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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토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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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토닉
작품등록일 :
2024.07.19 09:25
최근연재일 :
2024.09.1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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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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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검투사 대결

DUMMY

[인공태양의 가동을 시작합니다.

현재의 자원으로 유지될 수 있는 기간은 1,053일입니다.]


해수도 멍하니 하늘을 붉게 물든 인공태양을 넋 놓고 보고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에리카가 해수를 다급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에리카는 소리가 들리지 않게 입을 뻥긋거리고 있었다.

“내려와! 이제 끝났어요.”


정신을 차린 해수는 군주의 홀을 들고 천천히 단상을 내려갔다.

그리고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가고 있었다.


“이제 곧 검투사 대결이 펼쳐지겠습니다.”

아레나 안에는 방송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아레나의 맨 꼭대기에는 조용한 룸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 안에는 화려하게 장식된 의자가 길게 놓여 있었다.


해수가 룸으로 들어서자, 에리카가 말했다.

“정신을 어디에 두고 있는 거예요?”

“어허! 무엄하게 군주에게 무슨 말버릇입니까?”

“그럼, 군주님! 정신은 어디에다 두고 오셨습니까? 이렇게 말해줄까요?”


“헤헤. 기분도 좋은데 화내지 말고 좋은 말로 해주세요.

아직 귀먹지는 않았어요.”

해수는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도 짜릿한 느낌이었어요.”

“와! 나도 무슨 연예인이 된 느낌이었어.”

뒤따라 들어온 연서도 얼이 빠진 표정으로 말했다.


“기분이 좋은 건 이해하지만 아직 정신을 놓아서는 안 돼요.

군주가 된다는 건 무거운 책임도 있는 거라고요.”

“네! 네! 알고 있어요.

하지만 너무 예민할 필요도 없지 않아요.

아직 권력에 취해 정신이 나갈 정도는 아니에요.”


“알았으니, 다행이에요.

미안해요. 대관식 준비하느라 너무 예민해져 있었나 봐요.

무사히 끝나서 다행이에요.”

에리카는 머리의 땀을 닦으며 말했다.


“정말 수고 했어요.

권력자가 된다는 게 이런 느낌이군요.”

해수는 에리카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네, 하지만 아직 멀었어요.

나는 그냥 당신이 이런 작은 권력에 취해 더 큰 목적을 잃어버릴까 봐···.

걱정이 됐을 뿐이에요.”


“걱정말아요. 그런 일은 없을 테니.”

“알았어요.”


에리카는 마음이 진정되었는지 자신의 자리에 털썩 앉았다.


“어때? 군주가 된 기분이?”

연서가 웃으며 물었다.


“뭐 나쁘지 않지만 달라진 건 없지 않아?

그냥 처음 느끼는 분위기라 좀 흥분하긴 한 것 같아.”


뒤이어 문이 열리고 유리나와 아이나스가 들어왔다.

“잘했어요!”

유리나는 기쁜 표정으로 해수에게 가벼운 포옹을 했다.

아이나스는 긴장이 풀리자, 피곤했는지 나른한 모습으로 자리에 앉았다.


유리나는 아이나스에게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룸 안의 분위기는 가라앉고 있었다.

바로 경기장에서 검투사 경기가 시작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의 눈이 경기장 안으로 향했다.


“우주 생명체 헌터 출신 레오!”

방송에서 레오의 소개가 나오자, 사람들은 일어나 열렬히 환호한다.


“쳇! 군주나 검투사나 인기는 비슷한 거 같은데?”

해수가 말했다.


“글쎄. 그래도 의미는 다르지 않을까요?”

유리나가 해수를 보며 찡긋 웃으며 말했다.


“근데 레오의 상대는 누구야?”

아이나스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물었다.

“보면 알겠지.”


순간 경기장 안에서 세 곳의 철장이 열렸다.

철장이 열리고도 그 깊은 어둠 속에는 침묵만 가득했다.


“뭐야! 아무것도 없는 거야?”

사람들은 침묵을 기다리지 못하고 웅성거렸다.

침묵이 길어지자 웅성거림은 야유로 변하기 시작했다.


“우!!!!”

“우!!!”

“빨리 상대를 끌어내!”

“벌써 겁을 먹은 거냐?”


레오도 빛나는 검을 들고 자세를 취한 지 오래였다.

침묵하는 출입문을 바라보더니 사람들을 향해 두 손을 들었다.


레오의 행동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와!!! 레오! 레오! 레오!”

레오는 사람들의 환호성에 취한 듯 제자리에서 돌고 있었다.

사방의 사람들은 그의 시선에 맞춰 일어서서 함성을 질렀다.


레오가 등을 보이는 순간.

세 곳의 출입문에서 일제히 검은 물체가 달려 나왔다.

빠르다.

너무 빠르다.


사람들은 일제히 행동을 멈추고 검은 물체를 따라 시선을 이동했다.

“네뷸라 타이거야!”

누군가 외쳤다.


네뷸라 타이거.

아리온 행성에만 사는 맹수였다.

