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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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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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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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6 - 주와이외즈(15)

DUMMY

게임 속 계략 용사 - 42

C.6 - 주와이외즈(15)



주와이외즈 영지 외곽.

고요한 숲.


'크르륵, 알려야 한다. 레비아탄님께 이 사실을···!'


-뿌드득


두 번째 어둠이 자기 몸을 할퀴는 나뭇가지를 피할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고요한 숲길을 내달리고 있었다.


순간.


그 존재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어둠의 곁에 서 있었다.


"하암, 느리구나. 아직도 주와이외즈를 벗어나지 못한 거야?"

【···?】


자신이 추적당했으리라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두 번째 어둠은 순간 자기 몸을 안개화(霧花) 하여 회피를 시도했으나.


-치리링, 턱!


남자가 손짓하자. 바닥에서 솟아오른 사슬은 가감 없이 두 번째 어둠을 옭아맸다.


【이, 이 사슬은 천체(天締)···?】

"음? 내 기술을 알고 있나? 우둔한 레비아탄의 수하치고는 제법인데?"


그는 자신의 절기를 알아본 두 번째 어둠에게 심심한 찬사를 보내며 마주 섰다.


두 번째 어둠은 그 형태가 칠흑같이 어두웠음에도 다른 이들이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절망스러운 모습으로 속박되어 있었다.


두 번째 어둠이 절박한 어조로 그에게 자비를 청했다. 


【교만이시여 부디 자비를···! 이 미천한 이가 제 주인에게 고해야 할 죄가 있어 속죄의 길을 나서는 중이니. 부디 놓아주신다면 소인의 임무를 마치고 자결하겠나이다.】 

"흠, 그래? 무슨 죄를 지었는지 나도 들어 볼 수 있을까?"


남자의 물음에 어둠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더니.


【그것은···.】


-빠드득!


순간 몸을 비틀어 자신을 구속하고 있는 쇠사슬과 함께 팔다리를 잘라낸 어둠이 그림자 속에 숨어들었다.


"하아, 사내와의 숨바꼭질은 재미없는데."


미간을 구긴 남자는 다시 한번 허공에 손짓하며 영창했다.


-옭매여라.


바닥에서 촉수처럼 튀어나온 불길한 기운의 사슬들이 바닥을 질주했다.


-드드드득!


마치 땅강아지처럼 땅을 갈아버리며 질주하던 사슬들이 목표를 발견 함과 동시에 잡아먹듯 휘어 쌌다.


-으드득, 드득


마치 더 이상의 도주는 용서하지 않겠다는 듯.


두 번째 어둠을 둘러싼 사슬에는 빈틈이 없었다.


【케, 케헥. 자, 자비를··· 부디, 자비를···.】

"흠, 조금 풀어주니 도망갈 생각부터 한 주제에 자비를 바라다니. 그래, 뭐 내가 형제 중에서는 가장 자비로운 건 사실이니까. 하지만 한 번만 더 도망갔다가는 '어비스'로 끌고 가 버릴 거야?"


사내는 장난스레 말을 내뱉으며 한 번 강하게 손아귀를 움켜쥐었다.


-꽈드득


죄어오는 사슬에 어둠의 것 표면이 터져나갔다.


하지만 사내의 절묘한 힘 조절 덕분에 어둠은 죽지조차 못한 채.

그저 모든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두 번째 어둠은 그저 입 모양을 뻐금거려 동의하며 그가 알아들었기를 바라는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도 사내는 어둠의 간절한 기도를 알아차린 듯했다.


-스르륵


"그래, 우리 어디까지 이야기했더라? 그 뭐냐? 속죄할 것이 있다고 했지···. 우리 그 이야기를 한번 해볼까?"

【크, 크륵. 저, 저는 죄인입니다. 주인의 임종을 마지막까지 지키지 못한 채 그분의 부고 소식만을 질투님께 전해드리려 하던 중이었습니다.】


사내는 빙그레 웃으며 어둠을 바라보았다.

어둠은 그 사내에게서 자신보다 깊은 어둠을 느꼈다.


"그래, 적염검 헤레브를 되찾은 안드라스가 패배한 것도 모자라. 도망조차 치지 못하고 죽어버렸다니. 그것 참 놀라운 일인걸."

【그, 그것은··· 처음의 계획과는 달리 크나큰 변수가 생기는 바람에···!】


어둠은 순간 본능적으로 변명하려 했으나.

곧 그것이 그를 상대하는 사내가 의도하는 바임을 깨닫고는 입을 닫으려 했다.


