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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토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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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토닉
작품등록일 :
2024.07.19 09:25
최근연재일 :
2024.09.1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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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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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빙하기_3

DUMMY

두리번거리던 한 녀석.

해수를 발견하고 쫓아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내 다른 두 놈들도 따라붙는다.


5마리의 방사능프레토 중 두 마리는 바닥에 기절해 있었다.

남은 수는 3마리.


소형 채취선에서 나오는 열기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달릴 때마다 피어오르는 건조한 먼지가 거슬리는 모양이었다.


얼어붙은 땅이라 심한 먼지가 일지는 않았지만.

그래서 해수는 일부러 연막을 작동시키고 있었다.


“큐슛! 큐숫!”

한 마리가 이상한 소리를 내자, 세 마리 모두 일제히 해수를 향해 달려온다.


해수가 레버를 당기자, 소형 채취선은 속도를 낸다.

빠른 속도로 동굴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러자 방사능 프레토는 “슛! 슛!” 거리며 쫓아온다.


“쯧쯧! 단순한 놈들···

네 놈들 육중한 몸으로 이 채취선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냐?”

육중한 몸의 방사능프레토는 눈에 띄게 느려진 속도가 되었다.

그중 한 녀석이 방향을 틀어, 해수의 앞길을 막았다.


“오호라! 지치니까 머리를 좀 쓰겠다 이건가?”

그러나 오히려 해수는 속도를 내었다.

프레토의 몸을 점프해서 올라타, 공중으로 날았다.


뒤늦게 앞길을 막은 놈은 공격 자세를 취하지만, 이미 늦었다.


“퍽!”

순간 다른 쪽에서 달려오던 방사능 프레토가 앞길을 막던 녀석을 들이받아 버렸다.

받친 프레토는 바닥으로 나뒹굴어 쓰러져 버렸다.


“아주 난리를 치는구나!”

프레토의 움직임으로 볼 때, 지친 것이 틀림없다.

육중한 몸을 가진 채, 빙하기를 맞은 녀석들은 아마 운동량이 적었을 것이다.


“갑자기 운동하려니 니들도 힘들지?”

해수는 잠시 소형 채취선을 멈추고, 멍하니 선 프레토 두 녀석을 바라봤다.


“쉬익! 쉬익!”

프레토의 입에서는 연기처럼 거친 숨을 내뱉고 있었다.

빙하기가 아니었다면 아무래도 녀석들의 움직임은 더 위협적이었을 테지만···.


“이제 플라즈마 빔을 발사할 수 있어!”

연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해. 그럼, 얼른 발사해.

나도 연료가 거의 없어.”


“슈아앙”

발사된 플라즈마 빔은 거친 숨을 몰아쉬던 녀석을 날려버렸다.


“쿵!” 날아간 녀석은 벽면에 날아가 부딪히며 바닥에 떨어졌다.


“쩌억! 쩌억!”

연속된 충격에 동굴의 벽면에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쿠르릉! 쿠르릉!”

천장에서는 소리가 나며 암석 파편들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마지막 놈을 날려버려!

나는 차량으로 복귀할 테니까.”


레버를 당기며 해수는 외쳤다.

하지만 차량의 보라색 빔은 둥글게 뭉쳐있을 뿐 발사되지 않았다.


“뭐해? 빨리 발사해!”

해수의 목소리 너머로 당황한 연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방아쇠를 당기는 중이야···!”

“아씨! 출력이 아직 약한가 봐.”


빙하기의 날씨라 출력이 채워지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았다.

보라색 돔이 밝아졌다 어두워졌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숨을 고른 마지막 방사능 프레토는 천천히 해수 쪽을 쳐다보며 다가왔다.


“제발! 제발!”

연서의 다급한 목소리는 계속되었다.

“따돌릴 만한 연료는 충분치 않은데···”


순간 천천히 다가오던 방사능 프레토는 갑자기 속도를 내어 달려오고 있었다.

