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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토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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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토닉
작품등록일 :
2024.07.1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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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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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5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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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빙하기_2

DUMMY

비밀 장소.

해수가 조명을 켜고 거대한 천막을 걷었다.

웅장한 모습의 무한궤도가 달린 장갑차가 서 있었다.


“그동안 만든 자원채굴 장비야.”

해수는 자랑스럽게 말했다.


“오우! 뭔가 있어 보이긴 하네.”

“델릭스 행성에서 스케치하고 여기 와서 틈틈이 만들었지.”

“잘 굴러가겠지?”

“이미 테스트도 해 본 거야.

예전처럼 곡괭이질은 안 해도 되니까 걱정하지 말고.”


차량 내부는 안락했다.

넓지는 않았지만···.

생활을 하기에는 불편하지 않았다.


“침실을 같이 쓰는 건 아니지?”

“앗! 그걸 깜빡했네.”


“퍽!”

연서의 주먹은 해수의 옆구리에 박혀 있었다.

“아!”

그러나 비명을 지른 것은 연서였다.


“나쁜 손버릇 좀 고쳐.

전혀 아프지 않거든.”

“뭐야··· 몸이 돌덩이 같아.”

“윤상이 이식해 준 인공 근육 때문이겠지.”


정말 그랬다.

전혀 아프지 않다.

해수의 근육은 엄청나게 강화되어 있었다.

공격을 당할수록 근육은 더 강화되었다.


“예전의 내가 아니라고.”

“그래도 용서 못 해.

어떻게 같은 방에서 잘 수 있어?”


“하하. 농담이지.

네 침실은 따로 있어.

네 침실이 이 공간보다 넓을 거야.”


해수는 뒤편의 문을 열어주며 말했다.

“방음시설도 잘 되어 있어.”

문이 열리자, 깔끔하고 화려하게 장식된 공간이 보였다.

개인 샤워 시설과 넓은 침실이 있었다.


“그렇게 생각이 없는 건 아니었네.”

“그럼, 나를 뭐로 보고.”

“네 방도 있는 거지?”

“별걱정을 다해.

당연히 준비되어 있지.”


차량에 스위치를 켜자 “쿠르릉” 소리와 함께 움직이기 시작했다.

앞으로 커다란 문이 열렸다.

터널 같은 통로를 지나 마침내 차량은 밖으로 나왔다.


아리온 도시의 밖은 추웠다.

-30도를 밑도는 날씨에 주변은 온통 하얗게 얼어있었다.

내리막 지형에서는 무한궤도는 멈추고, 스키 차처럼 지면 위를 미끄러져 내려갔다.


“이 차는 특별한 경우만 제외하면 지면에 닿지 않아.

아주 미세한 높이로 지면 위를 떠 있거든.”


차량의 엔진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으나 바람이 통과하는 소리는 웅웅거렸다.

설계한 대로 풍력을 이용해서 추진력을 더했기 때문이었다.


“생각보다 빠른데?”

장비의 조종석을 둘러보던 연서가 말했다.

차량은 무게에 비해 빠른 속도로 달렸다.


“아직 그렇게 생각하기는 이르지.

이제 곧 이륙할 거거든.”

“뭐야? 이거 비행선이야?”


해수가 조종간을 당기자, 차량은 이륙해서 뜨기 시작했다.

“푸슈앙!”


순간 차량 뒤편에서 불꽃이 일며 제트 엔진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비행선이라고 하기에는 높이 못 날긴 하지만···

날긴 날아. 지면에서 1미터쯤.”


세찬 바람을 일으키며 남쪽 지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차량의 바닥에는 중력 변위 장치가 달려있었다.


해수가 스위치를 누르자, 차량의 바닥에서 여러 개의 금속구슬이 쏟아졌다.

그 구슬들은 넓은 평면을 이루며 차량보다 앞서 있었다.

구슬처럼 보였지만, 내부는 자기장으로 회전하는 액체 모터가 담겨있었다.


