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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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5441_nipa0711
그림/삽화
BingAI
작품등록일 :
2024.07.12 02:28
최근연재일 :
2024.08.14 00: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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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86

작성
24.07.18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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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폴터가이스트(4)

DUMMY

이름 모를 화가들이 그린 커다란 그림들이 벽의 각 부분을 당당하게 차지하고 있고, 출입문 부터 가구까지 모든 것들이 고풍스러운 느낌을 주는 곳, 그렇습니다. 다시 응접실로 돌아왔습니다. 테이블 위에는 여러 서류들이 대충 펼쳐져 있었고, 한 때 비스킷이 남겨있었던 접시와 이미 내용물 따위는 진작에 사라져버린, 한 때 차가 담겨져 있었던 예쁜 잔들이 놓여져 있습니다.

앨리스가 꽁꽁 묶인 흑인 소녀를 거칠게 의자에 앉히며 이야기 합니다.

"도망칠 생각은 안하는게 좋을꺼에요. 이제는 더 이상 아까처럼 벽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그런 짓은 못할테니까요."

재작년이였나요, 학회에서 발표되지 오래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신상 마법인 그룹화 마법을 걸어둔 모양입니다. 특정 대상과 대상간을 마력으로 연결해두는 마법으로, 그 설정된 마력의 길이 만큼의 범위 이내에서만 서로 이동이 가능하다는 마법 입니다. 저 역시 우연한 기회에 그 마법이 발표된 학회에 참석해 있었는데, 해당 마법을 만든 괴짜 마법사와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는 이 마법을 테이블 위에 둔 TV 리모컨이 자꾸만 사라지는 것에 짜증이 나서 만들었다고 하더라구요. 지속적으로 마력 공급을 해주지 않으면, 결국에는 연결은 끊어져버리게 되는 단점이 있다고 하지만 매일 사용하는 TV 리모컨에 마력을 공급하는 것을 까먹을 일은 없다고 들었습니다.

"이 소녀가 폴터가이스트를 일으킨 소녀인 겁니까?"

"네. 그렇습니다. 메이슨씨. 자세한 내용은 지금부터 조사를 해봐야 되겠지만요."

메이슨으로 부터 물 한잔을 건네 받은 밀라가 다시금 이야기 했습니다.

"현 시간부로 취조를 시작하겠습니다. 취조 마법소녀는 밀라 왓슨, 기록 마법소녀는 앨리스 켈리 입니다. 루시 드 마르타 마법사님이 입회하고 있습니다."

테이블을 두고 흑인 소녀와 마주보며 앉은 밀라가 취조를 담당했고, 밀라의 좌측에 앉은 앨리스가 기록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름 말씀하세요."

"오노메 오쇼알라."

이름을 시작으로, 나이와 고향 같은 개인정보를 확인하고, 이를 통해서 다시 폴터가이스트를 일으키는 힘을 얻게 된 배경과 그리고 어떻게, 왜 이 곳 성으로 왔는지 등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은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지루하다면, 지루하게, 그러나 공들여 조사했습니다. 그 과정 자체는 굳이 적지는 않겠지만, 이렇게 정보를 하나씩 모아서 얻어낸 이야기는 그야말로 예상하지 못했던 내용입니다.

오노메 오쇼알라라는 이름을 가진 흑인소녀는,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머나먼 곳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눈이라고는 구경도 못 할 정도로 뜨거운 태양이 항상 내리쬐는 곳. 나무의 잎은 매우 매우 넓었고, 마을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다양한 동물들이 끝없이 펼쳐진 초원과 사막을 뛰놀고 있던 곳이라고 합니다.

