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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토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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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토닉
작품등록일 :
2024.07.1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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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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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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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비밀 부대

DUMMY

순간 “푹!”

네뷸라 타이거의 움직임을 예측한 해수는 허리에서 단검을 꺼내 목을 찌른 것이다.


네뷸라 타이거의 붉은 두 눈은 해수를 노려보고 있었다.

허나 이미 해수의 손에 머리와 몸통이 분리된 상태였다.


“외계 생명체에 비하면 너 따위는 별거 아니지!”

해수는 부메랑처럼 돌아 날아온 시미터 칼을 다시 한 손을 받았다.


한 손에 시미터가, 한 손에는 단검이 들려있다.

방패는 없다.

즉 방어는 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아니 어쩌면 방어는 필요 없다는 의미일 수도.


한 손에 시미터를 든 해수는 또다시 칼을 돌린다.

“넌 커다란 고양이 새끼에 불과하거든.”


동물들은 어지러운 움직임을 보면 동작을 멈춘다.

가끔 잡아보려고 손을 뻗어보지만 달려들지는 않는다.

설령 달려들어도 상관없다.


녀석들은 최면에 걸린 것처럼 마구 움직이는 것에만 시선을 주니까.

본능처럼 말이다.

나머지 한 마리는 유심히 시미터의 돌아가는 모습을 본다.

그리고 순간 해수를 향해 정면으로 달려들었다.


“오케이! 좋아!”

해수의 눈에는 전투모드의 사이버웨어 안구가 장착되어 있다.

그것은 마치 동체시력처럼 네뷸라 타이거의 모습을 끝까지 추적했다.

해수는 몸을 돌려 방향을 바꾼다.

그리고 슬로비디오처럼 녀석이 옆으로 지나칠 때 정확하게 목을 베었다.


돌아가던 시미터 칼날은 네뷸라 타이거의 목에서 사선으로 움직였다.

“사각! 우두둑!”

사선으로 내려치는 칼날.

네뷸라 타이거의 몸은 바닥으로 추락했다.

그리고 머리는 하늘을 향해 날아가며 피를 뿌리고 있었다.


경기장 안에는 침묵만 감돈다.


그리고 곧···

경기장이 떠나갈 듯 함성이 터져 나왔다.


“저분이 우리의 군주시다!!”

“개쩜!!”


“와!!!!!”

“아리온 군주 만만세!!”


대관식 때 외치던 함성 크기의 몇 배는 되었다.

해수는 천천히 레오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내민 손.

레오는 피가 흥건한 손으로 해수의 손을 잡았다.


해수는 레오의 몸을 일으켰다.

해수의 부축을 받으며 레오는 간신히 몸을 세웠다.


그리고 해수는 자신의 칼을 높이 쳐들었다.

“와!!!!!!”

함성으로 경기장은 떠나갈 듯했다.


“아리온 군주!!”

“아리온 군주!!”

“아리온 군주!!”


사람들의 연호가 합창이 되어 온 아리온 도시에 울려 퍼졌다.

경기장의 분위기는 인공태양의 뜨거움을 넘어서고 있었다.


아레나 꼭대기 룸에서 에리카도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당신이 원한 것이 이건가요?”

에리카는 붉어지는 얼굴로 혼잣말을 내뱉었다.


희망의 결속.

열망의 상징.

자신감 회복.


그것은 대관식 몇 배의 효과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그것은 새로운 아리온 군주 시대를 상징하고 있었다.


***


레오가 누워있던 진료소의 침상에 해수가 들어왔다.

“몸은 어때?”

“하하하! 죽다 살아난 기분이지.

구해줘서 고마워.”


레오는 반가운 듯 몸을 일으키다 다시 누워 버렸다.

“일어나긴 아직 무리군.”


“좀 더 회복 시간이 필요할 거야.”

뒤이어 에리카가 들어왔다.


“말도 없이 왔네요.

