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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토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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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토닉
작품등록일 :
2024.07.19 09:25
최근연재일 :
2024.09.1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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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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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재건_1

DUMMY

해수는 연단에 섰다.

두려움과 무기력에 빠진 사람들.

멍한 표정으로 해수를 지켜보고 있었다.


레오의 소개로 아게르토의 후계자임을 발표한 후.

“우리는 이제 이곳을 나가 아리온 행성을 재건할 것입니다!”

해수의 첫마디에 사람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밖으로 나간다구?”

“아직 셀백타이탄이 거리에 숨어있는 거 아냐?”

“그냥 여기서 있죠.

여기에 있는 게 좋아요.”

사람들은 변화되는 삶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셀백타이탄은 이제 여기에 없습니다.

석 달 후에 이곳 아리온 행성에는 빙하기가 찾아올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셀백타이탄은 모두 떠났습니다.”


그동안 해수가 연구하며 자료를 살펴본 결론이었다.

“셀백타이탄이 떠났다구?

확인해 봤어요?”

누군가 물었다.


“네,

우리는 많은 시간 동안 마이크로 드론으로 아리온 행성을 탐사했습니다.

셀백타이탄은 모두 떠났습니다.

그들은 추위에 약하기 때문에 철수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시 돌아올 수도 있지 않습니까?”

“네! 맞습니다.

그들은 다시 돌아올 겁니다. 반드시!”

해수는 부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당분간 돌아오지 않을 것은 확실합니다.

그동안 우리는 아리온을 재건하고, 번성해서 그들이 다시 돌아올 때 침공을 막을 것입니다.“


“굳이 그런 위험한 짓을 할 필요가 있나?”

“빙하기가 온다면 여기 있는 것이 더더욱 안전한 거 아닌가?”

사람들은 여전히 부정적인 마음이 가득했다.


“빙하기라도 여기에 있는 것은 안전하지 않습니다.

지금 발전소가 가동할 수 있는 자원은 두 달 정도에 불과합니다.

최소 전력으로 버텨도 석 달이면 자원은 바닥납니다.

빙하기에 전력이 바닥나면 여기가 우리의 무덤이 될 것입니다.”

해수의 말에 사람들은 더욱 두려움에 떨었다.


“밖으로 나가는 것은 우리의 선택사항이 아닙니다.

우리의 생존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다행히 아리온 행성에는 자원은 풍부합니다.

우리는 그 자원들을 끌어와서 아리온 도시를 재건해야 합니다.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해수의 말에 사람들은 잠잠해졌다.

죽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으니까.


“여기서 얼어 죽을지 아니면 밖으로 나가 자원을 채굴하여 도시를 재건하고, 셀백타이탄을 막을 것인지는 선택사항이 아닙니다.

여기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우리는 죽음을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나가서 무엇인가 해본다면, 우리는 반드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해수는 천천히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여기 남을 사람은 남으십시오.

강요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우리와 함께 나갈 사람들은 지금 준비하고, 모이십시오.

내일 아침에 출발할 것입니다.”


사람들은 웅성거리며 고민에 빠진 듯했다.

“그냥 자원만 구해서 여기서 지내는 건 어떻습니까?

아직 석 달 정도 시간이 남았다면서요.”

몸집 좋은 청년이 외쳤다.


해수는 단호하게 그 청년을 노려보며 말했다.

“그렇게 목숨을 부지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 곳에서 숨어 두려움과 절망 속에서 살아가려고 하는 겁니까?

아리온은 원래 여러분의 도시 아닙니까?

그저 이곳에서 목숨을 부지하려 한다면···.

여러분의 자녀에게 똑같은 삶을 물려줄 생각입니까?”


해수는 주먹을 쥐고 말했다.

“물론 나가면 안전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위험을 무릅쓰고 발전해 왔습니다.

여기에 여러분이 꿈꾸는 세상이 있습니까?

이곳에 여러분의 희망이 남아있습니까?

강요하진 않습니다.

다만 새로운 세상을 꿈꾼다면!

희망을 꿈꾼다면!

우리는 첫발을 내디뎌야 합니다.”


사람들은 모두 해수를 주목하고 있었다.

“저는 희망이 없는 사람과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은 없습니다.

결정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나는 희망을 향해 나아가려고 합니다.

그 뜻에 동참할 분들만 우리와 떠나시면 됩니다.”


희망과 꿈.

사람들에게는 오랜 시간 잊혀진 단어였다.

웅성거림은 사라지고, 침묵만이 가라앉아 있었다.


사람들이 따라줄 것인지 아닌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러나 선택의 여지는 없다.


해수는 많은 밤을 고민해 왔다.

그리고 많은 자료를 탐독했고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어느 시대에나 부정적인 사람들은 있었고, 그런 사람들과 굳이 함께하고 싶지는 않았다.


