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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토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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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토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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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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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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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수면실에서 잠들어 있던 해수의 방.

스피커를 통해 연서의 목소리가 들렸다.


“해수야! 메인 조종실로 와줘야겠어!”

다급한 목소리에 해수는 얼른 일어나 메인 조종실로 향했다.


“무슨 일이야?”

“아무래도 제대로 추격이 붙은 거 같아.

3대의 우주 전투선은 회항하지 않고 계속 따라오고 있어.”

“도착까지는 얼마나 시간이 남아있는데?”

“다섯 시간쯤.”


“6선 궤도를 벗어나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려?”

“세 시간 정도.”

“궤도를 벗어나면 돌아가지 않을까?”

“글쎄. 모르겠어.”


“꽤 귀찮게 하네. 최대 속력으로 계속 전진해.”

“이게 최대 속력이야.”


해수는 계속 해서 레이더를 주시하고 있었다.

3대의 우주 전투선은 꽤 빠른 속도로 따라붙고 있었다.

‘뭐야. 에리카가 막지 못한 걸까?’

해수는 초조한 생각이 들었다.


에리카가 우주 정찰국의 통제를 막지 못했다면···.

오카 페르쵸에게 당한 건 아닐까? 하는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만약 6선 궤도를 넘어서도 추격해 온다면 격추해야지.”

“그래야겠지.

하지만 우리는 우주 전투선이 한 대밖에 없는데, 정규 훈련을 받은 3대를 감당할 수 있겠어?”


“계속 추격해 온다면 아마도 오카 페르쵸에게 보고가 들어간 걸 거야.

그러면 우주 전함을 발진시킬지도 모르지만···.

오카 페르쵸가 그렇게 할까?”


우주 전함을 발진시킨다면, 도시의 방어 전력에도 큰 차질이 생긴다.

하지만 오카 페르쵸의 결정은 알 수가 없다.


“통신은?”

“우주 전투선에서는 연락이 오지 않아.”

“희한하군.

추격해 오면서 어떤 경고도 보내지 않는다는 게.”


“두 가지 경우겠지.

우리를 박살 내러 오는 것이거나 우리 편이거나.”

“좀 더 지켜보자구.”


이미 아이나스는 전투복으로 갈아입은 상태였다.

“출격이 필요하면 말해주세요. 대장”

“하하하. 뭐야? 대장이라니?

그리고 너는 여기서 연서와 함께 있어줘.

위험한 전투라면 내가 갈 거니까.”


“쳇! 대장을 믿을 수가 없는데.”

“우주선만 28년 이상을 타고 왔어. 믿어도 돼.”

“정말요? 28년 동안 우주선을 타고 있었다고요?”


“그래. 전투선은 아니었지만··· 호호호.”

연서가 대신 대답하며 웃었다.


“말도 안 돼요!

지구에서 온 게 아니라면 28년 동안 우주선을 탔다는 건.”

“지구에서 왔는데?”

해수는 자랑스럽게 말했다.


“에엣? 정말요? 정말 지구 출신이에요?”

아이나스는 신기하다는 듯이 해수를 쳐다보았다.

“응!” 해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부럽네요.

지구도 가보고 싶었는데. 부모님도 늘 지구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는데···.”

“지구 출신이기는 한데 지구를 본 기억은 없어.”

“어떻게···?”

아이나스는 실망한 듯 말했다.


“아기일 때 우주선에 태워져서 델릭스로 왔거든.”

“지구가 멸망한 것도 보지 못했겠네요?”

“못 봤지. 진짜 멸망한지도 모르겠고.”


“모든 통신은 끊어지고 마지막 메시지는 종말이라는 단어였다고 아빠가 말했어요.”

“하지만 아직도 지구 어디엔가 남아있는 인류가 있지 않을까?”


“그렇게 아빠도 말하곤 했죠.

인류가 그렇게 쉽게 사라지지 않을 거라면서요.”

“그렇게 아리온에도 누군가 있었으면 좋겠네.”

“저도요.”

해수와 아이나스의 대화는 막연한 희망으로 끝나 있었다.


“지금 6선 궤도를 벗어나고 있어.”

“이제 지켜봐야겠군. 계속 추격해 오는지 말야.”


모두 레이더에서 눈을 떼지 않고 지켜보고 있었다.

한 시간이 흐른 뒤에도 추격은 계속되고 있었다.


“아무래도 출격해야겠어.”

조종간을 잡은 연서의 손은 가볍게 떨리고 있었다.


“우주 전투선은 기본적으로 한 명이 탑승해. 해수가 갈 거지?”

