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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토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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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토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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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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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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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재건_2

DUMMY

에리카의 말에 의하면 윤상은 천재적인 과학자였다.

인공지능을 다스리는 인공지능 “AI.마스터”를 만든 과학자.

그리고 그는 새로운 공학 언어인 “루킨”을 만들었다.


그 언어는 생명체와 기계 간의 소통을 가능하게 했다.

그는 세상에는 잘 알려진 바가 없는 특급 보안 인재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 사라져 베일에 싸인 인물이었다.


“델릭스 정찰국에서 찾던 0순위 과학자였죠.”

에리카가 말했다.


윤상은 멋쩍은 듯 웃었다.

“여기저기 저를 찾아서 좀 은둔해 있었죠.

그냥 혼자 연구하는 게 좋았거든요.”


“당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세상은 좀 더 발전했을 텐데요.”

“하하하! 글쎄요.

저는 그저 과학자일 뿐인데요.

제 연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기술이란 언제나 편리함과 위험이 동시에 존재하는 영역이죠.”


“오! 그런 분이 돕는다면 재건도 훨씬 빨리 이루어질 수 있을 겁니다.”

해수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


“제 연구가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돕겠습니다.

다만 제 연구에 간섭하지 않는다면 말이죠.”


“그건 어렵지 않습니다.”

“적극적으로 지원해 준다면 해보고 싶었던 일이 많았거든요.”

윤상은 의욕 가득한 말투였다.


“좋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해수는 기꺼이 고개를 숙여 부탁했다.


윤상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저는 그렇게 대단한 사람은 아닙니다.

시간이 된다면 제 연구에 대해 한번 이야기 나눌 시간이 있다면 좋겠군요.”

“그런 자리를 마련해 보죠.”

해수는 다시 한번 윤상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저도 도울 일이 있을까요?”

그 사이에 둘의 대화를 듣던 엘리자가 말했다.


“물론이죠.

많은 사람이 참여할수록 재건은 빨라질 테니 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뭔가 잘하는 일이 없어서···.”

엘리자는 부끄러운 듯이 말했다.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얘기해 주세요.

어느 것이라도.”


엘리자는 훗날 제국의 학교를 세우고 많은 인재를 키워냈다.

해수의 마음에도 견고한 희망이 피어나고 있었다.


***


재건은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아리온 행성이 예전에는 잘 발달한 도시였다.

모든 기반 시설은 잘 정비되어 있었고, 여러 인재 덕분에 조직은 효율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무엇보다 재건을 시작하자, 희망에 사람들의 마음은 한껏 고무되었다.

게다가 막상 밖으로 나오자, 시설이 많이 파괴되지 않은 점도 한몫했다.

그 소문을 들은 발전소 안의 사람들과 도시의 대피소에 있던 무리도 합류하기 시작했다.


“문제가 생겼어.”

연서는 해수에게 찾아왔다.


재건 진행을 보고받던 해수는 연서를 바라봤다.

“무슨 문제?”

“낡은 건물을 철거하다가 레오가 다쳤어.”

“뭐라고?”


해수는 놀라 연서와 함께 진료소로 이동했다.

진료소 안의 병상.

다리에 치료 장비를 입은 레오가 누워있었다.

그 옆에는 에리카가 걱정스러운 듯이 앉아있었다.


“어떻게 된 일이야?”

“그게···.

건물 바닥이 무너진 곳이 있었는데, 그 위에 쌓인 물건 때문에 보지 못했나 봐요.

그래서 추락한 모양이에요.”

에리카는 레오의 차트를 건네주며 말했다.


“다리가 부러진 건가?”

“응··· 이거 참 미안하게 됐네.”

“미안해할 것까지는 없지.

조심했으면 좋았겠지만···.”

해수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레오를 바라보았다.


“아! 그게···.

어떤 아이가 올라가 있는 바람에···.

조심하라고 얘기하러 가던 중에, 그 밑에 구덩이가 있다는 것을 깜빡했지 뭐야.

내 실수였어.”

레오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어쩔 수 없지.”

해수도 레오를 탓할 수 없어 말했지만 심각한 일이었다.

부상이 심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제 며칠 뒤면 탐사대가 떠나야만 하기 때문이다.


“자원은 얼마 남지 않았지?”

레오도 그 생각이 났는지 해수에게 물었다.


‘그걸 아는 데 이렇게 다쳐서 어떡하나? 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그런 말은 지금 상황에서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당장 자원채굴을 시작하지 못하면 난감해진다.


“회복 기간은?”

“일주일 정도면 괜찮아 질 거야.

골절상이긴 해도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까 말야.”


“자원의 고갈이 점점 빨라지고 있어.

레오가 떠나기로 한 탐사대는 내가 맡겠어.”

해수가 말했다.


“아냐! 아냐! 금방 나을 거라구.

탐사대는 내가 가야지.”

레오는 한사코 말했지만···.