미리 연락이라도 했으면···

당신이 이곳에 온다고 했다면 준비를 해두었을 텐데요.”


에리카의 말에 해수는 뒤돌아 미소 지었다.

“다들 바쁜데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도 연락은 해주면 좋았을 거예요.”


“레오의 상태는 어때요?”

“많이 좋아지고 있어요.

한 일주일 정도는 여기에 있어야 하지만요.”


“다행이군요.

자네도 아무 걱정하지 말고 여기서 푹 쉬어.”

해수는 레오의 손을 감싸쥐고 말했다.


“알았어.”

레오의 대답을 뒤로 하고 해수는 에리카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왔다.

어리둥절한 에리카의 표정.


“그렇지 않아도 연락하려 했어요.”

“이미 늦었네요.”

에리카는 퉁명스럽게 답했다.


“이미 당신 스케줄은 체크하고 온 거니 대화할 시간은 있죠?”

해수의 말에 에리카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일은 미안했어요.”

“아니에요. 다 잊었어요.”

“정말?”

“네···”


“그렇다면 다행이군요.

당신은 똑똑하니 제 의도도 알 테고.”

“네, 당신이 나선 덕에 인상적인 대관식이 됐죠.”


“나도 레오가 의심스럽지만.

확증이 없다면 일단 믿어보려 합니다.”


에리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설령 스파이라 해도 내 편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그 말에 에리카의 눈은 커졌다.

에리카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그릇의 말이었다.


“지금 저에게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합니다.”

해수의 말에 에리카는 고개를 숙이고 끄덕였다.


해수는 에리카의 뺨을 양손으로 부드럽게 쥐었다.

그리고 에리카의 눈을 보며 말했다.

“당신도 제게는 소중한 사람입니다.”


그 말에 에리카는 자신의 뺨이 붉어져 가는 것을 느꼈다.

“저···정말인 거죠?”


해수는 양손으로 에리카의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때 해주고 싶은 건 이거였어요.”

“쳇! 거짓말!

저는 당신의 눈을 봤어요.

분노의 눈을.”


“분노한 건 사실이지만.

당신의 얼굴을 보자 맘이 바뀌었어요.

당신의 놀란 눈은 아름다웠어요.”


“그게 뭐예요?

병 주고 약 주는 건가요?”


“나를 분노하게 만들지 않으면···.”

“....”

“이 친절한 태도를 유지하겠습니다.

나는 당신에게 많은 것을 의지하고 있어요.

진심입니다.”


“알겠어요.

대신 이 손은 치워주세요.”

에리카는 자신의 양손으로 해수의 손을 내리며 말했다.


해수는 자신의 시선을 피하는 에리카를 보았다.

그리고 붉어진 뺨에 처음으로 강하지 않은 에리카의 모습도.


“여기 온 김에 윤상에게 가보죠.

새로운 것을 개발했다고 했어요.”

에리카는 스스럼없이 해수의 손을 잡고 걸어가기 시작했다.


문 앞에서 벨을 누르자, 윤상이 빼꼼히 얼굴을 내밀었다.

“어!

군주님이시군요. 하하하.

다행입니다.

제가 제 정신일 때 와서.”

그리고 문을 활짝 열며 해수를 반겼다.

둘은 가볍게 포옹했다.


“이식해 준 안구는 어떤가요?

불편한 건 없죠?”

“네, 저에게 잘 맞더군요.”


“잘 됐습니다.

당신에게 맞추려고 애를 많이 썼죠.

이것도.”


윤상은 저번에 보여준 인공근육 다발을 펼쳐 보이며 말했다.

“해서리크에 이은 헤라클라스죠.

인공근육이에요.

근육 강화제를 쓰지 않고도 근육의 움직임을 강화시켜 줍니다.”


“좋군요.

당장 이식 수술을 하죠.”


해수는 수술실로 이동했다.

마취 가스가 투입된다.

이번에는 꽤 오랜 시간을 잠들어 있었다.