“물론이지.”

“무사히 돌아오길 바래···.”

연서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걱정마! 저녁식사나 준비하고 있어.

돌아오면 배고플 테니까. 하하”


“넌 여기 꼼짝 말고 있어.

연서 언니가 실수 안 하는지 감시 잘하고.”

해수는 아이나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메인 조종실을 나섰다.


해수는 아이나스와 연서의 불안한 시선을 느꼈지만 당당하게 걸어 나왔다.

하지만 불안한 마음이 있는 건 해수도 마찬가지였다.

우주 전투선으로 전투하는 건 처음이었기 때문에.


“우주 전투선 3대가 6선 궤도를 벗어났어.

아무래도 끝까지 추격해 올 작정인가 봐.”


연서의 목소리에, 해수는 서둘러 우주 전투선에 탑승했다.

우주 전투선에 출력을 높이자, 하단에서는 열기가 느껴졌다.

“쿠르르!”


막상 앉아서 출력을 높여보니 우주 전투선이 너무 낡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구형으로 신형 전투선 3대를 상대하기란 쉽지 않다.


“출격 준비 완료!

출격실 출입구를 개방해 줘!”

해수는 비장하게 말했다.


“잠깐! 기다려요!”

“왜?”

“6선 궤도를 벗어난 후에 통신이 왔어요.

우리를 추격해 온 건 에리카에요.”


“에리카가?”

“네! 6선 궤도 전에는 통신을 도청당할까 봐 연락하지 못한 거래요.”

“그런 연락은 받지 못했는데?

아냐. 아무래도 직접 확인해 보는 게 좋겠어.

함정일 수도 있으니까 말야.”

“알았어요!”


출격실의 출입구는 개방되고 해수를 태운 우주 전투선은 “쿠앙!” 하는 굉음과 함께 발진했다.


“슈이익!”

처음 타보는 엄청난 속도의 전투선은 시뮬레이션 해 본 것과 느낌이 달랐다.

우선 엄청난 가속도 중력이 생각보다는 더 많이 느껴진다.


구형 전투선이라 날개 쪽에서 덜컥덜컥 소리도 나기 시작했다.

“젠장! 날아가다가 박살 나는 건 아니겠지?”


해수는 기체 상황을 유심히 살피며 목표로 날아가고 있었다.

[전방에 3기의 우주 전투선이 나타났습니다. 기체 분석 중···]


[빠르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10km 이내 범위에 있습니다.]

접근 거리는 순식간에 줄어들고 있었다.


“접근을 멈춰요!”

기체에서 에리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목소리만으로 믿을 수는 없었다.

AI로 만든 가짜 목소리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곧 기체가 시야에 들어왔다.

탑승자를 확인하기 위해 해수는 줌인 렌즈를 켰다.

저 멀리 점으로 보이던 우주 전투선은 점점 확대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전투선에 탑승한 에리카의 모습이 보였다.

에리카는 전투선 헬멧을 벗고 있었다.


“저예요. 에리카!”

“믿을 수 없어요! 온다는 말은 안 했잖아요!”

“그렇죠! 하지만 그렇게 됐어요.”


하지만 에리카를 닮은 사람일 수도 있다.

한 번 더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를 델릭스 도시에서 앤더슨 대령에게 데려다준 사람은 누구죠?”

“하시모토?” 에리카가 대답했다.


“저 여기 있습니다!”

“엥?”

해수는 뜻밖의 목소리에 놀라 다시 물었다.


“하시모토?”

“저 여기 있습니다!”

똑같은 답변에 한 남자가 대답했다.


“하시모토도 같이 온 거에요?” 해수가 물었다.

“네! 저도 같이 왔어요!”


그제야 해수는 긴장을 풀고 전투선을 선회하여 복귀했다.


***


우주 정거장에 돌아오자,

곧이어 에리카와 하시모토, 그리고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여성이 들어왔다.


“에리카! 하시모토! 유리나!”

아이나스는 세 명을 모두 알고 있었다는 듯이 달려가 안겼다.

“아이나스! 그 사이 키가 많이 큰 거 같네.”

유리나로 불리는 여자가 아이나스를 번쩍 들어 올리며 말했다.


“정말 보고 싶었어요!”

아이나스는 유리나의 품에 안기며 말했다.


“어떻게 된 일이에요?”

해수는 놀라 에리카와 하시모토를 가볍게 포옹하며 말했다.


“일이 틀어져서 오빠가 눈치챘어요.

오빠도 미리 알고 있었던 거 같아요.”

에리카가 말했다.


“오카 페르쵸가 눈치챘다고요?”