타이거라는 이름답게 호랑이와 비슷했다.

하지만 보라색과 검은색 줄무늬가 있었고 속도는 빨랐다.

게다가 어마어마한 송곳니는 길게 뻗어 있었다.


사람들의 침묵에 이상하다고 느낀 레오는 뒤를 바라봤다.

하지만 네뷸라 타이거 한 마리는 이미 레오의 등 뒤에 가까이 있었다.


“엇!”

깜짝 놀란 레오는 들고 있던 방패로 날아드는 네뷸라 타이거의 공격을 막았다.


“퍽!”

하지만 그 힘으로 레오는 바닥으로 나뒹굴었다.

“시발! 검투사끼리 대결하는 거 아니었어?”

레오는 경기장에 피가 섞인 침을 뱉으며 말했다.


경기의 규칙은 간단했다.

총기류 같은 무기가 아니라면 참가하는 데 제한은 없다.

그리고 상대를 죽이기까지 싸워야 한다는 것.

단 두 가지였다.


일어난 레오를 보며 사람들은 다시 환호하기 시작했다.

“와!!!!”

“인간이 네뷸라 타이거보다 강하다는 걸 보여주라고!”


레오는 칼을 고쳐 쥐었다.

그리고 자세를 낮추고 방패를 머리 위의 45도 방향으로 올렸다.


세 마리의 네뷸라 타이거는 레오 주위를 어슬렁거리며 맴돌고 있었다.

상대를 탐색하는 듯했다.


“레오도 네뷸라 타이거가 나올 줄은 모르는 눈친데?”

해수는 흥미로운 듯 깍지를 끼고 말했다.


“네! 제가 상대를 바꿨어요.”

에리카는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말했다.


“당신이?”

“네, 레오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거든요.”

“하지만 그건 알려줬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사람이 항상 친절할 필요는 없어요. 그게 제 지론이죠.”

“흠!”


오카 페르쵸의 여동생 에리카다웠다.

해수는 아무 말 없이 경기를 지켜봤다.


레오의 눈에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몸을 유지하고 있는 자세는 좋았다.

네뷸라 타이거도 상대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느낀 모양이었다.


서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계속 맴돌기만 한다.

“아마도 네뷸라 타이거는 레오가 틈이 생기길 기다리는 것 같은데.”

네뷸라 타이거는 아리온 맹수 중에서도 지능이 높은 동물이었다.


레오를 중심으로 두고 세 마리 네뷸라 타이거가 돌고 있다.

세 마리를 구별하기가 어려웠다.

모두 비슷한 몸집에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갑자기 그 중 한 마리가 속도를 늘였다 줄였다 한다.

그러자 다른 두 녀석도 일정한 걸음 패턴을 바꾸었다.


원형으로 돌고 있지만 레오의 시선은 흔들렸다.

“저기서 빨리 빠져나와야 해.

그렇지 않으면···”


그 순간 세 마리가 일제히 달려들었다.

“키악!”


날아오던 한 마리를 방패로 쳐서 날려버리는 레오.

하지만 두 마리는 이미 레오의 어깨와 칼을 들고 있는 오른쪽 팔을 물고 있었다.


피가 뚝뚝뚝 떨어진다.

레오는 방패로 자신의 오른팔을 물고 있는 녀석의 머리를 내리찍었다.

그대로 나뒹굴어지지만 이내 자세를 고쳐잡는 녀석.


레오는 칼을 허리에 차고 있던 칼집에 넣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등에 달린 녀석을 엎어뜨려, 달려드는 다른 녀석에게 던져 버렸다.


두 마리의 네뷸라 타이거는 뒤엉켜 굴렀다.


하지만 머리에서 피를 흘리던 녀석은, 레오의 머리를 물려고 입을 벌리고 달려들었다.

“키악!”

들을수록 소름 끼치는 울음소리였다.


순간 레오는 칼을 꺼내 녀석의 입을 향했다.

레오의 칼은 서서히 네뷸라 타이거의 입속으로 사라져갔다.

날아온 녀석의 입은 그렇게 칼에 관통되어 레오의 손 앞에서 멈추었다.

네뷸라 타이거의 꼬리 쪽으로 칼날의 끝이 반짝였다.


“와!!!!!!”

사람들은 그 광경에 함성을 지르며 난리였다.


하지만 그 함성도 잠깐.

칼에 꽂힌 네뷸라 타이거의 무게에 못 이겨 칼을 놓친 레오를 향해 두 마리가 쏜살같이 달려들었다.


그 옆에는 관통된 칼에 피를 울컥울컥 토하는 네뷸라 타이거만 경련을 하고 있었다.

쓰러진 레오는 속수무책이었다.

바닥에 쓰러진 채로 방패 하나로 미친 듯이 달려드는 네뷸라 타이거 두 마리를 방어할 뿐.


“저대로는 위험해!”

해수가 일어서며 말했다.


“어쩔 수 없어요!”

에리카가 차갑게 말했다.

“설마 레오를 죽이려는 건 아니지?”

