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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토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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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토닉
작품등록일 :
2024.07.1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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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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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7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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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빙하기_4

DUMMY

치료실 인큐베이터의 덮개가 열리자, 연서가 깨어났다.


“여기서 잠들었네.”

연서는 일어나 웅크리고 잠든 해수 곁으로 다가갔다.

그리곤 해수 얼굴까지 흘러 내려온 머리를 쓸어올려 주었다.


“볼수록 로건을 닮았어.”

한동안 연서는 해수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물을 마시러 일어서자, 해수는 언제 일어났는지 손을 잡았다.

“상처는 많이 아물었네.”

“일어났어?”


“어. 잠깐 눈 붙인다는 게 잠들어 버렸어.”

“이제 거의 도착한 것 같아.”


연서는 물을 마시고, 해수에게도 한 잔 가져다주었다.

벌컥벌컥!

시원스레 물 넘어가는 목의 울대뼈가 울렁거렸다.


“어휴. 이제 좀 정신이 드네.”

해수는 터프하게 입술을 닦았다.


순간 차 안에는 경보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뭐지?”

둘은 조종실로 다급히 달려 나갔다.


[전방에 외계 생명체가 발견되었습니다.]

“이런···”

“아···!”

시야에 나타난 광경에 둘은 놀라고 말았다.


아리온 도시 방어막을 둘러싼 외계 생명체들.

엄청난 수가 몰려 있었고, 종류도 다양했다.


“말도 안 돼!”

“저 녀석들은 다 어디서 나타난 거야?”


도시 방어막을 겹겹이 둘러싼 우주 생명체들.

서로 밟고, 밟히는 아수라장이었다.


“에리카! 들려요?”

“아! 해수씨. 도착했어요?”

차량에는 에리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거의 도착했는데 이게 무슨 일이죠?”

“저희도 상황 파악 중이에요.

밤에 더 기온이 떨어지자, 열기를 느끼고 몰려든 거 같아요.”


“지금 보이는 수가 어마어마한데?.”

“여기 표시된 수로는 2천···

숫자가 계속 변하고 있어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2천 마리는 넘는 거 같아요.”


“방어막 데미지는?”

“지금 83%에요.

아직 문제는 없어요.

하지만 공격이 계속된다면···.

이틀을 넘기기는 힘들 거예요.”


“녀석들을 우회할 길이 있어요?”

“잠깐만요···. 대부분 남쪽에서 온 거 같아요.

점점 벽을 타고 이동하고 있구요.

그러니 북쪽에는 많이 몰려 있진 않아요.”


“그럼, 북쪽 길을 터주세요.

도시 방어 시스템 작동시키고요.”


“도시 방어 시스템은 작동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문제가 있는 거 같아요.”

“무슨 문제요?”


“방어막 밖으로는 너무 추워서, 감지가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외계 생명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요.

열 센서로 감지해야 하는데···”


“알고 있어요.

설명을 들을 시간은 없으니, 윤상에게 급히 연락해 보세요.

센서 감도를 손봐야 할 지도 몰라요.”


“알겠어요.

그렇게 해 보죠.”


“일단 안으로 진입할 겁니다.

도착 확인되면, 들어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주세요.”


북쪽 출입구에 도착했다.

“아직 여기까지 외계 생명체로 봉쇄되진 않았네.”

“다행이야.

아마 너무 추워서 녀석들의 이동도 더딘 것 같아.”


차량은 도시 안으로 들어왔다.

급히 컨트롤 룸으로 향했다.


“상황은?”

에리카가 벌떡 일어나 해수를 본다.


“여의찮아요.

윤상은 센서를 살펴본다고 나갔어요.”


“뭐라던가요?”

“예상치 못한 저온이라 센서 작동 범위를 넘은 것 같다고 했어요.”


“일단 윤상의 연락을 기다립시다.”

그때, 문을 열고 아이나스와 유리나가 들어왔다.

“돌아오셨네요. 군주님”

아이나스와 유리나는 전투복 차림이었다.