“꿈이라는 단어는 제가 선택한 것이 아닙니다.

아게르토가 죽음 전에···.

마지막으로 저에게 했던 단어입니다.

나의 목표는 아리온 행성을 재건하는 일이 아닙니다.

아리온 행성을 번영시키는 것도 아닙니다.”


해수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강렬한 눈빛으로 주먹을 들어 외쳤다.


“바로 여러분의 꿈!

인류의 희망을 재건하는 것!

그것이 바로 나의 목표입니다.”


해수가 말없이 사람들을 바라보자, 사람들은 침묵 속에서 동요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다음날 출발을 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은 절반이 조금 넘는 수였다.

하지만 해수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자! 모든 준비는 다 되었어.

나가자고!”

짐을 어깨에 짊어지며 레오가 말했다.


길게 늘어선 행렬이 발전소 밖으로 나섰다.

스콜이 지나간 아리온의 하늘은 맑게 빛나고 있었다.


“계획은 있는 거죠?”

에리카가 해수에게 물었다.


“당연하죠.

시간은 충분하지 않지만···.

충분히 해낼 수 있습니다.”

해수는 자신있게 말했다.


그의 내면에 두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용기란 두려움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두려움을 이겨낸 상태라는 아게르토의 말이 생각났다.


아게르토는 많은 준비를 해 두었고, 많은 조사 자료를 남겨 놓았다.


“일단 한 달간은 아리온 도시를 재건하는 일에 전념할 거야.

그리고 탐사대를 조직해서 북부지역으로 자원을 생산하러 떠나야 해.”

해수는 레오에게 말했다.


“응! 대강은 알고 있지.

하지만 일단 빙하기를 견뎌야 하는 데 가능할까?”


“해봐야지. 하지만 발전소만 의존할 수는 없어.

아리온 행성에 버려진 연구소에는 인공 태양과 거대한 방어막을 설치할 기술과 장비가 남아있을 거야.

신속하게 복구해서 가동한다면 가능해.”


“필요한 자원 목록은?”

“여기.”

해수는 정리해 둔 자원 목록을 레오에게 전달하며 말했다.


“탐사대는 자네가 맡아주었으면 하네.”

“알았어. 그런 일이라면 어렵지 않지.”


레오는 외계 생명체 헌터로 많은 행성을 다닌 경험이 있었다.

“다행스럽게 아리온 행성의 자원은 풍부해.

이전에 생산 라인도 있고 말이야.

처음부터 시작할 필요가 없으니 빠른 시간안에 재건은 이루어질 거야.”


해수의 말에 레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에리카는 식량과 의료 시설의 복원에 힘써 주세요.

인공 태양이 가동되면 식량 생산 공장도 가동할 수 있을 겁니다.

진료소들도 곳곳에 남아있으니 통합해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면 됩니다.”

해수는 에리카에게 정보를 넘겨주며 말했다.


“저는요?”

유리나가 물었다.


“유리나는 군사시설과 도시 유지에 관련된 일을 준비해 주세요.

아! 치안도 포함해서요.

사람들이 넓게 퍼지지 않게 해주세요.


인공 태양 주변으로 반경 80km 안에서 재건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일단 빙하기를 지나야 하니까요.

빙하기가 지나면 언제든 셀백타이탄이 돌아올 수 있으니 대비해야 합니다.


군사연구소를 이전하고···.

셀백타이탄의 약점도 모두 파악했으니, 효율적으로 방어할 수 있도록 무기들을 개발해 주세요.”


“알겠어요!”


“엔지니어 부분은 제가 남겨둔 연구자료가 있으니 활용하세요.

모르는 부분은 저와 상의 하시면 됩니다.”


“무기라면 저도 전문가예요.

필요한 것이 있다면 군주님께 물어보죠.”


“군주라.

아직 그런 호칭은 부담스럽네요.

그냥 리더라고 불러주세요.

모든 것을 최대한 효율화시켜야 합니다.

빙하기와 셀백타이탄을 막아낸 후에 제국을 세울 겁니다.

정치와 경제는 그 후에 새로운 판을 짤 겁니다.”


해수는 자신을 바라보는 아이나스와 연서를 보며 말했다.

“아이나스는 유리나를 돕고 연서는 저를 도와주세요.

도시 곳곳에 체크할 일이 많을 겁니다.

당분간 할 일이 많을 거니까요.”


“좋아요!”

“응!응!”

그렇게 각자의 할 일의 분담을 끝냈다.


다들 이미 자신의 할 일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밖으로 나오자, 해수는 한 번 짚어주어야 할 필요가 있었다.


하시모토는 우주 정거장을 관리하며 따로 해야 할 일들을 일러주었다.

