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의 일기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g5441_nipa0711
그림/삽화
BingAI
작품등록일 :
2024.07.12 02:28
최근연재일 :
2024.08.14 00:00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264
추천수 :
0
글자수 :
201,086

작성
24.07.19 06:00
조회
8
추천
0
글자
12쪽

폴터가이스트(5)

DUMMY

"오오, 주님이시여. 방금 가엾은 어린 양이 그대의 곁으로 떠났습니다."

습격자들의 리더는 천장을 한번 힐끗 쳐다보고는 관리인을 쳐다보며 비꼬는 말투로, 관리인을 농락합니다.

"오오! 한번에 다 보내면 되겠나이까?"

리더의 신호에 그들의 부하들은 기름통을 들고오더니, 살아있는 다른 인질들을 한 곳에 모은 뒤, 기름통을 거꾸로 뒤집어 기름범벅으로 만듭니다.

"살려주세요! 저에게는 아이가! 아이가!"

"뭐.. 뭐든지 할테니, 부디 목숨 만은..!"

인질들의 비명 어린 절규 따위는 들리지 않는 다듯이 그들은 눈길 한번 주지 않습니다.

"10부터 0까지 세지. 숫자가 0이 되는 순간, 저들은 전부 다 잘 익은 고기덩어리가 되겠지. 질문은 간단해. 도망친 아이들은 어디 있지?"

리더는 관리인에게 통보를 하고서는 숫자를 세기 시작했습니다.

"10"

관리인은 부들부들 온 몸을 떨기 시작합니다. 분명히 수 많은 생각이 교차하고 있을 겁니다.

"9"

숫자가 하나 줄어듭니다. 남은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관리인은 선택을 해야 됩니다.

"8"

또 다시 숫자가 하나 줄어듭니다. 아이들의 위치를 알려줘야 되는걸까요.

"7"

아이들의 위치를 알려주는 것은 그의 양심상 선택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로 인한 선택으로 인해서, 눈 앞의 4명의 사람들은 이 자리에서 희생되고 말겠지요. 어쩌면 관리인은 그들에게서 구출될 기회를 박탈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일단 살아난다면, 도망칠 수 있는 기회가 올 지도 모르니까요.

"6"

관리인은 다시 한번, 주님에게 기도를 올립니다.

주님이시여, 도대체 저에게 이런 시련을 내리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저는 평생을 당신만을 섬겨왔습니다.

기적이 있다면,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면, 부디 지금 내려주십시오.

지금 이 순간, 당신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간절하게 비나이다.

제발...

"0. 타임 오버다."


?!!!

관리인은 경악했습니다. 아직, 아직, 시간이 더 있어야 되는데, 아니...?

관리인의 눈에는 떨어지는 라이터가 슬로우 모션으로 보입니다.

자그마한 불꽃을 내뿜고 있는 라이터가, 천천히, 9.8m/s^2 의 중력가속도로 바닥으로 향합니다.

바닥에는 기름이 고여 있습니다. 그 기름을 향해 라이터가 불꽃을 뿜으며 점점 더 가까워집니다.

탁 - 소리와 함께 라이터가 지면에 도달했습니다. 라이터가 내뿜는 불꽃이 기름에 닿았습니다. 그리고 화르르륵 불이 붙습니다.

급격하게, 불꽃이 기름을 따라 그 영향력을 키우기 시작합니다.

불꽃은 인질들이 뭉쳐져 있는 곳까지 금방 도착했습니다.

인질들의 표정에는, 눈에서 공포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믿을 수 없다는 인질들의 표정과는 달리, 불꽃은 그들을 감싸기 시작합니다.

신발에서 종아리로, 종아리에서 허벅지로 뜨거운 화염이 기름을 따라 진행합니다.

표피층만 손상 시키는 1도 화상을 지나, 표피층과 진피층까지 손상시키는 2도 화상에 도달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비명 소리가 예배당에 퍼지기 시작합니다. 그 고통은 이미 사람이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 고통 입니다.

