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급 돌잡이 카피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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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주전자
작품등록일 :
2024.07.08 16:12
최근연재일 :
2024.08.10 18: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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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4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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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정령왕

DUMMY

“17시 55분. 남태령 DI – 01 게이트 폐쇄를 확인했습니다.”


게이트 첫 공략 때 토벌까지 끝내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정보 부재.

누구도 손을 대지 않아 바글바글한 몬스터들.


첫 공략은 온갖 불확정 요소가 넘친다.

1트에 게이트 폐쇄에 성공했다?

그만큼 유능한 헌터들이란 방증이다.


방금 설명한 대로면 태성 신입들도 축제 분위기겠지?


“하······.”

“조졌네.”

“이직 알아볼까?”

“뭔 소리예요. 난 태성 입사했다고 대출 풀로 받았다고요.”


안타깝게도 장례식 분위기랍니다.

허무하게 쓰러진 보스 몬스터의 명복을 비는 모양이다.

마음 여린 사람들 같으니.


“아. 조익현 이사님.”

“훌륭, 해. 감사국에서 대단한 사람을 보내줬어.”

“부탁하신 대로 합을 맞춰 게이트 토벌 완료했습니다.”

“그랬지.”

“역시 제가 평소에 우러러보던 길드답네요. 1년 차 신입들 판단력이 헌공들이랑 비교도 안 되고.”

“절차가 더 남았나?”


꾸미는 말을 뺀 진짜 대화 내용은 이렇다.


-니들 싸움 엿같이 못하더라.

-빨리 꺼져. 좀.


아이고.

저는 열심히 일한 것밖에 없습니다요.


“다 끝났습니다.”


[스킬 – 정령 소환(A+)을 복제했습니다.]


감사국 참관 업무도.

개인적인 일도 딱 끝났네요.


나는 신입 마법사의 어깨에서 날개를 손질 중인 정령을 보다가 이내 시선을 돌렸다.


“임지훈 전무님은 언제 뵐 수 있을지.”

“1주 안에 연락 갈 거다.”


심통이 가득한 표정이지만 괜찮다.

태성 길드에서는 날 섭외하지 못해 안달이 날 테니까.


“박민호 주임님. CTN의 양인호 기자입니다.”

“잠깐만요. 아직 업무 시간이라 인터뷰는 조금.”

“네?”

“5시 59분이니까 1분만 기다려 주세요.”


[18:00]


“이제 퇴근했으니 괜찮습니다.”

“그, 7년 만에 돌잡이를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무슨 능력을 각성하신 거죠?”

“황혼의 심장입니다.”


다른 기자들이 휴대전화를 켰다.

생소한 능력이니 검색이라도 하는 모양.


몇 날 며칠을 찾아봐라.

절대 안 나올 걸.

나름대로 특성에 빠삭한 편인데.

【황혼의 심장】 같은 건 들어본 적도 없다고.


엉뚱한 고생을 사서 하는 기자들에게 정보 좀 드려야겠다.


“SS급 특성으로 근접 공격과 마법을 강화하는 특성입니다.”

“S급이요?!”

“아뇨. SS급입니다.”


폭탄이라도 떨어진 것처럼 조용해진 산책로.

태성 신입들의 입이 쩍 벌어졌고.

씩씩거리던 조익현 이사도 헐, 이란 감탄사를 내뱉었다.


반대로 기자들은 무언가를 마구 적었으니.


정반대의 분위기지만 하나는 확실했다.

모두 놀랐다는 거지.


조정돼서 S급으로 떨어졌지만 원전은 SS급이잖아.

어쨌든 사기는 아닌 듯.


“제가 바빠서 이만.”

“박민호 주임님!! 한 마디만 더 해 주십쇼!”

“국내에서 두 번째 SS급 특성을 얻으신 소감 좀!!”

“청으로 가서 할 일이 많아서요.”


초과근무는 공무원에게 필수 사항이다.