***


눈을 뜨자, 에리카의 얼굴이 선명하게 보였다.

“일어났네요.”

“시간이 얼마나 흘렀죠?”

“한 12시간쯤.”


“수술은 잘 되었나요?”

“몸 상태가 나쁘지 않았다고 들었어요.

하지만 수술이 잘 되었는지는 당신이 확인해 봐야겠죠?”


해수는 몸을 일으켰다.

“아직은 모르겠네요.”

“이걸 마셔요.”

에리카는 컵을 건넸다.


“근육 안정제에요.

아마 지금쯤 인공 근육이 당신 안에서 초기화되고 있을 거예요.”

해수는 주먹을 쥐었다.

순간 엄청난 힘이 느껴졌다.


“걸어보세요.”

몸이 공기처럼 가볍다.


“오우! 뭔가 달라졌어요.”

“아직은 적응이 되지 않았을 테니 움직이는 것을 조심하는 게 좋을 거예요”

해수는 컵을 들어 근육 안정제를 마셨다.


컵을 들고 있는 손이 떨렸다.


“아직 힘 조절이 되지 않는 것 같네요.”


[좀 더 있으면 적응이 될 겁니다.]

윤상의 메시지가 떠올랐다.


해수는 에리카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왔다.

인공태양의 따뜻한 햇빛이 느껴졌다.


“저는 진료소 일이 바빠서 멀리 못 나가요.”

“괜찮아요.”

“대신 유리나가 당신을 데려다주도록 말해두었어요.

아무래도 혼자서 가는 건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요.”


“하하하! 괜찮아요.”

“아니에요. 이번에는 제 말을 듣는 게 좋을 거예요.”

그 말을 하는 사이, 유리나의 차가 해수의 앞에 도착했다.


“군주님! 얼른 타세요!”

유리나는 막대사탕을 물고 해맑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아! 그럼, 신세 좀 져야 하겠네요.”

해수는 유리나의 차에 올라타며 말했다.


“너무 일만 하지 말고 좀 쉬기도 해요.

많이 핼쑥해졌어요.”

해수는 에리카의 뺨을 만지며 말했다.


“아···그럴게요.

원래 신경이 좀 예민하긴 해요.

이해해 줘요.”

에리카는 환하게 웃으며, 해수가 탄 차 문을 닫았다.


차량이 출발하자, 유리나는 해수를 힐끗 보며 물었다.

“무슨 사이예요?

뺨까지 어루만지고 다정해 보이네요.”


“무슨 사이긴?

그저 좋은 동료야.”

“설마 비밀 연애하는 건 아니죠?”


“그럴 리가.

에리카가 너무 신경을 많이 쓰는 거 같아서···.

얼굴이 많이 상했어.”


“흠. 그건 맞는 말이죠.

에리카는 여기 처음 올 때보다 많이 늙어 보여요.”


“하하하! 유리나는 올 때보다 얼굴이 더 폈는데?”

“저는 별로 걱정이 없는 성격이라.

걱정 따윈 해서 뭐해? 라는 스타일이니까요.”

“좋은 성격이군.”


“좋은 성격인지는 모르겠네요.

그냥 그렇게 생겨 먹은 거죠.”


해수는 유리나와 이야기 한 적이 많지 않았다.

“요즘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

“저요? 저는 항상 저만의 루틴이 있죠.

집안 사람들이 모두 군인이라.

군대식 생활이 몸에 배었다고나 할까요?”


“그나저나 군사 조직은 잘 되어 가고 있는 거지?”

“비밀이기는 하지만 군주님이니 아셔야겠죠?

지금은 특수부대를 조직해서 훈련하고 있어요.”


“특수부대?”

“네! 비밀 특수부대에요.

군주님을 경호하기도 하고.

셀백타이탄을 막으려면 아무래도 일반 군인으로는 부족한 감이 있어서요.”


“부대 규모는?”