오징어 굽는 냄새를 풀풀 풍기며, 허리를, 가슴을, 머리카락을 뜨거운 불꽃이 태우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곧바로 표피/진피의 전 층과 피하 지방층까지 손상되는 3도 화상에 도달합니다.

이윽고, 고통은 사라집니다. 고통을 느끼게 해주는 신경과 근육이 손상되었습니다.

그러나 비명 소리는 계속 됩니다. 모든 부위가 동시에 3도 화상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2도 화상에 머물러 있는, 아직 신경이 살아 있는 곳에서는 지속적으로 견딜 수 없는 통증 신호를 두뇌로 전달합니다.

생전 경험해보지 못한 통증, 참을 수 없는 고통, 구역질 나는 냄새.

비명을 지르고 바닥을 뒹굴러 보지만 기름 범벅인 온 몸에 붙은 불은 꺼지지 않습니다.

피부가 녹아내리고, 뼈까지 녹여버리는 4도 화상으로 진행하고, 이제는 더 이상 확인하는 것 조차 의미가 없습니다.

그렇게 각각의 사연들을 가지고 있는 인질들은, 숨을 거둔채, 검은 숯으로 변해갑니다.


"으아아아아아악!!!!"

그 모습을 무기력하게 바라보던 관리인이 경악을 넘어 발작으로 진행합니다. 그 스트레스, 그 분노가 눈의 실핏줄을 터트립니다. 눈이 빨갛게 충혈되고, 입에서는 피를 토합니다.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는 오노메 역시 더 이상 제정신을 유지할 수 없었습니다.

우웨에에엑.

틈으로 역겨운 냄새가 지하실을 가득 채우고, 이미 사람이 죽으면서 내는 비명을 인하여, 광경을 보지 못했더라도 그 곳에 있는 아이들 중 멀쩡한 아이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울고, 또 울고, 구토를 합니다.

"잭 팟."

누군가가 지하실을 눈치채고야 말았습니다. 마체테로, 도끼로, 망치로 몇 번 내려쳐서, 어렵지 않게 문을 부숴냅니다.

그들은 우악스럽게 한 팔에 한 명씩 잡아서는 예배당 밖으로 아이들을 꺼냅니다.

온 몸을 비틀어 반항해봅니다. 때리고 쳐보지만, 이 커다란 덩치들은 꿈적도 하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내려친 싸다귀에 고개가 돌아갔습니다. 더 이상 저항할 수 없었습니다. 아니, 이제는 의식도 없습니다. 모든 것이 몽롱합니다.

"아이들을 건들지 ㅁ"

분명히 관리인의 목소리 였습니다. 오노메가 그 목소리를 알아듣고는 고개를 돌려 쳐다봅니다.

타앙. 하는 소리와 함께, 관리인의 뇌를 총알이 관통했습니다. 관리인은 그렇게 쓰러졌습니다. 평생을 독실한 신자로 살았던 그는, 그토록 바라던 주님의 곁으로 가버렸습니다. 두 번 다시 볼 수 없는 곳으로. 영원히.

오노메의 기억은 여기서 끊겼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오노메와 살아남은 아이들이 트럭의 짐칸에 하나의 짐으로 취급되어 실려 있었습니다. 이제 막 움직이기 시작한 트럭의 옆에는 거대한 화염이 치솟아 있습니다. 예배당이, 마을이 불에 타고 있었습니다. 길거리에는 난도질 당한 시체가 즐비했습니다. 오노메는 길거리에 쓰러져 있는 한 때 살아있던 사람이였던 자들에 대해서 알고 있습니다.

살아남은 자들은 전부 어린아이들 입니다. 어른들은, 성인들은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 트럭에는 없습니다. 앞에가는 트럭에도, 뒤따라오는 트럭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오노메는 다시 기억을 잃었습니다.


"맙소사. 마을 하나가 통째로 몰살당했다는건가요?"

밀라가 경악을 하면서 되물어봅니다. 누구라도 그 이야기를 한번에 사실로 받아들이기는 힘듭니다.

오노메가 눈물을 훔치며 말 없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마을에 마법사는 없었나요?"

