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행성 광물회사에 취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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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토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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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토닉
작품등록일 :
2024.07.19 09:25
최근연재일 :
2024.09.1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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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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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재건_5

DUMMY

해수가 잠에서 깨어났을 때, 차량은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다.

운전하는 탐사 대장을 보니, 졸린지 고개를 까닥거리고 있었다.


“대장님! 졸리시면 제가 운전할까요?

아니면 자동모드로 돌려두어도 되는데.”


“아!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졸았나 봅니다.”


“아뇨. 그럴 수도 있죠.

게다가 여기는 황량한 암석 지대인데 졸아도 크게 상관은 없지만···.

정 졸리면 잠깐 차를 멈춰서 쉬었다가 가시죠.”

“아···. 그럴까요?”


탐사 대장은 해수의 제안에 차를 세웠다.

밖의 공기는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다.

밤하늘의 날씨는 맑고 청명했다.


“다행이네요. 모래바람은 없어서.”

“네, 다 군주. 아니 리더님 덕분이죠.”

“그런 아부는 안 하셔도 돼요.

그리고 군주라는 단어가 편하면 그렇게 부르세요.”


“네! 고맙습니다.

해수님을 보면 군주라는 단어가 더 적합한 듯 해서요.”


솔직히 해수에게는 호칭에서 오는 느낌은 없었다.

그냥 군주라는 것이 우주선에서 배웠을 때는 권위적이고 딱딱한 느낌이 들어 싫었을 뿐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뭐라 부르던 이제 그다지 개의치 않기로 했다.


둘은 한적한 장소에 보호막과 간이 텐트를 쳤다.

“아리온의 밤하늘은 아름답네요.”


우주 정거장에서든 우주선에서든, 별은 많이 보았다.

하지만 아리온 행성에서 보는 밤하늘은 더없이 아름다웠다.

은하수와 가끔 나풀거리는 밤하늘이 낯설게 느껴졌다.


“배고프면 트렁크에서 음식을 꺼내 드셔도 됩니다.”

해수는 모닥불에 불을 붙이며 말했다.


“군주님도 배고프시면 먹을 것을 가져다드릴까요?”

“아뇨. 전 괜찮습니다.”


해수는 텐트에 누워 밖으로 보이는 밤하늘에 별을 보고 있었다.

인큐베이터에 갇혀 28년을 여행했던 우주선의 풍경을 보는 것 같았다.


아주 짧은 시간에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시간은 많이 흐른 듯 느껴졌다.

빈손으로 델릭스 광물회사로 들어온 지가 엊그제 같은데 말이다.


“근데 군주님은 결혼 생각은 없으신가요?”

“결혼요?”

“네, 같이 오신 여자분들이 다 미인이시던데···

설마 다 부인인 건 아니시죠?”


“그럴 리가요. 다들 미혼이죠.”

“군주님도 빨리 결혼해서 애들을 많이 낳으셔야 할 텐데요.”

“글쎄요. 여차저차하다 보니···”


순간 해수의 머릿속에는 그동안 있었던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 갔다.

그중에서도 연서의 얼굴이 가장 떠올랐다.

별들도 빛나지만 가장 밝은 별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처음 만났던 연서의 모습.

자신이 이 외계 행성에서 처음 만난 사람이었다.


“아리온 도시에는 별일은 없겠죠?”

“뭐 그렇다면 연락이 오지 않았을까요?”

통신 기능은 아직 살아있다.


사람들과 떨어져 있는지 보니 사람들이 보고 싶어졌다.

문득 허전한 마음이 느껴진다.

이런 것이 외로움일까? 아니면 그리움?


“대장님은 사람들이 보고 싶은 감정을 느껴본 적이 있나요?”

“저요? 저는 항상 품에 안고 살죠.

그리움을 말입니다.

딸아이가 가장 보고 싶고,

가끔은 먼저 떠난 아내의 모습도 생생히 떠오르죠.”


“저는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라서요.”

“그리움을요?”

“네! 오늘을 사람들이 보고 싶네요.

28년을 우주선을 타고 오면서는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는데.”


“우주선을 28년 동안 타셨다고요? 지구에서 오는데?”

“그렇죠. 기억이 없을 때부터 타고 왔으니까요.”


“그동안 외로움이나 그리움 같은 건 없었다는 말이죠?”

“네, 여기 와서 인간의 감정이라는 것을 많이 배우고 있죠.

모든 게 새롭습니다.”

“하하하! 제가 들어본 말 중에 가장 이상하게 들리는 말이지만···.

이해는 됩니다.”


밤하늘의 별을 보다 보니, 저 멀리에서 반짝이는 불빛이 예사롭지 않게 보였다.

“혹시 저기 별빛이 보이시나요?”

“어디요?”


탐사 대장은 몸을 일으켜 해수가 가리킨 곳을 보았다.

“저기 별빛이 너무 밝은데···”

“아! 그렇군요.”

탐사 대장은 유심히 그 불빛을 바라봤다.


“저건 별이 아닌 듯한데요.”

