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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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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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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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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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C.10 - 신성 결투 재판(6)

DUMMY

67.

C.10 - 신성 결투 재판(6)



'시간이 많지 않아.'


<탈태>는 순간적으로 모든 데미지 랭크와 능력치를 극단적으로 올려주지만.


탈태의 지속시간이 종료됨과 함께 일정 시간 동안 모든 능력치가 감소하는 디버프를 가진 기술이었다.


르블랑이 그것을 아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는 첫 공격이 실패로 돌아감과 동시에 즉시 태세를 변환하여 원거리 저격으로 김한을 괴롭히고 있었다.


'어떻게든 녀석을 내 사거리 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평소대로였다면 <그림자 이동>을 사용해서 거리를 좁힐 수 있었겠지만.


김한은 르블랑과의 상성이 좋지 않음을 느꼈다.


'너무 밝아.'


자기 몸을 빛으로 둘러싼 르블랑의 모습은 그를 마치 광인(光人)처럼 보이게 했다.


그 말인 즉.

<그림자 이동>으로 접근할 수 없다.

'그렇다면.'


김한은 자신의 주위를 맴도는 검은 기운을 받아들였다.


-펄럭.


김한의 몸을 타고 오른 검은 기운이 한 쌍의 날개가 되어 피어올랐다.


몸을 웅크린 김한이 도약하자 검은 날개가 김한을 보조하듯 펄럭였다.


르블랑은 김한의 검은 날개를 보더니 광기에 가까운 목소리로 외쳤다.


"이단자. 이제는 숨길 생각조차 하지 않는구나!"

"라시타께서 선과 악을 색으로 구분하라 하셨습니까?"


"닥쳐라, 내 너를 직접 라시타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다!"

"죄송하지만, 선약이 있기에."


"으아아! 이, 불신자 놈이!"


르블랑의 손끝에서 빛의 광휘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김한은 이번에는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듯.

순식간에 거리를 좁히는 것과 동시에 기관단총을 난사했다.


-타타탕!


김한의 기습적인 총기 난사.

당황한 르블랑이 순간 휘청였다.

집중이 깨졌는지 손끝에 맺힌 광휘가 사라졌다.


그대로 르블랑을 들이받은 김한이 <절개>를 사용하여 르블랑의 목을 그어 보였다.


"커헙, 제, 젠장!"


급히 자기 목을 부여잡은 르블랑이 빛에 휩싸이며 사라졌다.


'우선, 부유에 사용하던 신성력을 회복에 집중하도록 유도했다. 놈이 부상을 회복하기 전에 몰아쳐서 승부를 굳혀야만 해···!'


르블랑의 위치를 파악한 김한.

가속도를 받아 낙하하며 힘을 한곳에 집중했다. 


"어떻게, 벌써···?"

"죽어."


-서걱.


두 번째 <절개>가 르블랑의 목을 가르고 지나갔다.


중첩된 침묵 스택으로 르블랑은 입조차 열 수 없었다.


"크륵, 크흐으···!"


-서걱, 서걱, 서걱서걱.


김한은 르블랑에게 접근함과 동시에.

자신의 체력이 다할 때까지 <절개>를 난사했다.


르블랑은 김한의 난도질에 넝마가 되었다.

하지만,

르블랑 또한 그냥 당해줄 생각은 없었다.

르블랑이 숨을 들이마시더니, 빠르게 발광하기 시작했다.

마치 폭발 직전의 핵융합 에너지를 보는 것 같았다.


-푸콱!

-푸콰콰콰!


르블랑의 흉부를 기점으로 빛의 폭풍이 몰아쳤다.

세상이 하얗게 변했다.

김한 또한 피할 수 없음을 직감했다.


'단순한 자폭이 아니다. 이건, 페이즈를 이동 패턴이야···!'


단순히 버티는 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르블랑을 죽이려면 적어도 두 번 이상.

