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행성 광물회사에 취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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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토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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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토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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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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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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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두번째 전투_1

DUMMY

둘은 멈춰진 포탑에서 만났다.

아이나스가 마지막 막테라이드의 몸을 반으로 가르고, 해수의 앞에 섰다.


“이 녀석이 마지막이었네요.”

“잘했어. 보기보다 실력이 쓸만해.”

해수는 아이나스의 헬멧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실격은 아닌 거죠?”

“그럼! 빨리 배우는 편이구나.”


해수의 칭찬에 아이나스는 아이답게 좋아했다.

“그런 얘기는 많이 들었어요.”


[마후 갤럭시움 585kg

연서 갤럭시움 277kg]


“갤럭시움 채굴도 거의 끝나가는 것 같은데 한번 가 볼래?”

“채굴이요?”

“응. 우리는 원래 광물을 채취하는 게 목적이니까.”

“아··· 그게···.”


아이나스는 망설이며 말했다.

“왜 무슨 문제라도 있어?”

“저는 채광 기술이 없어요. 한 번도 해본 적도 없고요.”

“아리온에서는 이렇게 하지 않았어?”

“네···.”

아이나스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대답했다.


“아리온에서 전사와 채굴꾼은 다른 직업이에요.

전혀 서로의 기술을 배우지 않죠.”


아리온에서는 좀 더 분화된 직업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솔직히 해수 역시, 처음 채광에서 곡괭이를 날려 버렸었다.

왜 델릭스에서는 그게 나누어 지지 않았는지 알 수는 없었다.


해수는 아이나스의 앞에 앉아, 아이나스의 눈을 쳐다보았다.

“실은 너 채굴 같은 건 하고 싶지 않은 거지?”


아이나스는 깜짝 놀랐다.

“하고 싶지 않다기보다는 한 적이 없어요.

그건 아리온에서는 금지된 일이었어요.”


해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하고 싶은 마음은 있어?”


아이나스는 재빨리 고개를 저었다.

“실은 하고 싶은 마음도 없어요.

아빠는 늘 채굴꾼들이 가격을 속인다고 했거든요.”


“아리온에서는 자원을 거래소에 넘기지 않았어?”

“거래소에 넘기긴 했죠.

하지만 더 좋은 곡괭이를 만들어 달라고 아빠에게 몰래 찾아오곤 했거든요.”

“......”


“채굴꾼들은 광물을 몰래 빼돌려서 아빠에게 주었죠.

아빠는 그 광물로 연장을 만들어주고 광물을 얻었고요.”

“아빠는 대장장이 같은 직업이었나 보구나.”


“그렇게 부르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아빠는 늘 자신을 엔지니어라고 했어요.”


“너는 전사였고.”

아이나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리온에서는 전사 그룹이 가장 명예로운 직업이었거든요.

대우도 좋았고 존경도 받는 직업이었죠.”


‘근데 셀백타이탄의 환각 가스에 취해, 그 전사들이 아리온 사람들을 죽이기 시작한 거군.’

해수는 읽은 내용을 기억해 냈다.


“아직도 아빠의 복수를 하고 싶은 거지?”

해수의 물음에 아이나스는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잃었던 전사의 명예도 찾고 싶어요.”


“그렇다면 좋아.

여기서 채굴은 하지 않아도 돼.

팀원들이 무사히 채굴할 수 있도록 외계 괴물을 처치하는 데만 신경 쓰렴.”

해수가 말했다.


아이나스는 해수의 목에 안기며 말했다.

“고마워요.”


‘마후나 연서가 허락해 줄지는 모르겠지만.’

생각해 둔 방법이 있긴 했다.


어느새 마후와 연서는 채굴을 마치고 돌아오고 있었다.

“우와! 이 많은 막테라이드를 모두 아작낸거야?”

마후는 처음 보는 광경에 놀라며 말했다.


“아이나스 공이 컸지. 그래서 말인데···.”

해수는 천천히 연서와 마후를 보며 말했다.


“이 아이는 전사여서 채굴은 못 한다네.”

정공법이었다.

연서는 조금 당황한 듯했고, 마후는 미간이 찌푸려졌다.


“해수야! 그건 좀···.”

마후가 말을 이어가려 할 때, 해수가 먼저 말을 꺼냈다.


“앞으로 만날 외계 생명체의 위력을 생각한다면 그 말도 일리가 있긴 해.

그렇지 않아도 채굴 로봇이 거의 완성 단계라서, 다들 곡괭이질로 힘들게 채굴하지 않아도 생산성은 올라갈 거야.”


“채굴 로봇?”

마후가 말했다.

“응! 우리도 조금 더 전문화할 필요도 있지.

채굴하면서 외계 생명체와 싸우는 건 비효율적인 거 같아서 말이지.”

“만약 채굴을 대신해 줄 로봇이 있다면야···.