“네, 우리 조직 안에도 오카 페르쵸가 심어둔 스파이가 있었어요.

우주 정찰국을 통제하려고 했는데···.

잘되지 않았죠.

만약 우리도 재빨리 도망쳐 나오지 않았다면 지금쯤 델릭스 감옥에 갇혔을 거예요.”


“그래도 다행이군요.”

해수는 맥주를 한잔씩 돌리며 말했다.


“아! 시원한 맥주군요.

이런 곳에 이런 게 있을 줄은 몰랐네요.”

에리카는 벌컥벌컥 들이켜며 갈증을 씻어낸 듯 말했다.


“일단 우리 셋만 어렵게 도망쳤어요.

아직 남은 조직원들이 있지만 어쩔 수 없었죠.

다들 무사해야 할 텐데···.”

하시모토와 유리나는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 우주 정거장은 침실이 네 개밖에 없는데 어쩌죠?”

연서가 말했다.


“괜찮아요. 아이나스와 유리나가 함께 있으면 되니까요.”

“전 아무 데서나 자도 괜찮습니다.” 하시모토가 말했다.


“제 방을 쓰세요. 저는 작업실이 따로 있어서 상관없어요.”

해수가 말했다.

“그렇다면 일단 생활하는 건 문제가 없을 것 같네요.”

에리카는 다행이라는 듯이 말했다.


“아리온 행성까지는 먼 여정이 될 테니까요.”


***


다들 아리온으로 가는 여정에 익숙해질 무렵, 해수는 하시모토와 유리나에 대해 알게 되었다.

하시모토가 보안국 소속 엘리트였다는 것과 유리나 역시 우주 정찰국 고위 간부였다는 것을 말이다.


“이거 뭐···. 웬만한 전투는 지지 않겠는데요?”

그 사실을 안 연서는 웃으며 말했다.


“아이나스도 실력이 대단하던데.”

해수도 거들듯이 말했다.


“아이나스는 특별한 아이죠.

아리온에서도 소녀전사단 우등생이었으니까요.”

유리나는 아이나스가 기특하다는 듯이 말했다.


“지금 델릭스 도시 상황은 어때요?”

해수가 묻자, 다들 표정이 어두워졌다.


“암흑 도시로 변해 버렸죠. 모든 시민의 자유시대는 끝났어요.

오빠가 너무 빨리 도시를 장악하는 바람에 손을 써 볼 틈도 없었고요.”

에리카는 머리를 감싸쥐며 말했다.


“오카 페르쵸를 견제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거죠.”

유리나도 거들듯 말했다.


“독재라···” 해수는 눈을 감으며 말했다.

“이제 델릭스는 거대한 군대처럼 변해버렸어요.

외계 생명체의 침공을 준비해야 한다고 선동하고 있어요.”


“그 말이 틀린 건 아니지 않지만···”

해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틀린 말은 아니죠.

아리온 행성의 소식을 델릭스 시민들도 잘 알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오빠가 원하는 건···.

그걸 빌미로 델릭스를 장악하는 것이었어요.

자신만의 제국을 만드는 것.

자신에게 충성하는 사람만으로 도시를 만들어가고 있죠.”


“.....”

“만약 외계 생명체가 침공한다면 오빠는 도망칠 거예요.”

“메나스헌터와 싸우기도 전에?”

“싸워보기는 하겠지만 오빠는 외계 생명체에 끝까지 맞서 싸우지 않을 거예요.

언제나 이기적인 사람이었으니까.”


“시민들을 방패로 삼겠다는 그런 구상인가?”

해수는 턱을 긁으며 말했다.


“아마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에요.

겉으로는 용맹한 척하지만 실제로는 이기적이고 겁쟁이에 불과하니까요.

제 오빠이긴 하지만 절대 군주가 될 그릇은 아니에요.”


“안타까운 일이군요.

인류의 마지막 남은 도시가 그런 사람의 손에 들어갔으니.”


“문제는 오카 페르쵸를 보좌하는 인물들도 하나같이 똑같다는 점입니다.

아니···.

어쩌면 그중에는 오카 페르쵸가 가장 나을 수도 있겠네요.”

하시모토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렇게 인물이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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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비밀 기지 24.09.09 25 1 12쪽
52 반란 24.09.08 29 1 11쪽
51 복귀 24.09.07 30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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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건_2 24.09.03 33 2 12쪽
46 재건_1 24.09.02 42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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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스콜 24.08.28 41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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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격 24.08.26 35 1 11쪽
38 출발 24.08.25 39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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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두번째 전투_2 24.08.23 39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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