“아직 많은 사람을 모으진 못했어요.

비밀 특수부대라 보안 때문에 말이죠.

아직은 40명 정도의 소대급이죠.”


“그래도 유리나가 맡고 있으니 기대해 볼게.”

“비밀이니 아무에게도 말하시면 안 돼요. 알겠죠?”

“하하하. 내가 누구에게 말하겠어?”

“네! 군주님을 믿어요. 헤헤.”


“부대 이름은 있어?”

“음, 그걸 고민하는 중이에요.

제가 작명 센스가 없어서.”


“그럼, 일단 고스트 부대라고 불러.”

“고스트 부대?”

“뭐. 단순하게 말이지.”

“호호호. 군주님도 그렇게 깊게 생각하시는 편은 아니군요.”


“난 효율적인 걸 좋아해서.

깊게 신경 쓸 건 신경 쓰고, 아닌 건 단순하게 생각하는 편.”

“전 다 단순하게 생각하는 편이라.

고스트 부대··· 좋네요.

그냥 그렇게 해요.

생각하기 귀찮았거든요.”


그렇게 고스트 부대가 창설됐다.

어차피 비밀 특수부대인데 이름이 알려질 필요는 없으니까.

너무 쉽게 이름을 붙인 느낌도 있지만.

하지만 그 후로도, 그 부대는 유리나와 해수만의 비밀이 되었다.


“다 왔어요.”

유리나의 차는 행정건물에 도착했다.


“고마워.

덕분에 즐겁게 왔네.

무슨 일이 있으면 언제나 연락하구.”


유리나는 반짝이는 눈으로 해수를 바라봤다.

“근데 군주님!”


뒤돌아서려는 해수에게 유리나는 말했다.

해수는 천천히 뒤돌았다.

차창을 내리고 기대서 호기심 어린 눈으로 쳐다보는 유리나.


“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질문이긴 한데.

물어도 되겠죠?”

“뭔데?”


“결혼은 언제 하실 거죠?”

“헉!”

짓궂은 표정으로 유리나가 빤히 바라봤다.


“곤란하시면 대답하지 않아도 돼요.”

“왜 그런 질문을···”


“호호호.”

갑자기 미친 듯이 유리나가 웃었다.

“별 의미는 없어요.

그냥 궁금해서요.

가끔 사람들이 물어보기도 하고요.”


“때가 되면 하겠지. 뭐.”

“에이! 너무 뻔한 답이잖아요.

혹시 잊으셨을까 봐 말해드려요.

군주님도 결혼할 나이라는 걸요.”


“하하하! 내 나이도 알고 있어?”

“에리카에게 들었죠.”

“근데···. 갑자기 왜 내 결혼을 신경 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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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빙하기_1 24.09.14 17 1 12쪽
» 비밀 부대 24.09.13 20 1 12쪽
56 검투사 대결 24.09.12 23 1 11쪽
55 대관식 24.09.11 21 1 11쪽
54 선물 24.09.10 24 1 11쪽
53 비밀 기지 24.09.09 27 1 12쪽
52 반란 24.09.08 31 1 11쪽
51 복귀 24.09.07 33 1 11쪽
50 재건_5 24.09.06 32 1 12쪽
49 재건_4 24.09.05 34 1 11쪽
48 재건_3 24.09.04 32 1 12쪽
47 재건_2 24.09.03 35 2 12쪽
46 재건_1 24.09.02 44 1 11쪽
45 남은 자들_3 24.09.01 40 1 11쪽
44 남은 자들_2 24.08.31 39 1 11쪽
43 남은 자들_1 24.08.30 40 2 12쪽
42 기계실 안의 생명체는? 24.08.29 54 1 12쪽
41 스콜 24.08.28 44 1 11쪽
40 착륙 24.08.27 40 1 11쪽
39 추격 24.08.26 38 1 11쪽
38 출발 24.08.25 41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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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두번째 전투_2 24.08.23 42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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