...그렇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


마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돌연변이나 혹은 강력한 외계 생명체를 만난다면, 싸우면서 채굴은 무리다.


“마후는 좀 더 채굴에 신경 쓰면 될 것 같고···.

아이나스는 전투에만 신경 쓰면 되고 말이야.

연서와 나는 적절히 지원할 테니까 말야.”


“나쁘지 않은 생각이야.” 연서도 찬성하였다.

오늘만 보아도 이전보다는 훨씬 수월하게 작업을 끝냈기 때문이다.


“퇴근 시간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어.”

“그렇다면 밀려 있는 미션을 하나 더 끝내는 건 어때?”

“좋아.”

“찬성!”


연서와 해수가 델릭스 도시 행성을 다녀오느라, 채굴해야 할 미션은 꽤 밀려 있었다.


“그렇다면 이건 어떨까?”

해수는 미션을 공유하며 말했다.


[미션 : 알파늄 200kg을 채취할 것.

주의 사항 : 정찰자킬러 출몰 지역

보상 : 현시세 알파늄 1kg당 5.5억 코인 거래]


“알파늄?”

연서는 처음 들어보는 광물이라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한 번도 채굴해 보지 못한 광물인데?”

마후 역시 들어본 적 없는 듯했다.


투명한 광석으로 크리스탈석과 크게 구분이 가지 않아서 발견하기가 어려운 광물이었다.

게다가 정찰자킬러 역시, 상대해 본 적 없는 외계 생명체였다.


하지만 신형 마이크로 드론에는 이미 정보가 있었다.

그래서 아마 지금은 발견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다만 정찰자킬러는 매우 까다로운 상대.

막테라이드를 통해 아이나스의 실력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아이나스가 날아다니는 녀석들은 어떻게 처리할지 궁금했다.


“정찰자킬러는 본 적이 없는데 상대할 수 있을까?”

연서가 말했다.


“그러니까 해 봐야지. 비싼 광물이기도 하고···.”

이미 마이크로 드론은 알파늄이 있는 곳을 찾아냈다.


“꽤나 외진 곳이군.”

“정찰자킬러는 다른 외계 생명체도 꺼리는 녀석들이니까.”

해수는 천천히 읽었던 자료들을 기억해 냈다.


평원 암석 지역에서 꽤 먼 거리를 걸어가야 했지만, 해수가 볼 때는 퇴근 시간까지 미션 완료가 가능한 거리였다.

그리고 알파늄을 찾아야 만들 수 있는 장비가 있어서, 알파늄을 채굴하기로 한 것이었다.


“정찰자킬러는 어떤 종이에요?”

아이나스는 역시, 광물보다는 외계 생물에 관심이 많았다.


“날렵한 화염종이지.

아마 날아다니는 녀석 중에는 가장 빠를지도 몰라.”

한 마리씩 보자면 그렇게 위력적인 놈들은 아니었다.

다만 떼로 몰려다니며, 화염을 쏘아대는 통에 당해내기가 까다로웠다.


“본부에는 추가 미션 승인서를 올렸지?”

“물론! 이미 전송했어.”

“승인은 아직 안 됐어?”


“뭐가 그렇게 급해. 이제 막 도착했을 거야.

추가 미션을 거절한 적은 거의 없으니까, 승낙이 곧 도착하겠지.”

“앤더슨 대령 장례 기간이라 보류되는 거 아닌가 해서.”


“이미 미션이 쌓여 있어서 승낙은 날 거야.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어차피 미션은 본부에서 승낙이 된 게 전송된 거라, 큰 문제는 없을 거야.”


알파늄의 근처에 도달하자, 요란스러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쉬이익! 쉬이익!”

세찬 바람 소리와 같기도 했다.

하지만 해수는 정찰자킬러의 울음소리라는 것을 알았다.


해수의 일행은 정찰자킬러를 본 적은 없지만, 이미 예전의 채굴꾼들은 정찰자킬러와 상대한 적이 있었다.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패배하긴 했지만···.

예전에는 투명한 알파늄을 찾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또 정찰자킬러가 몰려들어 화염을 쏘아대는 통에, 먼저 투입된 대원들은 초기에 많이 죽어 나갔다.


그런 연유로, 그 녀석들의 이름은 정찰자킬러로 불린 것이다.

지금은 정찰자의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예전에는 탐사를 위해서는 정찰자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그들은 광물을 구별해 낼 줄 알아야 했고 싸움에도 능해야 했다.

그래서 예전에는 정찰자가 리더인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형탐지 기술이 발전하고 싸움에 특화된 전사들이 등장하면서 정찰자들도 더 세분화 되며 그 명맥이 사라지고 있었다.

굳이 분류하자면 로건도 정찰자 출신이니까.


해수의 그래플링 훅도 그들이 자주 쓰는 장비였다.

