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급 돌잡이 카피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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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주전자
작품등록일 :
2024.07.08 16:12
최근연재일 :
2024.08.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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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4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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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사냥감과 사냥꾼

DUMMY

마법진에서 소환된 몬스터는 상당히 개성적인 외모를 지녔다.


사람만 한 머리.

그 중 80%는 커다란 외눈이고.

머리 아래로는 나뭇가지 굵기의 촉수 수십 개가 뻗어 나와 몸을 지탱해주었다.


꿈에 나올까 두려워지는 모습이구먼.


내 전의를 꺾는 게 목적이라면 이미 달성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악마의 눈이다요. 너희 인간의 기준으로는 B급 정도.

“놈의 특징은?”

-흑마기를 눈에 집중시켜서 쏜다.

“그럼 거리를 좁혀야겠네.”

-촉수는 장식이라고 생각하나? 요.


말이 또 짧아지려고 하네.

노을아. 혀가 좀 말린 것 같은데 형이 펴줄까?


▷복제 가능 특성

오버드라이브[B] / 암흑계의 주민[C+] / 마력 집속[C]


▷복제 가능 스킬

암흑 광선[B] / 텐터클 어택[C]


원거리에서는 눈깔 빔.

다가가면 촉수로 행복잡기라.


악마로 변했던 늪지의 도곤보다 더 심플한 스킬셋이다.


“너랑 저 눈깔이 중에 누가 더 세니.”

-지금은 내가 진다, 요. 원래의 힘만 쓸 수 있어도!

“응. 하급 정령”

-나는 정령왕이다!

“서명하시오. 노을이는 하급 정령이다.”


스스스슷!


커다란 동공을 중심으로 흑색 선들이 요동친다.

암흑 광선의 전조.


“힛. 세례자들은 노리지 마라.”

“크릿?”

“죽여도 되는 건 저 하등한 인간뿐이다.”


어째서인지.

저 악마 척후병은 민간인들에게 피해가 가는 것을 신경 썼다.

좋아.

이러면 나도 인질 걱정할 필요가 없겠어.


-살인 광선이 언제 날아올지 모른다!


알아.

내가 ‘눈'이 좋거든.


요동치던 흑마기가 수축된 동공에 집중되는 순간.

망설임 없이 몸을 왼쪽으로 날렸다.


[암흑 광선]


아주 짧은 시간 차이로.

새카만 빔이 쾅, 하고 방금 전까지 내가 서 있던 지면에 꽂혔다.


땅에 새겨진 기다란 고랑.

정면으로 맞으면 뼈도 못 추렸겠네.


위기는 한 번으로 그치지 않았다.

【통찰안】에 비쳐지는 강렬한 흑마기의 선이 내 복부를 향했다.


망설이지 않고 바닥을 굴렀다.


패애앵!


“힛. 운이 좋군. 하등한 인간.”


땅바닥에 꽂은 단검을 회수한 척후병이 흉측한 웃음을 지었다.


아주 가지가지 하네.

원거리 딜러에 근접 암살 타입.

한 번이라도 틈을 보이는 순간 끔살당하는 거다.


악마가 민간인을 인질 삼지 않는 걸 위안거리로 생각해야 하나.


-도망쳐라요. 혼자서는 못 이겨.

“지원 요청했으니 금방 올 거다.”

-여기는 시간의 흐름이 바깥보다 빠르다, 요!

“얼마 차이 나는데?”

-10배는 난다요.


그런 건 진즉에 말했어야지!


어쩐지.

사람들이 들어간 지 얼마 안 됐는데 멀어졌더라.

바깥 세계보다 가속된 공간이라.

이해가 갔다.


“힛. 믿는 게 지원군이었나?”

“보험 같은 거지. 이래서 약관에 주의하라고 하는 건가.”

“여유가 넘치는군. 하등한 인간!”


도망가는 건 쉽다.

악마화까지 사용하면 돌아가는 건 금방이겠지.

