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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토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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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토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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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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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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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남은 자들_1

DUMMY

사방으로는 불타는 잔해가 가득했다.

그만큼 처절한 전투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 것을 의미했다.


해수와 유리나, 그리고 아이나스는 홀 안을 지켜보고 있었다.

방어 드론 해치가 사라진 안에는 좁은 통로가 아래로 길게 뻗어 있었다.


이미 몇 개의 남은 마이크로 드론이 통로 안을 살펴보고 있었다.

지형 스캐너로 살펴본 해수가 말했다.


“마치 개미굴 같군요.”

“안을 조사해 볼 필요가 있겠어요.”

유리나는 침착하게 말했다.


“제가 수색대에 있던 경험이 있으니 들어가 보겠어요.”

유리나의 말에 해수는 고개를 저었다.


“제가 먼저 들어가죠.”

안쪽에는 환각 가스가 검출되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좁은 통로를 오가는 일은 델릭스 886_행성에서 광물을 채취하면 많이 해본 일이었다.


“이 안에 무엇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해수는 통로에 몸을 넣으며 말했다.


이미 설치해 둔 로프를 타고 능숙하게 하강하는 해수는 주변을 살폈다.


'이쯤에서 함정이 있을 것 같은데.'

끝없이 내려가며, 해수는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어떤 공격도 없었다.


'이게 더 불안한 걸.'

해수는 지면에 도달하자, 주변을 살피며 말했다.


지면에 도착해서도 좁고 어두운 통로뿐이었다.

“무사해요?”

유리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지금까지 아무 이상 없어요.”

해수는 광물을 채취하던 때가 생각났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내비게이터 드론을 따라 나아갔다.


조금만 더 걸어가자, 넓은 공간이 나왔다.

발소리의 울림만으로도 공간의 크기가 가늠되었다.


어둡고 습한 공간이었으나, 제법 넓은 공간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적외선을 켜고 사방을 둘러본다.


곳곳에는 사람들이 만들어둔 구조물들이 보였다.

벽면과 천장으로 거대한 스팀 파이프가 사방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곳, 한 안내판에는 대피소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팟!”

순간 스포트라이트가 해수를 향해 비쳐 왔다.

그리고 사방에서 사람들이 총을 들고 일어서는 것이 보였다.


순식간에 넓은 공간에는 싸늘하고 삼엄한 공기가 흘렀다.

그리고 저쪽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등진 채로, 늠름한 한 남자가 걸어 나왔다.


알고 있었다.

이곳에 생명체가 있다는 것을 말이다.

다만 이곳에 있는 생명체가 과연 인간인지 혹은 셀백타이탄인지 구별하고 싶었을 뿐이다.


셀백타이탄은 인간으로 보이기도 했다.

긴 팔과 붉은 눈을 가진 것 외에는 인간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리고 몸에서 환각 가스를 내뿜은 것 말고는 말이다.

하지만 언제나 내뿜는 것은 아니었고, 원한다면 내뿜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종종 셀백타이탄은 자신들의 긴팔을 접어 교묘히 숨겼다.

인간처럼 보이기 위해서···.

따라서 가까이 다가가 보기 전에는, 셀백타이탄이라고 단정짓기 어려울 때도 많았다.


셀백타이탄에 의해, 아리온 행성이 멸망한 이유가 그것이었다.

그전까지 외계 생명체란 눈에 띄게 인간과 다른 종류라 생각했었다.

그래서 셀백타이탄의 교묘한 침공에 대비할 수 없었다.


늠름한 남성은 기관총을 들고 머리에는 헬멧을 쓰고 있었다.

그래서 인간인지 단정짓기 어려웠다.

눈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어떻게 방어 드론을 뚫고 여기까지 온 거지?”

남성은 굵고 근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해수는 뭐라고 답변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잘”


그 말이 잘 들리지 않았나 보다.

남성은 총구를 더욱 해수에게 바짝 들이대며 말했다.

“뭐라고 했어?”


“잘 뚫고 들어왔다구!”

해수는 큰 목소리로 말했다.


남성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너는 누구지?”

남성의 질문에 해수도 막막했다.


“뭐. 그런 형식적인 질문 말고 다른 질문은 없나?”


해수의 말에 남성은 다시 고개를 갸우뚱했다.

“당신도 나처럼 셀백타이탄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는 건가?”

이번에 해수가 물었다.


남성은 당황한 듯 주춤거리더니 말을 이어나갔다.

“어떻게 그걸 알고 있지?”

“당연한 거 아냐? 나도 네가 셀백타이탄인가 조사하러 왔거든.”


“하하하!”

남성은 호쾌하게 웃으며 헬멧을 벗었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금발 머리를 흔들어 정리하더니 말했다.


“재치 있게 말하는 걸 보니 셀백타이탄은 아닌 것 같군!”

“그야 녀석들은 베끼기의 선수들이라···.

이런 말투도 학습하면 따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야.”

해수도 헬멧을 벗으며 대답했다.


“하하하. 마치 녀석들을 잘 아는 것처럼 말하는군.

대화해 본 적 있어? 그놈들과···.”