해수는 몸을 일으켜 스카우터를 끼었다.

줌인을 하자, 불빛은 매우 선명하게 다가왔다.

별빛은 아니었다.


“저게 무엇인지 확인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셀백타이탄의 비밀기지 같은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힉!”

탐사대장은 두려운 듯 몸을 떨었다.

“만약 셀백타이탄이라면 우리 둘이 상대가 될까요?”

“걱정하지 마세요.

셀백타이탄에 대한 대비도 있으니까요.”


해수는 탐사 대장에게 정화 마스크를 건네주며 말했다.

“환각 가스에 취하지 않으면 별 볼 일 없는 녀석들이죠.”


“그렇지 않습니다.

녀석들의 팔은 길고 날카롭게 변하거든요.

그 눈빛이 또 얼마나 소름끼치게 잔인해 보이던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실 겁니다.”


하지만 탐사대장은 해수의 진지한 표정을 보자, 얼른 텐트를 접고 차량에 올라탔다.

“무서우면 저만 확인하러 가 보겠습니다.”

“무섭긴 하지만··· 그럴 수는 없죠.”

탐사 대장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차량은 조용히 불빛을 향해 다가갔다.

“여기쯤 세우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는 걸어서 가죠.”


해수가 차량에서 내리며 말했다.

손에는 무기를 들고 있었다.


불빛에 다가가자, 거대한 평지 위에 말뚝처럼 박힌 기둥이 보였다.

그리고 그중 하나.

눈부시게 밝은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더···.

더 이상 가는 것은 위험할 것 같습니다.”

탐사 대장은 해수의 손을 잡고 말했다.


“여기 계세요.

제가 확인해 보고 오겠습니다.”

해수는 밝은 빛이 새어 나오는 기둥을 향해 걸어갔다.


‘이런 외진 곳에 이건 뭐지?’

해수는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아이나스의 검을 복제하기 위해 개발했던 시미터칼을 움켜쥐었다.


불빛은 작은 구멍에서 새어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구멍에 다가갈수록 해수의 목걸이에서도 빛이 난다는 사실을 알았다.

“혹시 이 목걸이를 여기에 넣는 건가?”


아게르토의 목걸이 또한 다가갈수록 같은 비트에 맞춰 반짝이기 시작했다.

반짝···! 반짝···!

주파수가 일치되는 듯이 점점 같은 간격으로 반짝였다.


해수는 목걸이를 벗어 구멍에 넣어보았다.

“챙!”

순간 밝게 빛나던 기둥은 사라지고, 기둥이 박혀있던 원형의 암석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쿠르릉!”

암석은 기둥을 타고 천천히 가라앉기 시작했다.


“엇!”

갑자기 지면이 움직이자, 해수는 놀랐다.

그 순간 낮아진 원형의 지면으로 거대한 문이 보였다.


해수가 다가가자, 문은 자동으로 열렸다.

저 멀리에서 들어가면 안 된다는 듯이 탐사 대장은 손짓하고 있었다.


하지만 해수는 문으로 들어섰다.

문으로 들어가자, 엘리베이터가 있었다.

버튼을 누르자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다.


해수가 엘리베이터에 탔다.

그러자 순식간에 지하를 향해 빠른 속도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윽고 문이 열리자, 거대한 공간이 나타났다.

“팟!”


한가운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물체가 보였다.

바로 거대한 인간모형의 로봇이 한 대.

그 로봇의 주위로는 원형의 불빛이 빠르게 회전하고 있었다.


“터벅! 터벅!”

해수의 발걸음 소리는 넓은 공간에 울려 퍼졌다.


“여기는 어디지?”

순간 거대한 로봇 앞에 녹색 조명이 켜지더니, 한 여자가 나타났다.

홀로그램이었다.

그 여자는 해수를 보며 말했다.


“아게르토인가요?”

“아···. 아니요. 저는 해수라고 합니다.”

“어떻게 여기에 들어왔죠?”


“아게르토는 죽었어요.

그에게서 받은 목걸이로 여기에 들어왔습니다.”

“아게르토가 죽었다구요?”

“네!”


“그것참 유감이군요.”

“당신은 누구죠?”

“저는 닥터 그렌이라고 합니다.

저는 인간은 아니에요. AI일 뿐이죠.”


“여기는 어디죠?”

“여기는 아리온 4세대 비밀기지입니다.

아게르토만 들어올 수 있는 곳인데···.

그가 죽었다니 애석한 일이군요.”


“4세대 비밀기지?”

“네, 아게르토 파일럿 기지라고 불리죠.

보시는 저 로봇의 파일럿이었거든요.”


해수는 천천히 다가가 로봇을 살펴보았다.

6미터가 넘는 거대 로봇이 웅장하게 서 있었다.


해수가 다가가자, 로봇을 둘러싼 원형의 불빛은 멈추었다.

그리고 붉은 빛으로 변했다.


“아게르토가 아니라면 더 이상의 접근은 불가합니다.”

닥터 그렌이 위협적이 목소리로 말했다.