“생각보다 빨리 복귀했네요.

일은 잘 된 거죠?”

“그럭저럭.”


그때, 해수의 상태창에는 윤상의 메시지가 떴다.

“센서가 문제가 있어요.

이걸 해결하는 건 어렵지 않은데.

도시 외곽의 센서를 모두 교체하려면 아무래도 시간이 걸릴 겁니다.“


“흠···”

해수는 고민에 잠겼다.


“아참, 우리가 가져온 감마스톤으로 방어막을 강화하는 건 어때?”

“아! 부탁했던 감마스톤은 가져온 거죠?’

“못 가져왔다면 돌아오지 못했겠지.”


“그렇군요.

오히려 그 편이 낫겠어요.

모든 준비가 끝나 있으니까.”


“차량에 감마스톤이 있어.

그럼, 먼저 방어막을 강화하지.”


“강화가 아니라 이중막을 세울 겁니다.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어요.”


“잘했군.

어쨌든 서둘러줘.

이틀 내에는 해결되어야 해.

방어막이 견딜 수 있는 시간이야.”


“알았어요.”

윤상과 연락이 끝나자, 뒤에서 누군가 등을 두드렸다.

아이나스였다.


“왜?”

“이거···”

아이나스의 손에는 칼이 들려있었다.


“이건 뭐지?”

“예전에 제 칼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하셨죠?”

“아! 그랬지.”


“그럴 필요 없어요.

우리 집에서 또 다른 칼을 찾았어요.

제 칼만큼은 아니지만 좋은 칼이에요.”


“아빠가 만드신···?”

아이나스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때 너희 집에 광물 자원이 있다고 하지 않았니?”

“그게···

셀백타이탄이 모두 털어갔네요.”

아이나스는 슬픈 표정이었다.


해수는 머리를 쓰다듬는다.

“잊어버려.

새로운 기회가 있을 거야.

잃을 때가 있으면, 찾을 때도 있는 법이니까.”


“그렇죠.

복수하고 찾아와야죠.”

“그래. 그래야지.”

해수는 칼을 움켜쥐며 말했다.


“그렇다면 윤상이 방어막을 강화할 때까지 기다릴까요?”

곁에선 에리카가 물었다.


“아니···”

“아니요!”

아이나스와 해수는 동시에 대답했다.


에리카는 슬쩍 미소 지었다.

“싸우려는 의지가 대단하네요. 둘 다.”


“방어막의 손상률이 심해지면 안 되니까요.

그렇게 되면 인공태양의 출력을 높여야 하고···

그러면 자원의 소모가 심해져요.

우리가 계산한 시간보다 더 빨리 자원이 고갈될 수 있어요.”


에리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었군요.

곧, 또 다른 냉기 폭풍이 몰려와요.

-120도 이하는 될 겁니다.”


에리카는 화면에 자료를 띄웠다.

“에? -120도요?”

모두 놀랐지만, 해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었어요.

불과 며칠 전까지도 예상하지 못했지만.”

“알고 있었다구요?”


복귀하는 길에 해셔리크의 눈으로 확인했다.

동남쪽에서 냉기 폭풍이 올 것이라는 조짐.


“아마, 그래서 외계 생명체들이 방어막으로 몰려드는 거예요.

-120도가 되면 아무리 생존력 강한 놈들이라고 해도 얼어 죽을 테니까요.”

“...”


“-120 이하가 되면 인공태양의 출력을 최대로 올려도, 사람들은 모두 추위를 느끼게 될 겁니다.”

“그런가요?”


“진료소가 바빠질 거예요.

그 정도 추위면, 아무래도 사상자가 늘어날 겁니다.

동사하는 시민들이 없도록 해야 해요.

모두는 남아서 냉기 폭풍을 대비해 주세요.

시민들에게도 알려주고요.”


“군주님은···?”

“이대로 있을 순 없어요.

저는 밖으로 나갈게요.