지금과 같은 빛의 폭풍을 견뎌내야 하는 것이다.


김한은 날개를 접어.

자신을 보호하는 구의 형태로 변환했다.

괜찮은 걸까?

남은 시간이 아슬아슬해 보였다.


하지만 저 빛의 폭풍은 너무 단단해 보였다.

그냥 들어갔다가는 몸이 남아나지 않을 것이었다.


빛이 걷혔다.

폭풍이 몰아치기 직전.

르블랑은 명백히 죽어가고 있었다.


르블랑은 말끔해진 자기 목덜미를 쓸어 보였다.

그의 입은 웃고 있었으나,

눈에는 당혹과 분노가 서려 있었다.


"감히."

"이런···."


-푸슉.


르블랑이 손짓함에 따라.

바닥에서 튀어나온 빛의 가시가 김한을 꿰뚫었다.


하지만 그것은 잔상이라는 듯.

녹아내리는 검은 기운과 함께, 르블랑의 뒤에서 김한이 솟아올랐다.


-서걱.


'빛의 폭풍 이후, 확실히 기운이 약해졌다.'


그것은 르블랑 또한 만전의 상태가 아님을 의미했다.

그 또한 사람이다.

언제까지고 처음과 같은 기량을 뿜어낼 순 없는 것이다.


김한은 르블랑의 경동맥을 베어냈음을 확신했으나.

르블랑의 목에서 빛이 뿜어져 나옴과 동시에 상처가 회복되었다.


'초회복 상태인 건가. 일단 거리를 벌려서···!'


"이단자아아가···!"


김한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르블랑이 손을 뻗자.

광선에 가까운 빛이 김한을 덮쳐왔다.


<기묘한 회피>를 사용하여 공격을 피해낸 김한은 섬뜩함을 느꼈다.

하지만 그와 함께 김한은 자신에게 기회가 찾아왔음을 확신했다.


'공격 패턴이 변했다. 내 어둠에 정교한 공격이 통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출력을 높인 건가. 하지만 저런 출력을 무한히 쏘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건 분명 놈이 급해졌다는 신호다.'


르블랑은 자폭에 가까운 기술을 사용한 것에 대한 후유증이 남은 것인지.

기술의 위력 자체는 증가했으나.

명중률이 형편없이 떨어진 상태였다.


하지만 그것은 그가 주변에 있는 이들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했다.


불현듯 솟아오른 불안감에 김한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처음 보았던 푸른 초원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다.

끔찍한 파괴의 연속으로 이곳은 불지옥과 같이 변해 있었다.


그나마 다행이라 할 수 있는 것은.

동료들이 살다의 보호 아래 모여 김한을 응원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그렇다고 상황을 낙관할 수만은 없는 일이지.'


김한이 다시 한번 어둠 속으로 몸을 맡겼다.

르블랑이 찢어질 듯 눈을 크게 뜨고 김한의 위치를 살폈다.


다만 공격의 주도권은 김한에게 있는 이상.

김한은 절대로 르블랑에게 반격을 허용할 생각이 없었다.


-우드득.


르블랑의 머리 위에서 나타난 김한이 그의 머리를 잡아 돌렸다.


르블랑이 뒤늦게 빛의 가시를 쏘아대었으나.

김한은 이미 모습을 감춘 상태였다.


눈이 충혈된 르블랑이 김한의 동료들을 노려보았다.

그는 머릿속에 이미 결투 재판에 대한 것은 남아있지 않았다.


"이단자를 품은 어리석은 놈들. 너희 또한 이단일지어다."

"···못 말리겠군."

"거기냐!"


그림자 속에 몸을 숨기고 있던 김한이 모습을 드러냈다.

빛의 검을 생성해낸 르블랑이 손을 내질렀으나.


-슈웅!

-스팟!


마치 무용수의 춤사위처럼 검로를 피해낸 김한이.

르블랑의 목과 심장, 폐를 동시에 난도질했다.