“차라리 여기서 죽는 것도 나쁘지 않죠.”

“레오를 구하러 가겠어!”

해수가 말했다.


“그건 안 돼요!

당신은 군주예요!

군주가 검투사로 나서는 일은 절대 없다구요.”

맞는 말이다.


“제가 구해 오죠.”

아이나스가 해수에게 말했다.


“그런 일은 없을 거야.

내가 직접 가겠어!”

해수가 문 앞으로 나서자, 에리카가 일어서며 외쳤다.


“그만둬요!

그건 멍청한 짓이라구요!”

에리카가 소리쳤다.


해수는 말없이 에리카에게 다가갔다.

그러고는 에리카의 뺨을 향해 손을 날렸다.

순간 해수의 손은 에리카의 뺨에 멈추어 있었다.


“아!”

에리카는 아직 자기 뺨에 닿지 않은 손을 쳐다보았다.

“이건 군주로서 처벌하는 겁니다.

한 번 더 멍청하다는 말을 하면 칼로 칠 수도 있습니다.”


해수의 강렬한 눈빛에 에리카는 고개를 숙였다.

“애초 때릴 생각은 없었어.

하지만 나는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약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 두세요!”

해수는 자신의 칼을 쥐고 문밖으로 나섰다.


에리카는 순간, 해수가 호세의 목을 날리는 장면을 기억했다.

그리고 맞지도 않은 뺨을 감쌌다.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


“시발! 시발!”

레오는 바닥을 너무 기어서 등이 다 까져 버렸다.

바닥의 모래에는 레오의 피로 칠한 듯 붉게 물들어 있었다.

레오가 이동한 길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땀방울은 흘러 이미 시야를 가린다.

이미 발목도 한번 물려 피가 철철 흐르고 있었다.

방패 하나에 의지해 코너에 몰리는 레오의 모습이 초라했다.


갑자기 사람들의 환호성이 들렸다.

“와!!!!”

아까 자신이 등장할 때보다 몇 배는 큰 함성이다.

마치 땅이 울리는 듯했다.


“후훗! 이 환호성의 의미는 이제 명예롭게 죽으라는 의미인가?

그래! 차라리 멋지게 죽음을 선택하는 편이···.”

레오가 방패를 내리자, 그의 앞에는 네뷸라 타이거는 없었다.


그리고 그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경기장에 서 있는 해수였다.

두 마리 네뷸라 타이거는 어슬렁거리며 해수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순간 해수가 네뷸라 타이거를 향해 달려간다.


“탐색전도 없이?”

레오는 이제 완전히 방패를 내려놓고 그 광경을 본다.


해수의 눈에는 네뷸라 타이거의 움직임이 보였다.

윤상이 달아준 사이버웨어 안구가 네뷸라 타이거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해수는 달려가다가 방향을 틀었다.

순간 네뷸라 타이거는 주춤한다.


해수는 들고 온 시미터 칼을 고쳐 들었다.

그리고 칼날을 좌우로 휘날리며 네뷸라 타이거의 시선을 분산시켰다.

마치 춤을 추는 듯한 휘어진 칼날의 움직임에 네뷸라 타이거는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리고 시간이 멈춤 듯 해수를 바라보기만 했다.


전쟁에서 먼저 시선을 빼앗겨서는 안 된다.

순간 해수는 칼날을 한 녀석을 향해 던졌다.

초승달처럼 휘어진 시미터는 반원을 그리며 날아간다.


하지만 빠른 움직임의 네뷸라 타이거는 간단히 피했다.

“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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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빙하기_2 24.09.15 17 1 12쪽
58 빙하기_1 24.09.14 17 1 12쪽
57 비밀 부대 24.09.13 20 1 12쪽
» 검투사 대결 24.09.12 23 1 11쪽
55 대관식 24.09.11 21 1 11쪽
54 선물 24.09.10 24 1 11쪽
53 비밀 기지 24.09.09 27 1 12쪽
52 반란 24.09.08 31 1 11쪽
51 복귀 24.09.07 33 1 11쪽
50 재건_5 24.09.06 32 1 12쪽
49 재건_4 24.09.05 34 1 11쪽
48 재건_3 24.09.04 32 1 12쪽
47 재건_2 24.09.03 35 2 12쪽
46 재건_1 24.09.02 44 1 11쪽
45 남은 자들_3 24.09.01 40 1 11쪽
44 남은 자들_2 24.08.31 39 1 11쪽
43 남은 자들_1 24.08.30 40 2 12쪽
42 기계실 안의 생명체는? 24.08.29 54 1 12쪽
41 스콜 24.08.28 44 1 11쪽
40 착륙 24.08.27 40 1 11쪽
39 추격 24.08.26 38 1 11쪽
38 출발 24.08.25 41 2 12쪽
37 변화 24.08.24 42 1 11쪽
36 두번째 전투_2 24.08.23 42 1 11쪽
35 두번째 전투_1 24.08.22 45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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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새로운 팀원 24.08.20 5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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