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무쌍 천마님이 귀환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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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셰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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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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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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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드시오(1)

DUMMY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성예린이 정리를 돕는 동안···.


“처··· 처남··· 언제까지 해야 해···?”


강우진의 기이한 자세,


자세히 설명하자면.


왼 발로 중심을 잡고,

오른발은 머리까지 찢는다.


오른 손등은 등에 붙이고,

살짝 굽힌 왼팔을 머리 위로 든 자세.


··· 강우진은 이걸 40분째 버티고 있다.


”아직 반 시진도 넘지 않았거늘, 어찌 벌써 약한 소리를 하는 것이오?”

“지, 진짜 몸이 찢어질 것 같아. 특히 가랑이 쪽이···.”

“갈(喝)!”


백강우의 호령에 옅은 충격파가 파란 지붕을 흔들었다.


구구궁.


“수련하는데 힘들어 포기하는 게 말이 된단 말인가!? 적어도 반 시진은 채워야 할 것 아니오!”

“··· 아, 알겠어.”


강우진은 또 한 번 침을 꼴깍 삼키며 자세에 집중했다.


이 자세가 대체 무엇인지는 이해할 수 없으나,

백강우가 시키는 만큼 이유가 있으리라···.


“이제 가실까요?”


성예린의 말에 백강우가 혀를 찼다.


“아쉽지만 여기까지 합시다.”


털썩.


백강우의 말에 강우진이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그의 옷은 이미 땀에 절여져 하얀 소금이 옷 위로 보였고,

백지아가 호통쳤다.


”으이구! 그 정도로 힘들어하면 어떡해!?“

“미, 미안···.”

“으휴! 일단 씻고 와.”


백지아가 수건을 챙겨주자 강우진이 몸을 일으켰다.

갓 태어난 사슴처럼 후들거리는 다리를 한 걸음 한 걸음 힘겹게 떼는 모습,


백강우는 입꼬리를 올렸다.


‘말은 저리해도 직접 챙겨주는 누이와 담백한 매형.’


두 사람의 모습은 제법 괜찮은 부부로 보이니 흐뭇할 따름이다.



성예린과 백강우는 관리국으로 출발했다.


살수의 정체가 밝혀졌다면,

감히 천마의 가족을 노린 광오한 놈들은 지옥을 맛볼 것이다.


'곱게 죽여줄 생각은 없다, 죽어서도 죽지 못하리라.’


그리 중얼거린 백강우는 차에 올라탔다.

성예린이 운전석에 앉았고,


두 사람은 금세 관리국에 도착했다.


성예린은 그와 부검실로 향했고,

그곳엔 최지원이 기다리고 있었다.


“강우 씨도 오셨군요.”

“물론이오, 감히 본좌의 가족을 노린 살수를 곱게 보낼 순 없지 않겠소.”


최지원의 앞엔 하얀 천에 가려진 심상곤의 시체가 놓여있었다.


성예린이 천을 슬쩍 들췄다.


“뭔가 밝혀진 거야?”

“응. 이 놈 블랙스컬이야, 수배자 명단에도 올라가 있어.”


백강우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블랙스컬이 무엇이오?”


그의 질문에 최지원이 설명했다.


“약탈 길드에요.”


약탈 길드 블랙스컬.

플레이어들로 이루어진 그들은 비겁하게도 주로 저층에서 뉴비를 노린다.

흔히 약탈 길드라 부르지만,


“약탈은 기본이고, 암살과 온갖 불법행위를 한다고 알려져 있어요.”


백강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질 나쁜 살수,

살막과 사파의 그 어딘가 사이쯤 되겠구료.


성예린이 말을 덧붙였다.


”첫날 백강우씨가 처리한 세 사람도 블랙스컬이었어요.“

”··· 어쩐지 그들에게서 피 냄새가 나더라니, 역시나 질 나쁜 아해들인고로.“

“피 냄새요?”


백강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정확하진 않지만, 세 사람을 죽인 일 때문에 강우 씨를 노릴 수 있다 생각해요.“


최지원은 자신의 추측을 말했다.


