이동한다!“


정도현의 진두지휘 아래 상층 공략팀은 빠릿하게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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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사제동행(師弟同行)(1) 24.09.10 553 12 13쪽
45 호부견자(虎父犬子)(2) +1 24.09.09 636 15 14쪽
44 호부견자(虎父犬子)(1) 24.09.08 723 14 15쪽
43 흑청(黑聽) 24.09.07 765 17 14쪽
42 협(俠) 24.09.06 808 20 14쪽
41 위령제(慰靈祭)(2) 24.09.05 881 20 14쪽
40 위령제(慰靈祭)(1) 24.09.04 923 19 15쪽
39 불청객(不請客) +1 24.09.03 975 19 15쪽
38 용제(龍帝)(6) 24.09.02 1,015 19 13쪽
37 용제(龍帝)(5) 24.09.01 1,007 17 13쪽
36 용제(龍帝)(4) 24.08.31 1,046 20 13쪽
35 용제(龍帝)(3) 24.08.31 1,059 21 13쪽
34 용제(龍帝)(2) 24.08.30 1,079 18 13쪽
33 용제(龍帝)(1) 24.08.29 1,082 19 15쪽
32 용족(龍族)(3) 24.08.28 1,061 15 15쪽
31 용족(龍族)(2) 24.08.27 1,064 18 12쪽
30 용족(龍族)(1) 24.08.27 1,088 19 14쪽
» 북한(3) 24.08.26 1,115 1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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