"마법사라는 것은 동화책 속에서만 나오는 존재들이라 생각했어요. 실존하는지도 몰랐는걸요. 주술사 조차 없는 작고 작은 마을이였으니까요."

오노메의 대답을 듣고는 저는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설령 마법사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결과 자체를 뒤집을 수는 없었을 겁니다.

스콧 같은 대마법사가 그들에게 선제 공격을 했다면 또 모르겠지만, 그런 도움을 일반적으로 기대할 수는 없겠지요.

일반적인 마법사라면, 글쎄요. 한 두명은 더 살릴 수 있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상대에 더 큰 피해를 강요할 수는 있었겠지요. 그러나 거기까지라고 봅니다. 마법사 개인으로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으니까요.

"후... 최대한 자세하게 그들에 대해 이야기 해주세요. 마법소녀의 명예를 걸고, 그런 학살자들은 가만히 놔둘 수는 없어요."

그러나 오노메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이야기 합니다.

"소용없어요. 제가 죽은지만 십년은 더 넘었으니까요."

네?

제가 방금 뭘 들은거죠?

죽었다고요?

뭐죠?

오노메의 이야기에 충격을 먹은 것은 저 뿐만이 아니였습니다.

"죽었다고요? 진심으로 하는 말인가요?"

"네. 어떻게 죽었는지는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저는 이 곳 성에서만 벌써 10년은 지냈어요."

"10년이나요? 생김새만 보더라도 그렇게 지났을꺼 같지는 않은데요. 그리고... 메이슨씨? 메이슨씨는 최근들어 폴터가이스트 현상이 발생했다고 말씀하신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 별장에 살기 시작한 것은 1년이 조금 안 되었습니다. 그 이전에는 정말로 별장으로, 1년에 몇 차례 정도 방문하는게 전부 였습니다. 하지만 예전에는 폴터가이스트 현상은 경험해본적은 없습니다."

메이슨씨의 이야기에 밀라가 다시 오노메를 추궁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노메씨. 당신이 폴터가이스트 현상을 일으켰다는 사실은 명확합니다. 10년전에도 이 성에 있었다면, 어떻게 이 성에 도착하게 되었고, 왜 그 때는 폴터가이스트 현상을 일으키지 않았던거죠? 왜 지금인가요?"

"그건... 저는 한낱 지박령이였으니까요."

"솔직히 믿기지는 않는 이야기에요. 모든 것이 전부다. 하지만 나중에 하나하나 조사해볼 것이고, 다시 검증해볼겁니다. 좋아요, 지박령씨. 무엇을 하면서 이 성에서 계신거죠?"

"별 것 없었어요. 제가 다시 생각이라는 것을 할 수 있게 되고, 존재를 깨달은 시점은 이미 이 성에 와 있었으니까요."

"좋아요. 계속해주세요."

"저는 사람 눈에 보이지 않았을꺼에요. 여기 계신 메이슨씨나 그 가족분들의 앞에서도 몇 번 지나가봤지만, 아무도 저를 인지하지 못했어요. 저 역시 마찬가지 였어요. 저는 벽을 뚫고 지나가고, 종이와 펜 조차 잡을 수 없었어요. 저는 이 세계를 볼 수만 있었지,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는 없었어요."

"그러면 언제부터, 이 세계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었나요? 어떤 계기 였나요?"

"그건..."

밀라의 질문에 오노메가 잠깐 머뭇 거리더니 길게 심호흡을 한 뒤에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저를 강간하고, 제 아이를 죽인 그 놈을 이 곳에서 마주 쳤을 때부터 였어요."

"아이... 가 있었나요? 그리고 그 아이를 죽였다고요?"

"네. 똑똑히 기억하고 있어요. 그 놈이 맞아요. 그 놈이 맞다구요! 그 놈은... 그 놈은!!!"

오노메가 울부 짖으며 이야기를 시작하자, 그녀의 감정에 따라서 응접실에도 폴터가이스트 현상이 관측되기 시작했습니다.

덜덜덜 소리를 내면서 테이블 위의 컵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밀라와 앨리스가 재빨리 조치를 취했습니다.

