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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토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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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토닉
작품등록일 :
2024.07.1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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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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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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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스콜

DUMMY

스콜.

비바람은 거셌다.

아이나스의 말과는 달리, 금방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인류가 사라진 아리온 행성에도 기후변화가 있었던 모양이었다.


“이런 적은 없었는데···.”

아이나스는 자신의 예상이 빗나간 것이 머쓱한지 계속 중얼거렸다.

해수는 아이나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괜찮아. 조금 더 기다려도 돼.”

해수의 말에 아이나스는 안심이 되었는지, 얼굴에 미소를 띠고 얌전히 앉아 있었다.


“아리온 행성의 날씨 시뮬레이션이 끝났어요.”

연서는 탐사된 데이터를 들여다보며 말했다.


“몇 달 후에는 혹독한 겨울이 찾아올 거예요. 이상기후 이긴 해요.”

“인류의 활동이 멈춰서인가?”

“그럴 수도 있죠. 빙하기는 3개월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요.”


“그렇다면 빙하기를 예상하고 셀백타이탄이 떠났을 수도 있겠군.

셀백타이탄은 -30도 이하의 날씨라면 생존하기 힘든 생명체니까.”

“그 예상도 가능해요.

지속해서 아리온 행성에 빙하기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되고 있어요.

-40~-70도까지 온도가 떨어지는 기간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어쩌면 활동을 멈추고 이 행성 어딘가에 모여있을 수도 있죠.”

유리나는 반박하듯이 말했다.

“우리에게 전달된 생명체의 신호가 셀백타이탄의 신호일 수도 있구요.”

유리나의 말에 해수는 생각에 잠겼다.


셀백타이탄은 고도의 문명을 발전시킬 만한 생명체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들의 몸은 환각 가스를 품고 있는 생명체였다는 것은 알려져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지능을 가졌는지는 알 수 없었다.


어쩌면 그들이 인류를 침공한 것은 문명을 빼앗으려는 목적인지도 모른다.

그들은 다른 생명체의 형상을 복제할 수 있었다.

그러한 특성으로 보아, 자신들의 문명은 만들 수 없을지라도 다른 문명을 따라 하는 것은 가능하리라 생각되었다.


“스콜이 지나가면 정밀 탐사 드론을 띄울 필요가 있겠군요.”

해수는 지그시 눈을 감으며 말했다.


스콜은 지나갔다.

빗줄기는 약해졌고 사방에는 집중호우에 물이 넘실거렸다.

그러나 이전에도 그런 적이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아리온의 도시들은 그런 집중호우에 대비할 수 있도록 배수시설이 잘 되어 있었다.


해수 일행이 탐사 드론을 띄우며 아리온 행성에 첫발을 내디뎠다.

“황량해진 것 외에는 아무것도 변한 것은 없어요.

도시도 그대로예요.”


“대기 농도는 나쁘지 않은 편이에요.

산소도 충분하구요. 환각 가스도 남아있지 않아요.

하지만 아직은 방호복을 입고 다닌 것이 좋겠어요.”

연서의 말에 해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행성에 존재하는 것이 셀백타이탄인지 인류인지는, 아직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해수 일행은 아이나스의 안내에 따라 먼저 아이나스의 집을 찾아갔다.

콘크리트로 지어진 아이나스의 집은 여전히 그 상태였다.

집은 온통 담쟁이넝쿨 같은 무성한 식물들로 뒤덮여 있었지만, 건물의 형태나 외관은 알아볼 수 있었다.


아이나스는 집 앞에 도착하자, 많은 감회가 드는지 한숨을 쉬었다.

부서진 낡고 철제문을 열었다.

“끼이익!”

뻑뻑하게 녹이 슨 문은 힘겹게 열렸다.


마당에는 해수의 허리만큼 풀이 자라 있었다.

주변에는 아무런 침입의 흔적은 없었다.

일행은 풀밭을 헤치며 건물의 앞에 도달했다.


“혹시 잠겨 있는 것은 아니겠지?”

하지만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원래는 신원조회를 하고 자동으로 열리겠지만, 전기가 끊어진 도시에는 모든 게 작동하지 않았다.


“부수고 들어가야 할까?”

연서는 해수에게 물었다.

“그건 집주인에게 물어봐야 하지 않을까? “

해수는 빙긋 웃으며 아이나스를 바라보았다.


“웬만한 충격에는 문이 부서지지 않을 거예요.

아빠는 그런 보안은 철저하셨거든요.

아마 건물이 무너질 정도의 충격이 아니라면요.”


“다른 유리창이 깨진 틈이나 침입할 경로가 없는지 살펴보죠.”

연서가 말했다.

아이나스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다른 통로는 없어요.

대신 이 도시의 발전 시스템을 가동하면 열릴 거예요.

제 정보는 남아있을 거니까요.”


“발전 시스템? 그게 어디 있는데?”

“제가 알고 있어요.”