르블랑의 전신에 붉은 실선이 그려졌다.

르블랑이 무너지듯 기우뚱하더니 빛의 입자가 되어 사라졌다.


'후, 이단 심문관들의 끈질긴 생명력만큼은 인정할만하군.'


김한은 아직 르블랑이 죽지 않았음을 확신했다.


'아마, 이번이 마지막 페이즈 일 것이다.'


-아르마투라 루시스(Armatura Lucis, 빛의 갑주)


경건한 천상의 울림과 함께 하늘의 커튼이 열렸다.

날개 달린 빛의 갑주를 입은 르블랑이 내려섰다.


"수명의 절반을 사용했다. 네놈에게 그럴 가치가 있기를 바라마."

"오늘, 나머지 절반도 여기에 놓고 가야 할 겁니다."


김한의 어둠이 깜박이고 있었다.

시간이 없다.


김한은 남은 모든 어둠을 나이프에 집중했다.


-빠드득.


어둠의 기운을 견디지 못한 나이프가 형태를 잃어가기 시작했다.

르블랑 또한 심상치 않은 김한의 기운을 느낀 것인지.

빛을 벼려 만든 검을 쥐고선 검세를 취해 보였다.


서로가 시간이 많지 않음을 알고 있었다.

더 이상의 말은 필요하지 않았다.


-쿠과과과과과광!


빛과 어둠이 서로 자신의 승리를 과신하며 상대를 집어삼켰다.



* * *



-삐, 삐, 삐, 삐이이···.


김한이 눈을 뜬 곳은 위치를 특정할 수 없는 밀폐된 공간이었다.

주위에는 복잡한 전자기기 같은 것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주변을 살펴본 김한이 미간을 찡그렸다.


"드라코 컴퍼니···?"

"후후, 아쉽게도 아니라네."


지척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김한이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검은 그림자 하나가 김한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실, '바라본다.'라는 말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

그 검은 그림자는 말 그대로 그림자였으니.


하지만 김한은 그 그림자가 자신을 바라보며 웃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단지 추측이 아닌 확신에 가까웠다.


김한은 그림자에게 정보를 끌어내고 싶었으나.

사레가 들린 듯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았다.


"크으···."

"어떤가? 나는 분명 자네가 그 기술을 선택해 줄 거라 믿었다네."


김한은 간신히 입을 열어 그 기술의 이름을 뱉어냈다.


"탈태···."

"그래, 그런데 어찌 그리 처음부터 무리했는가. 뭐, 덕분에 자네의 정신을 잠깐이나마 하이재킹하는데 성공했지만 말일세"

"이곳은···."

"이곳은 세계의 시작이자 끝이라네."


김한은 그의 말을 잘 이해할 수 없었으나.

적어도 그가 평범한 이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이해하고 있었다.


김한이 물었다.


"무엇을 원하십니까?"

"딱히, 그저 자네와 한번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다네."

"어째서."


김한의 대답에 그는 씩 웃어 보이더니.


"자네는, 어째서 이 세계에 들어왔지?"

"처음에는 그저 끝을···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자네의 끝이 무엇인가? 모든 것을 파괴하는 파괴자인가? 아니면 마왕으로부터 세상을 지켜낸 구원자? 혹은 황제가 되어보는 것은 어떤가? 지금까지 자네가 보여준 능력이라면 무엇이든 될 수 있을 것 같더군."

"지금의 저는, 다만 저와 제 주변의 평온을 원합니다."


김한의 말에 검은 남자는 유쾌하다는 듯이 웃어 보였다.


"흐흐, 자네의 행보가 진정 평온을 원하는 자의 행보인가?"

"그것은 당신도 알고 있을 텐데···."


김한의 뼈 있는 대답에 그림자의 인영이 잠시 흔들렸다.


"흐음, 하지만 지금과 같이 무모하게 달려들다가는 결국 부서지고 말걸세. 자네도 그리고 자네의 동료들까지."