눈깔 괴물한테 직격만 안 맞으면.

내 한 몸 건사할 자신은 있다.


-그럼 어서 도망가자, 요!

“아직도 배워야 할 예의범절이 많구나.”


민간인들을 두고 아무 대책 없이 몸을 빼는 건 좀······ 그렇잖아?


노을아.

시간이 날 때 삼강오륜이라도 읽어줄 테니 예절을 배우자꾸나.


[암흑 광선]


쾅! 쾅!


노을이한테 정보를 듣는 순간에도, 두 악마는 틈이 날 때마다 공세를 퍼부었다.


“힛. 죽어라.”


복부를 스치고 지나간 칼날.

【냉철】 보정이 있는데도 마음 한쪽이 싸늘해지는 느낌이다.


척후병 스카아는 악마의 눈이 광선을 쏜 직후를 노렸다.


반격?


섣불리 나섰다간 광선에 뚫려서 도넛 신세가 되었던지.

그게 아니면 단검을 선물로 받았을 거다.


【통찰안】 덕분에 상처 하나 없이 5분이나 버텼을 뿐.

옛 부사수의 능력이 없었으면.

5분이 아니라 50초도 못 버티고 죽었을 걸.


-피하기만 할 거면 그냥 도망쳐라, 요.

“땅바닥 구른 게 아까워서도 그렇게는 안 돼.”

-너 죽으면 과인은 다시 홀로 남아 쓸쓸하게 있어야 한다고!


그러니까.

안 죽는다고.


내가 괜히 뇌려타곤이라는 무림의 금기를 펼치면서 꾸역꾸역 버틴 게 아니에요.


“그이이잇!”


커다란 동공이 다시 한번 내 모습을 담아낸다.

암흑 광선의 전개 속도는 초음속.

내 움직임으로는 절대 피할 수 없다.


그러니.

당신 좀 잠깐 빌립시다.


“그이이잇?”


동공에 모인 흑마기의 선이 갈팡질팡하며 방향을 잃고 흩어진다.

눈깔 괴물과 내 사이에 끼어든 민간인.

정확히는.

멍하니 서 있는 민간인을 잡아당겨서 둘 사이로 서게 했다.


【그림자 숨기】

[비열한 일격]


응.

그것도 보여.


【황혼의 심장】

【괴력】

[제식 검법 - 4형 : 낙엽치기]


금속끼리 격렬하게 충돌하고.

충돌 지점에서 튀는 불똥 사이로 악마 척후병의 놀란 표정이 보인다.


아래로 내린 검을 바로 회수하고는 3형을 펼쳤다.


후웅-.


대기를 가르며 쏘아진 칼.

허전하다.

손에 걸리는 감각 대신 트레이닝 센터에서 홀로 칼을 휘두를 때 느꼈던 허한 느낌만 들었다.


민간인 등 뒤로 스며드는 붉은 그림자.


내 반격이 성공하자마자 바로 도망칠 줄은 몰랐다.


“힛. 어떻게 내 공격을.”

“내가 재주가 많아서.”

“하등한 인간 주제에. 나를 몰아붙이다니!”


척후병의 목소리가 실시간으로 다른 곳에서 울린다.

강당에 있는 민간인들 사이를 오가고.

지형지물까지도 활용하면서 몸을 숨기고 있어서다.


-악마의 눈부터 죽여야 승산이 있다, 요.


그거야말로 척후병의 노림수다.


악마의 눈에게 접근하려면 직선 대신 크게 돌아야한다.

내 움직임이 커질수록.

척후병이 빈틈을 노리기 쉬워지겠지.


B급 괴물이 하나도 아니고 둘.

늪지의 도곤 때도 꽤 고전했는데.

이번에는 정말 목숨을 걸어야 할지도 모른다.


자.

그럼 어떻게 한다?



***



척후병 스카아는 민간인의 등 뒤에 숨어서 단검을 핥았다.