이 상태로는 무리다.


“아냐! 푹 쉬도록 해.

그렇지 않아도 나도 몸이 좀 근질근질해서 말야.

너는 다음 탐사에 합류하고 이번에는 내가 떠나는 걸로 하지.”


“그럼, 여기 컨트롤은?”

“연서가 당분간 맡아주면 될 거야.

재건도 이제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으니··· 문제는 없을 거야.

지금 상황에서는 자원을 끌어오는 게 급한 일이니까.”

해수가 정리하며 말했다.


하루라도 빨리 출발하는 것이 좋다.

해수를 포함한 12명의 탐사대는 떠날 채비를 마쳤다.

탐사대의 뒤쪽으로는 거대한 장비를 실은 매머드 차량이 준비되어 있었다.


“북부지역에 가면 자원채굴 공장을 가동할게.

어차피 셀백타이탄 녀석들이 장비는 파괴하지 않아서···.

가동만 된다면 문제없을 거야.

그동안 문제가 생기면 연락해.“

해수는 걱정스러운 눈빛의 연서를 보며 말했다.


그렇게 해수는 북부지역을 향해 떠났다.

도시를 벗어나자, 붉은빛에 가까운 암석 지역이 나타났다.

사방에는 세찬 모래바람이 불어왔다.


“욱! 욱! 퉤! 퉤!”

누군가 창문을 살짝 열었는지 그 틈으로 모래바람이 쓸려와 차 안에 가득했다.


“어떤 새끼야?

이런 상황에서 차 문을 연 게.”


“앗! 죄송합니다!

차량 문을 닫는다는 게 스위치를 헛갈렸습니다!”

“어휴! 얼빵하기는!

다음부터 조심하고 안전한 장소로 가면 차 안을 깨끗이 치워놔! 알았어?”

“네! 알겠습니다!”


해수가 탄 차량 앞에 있던 대원이 실수로 문을 살짝 연 모양이었다.

순식간에 차 안에는 모래바람이 들어왔고,

해수의 곁에 앉아있던 탐사 대장은 대원을 심하게 나무라고 있었다.


“이거 참! 군주님이 직접 오셨는데 죄송합니다.”

탐사 대장은 해수의 옷에 묻은 모래를 털어내며 말했다.


“괜찮습니다.

아직 군주라고 불리기는 어색하네요.”

“무슨 말씀을요.

사람들은 모두 군주님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아리온 행성의 재건이라는 위대한 업적을 행하시는···.”


거. 참. 부담스럽다.


“군주라는 호칭은 아직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냥 리더라고 불러주세요.”

“그래선 안 됩니다.

모든 사회란 그런 계급과 호칭이 존재하지 않으면 권위를 무시하는 녀석들이 생기거든요.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일입니다.

군주라고 부르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탐사대장은 충성스러운 모습으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아직은 제가 원하는 사회가 이루어진 게 아닙니다.

재건에 힘써야 할 약소한 조직일 뿐이죠.

그런 권위적인 호칭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차후에 진정한 군주로 택해진 사람에게 어울리는 호칭입니다.

저는 아직 리더로 불리는 게 편합니다.”

“정··· 그렇다면 리더님!”


“일단 우리는 도시 재건에 필요한 자원 공장을 가동하기 위해 가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손에 아리온의 생존이 달려있으니, 정신 차리고 임무에 임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차량 내부의 대원들은 모두 절도있게 대답했다.


‘부담스럽네. 레오는 대원들을 이런 식으로 교육한 건가?’

대원들을 뽑고 교육한 것이 레오라 적응해야만 했다.


해수는 딱딱한 분위기가 그리 맘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위험할 수도 있는 임무이니 레오는 이렇게 일사불란한 분위기를 원했을 것이다.


“근데 리더님께서는···.

지구 출신이라 들었는데 사실입니까?”

운전하던 대원이 머뭇거리며 물었다.


‘별 궁금한 것도 많네.’라고 생각했다.

“네, 지구에서 태어나서 델릭스 행성으로 보내졌죠.

사실 너무 어릴 때 지구에서 보내져서 잘 기억은 나지 않아요.”


“자네는 별 쓸데없는 걸 묻고 그래?”

탐사 대장은 혹시 해수가 불편해할까 봐 대원을 나무랐다.


“하하하! 괜찮아요.

저를 너무 어렵지 않게 대하면 좋겠어요.

동료처럼 생각해 주세요.”


“동료라뇨? 그건 말도 되지 않습니다.

저희는 리더님께 충성을 다하기로 맹세했습니다.”

“충성?”

“네!”


“혹시 레오가 그렇게 훈련시키던가요?”

해수의 질문에 다들 머뭇머뭇하고 있었다.

“솔직히 레오님께서는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셨죠.

매우 엄한 분이었거든요.”


“저한테 그러실 필요는 없어요.

저는 형식적인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충성보다는, 각자 잘 살아남아서 아리온 행성에서 행복을 찾으면 좋겠네요.”