"그 놈이라는게 어떤 사람이였나요?"

"검은 피부에 키는 175cm 정도 되는 남자에요. 얼굴에 상처가 길게 나 있고, 짧은 스포츠 머리를 하고 있었어요."

"크지는 않군요?"

"제가 살던 나라에서는 상당히 큰 편이에요."

"아.. 좋아요. 계속해주세요."

"그 놈은 아마도 위스키인지 와인인지 뭔지 모를 술 병을 들고 와서는 저기 있는 메이슨씨에게 건넸었죠."

오노메가 두 팔로 술 병의 길이를 표시해줍니다만, 와인이나 위스키나 혹은 다른 것이라 한들 다들 비슷한 크기라서 큰 도움은 되지 않았습니다.

"메이슨씨? 혹시 기억나는게 있나요? 오노메씨? 언제쯤 이야기 인가요?"

"한 6개월이 조금 넘었던 것 같아요."

"흐음.. 그 기간 이라면, 사실 많고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던 시기였는지라,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만, 그랬을 가능성은 부정하지 못하겠군요."

"방문자 명단이나 그런 것은 없나요?"

"방명록은 있긴 하지만, 거기에는 딱히 사진을 붙여놓지는 않으니까요. 이름을 알고 있지 않는 한 도움은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메이슨의 대답을 들은 밀라가 오노메에게 그 놈이라 부르는 사람의 이름이 있냐고 질문했습니다.

"무함마드. 무함마드 모사드. 그게 그 놈의 이름이에요."

잠시 뒤, 방명록을 들고 온 메이슨이 한참을 뒤적거리며 이름을 찾아보더니, 어느 한 곳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여기 있군요. 무함마드 모사드. 지리아 왕국의 대사 군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루시의 일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Read me.txt 24.07.12 16 0 -
34 마법3부 이야기(3) 24.08.14 2 0 14쪽
33 마법3부 이야기(2) 24.08.13 4 0 15쪽
32 마법3부 이야기 24.08.12 7 0 13쪽
31 그 조직에 들어가지 마세요(8) 24.08.06 8 0 14쪽
30 그 조직에 들어가지 마세요(7) 24.08.03 5 0 13쪽
29 그 조직에 들어가지 마세요(6) 24.08.02 7 0 13쪽
28 그 조직에 들어가지 마세요(5) 24.08.01 7 0 14쪽
27 그 조직에 들어가지 마세요(4) 24.07.31 6 0 13쪽
26 그 조직에 들어가지 마세요(3) 24.07.28 10 0 12쪽
25 그 조직에 들어가지 마세요(2) 24.07.27 5 0 13쪽
24 그 조직에 들어가지 마세요 24.07.26 9 0 13쪽
23 폴터가이스트(12) 24.07.25 8 0 15쪽
22 폴터가이스트(11) 24.07.24 6 0 13쪽
21 폴터가이스트(10) 24.07.23 8 0 16쪽
20 폴터가이스트(9) 24.07.22 8 0 13쪽
19 폴터가이스트(8) 24.07.21 8 0 13쪽
18 폴터가이스트(7) 24.07.21 8 0 14쪽
17 폴터가이스트(6) 24.07.19 7 0 13쪽
» 폴터가이스트(5) 24.07.19 9 0 12쪽
15 폴터가이스트(4) 24.07.18 9 0 13쪽
14 폴터가이스트(3) 24.07.17 8 0 13쪽
13 폴터가이스트(2) 24.07.16 8 0 13쪽
12 폴터가이스트 24.07.16 8 0 12쪽
11 뻔한 사기라구요(8) 24.07.12 8 0 13쪽
10 뻔한 사기라구요(7) 24.07.12 8 0 13쪽
9 뻔한 사기라구요(6) 24.07.12 6 0 11쪽
8 뻔한 사기라구요(5) 24.07.12 5 0 14쪽
7 뻔한 사기라구요(4) 24.07.12 6 0 12쪽
6 뻔한 사기라구요(3) 24.07.12 10 0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