이 사람들이 말이야.

상도덕이 없어요.

나는 기자들의 외침을 못 들은 척하며 산책로를 빠르게 내려갔다.


기자들이 눈에서 안 보일 때 즈음.

곧바로 휴대전화를 들었다.


“시간 되세요? 보강 좀 받고 싶어서요.”



***



남태령에서 북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사당이 나온다.

사당 근처 홈마이너스까지는 10분 정도.


끼이익!


주차장에 차를 넣어 두고 문화센터로 향했다.


[정령 소환]

등급 : A

사용자의 특성에 맞는 정령을 불러낸다. 해당 정령은 사용자와 함께 성장한다.


크.

마지막까지 아주 달달합니다.


이가 달달하다 못해 썩어서 치과를 알아봐야 할지도 모르겠어.


【황혼의 빛】은 S+ 급이라 최대한 오랜 시간을 끌며 복제했지만.

태성 신입의 능력은 보스 몬스터 공략 후에 차분하게 관찰한 덕에 편하게 획득했다.


게이트 공략 참관도 끝났겠다.

조각 강사님한테 지도받으면 완성도도 올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달려왔다.


막상 강의실에 도착했을 땐.

아무도 없었다.


강사님이 왜 없지?


얼마를 기다렸을까.

딱, 딱 슬리퍼가 바닥과 부딪치면서 나는 마찰음이 귀에 잡혔다.


점점 가까워지는 소음.


“저어어! 왔어요!!”


반쯤 열린 문이 확 젖혀지면서 강사님이 들어왔다.

헝클어진 머리와 퀭한 눈동자.

며칠 전에 봤을 때와 큰 차이 없는 모습이다.


“헤엑, 헥. 헥.”


강사님이 숨을 내쉴 때마다 너덜너덜한 앞치마가 살짝 흔들린다.


“갑자기 연락드려서 죄송합니다. 여기 계시는 줄 알고.”

“헥, 헥. 강의, 가 없, 으면. 평소, 에는, 공방에서······.”


생각해 보니 문화 강좌가 늘 열려 있는 건 아니었다.

강사님도 내 전화를 받고 나서 강의실로 넘어오는 중이겠구나.


으.

A+ 급 특성에 눈이 멀어서 기초적인 부분을 놓쳤다.


“죄송합니다. 그런 줄 모르고.”

“헥, 아니에요. 공방, 이 근처라서.”

“결례를 저질렀군요.”

“아니에요. 급하신 것 같아서. 굳이 설명 안 드렸어요.”


어.

으으음.

스킬을 베끼려면 조각을 해야 해요, 라고는 말할 수 없고.


“막 떠오른 이미지가 있는데. 그걸 조각하고 싶었습니다.”


되는대로 말을 내뱉었는데 강사님은 의아한 기색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떤 이미지인가요?”


왜 이해해 주세요?

나는 떨떠름한 표정을 애써 감추었다.


“잠깐만요.”


[정령 소환]을 복제하는 순간에 떠오른 이미지.

새, 물방울, 작은 꼬마, 그리고 땅딸보가 서로를 맞잡고 있는 형상이었다.


네 가지 요소를 하나하나 검색해서 최대한 비슷한 그림을 골라내어 강사님에게 보여 주었다.


“그러니까. 넷을 모두 조각해야 한다는 거죠. 룬 스톤에.”

“혹시 지도해 주실 수 있습니까?”

“초보자한테는 버겁겠지만 해 봐야죠.”


감사합니다!

그 전에 숨 좀 돌리시라고 자판기에서 탄산음료를 뽑아 왔다.


“저는 파인애플 맛 좋아해요.”


호불호가 참 확실하시군요.

음료로 목을 축인 강사님은 내 옆에 앉았다.


“수강생님은 이 모양과 비슷한 조각을 당장 만들어야 하는 거죠?”

“네.”