“그 생각, 나쁘지 않을 수도 있겠네.

도시가 작동되기 시작하면 셀백타이탄이든 인간이든 있다면 나타나지 않을까?”


“여기서 있을 예정이라면···.

빙하기를 견뎌내기 위해서라도 발전 시스템을 가동하는 것이 좋죠.”

“그럼 가 봅시다!!”


“걸어가기는 무리가 있어요.

발전소가 꽤 멀리 있거든요.

아마 도시 외곽으로 가야 할 거예요.”

“그렇다면 다시 비행선으로 이동해야지.”


그렇게 비행선을 타고 발전소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동안 살펴보니, 도시에는 빗물이 넘쳐 물에 잠긴 곳도 많았다.

배수시설이 잘되어 있긴 했지만, 오랜 시간 동안 부서지고 막힌 곳이 많아서였다.


어떤 곳은 맨홀의 뚜껑이 들썩거리며, 물이 솟구쳐 오르려 하는 곳도 있었다.


해수는 도시를 지나가며 지난날 화려했던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많은 사람의 보금자리였을 곳.

지금은 이렇게 흔적만 남아 황폐해진 것을 보니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발전소는 도시에서 좀 떨어진 외곽에 있었다.

다행히 그곳은 물에 잠기지 않았다.

그러나 주변으로는 거대한 웅덩이가 몇 군데 있었다.


거대한 발전소 주변으로는 “접근 금지”를 알리는 푯말이 걸쳐 있었다.

또한 높고 거대한 철망 울타리가 둘려 있다.

그러나 착륙한 지점에서 발전소로 들어가는 입구는 멀지 않았다.


쇠사슬에 묶여 잠겨진 입구를 뜯어내고 걸어가자, 다 허물어져 가는 경비초소가 있었다.

“예전에는 삼엄한 경비가 있었겠죠?”

유리나는 경비초소 안에 들어가 살펴보며 말했다.

테이블과 낡은 컴퓨터가 있었고 철제 캐비닛이 녹슨 채로 서 있었다.


경비초소를 지나 더 안쪽으로 들어가자, 마침내 거대한 발전소 건물이 보였다.

사방의 유리벽 통창이었으나 곳곳이 부서지고 깨져 있었다.


해수 일행은 깨어진 유리창을 부수고 안으로 진입했다.

내부에도 풀이 무성히 자라 있었다.

계단과 엘리베이터, 큰 로비와 곳곳에 부서진 기물들···.

모두 이끼와 풀숲에 가려져 있었다.


“2층이 컨트롤 룸인 거 같아요.

지하에는 기계실이 있구요”

아이나스는 먼지가 쌓아 희미하게 적혀있는 안내판을 보며 말했다.

“일단 기계실로 가 보아야 할 것 같은데?”


아마 거대한 발전 기계를 작동시키지 않으면, 컨트롤 룸에 가도 의미가 없다.

어두침침한 계단을 통해서 내려가는 길은 점점 풀숲으로 보이지 않게 되었다.


지하 2층에 있는 기계실.

그곳은 마치 엄청나게 거대한 공간에 빼곡히 들어찬 기계들이 보였다.


전원 분전함을 찾은 해수는 적혀있는 글씨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분전반에는 발전기의 거대한 차단기가 줄지어 있었다.

섹션 1에서 5까지의 도시로 공급하는 전원들이었다.


“혹시 쇼트가 난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체크해 볼 필요가 있겠네요.”


연서는 장비팩에서 전선 체크 장비를 꺼내 살펴보기 시작했다.

“섹션 1,4 라인은 문제가 있어 보여요.

2,3,5 라인의 레버만 올려야 할 거 같아요.”


“하긴 모든 도시의 전원을 살릴 필요는 없어.

아이나스의 집이 3라인에 있으니, 3라인만 가동해도 될 거야.

발전기에 공급되는 스타라이트 광물이 얼마나 남아있는지도 알 수 없으니까.”

해수는 3라인의 레버를 올리며 말했다.


순간 줄지어 있던 발전기의 일부가 엄청난 굉음과 함께 가동되기 시작했다.

“우우우웅”

어두웠던 기계실은 번개가 치듯 깜빡깜빡 전기가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했다.


“잘 작동했으면 좋겠는데···.”

한참 후.

전력이 안정되었는지 불빛의 깜빡임이 멈추었다.

그리고 건물 내부에는 환하게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제 도시 3섹션쪽에는 전기가 들어가고 있을 거예요.

도시에 뭐가 있는지 한번 살펴보러 가죠.”

에리카는 안도하며 말했다.


“아직 기다려요.

컨트롤 룸 쪽으로 가서 상황을 한번 확인해 보죠.”


해수 일행은 2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찾아낸 컨트롤 룸의 뻑뻑한 문을 열고 들어갔다.

“끼이익!”


넓은 컨트롤 룸은 오랫동안 밀폐되어 있었는지 먼지가 쌓여 있었다.