“이 차량의 중력 변위 장치는 저 구슬들을 따라가게 되어 있어.

구슬이 지형을 탐색해서 실시간으로 알려준다고 보면 돼.”


[기체의 속도가 시속 400km에 도달합니다.]

시속 400···450···500···550km.


엄청난 속도로 차량은 이동하고 있었다.

밖의 차가운 공기와는 다르게 차량은 따뜻해지고 있었다.


“차량이 따뜻해지는 거 같은데···

대기의 마찰열 때문인가?”

“아니. 마찰열로는 열기가 많이 발생하지 않아.

속도가 높아질수록 공기를 밀쳐내는 충격파로 인해 단열압축 효과가 발생하거든.

그걸 이용한 거야.”


차량이 지나간 자리는 녹았다가 다시 얼어붙은 빙판길이 생겼다.

“멋진데?”

“우리 예전에 델릭스 행성에서 제로나이트 채취하던 기억 나?”

“그럼. 고생 많이 했잖아.”

“이 차체가 제로나이트 합금으로 만들어졌어.

웬만한 충격에는 끄떡하지 않지.”


엄청난 속도에, 차체를 튕기는 이물질의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다.

약간은 불규칙하기도 했지만, 음악의 비트처럼 들리기도 했다.

“투둑! 투둑! 투드득!”


“이 정도 속도라면 남부 지역은 하루 만에 도착할 거야.”

“하루 만에 도착할 거라는 거···

빈말은 아니었네.”

“그럼. 날 믿어.”


해수는 두 손에 따뜻한 음료 팩을 들고 웃으며 말했다.

“이거 마셔볼래? 내가 만든 건데···”


음료는 달콤하게 입안에서 녹아내렸다.


***


[목적지까지 10분 남았습니다.

방사능이 감지됩니다.

외부 공기를 정화 중입니다.]


차량의 디스플레이에서는 끊임없이 메시지가 떠오른다.


“거의 도착했네.”

정면에는 거대한 산이 보였다.

그리고 산의 여기저기에는 터널 같은 동굴이 많이 있었다.


차량은 방향을 틀어, 어느 동굴로 들어섰다.

동굴은 넓고 거의 직선에 가까웠다.


“신기한 지형이네?”

조종간을 잡고 있던 연서가 말했다.

동굴은 방사형으로 퍼져있었다.

그래서 어느 쪽으로 들어서도 중앙의 홀로 연결되어 있었다.


차량은 통로를 지나 거대한 홀로 들어섰다.

거대한 홀로 들어서자, 방사능 수치가 급격히 치솟았다.

떠다니는 대기도 연한 초록빛이었다.

마치 필터를 사용한 것처럼 주변은 흐릿한 녹색 빛깔로 보였다.


그러한 홀 가운데에 빛나는 암석이 보였다.

마치 종유석 같은 모양이었다.


“저게 감마스톤이야.

재빨리 쓸어 가자!”

해수는 거대한 집게발을 암석으로 보냈다.

기계 집게발은 감마스톤을 쥐었다.


“툭”

소리와 함께 부러진 감마스톤은 차량으로 끌어오고 있었다.


[주의! 주의!

방사능 수치가 상승합니다.

20만 마이크로시버트에 도달합니다.]


“쿵! 쿵! 쿵!”

동굴을 통해 다섯 마리의 방사능프레토가 다가오고 있었다.


프레토는 외계 생명체 중에도 생존 적응력이 최강인 생물체.

프레토가 방사능에 적응하면 방사능프레토.

화염에 적응하면 화염프레토가 되었다.


프레토의 종류는 다양했다.

게다가 프레토 자체도 꽤 높은 공격력을 가진 놈들이었다.


육중한 몸체.

강력한 이빨.

원뿔형의 이마에 달린 뿔.

그리고 두꺼운 피부.

마치 뿔 달린 하마 같았다고나 할까?


방사능프레토는 녹색 피부로 방사능을 뿜어대며 달려온다.


“쿵! 빠직!”