”은원(恩怨)이라···.“

”일단 관리국 측에선 강우씨 가족을 위해 인원부터 파견할 계획이에요.“

”고맙구료.“


최지원은 백강우의 표정을 살폈다.


다행히 그의 얼굴엔 별다른 낌새가 없다.


화내거나 당장 근거지가 어디냐고 물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이성적인 건가?


빤히 얼굴을 쳐다보자 백강우가,


”왜 그렇게 보시오?“

”아, 아니에요. 혹시 모르니 강우씨도 조심해주세요.“

“본좌를 걱정하는 거요?”

“아니요, 나머지는 관리국 쪽에서 처리할 테니 얌전히 계셔달라는 요청이에요.”


당장 귀환자 백강우가 날뛰면 감당이 되지 않는다.

심지어 그의 실력도 봤으니 말이다.


“요청이라···.”

“국장님께서도 현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계셔서 관리국 차원에서 제재하실 거예요.”


최지원은 고개를 숙였다.


어찌 보면 고작 팀장 입장이지만,

관리국을 위한 간곡한 요청, 간청이다.


중간 입장의 관리국이 난처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백강우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


최지원의 마음 한 켠엔 여전히 불안감이 감돌았지만,


”괜찮아 언니! 내가 있잖아!”

“··· 그래.”


그래,

성예린이 있다.


두 사람 간에는 나름의 라포(rapport)가 형성되었으니 돌발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서,


“며칠은 관리국에서 지내주세요. 가족분들에겐 관리국 요원을 배치할게요.”

“··· 알겠소.”


백강우는 첫날 지내던 방으로 안내받았다.


성예린은 곧장 아이패드를 꺼내 말했다.


”뭐 틀어 드릴까요!?”

“오호··· 그것참 고민되는 구료. 소설을 볼지, 웹툰을 볼지.. 아니면 유0브?”


턱을 괸 백강우는 진심으로 고민했다.


성예린은 와이파이를 연결해 주곤 말했다.


“그럼 천천히 결정하세요. 와이파이는 연결해 놨어요!“

“고맙구료, 소저.”

“그럼 얌전히 계셔야 해요!”

“허허 참, 본좌를 어린아이 취급하는고로.”


픽 웃은 성예린과 최지원이 방을 나갔다.


백강우는 소파에 앉아 눈을 감고 고개를 들었다.


“···.”


아이패드는 덩그러니 책상위에 올려 둔 채.

눈을 감은 백강우는 나지막이 시상을 읊었다.


‘연극이 끝나고 난 뒤- 빰빰빰-‘


대략 10분쯤 지났을까?


주변 인기척이 없다는 것을 확인 백강우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문이 소리 없이 열린다,

슬슬 움직일 때가 온 것이다.


뒷짐을 진 채 한 걸음 내딛는 백강우.


신묘한 보법과 기척을 지우는 노하우가 더해진 백강우는 금세 관리국 밖으로 나왔다.


그리곤,


”···.“


관리국 대각선에 위치한 고층 빌딩을 응시,


‘저쪽이구료.’


목표물을 확인했다.


마치 하늘을 거니는 신선과 같은 모습으로,

달빛 아래에서 한보 한보 디뎌 오르기 시작했다.


구름에 닿을 듯 오른 그는 지그시 빌딩 옥상을 내려봤다.

그곳에서 옅고 자그마한 빛이 반사되는 것을 확인,


‘본좌를 인지하지 못하다니, 고작 이 정도란 말인가?’


백강우는 단숨에 거리를 좁혀 작은 광원 앞에 당도했다.


그제야 그를 인지한 복면의 남자는 화들짝 놀라 소리쳤다.


“어, 어떻게!?”

“쉿.”


백강우의 아찔한 살기와 내공이 한정적으로 뿜어졌다.

짓누르는 기운에 몸이 굳은 남자,


움찔!


시커먼 옷과 가죽으로 된 무릎보호대와 어깨 보호대.

목에서부터 코까지 가린 복면까지.


마당아 꽂아 나무로 만들었던 심상곤이라는 자와 비슷한 복장이다.