분노의 질주처럼···


“쿵! 쿵! 쿵! 쿵!”

가만히 노려보던 해수는 잠자코 있었다.

프레토의 질주로 해수의 뱃속까지 진동이 느껴지고 있었다.


“5미터···4미터···”

해수는 가만히 노려보며 움직이지 않았다.


‘최대한 근접한 순간에 피해야 해.

그러면 아마 놈은 뒤편의 벽면으로 충돌할 거니까.’

그것이 해수의 계획이었다.


연서의 다급한 방아쇠 당기는 소리도.

“딸깍! 딸깍! 딸깍!”

진동에 맞춰 들려왔다.


“3미터···2미터···.”

거의 눈이 마주칠 정도로 다가온 순간.


“슈아앙”

보라색 빔은 해수의 시선을 훑고 방사능 프레토를 날려버렸다.


“우씨! 나도 맞을 뻔했잖아!”

채취선의 레버를 당기려던 해수는 놀라 소리쳤다.


“아! 미안! 미안!

어쩌다 보니 발사되어 버렸어!”

“휴~ 하마터면 프레토랑 같이 날아갈 뻔했네.”

해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호호호. 솔직히 나도 너를 맞추는 줄···”

“지금 웃음이 나와? 장난해?”

“미안하다고 했잖아. 그래도 잘 끝났으니 다행 아냐?”


“다행이긴 하다만···

너 내가 미워서 그런 건 아니지?”

“그랬다면 정확히 맞히지 않았을까?”

“평소에 서운한 게 있었으면 말로 해라.

아무튼 난 돌아갈게···”

“......”


“그래도 나이스 타이밍이었어.

나도 레버를 당기기 전이었으니까.”


레버를 당겼다면···.

아마도 해수는 빔의 궤적으로 달려 나갔을 것이다.

여차하면 프레토가 맞기 전에, 해수가 날아가 버렸을 수도 있었다.

차량을 만든 건 자신이니 연서에게 화를 낼 수도 없는 상황이긴 했다.


차량으로 복귀한 해수가 전투복을 벗자, 젖은 몸에서 연기처럼 피어올랐다.

땀이 증발하는 것이었다.

“이거 보여? 죽을 뻔한 거?”


해수의 탄탄한 근육이 드러난 몸을 연서는 힐끗 보고 고개를 돌렸다.

“몸만 좋구만. 뭐···.”

“몸을 보라는 게 아니고 땀이 증발하는 게 보이냐고.”


“됐어! 안 봐도 돼!

이제 그 얘기 그만해!

아리온 도시 가서, 그 얘기 또 꺼내면 가만 안 둘 거야.”


연서의 협박에 해수는 입을 다물었다.

플라즈마 빔을 발사하는 방아쇠가 부러져 있는 것을 본 것이다.

그리고 그 밑에 떨어진 핏자국.


“야! 너 손 좀 봐!”

“어머! 왜? 갑자기!!”


해수가 다가가 강제로 연서의 장갑 낀 손을 펴자,

“아!” 연서의 신음이 들렸다.


“아···아파···!”

연서의 장갑에는 핏자국이 흥건했다.


“너··· 이걸 부러지도록 당긴 거야?”

연서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해수는 연서를 안아주며 말했다.


“미안하다. 윽박질러서···”

연서도 해수의 가슴에 얼굴을 대고 울먹울먹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도 방아쇠를 부러뜨리는 건 아니지 않니?

돌아가는 길에 또 뭐가 나타날지 모르는데···. 아!...아!!...그만!”

해수의 비명이 차량에 울려 퍼졌다,

연서는 해수의 가슴을 물어버린 것이다.


“너 말조심하라 했다.”

“미안! 미안! 물지는 마!”

해수는 아픔에 눈물이 글썽였다.

태어나서 누구에게 물려본 것은 처음이었다.

그리고 사람도 사람을 물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


***


해수는 가슴에 물린 자국을 문지르고 있었다.