하지만 사내는 턱을 괸 얼굴을 공중에 결박된 어둠의 얼굴이라 생각되는 부분에 맞추며 붉은 안광을 지피기 시작했다.


"오호, 크나큰 변수라. 그것참 궁금한 이야기인걸. 안드라스가 헤레브를 제국에 빼앗긴 뒤로 그것을 되찾기 위해 준비한 기간만 수백 년에 이른다는 것을 알만한 이라면 모두 알고 있을 것인데. 그러한 준비에도 고려하지 못한 상황이 남아있었다니. 후후, 나에게도 알려주지 않을래?"

【···.】


다시 한번 사내가 주먹을 움켜쥐었다.


-꽈드득.


거무튀튀한 액체가 바닥에 흘러내리며 어둠이 쪼그라들었다.


바닥에 닿은 액체는 흡수되는 대신.

기체화하여 허공을 맴돌다 사라졌다.


결국 모든 것을 내려놓은 두 번째 어둠이 급하게 입을 열었다.


【커, 커헉. 자, 자비를···! 마, 말씀드리겠습니다···! 사, 사실. 안드라스님이 상대한 적들 가운데는 성녀를 포함하여 당신의 누이인 살다메인 아스모데우스가 포함되어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이에 저는 질투님께 이 사실을 전달하기 위해 불명예를 무릅쓰고 전투 중 자리를 이탈하게 되었습니다.】

"호오, 판데모니움에 감금된 내 누이가 주와이외즈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물론 악마 대공인 안드라스를 물리치는데 협력했단 말이지···?"


【그, 그렇습니다. 이것은 마신 반고님에 대한 명백한 반역 행위이며 칠죄종의 합의에 어긋나는 일이니! 반드시, 회의를 일으켜 그녀를 단죄해야만···.】

"음, 그건 곤란한데···."


그와 동시에 사내는 마지막으로 주먹을 움켜쥐었다.


-빠지직, 빠득!


【어, 어째서···.】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어둠이 사내를 바라보았다.

사내는 빙그래 웃으며 두 번째 어둠에 얼굴을 더욱 가까이했다.


"하지만, 나는 살다메인의 편인걸. 나는 내 누이가 곤란해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아. 더군다나 괘씸한 레비놈까지 괴롭힐 수 있다니. 이런걸 제국 식으로 표현한다면 일석이조라 하던가? 그러니, 너는 부디 이 오라비의 마음을 이해해주길 바라."

【이런, 개가ㅌㅇㅡㄴ···!】


-빠득, 빠드득, 빠드드득!


곧 쇠사슬에 몸이 갈린 어둠은 형체도 없이 사라졌다.


"흐음, 다행히 레비의 연락책을 끊어 그 녀석이 알아채기까지 약간의 시간을 벌 수는 있었다만. 결국에 녀석은 알아차리고야 말겠지."


사내는 잠시 저 멀리 떨어진 주와이외즈 성소에 고개를 고정한 채.

자신의 어린 누이를 떠올렸다.


"대체 누가 내 누이에게 바람을 불어넣었기에 이처럼 커다란 불장난을 저지르고 다니게 된 걸까? 하지만 살다메인 아직 나는 너와 만나서도 만날 수도 없는 입장이니. 부디 약속의 그때까지 보중하기를 바라."


사내는 살다의 행동을 마치 말썽꾸러기 누이동생이 귀엽게 투정을 부리는 것, 마냥 받아준 뒤.


상쾌한 미소와 함께 자리에서 사라졌다.



* * *



적염검 헤레브의 차후 행적을 논하며 성녀는 한발 양보하여 김한에게 헤레브를 맡아줄 것을 요청하였다.


"김한 래브도느가 저를 지키기 위해 페카폴 커터를 희생한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그러니 부디 적염검 헤레브를 래브도느가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겠어요."

"물론입니다."


그들이 이렇게 빠르게 협상을 진행할 수 있었던 데에는 래브도느의 특수성이 발휘된 것도 한몫했다.


전투가 종료된 후.


김한은 그제야 주와이외즈가 사실은 마검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주와이외즈가 비극적인 사건으로 멸문했음은 알고 있었으나. 그것이 어떤 연유로 발생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이것이 사건의 진상이었단 말인가.'


김한은 적염검 헤레브를 바라보며 래브도느를 떠올렸다.