“본좌는 안다, 너는 필시 살 수로다.”

“으, 으으!”


공포에 잠식당한 복면의 남자,

아무리 입을 뻥긋거려도 옹알이 같은 신음만 흘러나오고.

몸은 옅게 움찔거릴 뿐이다.


“그렇기에 본좌는 너에게 벌을 줄 생각이다.”

“으으!!!”

“허나 고향에 온 뒤 많은 이들이 본좌의 아량을 바라며 간청하는바 최대한 조용히 처리하고 싶은 고로. 특별히 너에게 자비를 베풀까 하노라.”

”으으으!!!“

”··· 일단 대화를 할 자세부터.“


백강우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오른손의 검지를 휙 폈다.


순간,


빠가각-!


경쾌한 골절 음과 동시에 그의 팔이 180도 돌아 기괴하게 꺾였다.


”으으윽!!!!“


복면의 남자는 주저앉아 버렸다.


그의 눈은 붉게 충혈되어 모세혈관이 거미줄처럼 선명하고,

입에선 침이 질질 흐른다.


”어떤가? 본좌는 이제야 좀 대화라는 걸 할 수 있다 생각된다만.”


백강우가 입꼬리를 올리며 비릿하게 웃어 보였다.


그의 얼굴엔 일말의 주저 혹은 연민도 찾아볼 수 없다.


“으으으으?!”


왜!?

대체 뭐란 말이냐!!!

어디서 이런 미치광이가!!


블랙 스컬 5조.

통칭 정보조, 정해수.


그의 임무는 부국장 김강혁의 감시다.


그런데 어째서일까?


자신의 임무완 관계도 없던 백강우가 나타났다.


“어떤가? 본좌는 이제야 좀 대화라는 걸 할 수 있다 생각된다네.”

“흐으··· 흐으···.”


마주 본 순간 알 수 없는 힘이 자신을 짓눌렀고,

손가락 하나 까닥할 수 없었다.


이후 보이지 않는 놈의 공격,


손마디마디.

아니, 혓바닥조차 말을 듣지 않는다.


몸을 짓누르는듯한 기운과 살을 에는 듯한 아찔한 살기,


아니···

사실 난 이미 죽은 게 아닐까···?


정해수의 머릿속엔 코앞까지 다가온 절망만이 반복재생 될 뿐이다.


“본좌의 자비로 살기를 조금 거두었거늘, 어찌 그대는 숨만 쉬고 있는가?”


오소소솟-


등줄기부터 소름이 돋아났다.

식은땀은 등을 흠뻑 적셨고,

체온이 떨어진 탓인지 몸이 떨린다.


의지와는 무관하게 움직이는 턱 근육,

이가 부딪치는 소리가 딱딱 울린다.


”본좌는 기다리는 걸 싫어하네.“


그의 손가락이 또 한 번 까딱였다.


이번에는 왼팔을 잡고 있던 오른팔이,


빠가각-!


180도 돌아가 기괴하게 꺾였다.


양 팔은 안테나처럼 바깥을 향했고,

정신이 아늑해질 고통은 정해수의 단전에서부터 비명을 뽑아냈다.


”으, 으아.“


퓩-


악에 받친 비명이 뻗어나 오려던 찰나,

무언가 알 수 없는 총알 같은 것이 날아왔다.


그것은 음성을 빼앗았다, 아혈(啞穴)을 찌른 것이다.


백강우가 혀를 찼다.


”쯧! 이리 파이팅이 없어서야. 자 지금부터 대답하겠다는 생각이 들면 오른손을 드시게.“


흐뭇하게 지켜보는 그가 검지를 지휘하듯 휙휙 까딱였고.


까딱 일 때마다,


뿌득-!


”읍!!“


정해수의 손가락이 회전했다.


두 번째 휙!


뿌드득!


”으으!!!!”


세번째,


뿌득!


“으읍!!!!!”


네 번,

.

.

.


열 손가락이 모두 손등에 닿을 듯 휘어진 정해수,

눈이 뒤집혀 흰자를 보였다.