“솔직히 지도만으로는 안 돼요. 그래도 좀 급해 보이시니.”


강사님은 내 손등에 자신의 손을 포갰다.

첫 강의 때보다 더 과감한 동작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봤다.


“손에 힘 빼요.”

“넵.”

“제가 움직이는 대로 힘을 줘요.”


맞닿은 피부가 거칠다.

이런 게 장인의 손이라는 걸까.


사각- 사각-.


처음에는 과감하게 룬 스톤을 파내더니 순식간에 디테일을 잡아간다.

분명 내 손으로 조각하는 건데, 현실감이 안 느껴졌다.

강사님의 힘 조절이 그만큼 절묘하다는 거겠지.


[특성 – 정령 소환을 조각했습니다.]


와.

입이 벌어지려는 것을 꾹 참았다.

두 번째로 조각한 A+ 급.

【통찰안】과 같은 수준인데 등급 하락이 없었다.


“되었나요?”

“가,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이런 보강 안 해 줘요.”

“어유. 당연하죠. 강사님도 일정 보셔야 하는데.”


정말이지.

오늘은 운이 너무 좋은 걸.

A+ 급 특성을 큰 손실 없이 흡수하게 되었으니.

강사님한테 뭐라도 드려야겠다.


“강사님. 나중에 제가 밥 한번 살게요.”

“···예?”

“···바쁜 사람 불러냈는데 맨입으로 끝내긴 그렇잖아요.”

“아니요. 그게, 저.”

“꼭 시간 한번 내주세요. 다음에.”


오늘은 틀렸다.

다른 일정 보던 사람 불러내서 저녁까지 먹자고 하면?

은혜를 원수로 갚는 꼴이지.


오늘 수고해 주신 건 다음에 이자까지 쳐서 갚겠습니다. 강사님.




***



강사님의 도움으로 손실 없이 조각을 마친 후.

바로 청사에 돌아왔다.

처음으로 시행하는 정령 소환.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안전장치가 되어 있는 트레이닝 센터에서 써 봐야지.


“박 주임님. 오늘도 수련하러 오셨죠?”


퇴근 중이던 5부 최하늘 주임이 날 보고 가볍게 인사를 건넸다.


“에이. 초과근무 찍으러 온 겁니다.”

“왕송호수의 영웅께서 그렇게 말해 봐야 엄살로 들리거든요.”

“그 돈은 다 썼는걸요.”

“에엑. 진짜요?”

“각성자 장비가 한두 푼 하진 않더라고요.”

“욱. 새삼 대응국 헌터분들이 대단하다고 느껴지네요.”


대응국 5부는 행정 업무를 도맡아 하고 있어서 대부분 비각성자들이다.

최하늘 주임님도 헌터가 아니었으니.

내가 수령한 금액이 얼마인지 아는데 그걸 다 써 버렸다고 하니 놀랄 수밖에 없겠지.


“아무튼 힘내세요! 응원하고 있어요!”


이번에도 최하늘 주임님이 비타민 음료를 손에 쥐어 주고 떠났다.

누가 내 노력을 알아준다는 사실에.

마음이 간질간질했다.


참.

트레이닝 센터 가기 전에 보고서도 올려야겠구나.


참관 보고는 내일 해도 되지만.

각성한 능력을 부장님께 올리지 않으면 내일 무슨 횡액을 당할지 모른다.

저번에도 각성 소식 먼저 안 알려 줬다며 옥상으로 불러냈잖아.


아직 기사는 안 났으니 수습할 수 있다.

보고서를 올리면 안 읽은 부장님 잘못이지. 내 실수는 아닌 듯요.


내가 대외적으로 내세울 특성.

【황혼의 심장】 정보를 간단하게 정리하고는 트레이닝 센터로 향했다.


“2부 구멍은 오늘도 왔네.”

“소식이 좀 늦네. 1부 신입이 사람에서 떡으로 퇴화했잖아.”