“그···. 그렇군요.”

해수는 한걸음 물러서며 말했다.


“다른 사람이 탈 수는 없는 거죠?”

해수가 닥터 그렌에게 물었다.


“네, 이 로봇은 아게르토만 움직일 수 있도록 제작되었습니다.

권한을 상속받지 못했다면 아무도 기동시킬 수 없습니다.”

“상속이요?”


해수는 곰곰이 아게르토의 마지막 말을 생각해 보았다.

마지막 꿈을 상속한다는 말.

하지만 이런 비밀기지에 대해 들은 적은 없었다.

더더욱 거대 로봇에 관한 이야기는 기록된 것이 없었다.


“아게르토가 죽으면서···.

나에게 마지막 꿈을 상속한다고 말했습니다.”

해수는 닥터 그렌에게 회상하듯 이야기했다.


‘혹시 그 말의 뜻이 이 로봇을 작동하게 해준다는 건가?’

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 말뜻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아게르토는 아직 살아있습니다.

그가 와야만 이 로봇은 가동될 거예요.”

닥터 그렌은 단호하게 말했다.


“아게르토는 죽었다구요···!”


닥터 그렌은 침묵하더니 서서히 흐려지며 사라졌다.

“이게 뭐야? 도대체 무슨 일인 거지?”


해수는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암석 위에 섰다.

암석은 서서히 제자리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움직임을 멈추자, 다시 기둥이 튀어 올라왔다.


해수는 빛나는 기둥에서 아게르토의 목걸이를 꺼냈다.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탐사 대장은 해수에게 뛰어오며 말했다.


“아! 그게 아무 일도 없었어요.”

해수는 비밀기지에 대해 설명하기 어려웠다.


“휴! 다행입니다.

저는 셀백타이탄의 소굴인지 알아서 마음 졸이고 있었거든요.”


“아뇨. 안에는 아무도 없었어요.

이제 다시 출발합시다.”


해수는 아게르토의 목걸이를 소중히 손에 쥐며 말했다.

뭔가 비밀이 있다.

‘이걸 어떻게 풀어야 하는 걸까?’

해수는 보았던 거대 로봇의 위용을 기억하며 생각에 빠졌다.


“혹시 아게르토가 이 목걸이를 주면서 어떤 말이 없었나요?”

“아뇨. 그냥 고맙다는 말뿐이었죠.

아! 자신의 꿈이니 잘 간직하라는 말도 했었어요.”


“그 외에 다른 말은 없었나요?”

“전혀요.”

“흠”


해수는 달리는 차량에서 퍼즐을 맞추기 위한 고민을 거듭했다.

“에잇! 도저히 모르겠네.”

“네? 무엇을 말입니까?”

탐사 대장은 운전하다가 놀라 물었다.


“하하하! 아무것도 아닙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의 맘을 모르겠다는 말이었어요.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

해수는 둘러댔다.


“허허허. 언제나 사랑은 어려운 법이죠.

혹시 연애 상담할 일이 있으면 언제든 저를 불러주세요.

제가 연애 상담은 잘하거든요.

눈치가 빨라서 사람들 심리도 잘 알고요.”


“그런가요? 저는 뭐 연애를 해본 적이 없어서 말이죠.”

“군주님도 빨리 애인이 생기셔야 할 텐데요.

혹시 주변에 마음이 가는 여인이 없으면 제가 한번 소개해 드릴까요?’

“하하하! 아뇨. 먼저 아리온을 재건해야죠.”


“사랑하는 애인이 있다고 일을 못 하는 건 아니니까요.

아게르토님도 엘리자라는 애인이 있었죠.

차라리 애인이 있는 편이 보기 좋아요.”


“엘리자?”

순간 해수의 머리속에 의문이 풀리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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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반란 24.09.08 30 1 11쪽
51 복귀 24.09.07 31 1 11쪽
» 재건_5 24.09.06 31 1 12쪽
49 재건_4 24.09.05 32 1 11쪽
48 재건_3 24.09.04 30 1 12쪽
47 재건_2 24.09.03 33 2 12쪽
46 재건_1 24.09.02 42 1 11쪽
45 남은 자들_3 24.09.01 38 1 11쪽
44 남은 자들_2 24.08.31 37 1 11쪽
43 남은 자들_1 24.08.30 37 2 12쪽
42 기계실 안의 생명체는? 24.08.29 52 1 12쪽
41 스콜 24.08.28 42 1 11쪽
40 착륙 24.08.27 37 1 11쪽
39 추격 24.08.26 35 1 11쪽
38 출발 24.08.25 39 2 12쪽
37 변화 24.08.24 40 1 11쪽
36 두번째 전투_2 24.08.23 40 1 11쪽
35 두번째 전투_1 24.08.22 43 1 11쪽
34 첫 전투 24.08.21 47 1 11쪽
33 새로운 팀원 24.08.20 52 1 12쪽
32 관계의 복잡성 24.08.19 50 1 12쪽
31 어려운 사명 24.08.18 52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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