할 수 있는 대로 외계 생명체의 수를 줄여 보도록 하죠.”


“나도 같이 갈게요!”

“나도요.”

아이나스와 유리나가 말했다.


“그 복장으로는 안 돼!

지금도 -70도야.”

“그럼, 어째서 군주님만 간다는 거죠?

전투복은 비슷한 거 같은데?”


“난 인공 근육이라 낮은 온도에서도 움직일 수 있으니까.”

이식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몰랐다.

하지만 방사능 프레토와 싸울 때, 느낌이 왔다.

이전과는 다른 감각이 생겼다는 걸.


“말도 안 돼요.

테스트는 해 본 거예요?”


그때 윤상의 메시지가 떴다.

“가능합니다.

초저온에서 전투가···”


해수는 메시지를 읽고 고개를 끄덕였다.


“설령 가능하다고 해도 너무 위험한 일이야.

만에 하나라도···”

걱정스러운 연서의 말에 해수는 미소 지었다.


“걱정하는 건가?”

“당연한 거 아냐?

그건 미친 짓이야!”


“아직 미치지 않았어.

그냥 나 자신을 테스트해 보고 싶을 뿐이야.”

“누가 목숨을 걸고 테스트를 하냐구···”


“어차피 사는 것 자체가 목숨을 거는 일 아닌가?

28년간 우주선을 타고 온 것도 미친 짓.

델릭스 광물회사에 들어간 것도 미친 짓.

군주가 된 것도 미친 짓.

어차피 사는 건 그런 거야.”


“그렇지만···”

“나는 군주님의 생각에 찬성이에요.”

“나두요.”

아이나스와 유리나는 손을 잡고 말했다.


“둘도 남아 있어.

쓸데 없는 생각하지 말고.”

“쳇! 그거 뭐예요?

자기는 되고 우린 안 된다니.”


“둘은 나가면 얼어 죽어.

구경이나 하고 있어.”


“정 그렇다면···

우리는 여기서 있을게요.”


“그래.

그게 좋을 거야.”


“후훗. 나도 군주님의 활약을 지켜보지.”

뒤편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레오···?

이제 다 나은 거야?”

해수는 살이 찐 레오를 보고 반갑게 안았다.


“응. 엘리나가 잘 간호해 준 덕분에 말야.

얼굴 좀 보러 왔는데 군주님께서 바쁘시네.”


“해결해야 할 일이 자꾸 생겨서 말이지.”

“이해하지. 그 마음.

전직 외계 생명체 사냥꾼으로서 같이 가고 싶지만.

난 얼어 죽고 싶지는 않아서. 하하.”


“빙하기가 지나면 도울 일이 있을 거야.”

“그렇길 바라야지.

진료소에 있는 동안 너무 나태해져서 말이지.

시간이 없는 듯하니, 출발하도록 해.

꼭 살아 돌아오라고.”


“당연한 소리!”


해수는 걱정스러운 모두의 눈빛을 뒤로 하고 지하로 내려갔다.

비밀 장소.


그곳에는 만약을 위해 준비해 둔 소형 전투 차량이 있었다.

바이크와 비슷해 보였다.

해수는 올라타, 레버를 당겼다.


“찌이잉!”

차량은 마치 잠에서 깨어난 듯했다.

전면에서 후면까지 하나둘 불이 켜졌다.

출입문이 열리자, 무서운 속도로 달려 나간다.


먼지를 일으키며, 다시 북쪽으로 향했다.

방어막으로 다가갈수록, 서서히 기온이 낮아지는 것을 느꼈다.


푸른색 방어막이 보인다.

도시의 경계 끝선.


무서운 속도로 방어막을 나서자, 인공태양의 온기가 사라졌다.

급격히 떨어지는 온도에 살이 에는 듯하다.

“젠장! 생각보다 더 춥군.”


소형 전투 차량은 플라즈마 융합으로 달린다.

그리고 그 반응으로 열기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몸은 점점 차가워진다.