방사능프레토의 뿔에 받힌 기계 집게발은 파손되었다.


“털썩”

너덜너덜해진 집게발은 감마스톤을 놓쳤다.

“제기랄! 좀 더 빨랐어야 했는데···”


다섯 마리는 일제히 차량을 들이받으며 공격하고 있었다.

“쿵! 쿵! 쿵!”

차량은 크게 좌우로 흔들렸다.


“일단 후퇴하는 게 낫지 않겠어?”

“아니! 한번 동굴 밖에 나가면 다시 들어오기 힘들어.

방사형으로 뻗은 동굴이라 홀에서 막는다면 들어올 수 없거든.”


동굴은 방사능프레토의 크기에 맞혀져 있었다.

한 녀석이 동굴에 버티고 있으면, 뚫고 들어올 방법이 없다.


프레토의 겉가죽은 엄청나게 두껍고 질긴 가죽으로 되어 있었다.

미사일 폭격에도 버틸 정도.


“위험해!.

녀석들이 차체를 뚫으려 하고 있어!”

당황한 연서의 외침에 해수는 침착했다.


“차체가 쉽게 뚫리진 않을 거야.

만약 뚫린다면, 엄청난 양의 방사능에 피폭되겠지만.

지금은 안전해.”


지금 방사능 수치는 20만 마이크로시버트.

방사능 피폭량이 20만 마이크로시버트라면 즉사다.


제로나이트 합금의 차체는 견고한 모양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약해진 부분으로 뚫릴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었다.

차체의 결합 부분이 공격당하면 뚫릴 위험이 있으니까 말이다.


“쿵! 쿵! 쿵!”

계속된 공격에 차체는 진동하고 있었다.


해수는 비어있는 동굴 속으로 차량을 후진해 세웠다.

다섯 마리의 방사능프레토는 의기양양하게 돌진해 왔다.

사방에서 공격받는 것보다는 전면만 방어하는 편이 나으니까 말이다.


“빠져나갈 방법이 있을까?”

“일단 공격을 막아봐야지.”

해수가 버튼을 누르자, 차량에서 강력한 바람이 나와 방사능프레토의 접근을 막았다.


동굴의 막힌 부분에서 토해내는 바람은 강력했다.

그것으로 방사능프레토의 돌격은 저지되었다.


해수는 전투복을 챙겨입었다.

“밖으로 나가려고?”

“응! 일단 공격은 막았지만, 이대로는 감마스톤을 채취할 수 없어.”

“같이 가.”


“아니. 일단은 나 혼자 갈 거야.

넌 여기서 지원해 줘.

내가 감마스톤을 채취해 올 테니 그동안 녀석들의 주의를 끌고 있어.

이쪽에 무기 버튼이 모여 있어.”

“.....”


“여기 플라즈마 빔이면 녀석들을 날려버릴 수 있을 거야.

하지만 내가 감마스톤을 채취한 다음 공격해야 해.

그렇지 않으면 파편으로 내가 위험해질 수도 있거든.”

“알았어”


해수는 전투복의 기압을 확인하고 출입문에 섰다.

도어가 닫히자, 출격실 안의 공기가 정화되기 시작했다.

모든 준비가 끝나자, 소형 채취선에 올라탔다.


작은 오토바이크처럼 생긴 소형 채취선.

좁은 공간에 겨우 한 사람만 탈 수 있었다.

캐노피가 닫히자, 차량의 출입문이 열렸다.


“부아앙!”

핸들을 당기자, 열린 출입문으로 날듯이 튀어 나갔다.


소형 채취선은 방사능프레토가 몰려 있는 곳을 지나 안착했다.

두 마리의 방사능프레토가 따라붙기는 했다.

하지만 속도가 빠른 소형 채취선을 따라잡지는 못했다.


해수는 부서진 집게발이 놓친 감마스톤을 향해 달려갔다.

동굴 안은 먼지와 방사능 대기가 연기처럼 피어올랐다.