이미 의식을 잃은 듯 엎드려 입을 벌린 채 침을 흘리는 건 물론,

검은색의 바지 중앙이 흥건해져 더욱 농도 짙은 무채색이 되었다.


“더러운 아해로고.”


백강우가 지풍을 휙 날리자,


딱-!


정해수의 이마가 덜컥였고.


“커억-!”


날숨과 동시에 초점이 돌아왔다.

동시에 다시 찾아온 골절 통에 정해수가 이를 악물며 신음을 흘렸다.


“흐읍···.“

”여즉 오른손을 들지 않고 버틸 줄이야, 의외로 파이팅이 있었구료.“


백강우가 히죽 웃었다.


”자, 아혈을 풀어줄 테니 한번 말해보게.“


픽-!


”후우··· 후우···.“


아혈이 풀린 정해수는 거친 숨을 내쉬었다.


백강우는 뒷짐을 진 채 느긋하게 물었다.


”이제 대화할 생각이 드는가?“

”대체··· 대체··· 나에게 이런 짓을 하는 이유가 뭐냐. 내가 누군지나 알고··· 이딴 짓을 벌이는 거야? 블랙스컬은··· 결코 너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백강우가 입을 삐죽였다.


”그냥 ’예‘ 하면 되는데. 그게 어려운 것이오?“

”뭐···?“


퓩-!


또 한 번 아혈을 찔린 정해수.

그의 눈에 아른거린 두려움은 금세 현실로 찾아왔다.


”자, 이번에는 왼손이오. 대화하고 싶거늘 왼손을 드시오.“

”으으! 으으으으!!!“


신음으로 치환된 비명이 흘러나왔다.


다시 시작된 백강우의 손가락 지휘,

이번엔 손톱이 뽑혀 나왔다.


”으으으읍!!!!“



***



요 근례 백강우와 관련된 보고 및 외부 활동 탓에 야근이 잦은 최지원.

한밤중임에도 서류를 확인 중이다.


그녀의 개인실 문이 벌컥 열렸다.


“언니!!!”


문을 열며 들어온 것은 성예린,


그녀의 얼굴엔 당황이 드러났기에 일이 터졌다 확신한 최지원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설마!?”

“강우 씨가 사라졌어!!”


미간을 찌푸린 최지원은 당장 방을 나섰다.


백강우가 머무는 방을 향해 걸어가며 물었다.


”어떻게 된 일이야!?“

”강우씨가 잘 있는지 확인하고 자러 가려고 했는데···.“


성예린이 상황을 설명했다.


자신과 함께 방을 나온 그녀는 자러 가기 전에 마지막에 백강우의 방에 들렸고.

문을 열자 불만 켜진 채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최지원이 물었다.


”근처 CCTV는 확인해 봤어?”

“응, 복도부터 외부까지 확인했는데, 찍힌 게 없어.”

“후···.”


최지원은 다급하게 내부에 남아 있는 관리국 인원들을 소집했다.

백강우가 사라지는 건 현재로선 국가 중대사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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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흑청(黑聽) 24.09.07 765 17 14쪽
42 협(俠) 24.09.06 808 20 14쪽
41 위령제(慰靈祭)(2) 24.09.05 882 20 14쪽
40 위령제(慰靈祭)(1) 24.09.04 923 19 15쪽
39 불청객(不請客) +1 24.09.03 975 19 15쪽
38 용제(龍帝)(6) 24.09.02 1,016 19 13쪽
37 용제(龍帝)(5) 24.09.01 1,009 17 13쪽
36 용제(龍帝)(4) 24.08.31 1,046 20 13쪽
35 용제(龍帝)(3) 24.08.31 1,060 21 13쪽
34 용제(龍帝)(2) 24.08.30 1,079 18 13쪽
33 용제(龍帝)(1) 24.08.29 1,082 19 15쪽
32 용족(龍族)(3) 24.08.28 1,062 15 15쪽
31 용족(龍族)(2) 24.08.27 1,065 18 12쪽
30 용족(龍族)(1) 24.08.27 1,089 19 14쪽
29 북한(3) 24.08.26 1,115 19 13쪽
28 북한(2) 24.08.25 1,143 18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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