하지만 비교적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전면에는 수많은 CCTV의 화면이 떴으나, 몇몇 모니터는 화면이 나오지 않고 있었다.

카메라에는 이물질이 묻었는지 선명하지 않은 화면들도 있었다.

하지만 어떤 화면은 선명하게 작동했다.


“잠깐! 저기에 뭔가 지나갔어요!”

순간 아이나스는 모니터를 가리키며 말했다.

해수의 눈에도 무엇인가 지나가는 것처럼 보였었다.

하지만 확신할 수 없었다.


“벌레 같은 게 지나갔을 수도 있어.”

연서 말에 해수도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컨트롤 룸.

아리온 도시의 전체 지도가 보였다.

구역 분할 모습, 공급되는 전기량과 사용량 같은 정보들은 거대한 디스플레이에 나타나고 있었다.


양편의 벽에는 CCTV 모니터가 가지런히 줄지어 있다.

그곳에는 발전소 내부와 주변, 그리고 중요한 도시의 모습들을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저쪽에!”

아이나스가 가리킨 모니터에는 무엇인가 지나가는 모습이 생생히 보였다.

“확실히 발전소 안에는 무엇인가가 있어.”


해수는 장비팩에서 마이크로 드론을 꺼내며 말했다.

컨트롤 룸의 모니터로는 무엇인지 정확하게 확인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윙! 윙! 윙! 윙! 윙···!”

수백 개의 드론을 띄워 발전소 내부를 수색하기 시작했다.


“아까 기계실 쪽이었어요.”

아이나스는 흥분한 듯 말했다.


“조심해요.

아직 셀백타이탄 잔당들이 숨어있는 걸지도 몰라요.”

“설령 셀백타이탄 놈들이 남아있다고 해도 우리는 방호복을 입고 있어서 환각 가스에 취하지는 않을 거야.

대기 농도 분석기를 켜!”

해수는 연서에게 말했다.


이미 헬멧에는 대기의 성분이 표시되고 있었다.

“그건 진작부터 가동 중이에요.”


지형 탐색기로 보자, 발전소 내부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점차 레이어가 쌓여가며 말이다.

에리카와 유리나는 함께 디스플레이를 숨죽여 살펴보고 있었다.


“여기 생명체가 있는 것은 확실해.

마이크론 드론이 보내온 자료로 본다면 말이야.

다들 무기는 장착하고 있는 거지?”

해수의 물음에 모두 무기를 다시 점검했다.


기계실로 접근한 마이크로 드론은 사방으로 펴져, 내부를 샅샅이 살펴보고 있었다.

“희한하네.

조금 전에 분명, 무엇인가가 있었는데 말이지.”

한참을 탐색해도 생명체는 발견할 수 없었다.


“아니면 들짐승이라도 있었던 게 아닐까요?

이곳은 따뜻하니···.”


“그렇지 않아.

그랬다면 지금쯤 발각되었을 테지.”

해수는 뚫어지게 모니터를 노려보며 말했다.


“아무래도 기계실로 내려봐야 할 거 같아.”

해수는 디스플레이를 유리나에게 넘겨주며 말했다.


“혼자서 가려구요?”

“저도 따라갈게요.”

아이나스가 말했다.


“저는 셀백타이탄을 상대해 본 적도 있으니까요.”

“아니야.

너무 위험할 수도 있어. 내가 같이 가겠어요.”

유리나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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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검투사 대결 24.09.12 21 0 11쪽
55 대관식 24.09.11 20 1 11쪽
54 선물 24.09.10 24 1 11쪽
53 비밀 기지 24.09.09 26 1 12쪽
52 반란 24.09.08 30 1 11쪽
51 복귀 24.09.07 31 1 11쪽
50 재건_5 24.09.06 30 1 12쪽
49 재건_4 24.09.05 32 1 11쪽
48 재건_3 24.09.04 30 1 12쪽
47 재건_2 24.09.03 33 2 12쪽
46 재건_1 24.09.02 42 1 11쪽
45 남은 자들_3 24.09.01 38 1 11쪽
44 남은 자들_2 24.08.31 37 1 11쪽
43 남은 자들_1 24.08.30 37 2 12쪽
42 기계실 안의 생명체는? 24.08.29 51 1 12쪽
» 스콜 24.08.28 42 1 11쪽
40 착륙 24.08.27 37 1 11쪽
39 추격 24.08.26 35 1 11쪽
38 출발 24.08.25 39 2 12쪽
37 변화 24.08.24 40 1 11쪽
36 두번째 전투_2 24.08.23 40 1 11쪽
35 두번째 전투_1 24.08.22 43 1 11쪽
34 첫 전투 24.08.21 47 1 11쪽
33 새로운 팀원 24.08.20 51 1 12쪽
32 관계의 복잡성 24.08.19 50 1 12쪽
31 어려운 사명 24.08.18 52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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