“왕송호수 건은 어떻고.”

“그건 태성에서 언론에 기름칠 좀 한 거 아니었어요?”

“4부 김수영 과장이 아니라더라.”

“진짜로 돌잡이 성공했다고?”


흠흠.

입꼬리가 씰룩거리는 걸 억지로 붙들었다.


개인 단련방을 대여.

들어가서는 깊게 심호흡을 한 후, 손바닥에 마력을 집중했다.


“정령 소환.”


두근- 두근-.


심장이 내 주문에 반응하며 거세게 맥동했다.

100미터를 전력으로 뛴 것처럼.

아니.

그보다 더 거세게 뛰었다.


분당 200은 될 것 같은데.

평범한 사람이면 위험한 수치 아닌가?

핑 도는 느낌과 함께 시야가 한순간 검어졌지만 다리에 힘을 쥐었다.


정령 소환.

이렇게 다이내믹한 거였나?

두 번째에도 이러면 정령이 아니라 증조할아버지를 뵐 것 같다.


[사용자의 기운과 파장이 맞는 정령을 찾았습니다.]

[황혼의 정령이 소환됩니다.]


손바닥 위에 나타난 것은 초록색 도마뱀.

나는 도마뱀과 눈을 마주쳤다.


-무엄하도다!

“예?”

-황혼의 정령왕을 배알하는 영광을 거머쥐고도 얼을 타다니.


좀 피곤한가?

헛소리가 뇌리에 쏙쏙 들어왔다.

오늘 무리하기는 했지.


-감히! 과인의 금과옥조 같은 발언을 망령되었다 칭하느냐!


난 도마뱀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네가 그렇게 떠들었습니까?”

-그러하니라.

“황혼의 정령왕 씨라고 하셨죠.”

-과인에게 같은 말을 반복하게 하느냐.


나는 머리를 벅벅 긁었다.


정령왕이라.

[정령 소환] 자체가 희소한 편이지만.

그중에서도 ‘왕’을 부린 헌터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하나만 물읍시다.”

-그 발언. 허락하노라.

“보통 왕이면 수하들이 있잖아요. 그죠?”

-옳도다.

“그럼 황혼의 정령왕 씨를 모시는 신하는 어디에 있을까요.”

-과인의 자격을 증명함에 있어, 신하란 존재는 그리 중요하지 않느니라.


아.

그러세요?


“정령은 4대 속성만 있는 건 아시려나.”

-기본 중의 기본 아니더냐. 과인을 시험하려 들다니.

“황혼의 정령왕 씨는 본인이 황혼의 속성을 타고났다고 했잖아요.”

-그건 과인이 특별한 존재이기에.

“내뱉는 이야기마다 모순이 가득하면 어떻게 합니까.”


왕이라고요?

정령왕이 무슨 포커로 따는 자리도 아니고 말이야.


내 눈에는 자칭 정령왕의 스펙이 훤히 들어왔다.


[황혼의 정령]

분류 : 하급


시스템이 거짓말을 하진 않을 테고.

4대 정령 중 하나가 소환될 줄 알았는데, 엉뚱한 녀석이 튀어 나왔다.


【황혼의 심장】과 연관이 있는 것 같은데.

당장 고민할 사안은 아니었다.


지금은.


“도마뱀 새끼야.”

-······설마 그 멸칭, 과인을 지칭하는 건가?

“여기에 너 말고 누가 있어.”


하급 주제에 정령왕을 논하는 정령과 서열 정리를 해야겠다.


-무엄하도다!

“내 별명이 헌공 담당 일진이에요.”

-헌공? 일진?

“너처럼 사리 분별 못 하는 사람, 아니 정령 다루는데 선수라는 의미다.”


손 위로 피어오르는 노을빛.

【황혼의 심장】이라면.

정령한테 간섭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일단 한 대 맞고 시작하자.”


찰싹!


입 벌려라.

사랑의 매 들어간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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