그래플링 훅을 말없이 보고 있는 해수를 향해 마후가 말했다.

“조심해. 정찰자킬러들은 그래플링 훅을 자주 끊어 놓는다고 들었어.”


마후의 말에 해수는 빙그레 웃었다.

“그래서 제트팩을 만든 거야.”

“아! 그걸 생각 못 했군.”

“일단 여기는 위험한 곳이니 정찰자킬러를 먼저 섬멸하고, 알파늄을 채취하는 게 좋겠어.

정찰자킬러도 시야가 좋아서 유인기에 잘 속지는 않을 거야.”

“알았어.”


바람 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왔다.


“다들 준비됐지?”

“아··· 아직 나는.”

마후는 제트팩을 점검하며 말했다.


“아이나스는 제트팩이 없어.”

연서 역시 자신의 제트팩을 점검하다가, 멍하니 바라보는 아이나스를 보며 말했다.


“저는 그런 거 쓸 줄은 몰라요.”

“그렇다면 날아다니는 정찰자킬러를 상대하기는 버겁지 않을까?”

해수는 넌지시 물어보았다.


아이나스는 덤덤히 말했다.

“상관없어요.

아리온에서 날아다니는 비행종 녀석들도 상대해 봤거든요.”


“화염을 쏘는 데도?”

아이나스는 말없이 자신의 칼집을 꺼내 들었다.

아이나스가 스위치를 누르자 훅 펴지더니 방패처럼 변했다.


“화염종도 상대해 봤어요.”

‘이 녀석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전투 경험이 있는 걸까?’

해수는 궁금해졌다.


“좋아! 그럼, 나랑 아이나스가 먼저 진입할게.”


마이크로 드론이 파악한 정찰자킬러의 수는 73마리였다.

“준비됐지? 아이나스?”

해수가 묻자, 비장한 표정의 아이나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라도 준비는 되어 있죠.”


해수와 아이나스는 세찬 바람소리가 울리는 동굴 속으로 진입했다.

“타! 타! 타! 타!”

동굴 속이라 소리가 울린다.

해수의 달리는 소리에 비교해, 아이나스는 거의 소리 없이 움직였다.


동굴에 들어서자, 공중에 날고 있는 정찰자킬러 떼들이 보였다.

그놈들은 해수와 아이나스를 발견하고 몰려들기 시작했다.


해수는 재빨리 그래플링 훅을 쏘아 제일 먼저 날아오는 정찰자킬러를 낚아채었다.

그리고 휘감아 돌려 몰려오는 녀석들에게 던져버렸다.

“휘릭!”


정찰자킬러의 몸집은 크지 않아서 가벼웠다.

중심을 잃고 날아오는 자신의 동료를 보는 정찰자킬러들.

멈칫하는 게 보였다.


“아이나스! 흩어져서 싸우는 편이 좋겠어!”

“네!”

아이나스는 저 멀리로 달려가며, 날아오는 떼를 유인해 두 패로 나누었다.


아이나스를 쫓던 정찰자킬러들은 일제히 화염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아이나스는 멈추어 방패를 들자, 화염은 방패의 근처에서 맴돌 뿐 아이나스를 향해 접근하지 못했다.


“우와! 방패가 대단한데?”

방패는 화염을 밀어내는 힘이 있는 거 같았다.


그 사이, 해수를 쫓던 정찰자킬러들도 일제히 화염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화르르! 화르르!


뜨거운 불길이 해수에게 달려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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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대관식 24.09.11 20 1 11쪽
54 선물 24.09.10 24 1 11쪽
53 비밀 기지 24.09.09 26 1 12쪽
52 반란 24.09.08 30 1 11쪽
51 복귀 24.09.07 31 1 11쪽
50 재건_5 24.09.06 30 1 12쪽
49 재건_4 24.09.05 32 1 11쪽
48 재건_3 24.09.04 30 1 12쪽
47 재건_2 24.09.03 33 2 12쪽
46 재건_1 24.09.02 42 1 11쪽
45 남은 자들_3 24.09.01 37 1 11쪽
44 남은 자들_2 24.08.31 36 1 11쪽
43 남은 자들_1 24.08.30 37 2 12쪽
42 기계실 안의 생명체는? 24.08.29 51 1 12쪽
41 스콜 24.08.28 41 1 11쪽
40 착륙 24.08.27 37 1 11쪽
39 추격 24.08.26 35 1 11쪽
38 출발 24.08.25 39 2 12쪽
37 변화 24.08.24 40 1 11쪽
36 두번째 전투_2 24.08.23 40 1 11쪽
» 두번째 전투_1 24.08.22 43 1 11쪽
34 첫 전투 24.08.21 47 1 11쪽
33 새로운 팀원 24.08.20 51 1 12쪽
32 관계의 복잡성 24.08.19 50 1 12쪽
31 어려운 사명 24.08.18 52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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