"제가 두려우십니까?"


그 말과 함께 그림자가 내부가 울릴 정도로 쩌렁쩌렁 웃어 보였다.


"하하하, 나에게 두려움을 느낄만한 감정이 남아있다 보는가?"

"살다메인 아스모데우스."


김한이 한 인물의 이름을 언급하자.

거짓말처럼, 그림자의 웃음이 뚝 그쳤다.


"나에게 빼앗겼다 생각하고 있겠지."

"너, 뭘 알고 있는 거지?"


"전부."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조급해할 것 없어. 결국, 곧 네가 너에게 찾아가게 될 테니. 그때까지 얌전히 기다리고 있으라고."

"내가 마음만 먹으면 너 따위가 여기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김한은 그림자가 크게 분노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그는 자신을 해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잠시 정신을 잃은 것만으로 이렇게 간섭해 오다니.'


김한은 잠시 게임의 최종보스로 만났던 검은 남자를 떠올렸다.


'과연 그는 정말로 나를 알고 있는 걸까?'


수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으나.

김한이 내린 결론은 아직 그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아직, 아직이다. 남은 마왕들을 처치하고 루시를 찾아가 살다의 구원을 요구하기만 하면 된다. 그라면 분명···.'


김한의 정신이 점점 또렷해 짐에 따라.

그의 시야가 반대로 어둡게 좁혀졌다.


그림자는 여전히 분노하고 있었으나.

예상대로 김한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가할 수 없었다.


"쿨럭."

"어, 오빠가 깨어났어요!"


눈을 뜬 김한이 마주한 것은 거대한 가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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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C.11 - 호엘룬(2) 24.08.19 41 1 12쪽
68 C.11 - 호엘룬(1) 24.08.18 35 0 11쪽
» C.10 - 신성 결투 재판(6) 24.08.18 32 0 11쪽
66 C.10 - 신성 결투 재판(5) 24.08.17 35 0 11쪽
65 C.10 - 신성 결투 재판(4) 24.08.17 36 0 11쪽
64 C.10 - 신성 결투 재판(3) 24.08.16 33 0 12쪽
63 C.10 - 신성 결투 재판(2) 24.08.16 33 0 11쪽
62 C.10 - 신성 결투 재판(1) 24.08.15 40 0 12쪽
61 C.9 - 달마티아 해안(6) 24.08.15 40 1 11쪽
60 C.9 - 달마티아 해안(5) 24.08.14 37 1 11쪽
59 C.9 - 달마티아 해안(4) 24.08.14 34 1 11쪽
58 C.9 - 달마티아 해안(3) 24.08.13 44 1 11쪽
57 C.9 - 달마티아 해안(2) 24.08.13 36 1 11쪽
56 C.9 - 달마티아 해안(1) 24.08.13 3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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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C.8 - 요정의 숲(5) 24.08.12 42 0 12쪽
53 C.8 - 요정의 숲(4) 24.08.12 38 0 11쪽
52 C.8 - 요정의 숲(3) 24.08.11 44 1 11쪽
51 C.8 - 요정의 숲(2) 24.08.10 44 1 11쪽
50 C.8 - 요정의 숲(1) 24.08.10 41 0 11쪽
49 C.7 - 의장 선거(6) 24.08.10 42 0 11쪽
48 C.7 - 의장 선거(5) 24.08.09 38 0 12쪽
47 C.7 - 의장 선거(4) 24.08.09 42 0 11쪽
46 C.7 - 의장 선거(3) 24.08.09 40 0 11쪽
45 C.7 - 의장 선거(2) 24.08.08 40 0 12쪽
44 C.7 - 의장 선거(1) 24.08.08 42 0 11쪽
43 C.6 - 주와이외즈(16) 24.08.08 47 1 12쪽
42 C.6 - 주와이외즈(15) 24.08.07 44 1 12쪽
41 C.6 - 주와이외즈(14) 24.08.07 4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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