'그렇다면 본래의 스토리에서는 래브도느가 주와이외즈에 선택받아 떠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어떻게 된 것인지···. 이렇게 되면 래브도느에게 주와이외즈··· 아니 마검인 헤레브를 건네주기 조금 꺼려지는 것이 사실인데···.'


김한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동안.


어느새 앞이 보이게 된 래브도느는 뚜벅뚜벅 걸어가 적염검 헤레브 앞에 서더니.


-쑤욱


리타의 신성 주문인 말레우스 말레피카룸에 의해 공동 밑바닥에 처박혀 있던 헤레브를 무 뽑듯 뽑아내었다.


"어, 어어···! 아가씨 그거 위험한···!"


순간 주변에서 그녀를 바라보던 성전 기사단 기사 하나가 기겁하며 그녀를 만류하려 하였으나.


"불결해, 더러워, 어째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쩌엉, 퍽, 퍽!


헤레브를 집어 든 래브도느가 움켜쥔 주먹으로 헤레브의 검신을 두드려 패기 시작했다.


모두가 그 광경을 입을 떡 벌린 채 바라보는 가운데.


헤레브는 레브도느에게 처맞을 때마다.


점점 래브도느에게 최적화된 모양새로 변화하더니.


종국에는 페카폴 커터ver.2가 되어 래브도느의 손에 들리게 되었다.


김한은 래브도느가 헤레브와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헤레브가 래브도느에게 어떤 조건을 내밀었는지 궁금하였으나.


김한은 래브도느에게 구타당할 때마다 검신을 떨어대던 헤레브의 그 모습에 마차 물어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헤레브를 만족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래브도느는 김한과 눈이 마주치자 얼굴을 붉혀 보이더니 방긋 웃어 보였다.


김한은 왠지 모를 오한과 함께 잠시 어깨가 떨려오는 것을 느꼈으나.


곧 머리를 흔들어 잡생각을 털어낸 뒤 래브도느를 향해 손을 흔들며 웃어주었다.


그렇게 그 자리에 서 있던 모두는 래브도느를 적염검 헤레브의 주인으로 인정하게 되었다.



* * *



주와이외즈, 영지.

역대 가주들을 위한 매장지.


뜻하지 않게 주와이외즈의 계승식은 장례식이 되어버렸다.


무려 주와이외즈의 가주인 화이트칼과 그의 장자인 레드제미라가 동시에 사망한 것이다.


또한 많은 사용인이 알게 모르게 어둠에 잠식당해 있던 상태였기 때문에 안드라스와 세 어둠이 모두 소멸하는 순간 알맹이가 사라진 사용인들이 그대로 절명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에서 몇몇 사용인들이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쓰러지는 바람에 혹시 안드라스의 수하가 더 남아있는 것은 아닌지 대대적인 신성 조사를 해야만 했다.


전투가 끝난 후 김한과 리타는 합의를 통하여 성검의 존재를 행방불명된 것으로 처리하였다.


성검의 존재가 사실은 마검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질 경우.


주와이외즈에 몰아닥칠 후폭풍은 감히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며, 그 피해는 이번 사건의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블루제미라가 모두 감당해내야만 했기 때문이다.


물론 성검이 사라진 주와이외즈는 결국 이전과 같은 위명을 떨칠 수 없게 되겠지만.


그것은 주와이외즈의 일원으로서 감내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다만 김한과 리타 성녀 일행은 며칠을 더 주와이외즈에서 체류하며 블루제미라와 함께 주와이외즈의 재건을 돕기로 했다.


이제는 김한 또한 그레이하운드에서 벌어지고 있는 블루(그레이하운드 변경백의 사생아)와 집사 간의 내전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잘못 했다간 주와이외즈에서 또 한 번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장례식에는 리타와 성전기사단원들이 대거 투입되어 혼란스러운 주와이외즈를 보조하였다.


리타는 목회자로서 화이트칼과 레드제미라를 추모하며 그들의 염원을 빌었으며 기사단원들은 시체를 운구하는 데에 집중했다.


한순간에 자신의 주군을 잃어버린 베르지오와 헥토르는 망연자실하여 주저앉아 있었다.


그들은 별달리 아무 생각이 없어 보였으나.


김한은 그들이 다른 낌새를 보인다면 최악의 경우 그들을 제거할 생각으로 감시의 눈길을 개을리하지 않았다. 


무탈히 장례식이 끝난 뒤.


블루제미라가 김한과 리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해왔다.


"지금까지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 저··· 혹시 잠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

"물론이죠."


김한얼굴에 호선이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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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C.7 - 의장 선거(2) 24.08.08 4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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