“네! 알겠습니다!”

모두 한목소리로 입을 맞춰 대답했다.

해수는 그런 모습의 조직을 직접 본 적이 없었다.


‘이것들이 놀리는 건가?’

해수로써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이상한 분위기였다.


그건 그렇고···.

지구 출신이라는 것이 이들에게는 묘한 환상을 주는 것 같았다.

다들 우러러보는 눈빛이었다.


도대체 왜?

지금은 멸망한 지구라는 존재가 이들에게는 신화 같은 느낌을 주는 건가?


“근데 지구 출신이 그렇게 대단한가요?”

해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야 당연하죠.

저희는 모두 이곳 아리온 행성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님께는 지구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지구는 우리가 따라야 할 모델이자 완벽한 세상이죠.”

탐사 대장은 눈이 초롱초롱하여 말했다.


완벽한 세상.

그런 건 해수는 믿지 않는다.

뭐, 지구에 대한 기억이 없어서 뭐라 말은 못 하겠다.


“뭐, 어디든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하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지구는 인류의 많은 문화를 가진 아름다운 별이었죠.”


물론 지금은 망했지만 말이다.

우주선에서 교육받아 온 해수로써는 지구가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별은 맞았다.

하지만 또한 전쟁과 탐욕으로 물든 별이기도 했다.


하지만 여기서는 그저 좋은 기억들만 판타지처럼 전해져 오는 것 같았다.

굳이 환상을 깨고 싶지는 않아서 해수는 침묵했다.

사실 자신도 지구를 경험해 본 것은 아니니까.


어쩌면 영웅이라는 것도 그런 것이 아닐까?

좋은 것만 전해지고 나쁜 것은 사라지면서 말이다.

좋은 것은 부풀려지고, 사람들의 환상이 가미되면서 견고한 신화가 되어 버리는 게 아닐까? 하는···.


“이제 곧 도착합니다!”

운전하는 대원이 말했다.


황량한 암석 사이로 거대한 공장이 보였다.

붉게 녹슬어 있었다.

그래서 주변의 암석들과 구별이 힘들 정도였지만···.

특이한 구조체라서 자세히 보면 구별이 되긴 했다.


“여기가 아리온 자원 채취장 1공장입니다.

북부지역에는 4개의 채취장이 있습니다.”

탐사 대장이 설명했지만, 해수도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아니 훨씬 자세하게 말이다.


차량이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먼지로 가득한 공장 내부가 나타났다.

“채굴한 자원을 여기서 차에 짐을 싣는 곳입니다.

컨트롤 룸은 2층에 있고, 채굴장은 엘리베이터로 지하로 이동해야 합니다.”

해수는 알고 있는 내용에 고개만 끄덕였다.


“일단 대장님은 컨트롤 룸에서 가동해 주시고, 문제점이 있으면 체크해서 알려주세요.”

“네!”


두 명의 대원만 남고, 모두 2층 컨트롤 룸으로 올라가는 것이 보였다.

2층이라고는 했지만, 높은 공장 층고에 철제계단을 몇 번씩 돌아서 올라가야 하는 높이였다.


“컨트롤 룸에 도착했습니다.

지금 가동을 시작하겠습니다.”

탐사 대장의 말이 들렸다.


공장 내부는 환하게 불이 들어왔다.

주변의 기계들은 “끼이익” 거리는 신음을 내며, 힘차게 가동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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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검투사 대결 24.09.12 21 0 11쪽
55 대관식 24.09.11 20 1 11쪽
54 선물 24.09.10 24 1 11쪽
53 비밀 기지 24.09.09 25 1 12쪽
52 반란 24.09.08 29 1 11쪽
51 복귀 24.09.07 30 1 11쪽
50 재건_5 24.09.06 30 1 12쪽
49 재건_4 24.09.05 32 1 11쪽
48 재건_3 24.09.04 30 1 12쪽
» 재건_2 24.09.03 33 2 12쪽
46 재건_1 24.09.02 42 1 11쪽
45 남은 자들_3 24.09.01 37 1 11쪽
44 남은 자들_2 24.08.31 36 1 11쪽
43 남은 자들_1 24.08.30 36 2 12쪽
42 기계실 안의 생명체는? 24.08.29 51 1 12쪽
41 스콜 24.08.28 41 1 11쪽
40 착륙 24.08.27 36 1 11쪽
39 추격 24.08.26 34 1 11쪽
38 출발 24.08.25 38 2 12쪽
37 변화 24.08.24 39 1 11쪽
36 두번째 전투_2 24.08.23 39 1 11쪽
35 두번째 전투_1 24.08.22 42 1 11쪽
34 첫 전투 24.08.21 46 1 11쪽
33 새로운 팀원 24.08.20 51 1 12쪽
32 관계의 복잡성 24.08.19 49 1 12쪽
31 어려운 사명 24.08.18 52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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