오노메가 살던 마을은 두 인접한 국가가 서로 자기땅이라고 우기는 영토의 부분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언젠가는 저 나라, 그 다음해는 이 나라의 영토가 되기도 했고, 수시로 뒤바뀌는 곳 이였습니다. 외부 사람이라고는 주기적으로 물건을 공급해주는 행상인과, 아주 가끔씩 소속된 국가가 바뀌었다고, 마을에 걸려 있는 국기를 바꾸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 정도만 봤었다고 할 정도로 외지인은 존재 조차 모를 정도로 외딴 곳에 위치한 작은 마을 이였다고 합니다. 그곳은 정치적으로는 상당히 불안정한 곳이라 볼 수 있습니다만, 그래도 그녀는 그곳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오노메의 행복한 일상이, 그녀의 평화가 깨진 것은 오노메가 15살이 되던 해 였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다수의 외지 사람들이 다수의 차량을 타고 마을에 나타난 것 입니다. 그들은 마을 사람들을 불러 모았고, 처음 보는 많은 외지인에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은 기꺼이 참석했고, 그녀처럼 두려움이 많은 사람들은 다소 떨어진 곳에서 숨어서 지켜보고 있었다고 합니다.

외지인과 마을 촌장이 언성이 높아졌다는 것은 양손에 동생들의 손을 꼭 잡고 멀리서 숨어 지켜보던 오노메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외지인들은 총으로 마을 촌장을 살해했습니다. 그리고 처참한 살육이 시작되었습니다.

"살육이라고요?"

"흑... 네에... 삼촌도, 이모도, 친구들이 그 곳에서..."

오노메가 그 광경을 떠올렸는지, 다시 훌쩍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본 메이슨이 말 없이 품속에서 손수건을 꺼내서는 그녀에게 건네주었습니다.

"흑... 고맙습니다..."

"몇 명 정도가 죽었나요?"

"살아남은 사람들은 저 포함해서 50여명이 안 되었을꺼에요... 몇 명 정도는 무사히 도망치거나 들키지 않고 숨었을 수 있겠지만, 많이 살아남지는 못했을꺼에요."

"하아... 그런가요. 일단 계속해주세요."


모두 다 그곳을 피해서 도망쳤습니다. 총 소리와 비명이 난무하는 가운데, 그녀는 동생들의 손을 꼭 붙잡고, 마을 외곽에 위치한 예배당으로 도망쳤습니다.

"예배당이요? (주)예수 놈들이 그런 구석 마을까지 빨대를 꼽았단 말인가요?!"

그렇게 구석진 마을에도 예배당이라니요. 놀란 것은 밀라 뿐만은 아닐겁니다. 아마도 앨리스, 그리고 이걸 조용히 지켜보는 메이슨씨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 분들은 본인들 스스로를 이단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자신들은 주류인 (주)예수 와는 다르게, 옛날 옛적의 방침을 조용히 따르고 있다고 들었어요."

백 년도 이전에 이 곳에서는, 한 때 개신교와 카톨릭이라고 분리되었던 두 개의 서로 다르지만, 그 근본은 같은 종교가 다시 하나로 합쳐졌습니다. 교황은 각 지역별로 성당이라고 불리는 하나의 커다란 직영점을 운영하고, 각 지역에는 교회라고 불리는 무수한 프랜차이즈들이 직영점 아래에 위치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이제 모두 다 교황만을 쳐다보게 되었지요. 영업을 무척이나 잘한다고 알려지는 어떤 교회에서는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 내가 이렇게 교황님하고 친하단 말이예요, 친해.' 라는 발언도 스스럼없이 한다고 전해집니다. 이 상황과 발언을 전해 들은 이세계에서 온 대마법사이자 저의 대부인 스콧은 '가장 최악의 형태로, 가장 나쁜 것들끼리만 남았다'고 개탄하기도 했었습니다.

"하. 그래서, 왜 하필이면 예배당으로 도망을 간 것인가요? 집으로 가는 것이 정상 아닌가요?"

"집하고는 방향이 달랐어요. 게다가 그 예배당에서는 종종 신성한 기분을 느끼곤 했었으니까요. 그 날 그 곳에서 예배당을 지키던 사람은 마을 사람들과는 전혀 다르게 새하얀 피부에, 머리카락은, 당신과 같이 노란색 머리카락이였는데, 그 사람은 모르는 것이 없었어요. 그 사람이라면, 어떤 방법을 해결책을 알려줄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아요."