그리고 미친 사람처럼 엉클어진 머리로 노려보는 연서를 뒤에 앉혔다.


“자! 진정해!

넌 우주 생명체가 아니야.

사람이야. 그걸 잊지 말라···구.”

해수는 싸늘한 연서의 표정에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해수는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전면을 보며 혼잣말했다.

“방사능 프레토가 깨어나기 전에, 동굴을 부수고 나가야 해.”

“그러든 말든.”


해수는 방아쇠가 부러진 플라즈마 빔은 포기하고, 다른 무기를 선택했다.

“이것도 나쁘지 않아.

이걸로 프레토를 맞췄으면 박살이 나버렸겠지만···

그렇게 되면 방사능 수치가 높아져서 우린 위험했을 거야.”

“흥! “


해수는 버튼을 눌렀다.

”푸슈웅~“

날아간 고폭탄은 갈라진 동굴의 천장에 박혔다.

“여기가 너희 무덤이다. 잘 가라.”


해수는 얼른 차량을 후진하며 동굴을 빠져나왔다.

차량이 밖으로 나오고 얼마의 시간이 지나자,


“쾅! 쾅!”

고폭탄이 터졌다.

동굴의 입구에서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오며 차량을 밀어낸다.


“우르르르르르르 쾅!”

순식간에 산 전체가 주저앉으며 무너져 내렸다.

사방으로 뚫렸던 동굴의 입구는 연기와 함께 형체도 없이 사라졌다.


그 안의 기절한 방사능 프레토들은 모두 산에 깔려 죽었을 것이다.

무너진 산의 연기와 함께 초록색 연기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경고! 경고! 방사능 수치가 올라갑니다···]

해수는 차량의 방향을 바꾸어 신속하게 아리온 도시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차량이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자, 그제야 해수도 가볍게 눈을 감았다.

“휴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자, 아까 연서에게 물렸던 상처가 욱신거렸다.


“아참!”

해수는 벌떡 일어나 뒤편의 연서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연서의 손에서 장갑을 벗겨내려 했다.


“됐어! 저리가!”

연서는 해수의 손을 탁 쳐내며 말했다.

“빨리 상처를 치료해야 해.”

“참 빨리도···”


해수는 힘으로 연서의 손을 꽉 잡았다.

“사과는 치료 먼저하고 할게.”


연서는 힘을 주며 손을 빼려 했지만, 해수의 힘을 이길 수 없었다.

“치료는 나도 할 수 있어···”

연서는 말끝을 흐렸다.


“알아. 그건 나 없을 때 혼자 해.”

해수는 천천히 장갑을 천천히 벗겨냈다.


“살살해. 아파···”

해수는 말없이 연서의 손을 꽉 잡고 있었다.

연서도 자신의 힘으로 어쩔 수 없다는 듯, 손에 힘을 뺏다.

살점이 찢겨 있었다.


피는 약간 응고되어 있었지만, 아직도 피는 조금씩 흐르고 있었다.

연서는 진지하게 자신을 치료하고 있는 해수를 보고 있었다.

이마에 흐르는 땀.

그리고 자신의 팔을 잡고 있는 팔뚝의 힘줄이 울룩불룩하게 요동치는 것이 보였다.


상처.

자신의 상처가 아니라 해수의 온몸에 자잘하게 난 상처를 보았다.

말한 적 없었지만, 해수의 온몸도 상처투성이였다.


“너도 다쳤어.”

해수의 팔뚝에 붉은 선처럼 그어진 상처들.

연서는 남은 손으로 부드럽게 그 상처를 만지며 말했다.


해수는 아무 말 없었다.

자신의 상처에는 관심이 없는 듯···.

해수는 연서의 상처 치료에 집중하고 있었다.


마침내 해수는 이마의 땀을 닦으며, 연서를 일으켰다.

“치료실로 가서 쉬어야 해.”


연서가 일어서자, 해수는 두 팔로 연서를 번쩍 안았다.