“아니. 보지도 못했는걸.


하지만 영상으로 봤지.

여기 아리온으로 침공할 때 영상들 말야.”


“아니! 어떻게 그런 걸 가지고 있지?”

“글쎄. 어떻게 라고 물으면 할 말은 없고.

나는 델릭스 행성에서 온 해수라고 해.”


해수는 손을 내밀며 말했다.

그러자 그 남성은 해수의 손을 잡고 악수하며 말했다.


“델릭스 출신 같지는 않은데?”

“태어난 건 지구이고 델릭스로 온 지는 얼마 되지 않아.

어쨌든 마지막 있었던 곳이 델릭스였으니.”

“지···. 지구 출신이라고?”


남성은 놀라듯 금발의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어떻게 지구에서 온 거지?”

“잘.”

해수는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


“하하하! 거 참 재밌는 친구가 왔군.

자! 다들 경계를 풀어도 좋다!”


남성은 주변의 사람들에게 외치며 말했다.

“아리온 행성에 온 것을 환영하네.

난 레오라고 하네.”

“난 해수!”


그 둘은 정식으로 손을 맞잡고 악수하며 말했다.

아까 전의 악수는 레오가 손을 잡아당기는 것이 느껴졌다.

아마도 셀백타이탄인지를 확인해 본 것이리라.


하지만 지금의 악수는 정말 반갑다는 의미였을 것이다.


“근데 이 많은 사람은 뭐지?

아리온 행성은 셀백타이탄에게 멸망한 걸로 아는데.”

“남은 자들.”

레오는 해수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남은 자들?”

해수는 레오의 파란 눈을 쳐다보며 말했다.

“원래 냉동 상태로 보관되어 있던 사람들이지.

아리온 이주 1세대들 중에, 만약을 위해 보관되어 있던 사람들이야.”

“그거 참 흥미롭군.”


“지구에서 아리온으로 처음 이주할 때 말야.

유노 소장은 우주선에서 죽기 직전의 사람들을 냉동보관 했었거든.

대부분 노인과 병자들이었지.

하지만 무슨 이유로 냉동보관 되었는지 모르는 멀쩡한 사람들도 많더군.

그들은 줄곧 냉동 보관되어 있었고 아리온에 도시가 생겨나면서도 여기에 보관하고 있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들만 살아남았지.”


“자네는 병자처럼 보이지 않는데?”

“나?”

“그래. 자네.”

해수는 레오의 근육질 몸을 툭 치며 말했다.


“하하하! 난 운이 좋아서 셀백타이탄 침공 때 아리온에 있지 않았지.”

“왜?”

“나는 외계 생명체 헌터거든.”


“외계 생명체 헌터라···.”

해수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듣긴 했다.

그러나 워낙 소수였고 별로 알려진 활약도 없어서, 일반 사람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직업군이었다.


“어느 날, 우주를 탐험하고 아리온 행성으로 돌아와 보니 모두 전멸했더군.

그리고 여기 발전소에서 냉동 보관된 사람들을 발견했고 내가 모두 해동시켜 주었지.”


“그렇군. 자네 같이 아직 살아남은 사람들이 아리온에 남아 있나?”

“몇몇 비밀스러운 장소에 살아있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셀백타이탄이 두려워서 모두 숨어지낸다고 들었어.

우리도 여기 밖을 나갈 엄두도 내지 못하고 발전소에서만 지내왔지.”


“자네도 셀백타이탄이 두려운가?”

해수는 레오를 보고 물었다.


“아니. 전혀.

그래도 명색이 외계 생명체 헌터인데 그놈들을 두려워할까? 껄껄껄.”

“...”


레오는 한바탕 웃고 나서 말했다.

“두렵지는 않지만, 조심할 필요는 있는 놈들이야.

뭐랄까? 약삭빠른 녀석들이거든.”


“그렇기는 하지.”

“어쨌거나 인류를 또다시 번성시켜야 하니 굳이 위험한 일을 할 필요는 없었지.

여기 발전소에서도 지낼만했거든.”


“그럼, 무슨 문제라도 생겼어?”

“응! 너무 오래 이곳에만 살다 보니 식량이고 자원이고 다 동이 나서 말야.

밖으로 나갈 볼 생각을 하는 참이었어.”


“그때 마침 우리가 온 거구?”

“누가 발전소를 가동하길래 셀백타이탄놈들이 돌아온 줄 알았지.”


“그 녀석들은 모두 어디로 간 거야?”

“다들 자기 행성으로 돌아갔을걸?

뭐 여긴 이제 빼먹을 게 없다 싶었겠지.”


“왜? 이곳을 점령하려고 침공한 거 아냐?”

“아니야.”

레오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놈들은 이렇게 침공하는 게 일종의 놀이거든.

그래서 무서운 놈들이지.”

“놀이라구?”

“응! 다른 종족을 망하게 하는 게 그들의 문화야.

그들이 여기서 침략해 간 건 별로 없어.

광물자원 정도라고나 할까?

그나마도 여기 묻혀 있는 광물 같은 건 손도 안 댔을걸?

그냥 멸망시키고 문화를 베끼는 목적,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거야.”