오노메와 두 동생이 예배당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평소와 다른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항상 부드러운 표정으로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반갑게 맞이해주던 그 모습은 사라지고, 인상을 쓴 채로 예배당 출입구 앞에 앉아있었습니다. 오른손에는 기관총이, 왼손으로는 담배를 잡고, 입과 코로는 뻑뻑 연기를 내뱉고 있었습니다. 그녀를 인지한 그는 담배를 문 채로, 말 없이 왼팔로 예배당 안을 가리켰습니다.

예배당에 들어간 오노메는 예배당의 구석에 지하로 통하는 계단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계단 위에는 한 조형물이 있었습니다. 양팔이 묶인 채, 손바닥에는 못이 박혀서 고문당하고 있는 남자가 있었죠. 그리고 그 남자와 오노메의 시선이 맞아떨어지게 되고, 그녀는 섬찟함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정신을 차리고, 두 동생과 같이 지하로 내려갔습니다. 크지 않은 지하공간에는 몇 명의 아이들이 더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오노메는 가장 연장자였다고 합니다.

잠시의 시간이 지나고, 기관총을 둘러멘 예배당 관리자가 와서는, 지하실의 입구를 닫으면서 이야기 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소리 내지 말고 있어라. 최대한 오랫동안, 참을 수 있을 만큼 이 곳에서 있어라고 말이죠.


밖에서 싸움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시끄러운 총 소리가 울려퍼지고, 여기저기서 폭발음이 들리며, 지하실에 그 충격이 전해졌습니다. 그러자 몇 명의 아이들이 울음을 터트렸고, 오노메도 무척이나 겁이 나고 무서웠지만, 그녀는 최대한 아이들을 안아주고 달래주었습니다.

정확한 시간은 모르지만, 그 싸움은 한참이나 지속된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오토메는 알고는 있었지만, 생각하기도 싫었던, 가장 끔찍한 방향으로의 결말을 맞이하고 말았습니다. 그건 예배당의 나무바닥이자, 지하실의 출입구 문에 난 작은 틈으로 보이는 외지인들의 모습과 소리였습니다.

"아이들은 어디 숨겼지?"

한 외지인이 예배당 관리인을 개머리판으로 마구 치면서 물어봅니다. 예배당 관리인의 몸에는 성한 곳이 없었습니다. 몸 곳곳에 상처가 나 있고, 이미 피 범벅입니다. 얼굴도 퉁퉁 부어 있고, 이빨과 손가락 몇 개는 잘려나간 것이 틀림 없습니다. 그 예배당 관리인은 그러한 고문을 받으면서도, 그 어떠한 이야기도 하지 않았습니다.

"크큭... 주님에게 물어봐라, 이 개새끼야. 퉷!"

대여섯명의 발길질이 그를 향했고, 그는 몇 번이고 땅바닥을 뒹굴고, 또 뒹굴었습니다.

"나의 목숨은 주님의 것. 나의 시련은 모두 주님이 내린 시련이노니!"

"호오라. 그런가. 그러면 내가 직접 그 잘난 주님에게 물어보지."

아마도 그 외지인의 리더쯤 되는 사람이 이야기 했습니다.

"크하하하하. 너 따위에게 주님이 이야기를 건넬리가 없지 않은가?"

"주님에게 이야기 하는 건 내가 아니라, 바로 너다. 너 자신이 주님에게 이야기 할 것이다."

리더의 신호로 몇 명의 사람들이 다섯 명의 사람들을 끌고 들어옵니다.

"나에게는 카드가 많지. 그 잘난 주님에게, 주님의 옆으로 누굴 보내면 되는지 물어보는건 어때?"

리더는 커다란 마체테를 꺼내들고는 앞에 놓인 다섯 명의 사람들의 목에 한번씩 가져다 대면서 관리인에게 물어봅니다.

"이 아이?"

리더는 인질의 머리카락을 움켜쥐어서 들어올린 채, 인질의 목을 핥습니다. 목에서 시작해서 뺨으로, 그리고는 귀를 살짝 깨물어 본 뒤, 다시 거칠게 인질을 바닥에 내팽개칩니다. 그리고는 옆에 있는 다른 인질을 또 다시 들어올립니다.

"아니면 이 아이?"

"아니다. 이 아이인가?"

"어때? 그 잘난 주님은 누구를 원하던가?