연서의 무릎과 등으로 느껴지는 해수의 온기.


“내가 데려다줄게.”

“이렇게까지 안 해도 돼.

다리는 멀쩡해.”


“너를 위한 서비스야.”

느끼한 해수의 멘트에 뭐라고 하고 싶었지만, 너무 진지한 표정에 그만두었다.


하지만 연서 역시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누군가 자신을 이렇게 안아준 건 처음이었다.

로건도 이렇게 안아준 적은 없었으니까.


해수는 성큼성큼 걸어가 치료실의 인큐베이터에 연서를 부드럽게 눕혔다.

“난 여기 있을게.”


예전에 우주 정거장의 기억이 났다.

해수가 다쳤을 때, 인큐베이터에서 졸던 자신의 모습이...


“너도 피곤할 텐데 들어가 자.”

“혼자 있으면 외롭잖아. 불편하지 않으면 너 잘 때까지 같이 있을게.”

“나 잘 때까지만?”

“그···그럼··· 일어날 때까지···”


“...바보···!”


이미 인큐베이터의 덮개는 닫혔고, 해수는 마지막 말을 듣지 못했다.

수면 기체가 뿜어져 나오는 소리에 묻힌 것이다.

“어? 어쩌라는 거지?”

해수는 수면 기체에 잠든 연서를 보며 당황해했다.


“깰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건가?”

인큐베이터에는 연서의 수면 상태가 기록되고 있었다.


“한 12시간을 기다려야 하는데··· 가면 삐지려나?

에라, 모르겠다! 나도 피곤한데. 깨기 전에 오면 되겠지.”


해수는 치료실을 나갔다가, 곧 들어왔다.

“어휴. 춥네.

아까 출력 소모가 많아서 여기만 히터가 작동되네.”

그리곤 치료실 소파에 누워 잠이 들었다.


차량은 아리온 도시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지면에서 떠 있던 차량은 아무런 진동 없이 고요하게 달리고 있었다.


빙하기의 밤은 어둡고 차가웠다.

차량은 정해진 궤도를 따라 움직인다.


인간의 마음에도 궤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인생에 궤도가 있다면···.

자신의 삶은 어떤 길을 가고 있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둠 속, 저 멀리 불빛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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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빙하기_4 24.09.17 14 1 12쪽
» 빙하기_3 24.09.16 14 1 12쪽
59 빙하기_2 24.09.15 18 1 12쪽
58 빙하기_1 24.09.14 18 1 12쪽
57 비밀 부대 24.09.13 20 1 12쪽
56 검투사 대결 24.09.12 24 1 11쪽
55 대관식 24.09.11 21 1 11쪽
54 선물 24.09.10 25 1 11쪽
53 비밀 기지 24.09.09 27 1 12쪽
52 반란 24.09.08 31 1 11쪽
51 복귀 24.09.07 33 1 11쪽
50 재건_5 24.09.06 32 1 12쪽
49 재건_4 24.09.05 34 1 11쪽
48 재건_3 24.09.04 32 1 12쪽
47 재건_2 24.09.03 36 2 12쪽
46 재건_1 24.09.02 44 1 11쪽
45 남은 자들_3 24.09.01 40 1 11쪽
44 남은 자들_2 24.08.31 39 1 11쪽
43 남은 자들_1 24.08.30 40 2 12쪽
42 기계실 안의 생명체는? 24.08.29 54 1 12쪽
41 스콜 24.08.28 44 1 11쪽
40 착륙 24.08.27 41 1 11쪽
39 추격 24.08.26 38 1 11쪽
38 출발 24.08.25 42 2 12쪽
37 변화 24.08.24 43 1 11쪽
36 두번째 전투_2 24.08.23 42 1 11쪽
35 두번째 전투_1 24.08.22 45 1 11쪽
34 첫 전투 24.08.21 50 1 11쪽
33 새로운 팀원 24.08.20 5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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