‘힛. 이게 얼마만의 사냥이야?’


이면세계에서 전투를 벌인 건 두 번째다.


그에게 내려진 임무는 세 가지.


흑마기에 홀린 자들에게 악마의 낙인을 찍고.

일정 주기마다 낙인을 받은 자들에게 축적된 부정적인 감정을 거두며.

마지막 임무는 목격자가 나타나면 죽이는 것이다.


‘아주 즐거워. 상대가 팔팔하니 더 사냥하는 맛이 나잖아.’


척후병에게는 상대의 강, 약을 가늠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정보 수집에 특화되어 있는 특성.

민호가 D급 헌터라는 것쯤.

조우하는 순간 바로 파악했다.


‘놈. 잔재주가 많지만 그래도 오래 못 버틸 거다.’


언제 쏘아질지 모르는 암흑 광선을 의식하며.

민간인이나 지형지물 사이에 숨어 있는 자신의 공격도 경계해야 한다.


체력이든.

집중력이든.

어느 쪽이라도 한계를 드러내는 순간.

스카아의 단검은 사냥감의 급소를 비집고 들어갈 것이다.


‘저번에 사냥했던 녀석보다 약하지만. 재미는 더 있다.’


흑색 균열에 발을 디딘 건 민호가 두 번째였다.

첫 번째 헌터는 B급.

민간인들을 쫓아 강당까지 와서는 호기롭게 도전했지만.


소환된 악마의 눈을 쓰러트리다가 단검에 복부가 꿰뚫렸고.

결국 과다출혈로 사망했다.


‘네 놈도 복부에 구멍을 내주마.’


피를 철철 흘린 사냥감이 어떻게든 살겠다고 바동거리는 모습은.

봐도봐도 질리지 않았다.


챙!


10분이 지나고.


[암흑 광선]


20분이 지났을 때 즈음.


“헉. 헉.”


거친 호흡이 민호의 입에서 쉬지 않고 흘러나왔다.

흥건하게 젖은 옷.

머리카락은 땀에 절여서 번들거렸다.


“힛. 이래서 하등한 인간이라는 거다. 고작 이 정도로 지치고.”

“후욱. 훅. 아닌데? 나 완전, 헉. 멀쩡한데?”


스카아는 웃음을 참으며 [고속 이동] 스킬로 자리를 바꾸었다.

다른 민간인의 그늘 안에 들어가니.

인간보다 덩치가 큰데도, 스카아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넌 절대 나를 잡을 수 없어.’


척후병에게 부여되는 특성, 【그림자 숨기】.

사물의 음영에 있을 때 존재감을 확 줄여주는 능력이다.


‘낙인을 찍은 인간들을 방패삼아 악마의 눈을 피할 줄 몰랐지만 말이야.’


민호가 잔꾀를 부리지 않았으면 진즉에 끝났을 사냥.

그렇지만.

강당 여기저기에 있는 민간인들은 스카아의 은신처이기도 했다.


민간인 사이를 오가며 숨는 한.

사냥감인 민호가 자신을 발견할 수는 없다..


‘그림자에서 벗어났을 땐 알아채는 것 같지만 소용없다.’


민호의 감이 좋으면.

습격 동선을 짧게 잡으면 된다.


이면세계는 흑마기가 충만한 공간이다.

자신과 악마의 눈은 대기에 충만한 흑마기를 받아들인 덕에 마력 소모가 덜하지만.

하등 종족인 인간을 보라.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허덕이고 있지 않는가.


민간인들의 그림자에 숨어있는 자신을 노릴 순 없으니.

남은 선택지는 악마의 눈을 죽이는 것뿐이다.


마침내.

스카아갸 기다렸던 사냥의 때가 다가왔다.


[암흑 광선]


악마의 눈에 응축된 흑마기가 공중에 기다란 선을 남기는 순간.

한 치 차이로 피한 민호는 두 다리에 힘을 주며 악마의 눈을 향해 정면으로 달렸다.