감마스톤의 곁을 지나면서 버튼을 눌렀다.

소형 채취선의 뒤편에서 자성 그물이 펼쳐지며 감마스톤을 끌어모았다.

감마스톤의 채취를 마친 소형 채취선은 360도 선회했다.


그리고 두 마리의 방사능프레토 위로 점프하며, 그대로 밟고 지나갔다.

방사능프레토의 등을 타고 날아오른 것이다.


소형 채취선이 공중에 떴을 때,

해수가 외쳤다.


“지금 무기를 발사해!”

“위이잉!”

연서가 탄 차량 전면에는, 보라색 구형의 빔이 형성되었다.


“슈아앙”

발사된 빔은 가장 근접해 있던 방사능프레토를 날려버렸다.

벽으로 날아간 프레토는 “쿵”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으로 나뒹굴었다.


“해치웠어!”

“아냐! 잠깐 충격으로 기절했을 뿐이야.

지금 무기로 방사능프레토를 죽이진 못해.

녀석들이 죽을 때는 심한 방사능 가스를 발산할 거야.

그럼, 지금 정화 장치로는 감당할 수 없어.

그러니 죽이려 하지 말고 기절시키는 정도면 돼.”


“알았어.”

연서는 다음 목표를 겨냥하며 버튼을 눌렀다.


차량의 출입문이 열리자,

소형 채취선에 달린 감마스톤 그물은 정확히 그 안으로 날아갔다.


“뭐야? 너는 왜 안 타?”

“나는 마저 놈들을 처리하려고.

녀석들을 이 동굴 안에 가둬야 해.

우리를 좇아 아리온 도시로 들어오면 모두 위험해질 거야.”


“슈아앙”

두 번째 빔이 발사되었다.


“쾅!”

날아간 두 번째 방사능프레토 역시 바닥에 나뒹굴었다.


연서는 차분히 세 번째 녀석을 겨냥하고 있었다.


“딸깍”

그러나 빔은 발사되지 않았다.

“이거 작동이 안 돼!”


“작동이 안 되는 게 아니라 용량이 부족한 거야.

다시 발사하려면 기다려야 해.”


“뭐라고? 얼마나?”

“위쪽의 게이지가 있을 거야!

아마 십 분은 걸릴걸?”


“십 분?

이런 젠장!”

처음으로 연서의 거친 말을 들었다.


“괜찮아.

그럴 줄 알고 나온 거니까.

무기로만 처리할 수 있다면, 굳이 내가 왜 나왔겠어?”


플라즈마 빔으로 두 마리만 기절시켜도 충분하다.

빙하기의 차가운 공기에 있던 놈들은 열기에 반응하는 것이었다.

차량의 열기를 쫓아 따라온 것일 테지.


10분 동안 유인해야만 했다.

녀석들이 열에 반응한다는 건 다른 자극에도 반응할 가능성이 컸다.

해수는 소형 채취선에 장착된 기관총을 발사했다.


“드르르륵! 드르르륵!”

물론 총탄이 두꺼운 프레토의 피부를 뚫고 들어갈 리가 없지.


하지만 자기 몸에서 튀기는 스파크에 녀석들은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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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비밀 기지 24.09.09 27 1 12쪽
52 반란 24.09.08 31 1 11쪽
51 복귀 24.09.07 33 1 11쪽
50 재건_5 24.09.06 32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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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재건_3 24.09.04 32 1 12쪽
47 재건_2 24.09.03 36 2 12쪽
46 재건_1 24.09.02 44 1 11쪽
45 남은 자들_3 24.09.01 40 1 11쪽
44 남은 자들_2 24.08.31 39 1 11쪽
43 남은 자들_1 24.08.30 40 2 12쪽
42 기계실 안의 생명체는? 24.08.29 54 1 12쪽
41 스콜 24.08.28 44 1 11쪽
40 착륙 24.08.27 41 1 11쪽
39 추격 24.08.26 38 1 11쪽
38 출발 24.08.25 42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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