훗날을 위해서는 마지막 남은 우주 정거장은 필수적이었기 때문이다.


앞장서 걷고 있는 해수는 아리온 도시를 다시 한번 바라보았다.

지금은 황량한 도시가···.

한 달 후면 어떻게 변해 있을지 그려보고 있었다.


그런 해수의 곁에 한 남녀가 다가왔다.

두 남녀는 모두 건장해 보였다.

굳게 다문 입술.

초롱초롱 빛나는 눈빛.


“엘리자! 윤상!”

레오는 두 남녀를 보고 반갑게 말했다.

해수도 그 여자를 알고 있었다.


엘리자는 아게르토의 약혼녀였다.

조용한 성격이었지만 묵묵히 아게르토를 돌보아 준 여성이었다.

그녀는 아게르토가 죽은 후, 한동안 보이지 않았었다.


해수는 그녀를 찾고자 했다.

하지만 아게르토의 죽음을 애도할 시간을 주고 싶어서 부르지 않았었다.


남자는 잘 모르겠다.


“리더! 이 친구들을 소개해 주어도 될까?”

“엘리자는 알고 있어.”

“응! 어떻게?”

레오는 놀란 듯한 표정이었다.


아게르토의 일기에는 엘리자에 대한 메모가 많이 적혀 있었다.

일단 그녀는 믿을 수 있고 헌신적인 성격이었다.

물론 만난 적은 없었지만···.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해수라고 합니다.”

해수는 걸음을 잠시 멈추고 남자에게 악수를 청했다.


우수에 찬 눈빛이 예사롭지 않은 청년이었다.

“영광이군요. 이렇게 직접 악수를 청해주시다니···.”

남자는 미소를 지으며 해수의 손을 잡았다.


“솔직히 당신을 만나기 위해 저 뒤의 행렬에서부터 부지런히 쫓아왔죠.”

남자의 이마에는 검은 머리 사이로 땀이 주르륵 흐르고 있었다.


“무슨 할 말이라도 있는 건가요?”

“하하하! 아니요.

그냥 어제 연설은 감동적이었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별말씀을요···.

단지 그 말을 하기 위해서 찾아온 건가요?”

해수는 다시 걸어 나가며 말했다.


“실은···.

어제의 말을 듣고 제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해서,

한번 만나고 싶었습니다.”

“하하하! 좋습니다.

도와줄 분이 필요하긴 했습니다.”


“저는 윤상이라고 합니다.”

그 말에 에리카가 놀랐다.


“윤상이라구요?”

해수는 놀란 에리카를 보며 물었다.

“아는 사람이에요?”


“알다마다요. 그에 대해 사람들은 잘 모를 테지만···.”

“하하하! 그래도 제 이름을 알아봐 주는 분이 계신다니 기쁘군요.”

윤상은 검은 머리를 쓸어올리며 해맑게 웃었다.


“무척 신비스러운 인물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 존재하긴 했군요.

당신이 허구의 인물이라는 소문도 있었죠.”


“그런가요?

저는 워낙 세상일에는 관심이 없어서 말이에요.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윤상은 선한 얼굴로 에리카를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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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빙하기_1 24.09.14 15 0 12쪽
57 비밀 부대 24.09.13 17 0 12쪽
56 검투사 대결 24.09.12 21 0 11쪽
55 대관식 24.09.11 20 1 11쪽
54 선물 24.09.10 24 1 11쪽
53 비밀 기지 24.09.09 26 1 12쪽
52 반란 24.09.08 30 1 11쪽
51 복귀 24.09.07 31 1 11쪽
50 재건_5 24.09.06 31 1 12쪽
49 재건_4 24.09.05 32 1 11쪽
48 재건_3 24.09.04 31 1 12쪽
47 재건_2 24.09.03 33 2 12쪽
» 재건_1 24.09.02 43 1 11쪽
45 남은 자들_3 24.09.01 38 1 11쪽
44 남은 자들_2 24.08.31 37 1 11쪽
43 남은 자들_1 24.08.30 37 2 12쪽
42 기계실 안의 생명체는? 24.08.29 52 1 12쪽
41 스콜 24.08.28 42 1 11쪽
40 착륙 24.08.27 37 1 11쪽
39 추격 24.08.26 35 1 11쪽
38 출발 24.08.25 39 2 12쪽
37 변화 24.08.24 40 1 11쪽
36 두번째 전투_2 24.08.23 40 1 11쪽
35 두번째 전투_1 24.08.22 43 1 11쪽
34 첫 전투 24.08.21 47 1 11쪽
33 새로운 팀원 24.08.20 52 1 12쪽
32 관계의 복잡성 24.08.19 50 1 12쪽
31 어려운 사명 24.08.18 5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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