다음 광선을 쏘기 전에 끝장내겠다는 의지.

그 판단 자체는 옳았다.

민호의 이동 루트에 스카야가 모습을 감춘 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만 빼면.


[그림자 확산]


드문드문 서 있는 인간들의 그림자가 쭉 늘어난다.

고속 이동으로 그림자에 스며들 때마다 심어놓은 흑마기.

스카야가 주문을 발동시키니 흑마기가 그림자의 영역을 수십 배로 넓혔다.


직선 궤도로 달려가던 민호가 서 있는 곳도 그림자에 물들었고.


【그림자 숨기】


스카야는 그림자에 몸을 숨긴 채 거리낌 없이 민호에게 다가갔다.


[데모닉 커스]

[데들리 어택]


“재미있는 사냥이었다.”


푸욱!


이상했다.

단검이 파고든 깊이가 생각보다 얕았다.


괜찮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서 흑마기를 다루지 못하는 종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하는 저주를 걸었다.


기초적인 저주지만.

하등한 인간 따위는 상처를 타고 스며드는 저주에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


“끄어어억!”


그래.

이 비명을 기다렸다.

고통에 젖은 비명은 언제 들어도 감미로웠다.

한데.

이상하다.

비명소리의 진원지가 왜 자신인 것처럼 느껴질까?


스카야는 한 발 늦게.

자신의 복부에 박힌 시커먼 손을 보았다.


“기다렸다. 이 순간을.”

“너, 네놈.”


비명을 토해낸 것은 자신이었다.


땡그랑-.


사냥감의 단검에 꽂혀 있어야 할 단검이 바닥에 나뒹굴었고.

드러난 상처는 그가 생각한 것만큼 심각하진 않았다.


‘숨어야 해!’


놈은 기껏해야 D급.

복부에 꽂힌 팔만 빼내고 【그림자 숨기】로 도망치면 된다.


-나. 시키는대로 했다, 요.


화아아악!


스카아와 민호를 덮고 있던 그림자가 노을빛에 물들어 사라진다.


광원은 모두 4개.

그림자가 생겨날 틈이 없어서 척후병의 특성을 쓸 수가 없었다.


“힘은 내가 더 세. 그냥 찢어주마!”

“할 수 있으면 해봐.”


복부에 꽂힌 팔을 빼내려고 양팔을 사용했다.

꿈쩍하지 않았다.


“아. 그 모습.”

“이제야 이쪽을 봐주는구나.”


말도 안 된다.

기습에 실패한 것에 신경이 팔려서.

정작, 민호의 외형과 기백이 악마처럼 변했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


“어, 어, 어떻게.”

“내가 재주가 많아요.”

“하등한 인간 따위가 흑마기를!”


흑마법사하고는 본질적으로 달랐다.

스카야는 알 수 있었다.

민호가.

종족의 벽을 넘어서서 악마가 되었다는 사실을.


아니.

사실은 처음부터 악마가 아니었을까.


그런 망상마저 들었다.


“웬만하면 다치지 않고 끝내려고 했는데. 방법이 없더라.”


그림자 숨기?

【통찰안】 앞에서는 소용없었다.


스카야가 잘못된 판단을 하게끔.

민호는 그의 능력을 복제한 후, 일부러 숨어있는 쪽을 보지 않았다.


“하, 하등한 인간 따위가.”

“어째 할 줄 아는 말이 그것밖에 없니.”


민호는 왼손을 들어 올렸다.


‘죽어? 내가? 사냥감한테?’


도망쳐야 한다.

근데.

몸이 빠지질 않는다.


복부를 파고든 민호의 손이 척추를 붙잡고 있고.

그림자에 동화되려고 해도.

어둠 한 점 없이 밝아진 공간에서는 몸을 뺄 수 없었다.


“안 돼애애애애!!!”

“돼.”


퍼어엉-.


척후병의 비명은 머리가 으깨지는 소리에 묻혀 더 이상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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