“...”

“그들 눈에는 이제 데리고 놀 장난감이 없어졌으니 더 이상 여기 머물 이유가 없었던 거지.”

“젠장! 그런 사이코패스 같은 놈들에게 인류가 당하다니!”

“그나마 잡아먹는 외계종들을 만나지 않은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어쨌든 비극이기는 하지.”


“복수할 생각은 안 했어?”

“왜 안 했겠어?

하지만 여기 살아있는 사람들은 노인 아니면 환자들이 많아서···.

어쨌든 먹여 살리느라 고생 좀 했지.”


뒤에서 누군가 달려오는 소리가 들리자, 해수와 레오는 뒤를 돌아보았다.

유리나와 아이나스였다.


“헉. 헉. 어떻게 된 일이에요?”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대화를 대충 들어서 알고 있었을 텐데···.

유리나는 어색한 듯 물었다.


“그런 연기는 필요 없는데···.”

해수가 방긋 웃으며 말했다.


“당신도 헬멧을 쓰고 있었으니까 대강 대화는 들은 거 아니에요?”

“쳇!”

유리나는 헬멧을 벗으며 말했다.


“만나서 반가워요.

델릭스 행성에서 온 유리나에요.

이 아이는···.”

막 헬멧을 벗는 아이나스를 보며, 유리나가 소개하려 했다.


“딱 보아하니 델릭스 정찰국 출신인듯하군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레오는 악수를 청했다.


“어머! 어떻게 알았죠?”

“하하하. 당신 추격을 몇 번이나 당했는데 그걸 모르겠소?”

“네?”

유리나는 당황한 듯 말했다.


“가끔 델릭스 물건도 훔치기도 했었거든.

뭐~ 이상한 의뢰를 받아서 말이죠.”


“저는 도통 모르는 일인데···”

“신형 비행선 엔진 도난 사건 몰라요?”

“아! TTSX-99을 훔친 범인이 당신이에요?”

“그렇소. 그때는 미안했어요.

나도 의뢰를 받은 일이라 뭐 어쩔 수 없었지만···”


“아! 그때 6선 궤도 밖으로 추적했지만, 상부의 지시로 어쩔 수 없이 회항하기는 했죠.

그리고 그건 시제품이라···”

“그걸로 코인을 많이 벌었는데···.

아리온 행성으로 돌아오니 코인이 쓸모가 없어진 거지.”

레오는 아쉽다는 듯이 말했다.


“그 엔진 누구에게 넘긴 거죠?”

유리나는 아직도 분한 듯이 레오를 노려보며 말했다.


“하하하! 그런 눈으로 보지 마시오.

나도 몰라요.

난 그저 픽서의 의뢰를 받았을 뿐이니까.

외계종에게 넘긴 건 아니니 너무 걱정은 하지 마시구려.

나는 원래 직업이 외계종 헌터라 외계종들의 오더를 받거나 하지는 않거든.”


“그럼, 다행이지만···.

어쨌든 그건 나쁜 짓이었어요.”

“미안! 미안!

그때는 내가 약점이 잡힌 게 있어 어쩔 수 없었어요.

맹세합니다.

그 이전으로도 그 이후로도, 남의 물건 훔친 적은 없다는 걸 말이오.”


“알았어요.

어쨌든 나도 이제 델릭스를 도망쳐 나온 몸이니 이젠 상관없어요.”

“도망쳐 나왔다구요?”

레오는 놀란 듯 말했다.


“아니! 왜 어째서?

델릭스 정찰국이라면 끗발 날리는 자리인데.”

“자! 자! 그런 이야기는 긴 시간이 필요하니 다음에 얘기하기로 하죠.”

해수는 중간에 끼어들었다.


그때 레오는 아이나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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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선물 24.09.10 24 1 11쪽
53 비밀 기지 24.09.09 25 1 12쪽
52 반란 24.09.08 29 1 11쪽
51 복귀 24.09.07 30 1 11쪽
50 재건_5 24.09.06 30 1 12쪽
49 재건_4 24.09.05 32 1 11쪽
48 재건_3 24.09.04 30 1 12쪽
47 재건_2 24.09.03 33 2 12쪽
46 재건_1 24.09.02 42 1 11쪽
45 남은 자들_3 24.09.01 37 1 11쪽
44 남은 자들_2 24.08.31 36 1 11쪽
» 남은 자들_1 24.08.30 37 2 12쪽
42 기계실 안의 생명체는? 24.08.29 51 1 12쪽
41 스콜 24.08.28 41 1 11쪽
40 착륙 24.08.27 37 1 11쪽
39 추격 24.08.26 34 1 11쪽
38 출발 24.08.25 39 2 12쪽
37 변화 24.08.24 39 1 11쪽
36 두번째 전투_2 24.08.23 39 1 11쪽
35 두번째 전투_1 24.08.22 42 1 11쪽
34 첫 전투 24.08.21 47 1 11쪽
33 새로운 팀원 24.08.20 51 1 12쪽
32 관계의 복잡성 24.08.19 50 1 12쪽
31 어려운 사명 24.08.18 52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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