머리까지 얼어붙는 느낌이었다.


서서히 희미해지는 의식.

몽롱해지는 순간, 몸속부터 꿈틀대는 것들이 느껴진다.

심장의 작은 박동이 점점 뚜렷해진다.

그리고 선명해지는 시야.


[전투모드로 전환됩니다.]

해셔리크가 작동한다.


[이제 당신의 육체는 인공근육이 지배합니다.]


무언가 머릿속으로 기어들어 오는 느낌이다.

세상이 온통 하얗게 보인다.

눈도 아니고, 얼음도 아니다.


모든 색상이 사라진 세상.

그리고 저 멀리 외계 생명체만 붉게 표시되었다.


[당신의 육체가 초저온에 적응합니다.]

[당신의 육체가 크라이오 시스템과 연동됩니다.]


극한 추위에서 해수의 육체는 변하고 있었다.

살아있는 것은 정신뿐.

육체는 하나의 기계처럼 반응했다.


[모든 전환은 끝났습니다.]

메시지···

움직이는 외계 생명체들이 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해수의 손에는 아이나스에게 받은 검이 들려져 있었다.


묵직한 검의 손잡이.

그리고 착 감기는 그립감이 다르다.


확실히 느꼈다.

검은 바람을 가르고 있다.

검의 끝에서 느껴지는 힘은 마치 살아있는 듯했다.


해수는 차량에서 내려 외계 생명체를 향해 다가갔다.

저벅저벅···

녀석들의 해수가 오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샤각! 샤각! 샤각!”


말 없는 도살자처럼.

해수가 지나간 자리마다 두 동강 나버린 외계 생명체가 암석처럼 굳어졌다.


해수를 보고 화염을 발사하는 녀석들도 있었다.

하지만 차가운 온도에 화염은 이내 사그라든다.


화염종이든, 비행종이든, 독성종이든···

닥치는 대로 잘려 나갔다.

중갑외피로 덮인 외계 생명체도 종이처럼 잘려 나갔다.


이건 쉬운 싸움이었다.

엄청난 추위 속에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도살된다.

도망치려는 녀석들도 있었지만, 느리다.


“샤각! 샤각! 샤각!”

“샤각! 샤각! 샤각!”


해수의 눈에는 붉게 표시된 점들이 사라지고 있었다.

그렇게 방어막을 타고 오르는 녀석들을 제거한다.

해수는 움직일수록 몸놀림이 더욱 빨라졌다.


“우와! 대단해···”

아이나스의 감탄이 들려왔다.


순간, 해수의 시선에 들어온 건···.

빠르게 움직이는 외계 생명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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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비밀 부대 24.09.13 21 1 12쪽
56 검투사 대결 24.09.12 24 1 11쪽
55 대관식 24.09.11 22 1 11쪽
54 선물 24.09.10 25 1 11쪽
53 비밀 기지 24.09.09 28 1 12쪽
52 반란 24.09.08 32 1 11쪽
51 복귀 24.09.07 34 1 11쪽
50 재건_5 24.09.06 33 1 12쪽
49 재건_4 24.09.05 35 1 11쪽
48 재건_3 24.09.04 33 1 12쪽
47 재건_2 24.09.03 36 2 12쪽
46 재건_1 24.09.02 45 1 11쪽
45 남은 자들_3 24.09.01 41 1 11쪽
44 남은 자들_2 24.08.31 40 1 11쪽
43 남은 자들_1 24.08.30 41 2 12쪽
42 기계실 안의 생명체는? 24.08.29 55 1 12쪽
41 스콜 24.08.28 45 1 11쪽
40 착륙 24.08.27 41 1 11쪽
39 추격 24.08.26 38 1 11쪽
38 출발 24.08.25 42 2 12쪽
37 변화 24.08.24 43 1 11쪽
36 두번째 전투_2 24.08.23 43 1 11쪽
35 두번째 전투_1 24.08.22 46 1 11쪽
34 첫 전투 24.08.21 50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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