"아니면 내가 선택할까? 니가 선택할래?"

관리인이 울부짖으면서 외칩니다.

"차라리 나를 죽여라!!"

"지금은 아니야. 친구. 네놈의 공격으로 우리 아이들이 많이 상했지만, 뭐 상관 없어. 상한 만큼 이 곳에서 보충할 수 있으니깐. 니가 지금 할 일은 하나야. 바로 그 잘난 주님에게 이야기 하는 역할이지. 그 잘난 주님이 응답이 없다면, 응답 할 때 까지 내가 선택해야지. 어쩔 수 있나?"

그렇게 이야기를 끝마친 리더는 마체테를 손에 쥐고서는, 한 명의 인질의 목을 사정 없이 베어냅니다.

정글과 산림에서 덩굴과 식물을 잘라내는 그 무기에 비하면, 사람의 목은 무척이나 연약했습니다.

꺄아아아아악!!!

비명이 예배당을 울려퍼지고, 그 섬찟한 목소리에 다시 한번 지하실의 아이들이 울음을 터트립니다만, 워낙 시끄러운 탓인지 다행히 들키지는 않았습니다.

오노메는 다시 한번 지하실에 있는 동생들과 아이들의 손을 잡고, 품에 안아주면서 진정시키기 시작했습니다.


관리인은 그래도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분명히 선택한 것이 틀림 없겠지요.

어차피 저들의 눈에 띈 사람들의 목숨은 보장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눈 앞의 인질들도 결국 시간의 문제일 뿐, 결국 주님들의 곁으로 갈 것이라는 것도요.

그렇기에, 그는 이 무기력함을, 아니 죽지 못하고 살아있다는 그 자체를 분노하고 또 저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낮잠이라도 퍼자고 있는건지, 주님은 아무런 이야기도 해주지 않습니다. 어떠한 도움도 받을 수 없습니다. 누구도 도와주지 않습니다.

지옥이 있다면, 그건 바로 이 순간 이 곳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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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마법3부 이야기(3) 24.08.14 3 0 14쪽
33 마법3부 이야기(2) 24.08.13 5 0 15쪽
32 마법3부 이야기 24.08.12 8 0 13쪽
31 그 조직에 들어가지 마세요(8) 24.08.06 8 0 14쪽
30 그 조직에 들어가지 마세요(7) 24.08.03 6 0 13쪽
29 그 조직에 들어가지 마세요(6) 24.08.02 8 0 13쪽
28 그 조직에 들어가지 마세요(5) 24.08.01 7 0 14쪽
27 그 조직에 들어가지 마세요(4) 24.07.31 7 0 13쪽
26 그 조직에 들어가지 마세요(3) 24.07.28 10 0 12쪽
25 그 조직에 들어가지 마세요(2) 24.07.27 6 0 13쪽
24 그 조직에 들어가지 마세요 24.07.26 9 0 13쪽
23 폴터가이스트(12) 24.07.25 8 0 15쪽
22 폴터가이스트(11) 24.07.24 7 0 13쪽
21 폴터가이스트(10) 24.07.23 8 0 16쪽
20 폴터가이스트(9) 24.07.22 9 0 13쪽
19 폴터가이스트(8) 24.07.21 8 0 13쪽
18 폴터가이스트(7) 24.07.21 8 0 14쪽
17 폴터가이스트(6) 24.07.19 7 0 13쪽
16 폴터가이스트(5) 24.07.19 9 0 12쪽
» 폴터가이스트(4) 24.07.18 10 0 13쪽
14 폴터가이스트(3) 24.07.17 8 0 13쪽
13 폴터가이스트(2) 24.07.16 8 0 13쪽
12 폴터가이스트 24.07.16 9 0 12쪽
11 뻔한 사기라구요(8) 24.07.12 8 0 13쪽
10 뻔한 사기라구요(7) 24.07.12 9 0 13쪽
9 뻔한 사기라구요(6) 24.07.12 7 0 11쪽
8 뻔한 사기라구요(5) 24.07.12 6 0 14쪽
7 뻔한 사기라구요(4) 24.07.12 7 0 12쪽
6 뻔한 사기라구요(3) 24.07.12 11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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